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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31 01:01
팁: (상대)습도는 현재 공기중의 수증기의 포화정도를 가리키는 것으로 100%라고 해서 물 속에 있는 것도 아니고 73%라고 해서 사실상 수영중인 것은 더더욱 아니다
...아니 이게 아니지, 감성이 부럽네요 크크.
20/10/31 01:06
쿠팡에 습도계 사러간다
와닿지 않는 습기를 가늠하러 망가질 만큼 심각한 내 방을, 화면 위 숫자로 확인하려 한다 애지중지 했던 것들이 얼마만큼 가늠되지 않았을지.
20/10/31 01:19
습도계가 없어도 다들 습한 것은 알 수 있었다. 온도계가 없어도 더운 것을 알듯이.
사실 습도계는 딱히 필요하지 않았다. 살 이유도 없었다. 누구나 온도계 하나 정도는 가지고 있었던 시절이 있었다. 요즘에야 휴대폰으로 어디어디 날씨를 치면 온도가 바로 뜨지만 그러지 않았을 시기에는 터지면 큰일난다며 수은이 몸에 그렇게 해롭다더라 하면서도 수은이 가득 들었다던 온도계 하나씩은 거실 한켠에 마련한 법이었다. 그런데 습도계는 어디에도 없었다. 1도 차이에도 호들갑을 떨면서 온도계를 찾던 우리도 습도에는 무관심했다. 기껏해야 동네 목욕탕에 가끔씩 이름모를 숫자를 가리키고 있던 습도계가 있었다. 누구도 습도계가 가리키는 숫자가 의미하는 바를 몰랐다. 더 정확히는 그것이 습도계인지도 몰랐다. 영 이상한 숫자를 가리키던 또다른 온도계일 뿐이었다. 그런데도 나는 습도계를 하나 주문했다. 다행히도 배송비는 들지 않았다. 저녁 뉴스에 택배 기사가 과로로 이번 주에만 연달아 목숨을 잃었다고 했다. 습도계를 무료배송으로 산 일이 괜스레 죄책감이 들었다. 처음부터 필요로 했던 물건이 아니었기에 취소주문을 넣으려고 했는데 이미 배송준비 중이라고 떴다. 다음날 괜히 죄스러운 마음에 택배아저씨께 드릴 비타민 음료를 하나 사왔다. 시간이 지나도 벨은 울리지 않았고 궁금해서 올라갔던 문앞에는 조그마한 종이박스가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비대면의 시대였고 그래서 모두가 데면데면 살아가는 시기였다. 속으로 데면데면을 한번 곱씹고는 꺄르륵 웃고는 상자를 집안으로 들였다. 아무 필요도 없는 물건이었다. 에어컨 하나 없는 반지하 방에서 습도계는 사치였다. 그래서 꼭 사고 싶었다. 나는 남들 다가진 차도, 집도, 직장도, 사랑도 없지만 그래도 아무도 가지고 있지 않은 습도계는 사치스럽게도 가질 수 있었으니까. 오늘의 습도는 72% 당신의 습기는 어떻습니까?
20/10/31 08:13
집에서 제습기 켤 때 50~60%면 그럭저럭..인데 60%대 후반부부터는 뭔가 꿉꿉하고 공기가 무거운 걸 몸이 느낍니다. 73%면 상당히 높은 습도기는 하죠. 습한 여름에 빨래를 널어놔도 74~75% 위까지는 잘 안 올라가던데 그러면 실내에서는 거의 최고 습도 아닐까 싶기는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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