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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10 15:07
와우 마지막 투핸드 소드 쓰시는분 기술 보니 저렇게 붕붕 휘두르는 것만 봐도 경무장의 보병들은 굉장히 무서웠을거 같네요.
아... 갑자기 배틀 브라더스 땡긴다. 그 강력함은 고증이었던건가.
21/06/10 15:12
배틀 브라더스는 중갑 양손기사가 중세에서 가장 무서운 존재라는걸 정말 무섭게 보여주는 게임이죠 크크. 상대하는 방패병 입장에서는 방패를 부둥켜안고 상대방 스테미너가 떨어지거나 우리팀 석궁병/총병이 일하길 목숨내놓고 기다릴 수 밖에 없어지요 크크크. 그게 누군가에게는 역사적 현실이었다니 참 무섭습니다.
21/06/10 15:34
경보병/중보병 싸움이 무서운게, 사실 기사 입장에서는 심한 말로, 무기 날아가도 됩니다. 그 시대에는 다 알고 있을 '중세 레슬링'들어가서 갑옷 입은 무게빨로 태클/테이크다운 하고, 마운트 포지션 잡고, 절대로 맨손이 아니라 무쇠로 된 건틀릿 끼고 있었을 주먹으로 농민병 얼굴에 내려찍으면 칼 같은거 까짓것 없이도, '항복합니다 항복합니다! 멈춰주세요! 저 무기 버리고 도망갈게요!'라는 소리가 절로 나왔을 것 입니다 크크.
21/06/10 15:27
저런 기사들이 플레이트 메일 갖춰입고 돌격하면 그게 그냥 진삼국무쌍이었죠. 그 정점이 사자심왕 리처드였고...
그러나 떼죽음당하는게 일상이던 징집 농민병에게 어느날 화약과 길다란 나무 막대기가 쥐어지기 시작하는데...
21/06/10 15:37
아니 농민병을 저렇게 고기방패로 썼다고요? '그 때는 이거 말고는 상대하는 방법이 없었거든'.
아니 머스킷병을 한 줄로 세워서 서로 총질 했다고요? '그 때는 이거 말고는 서로를 이길 방법이 없었거든'. 아니 참호를 돌파한다고 수만명을 그냥 돌격 앞으로~ 시켰다고요? '그 때는 그거 뚫을 방법이 없었거든'. 병사의 떼죽음... 떼죽음은 바뀌지 않습니다. 꼬르르륵...
21/06/10 15:31
저렇게 벨때 절삭력은 얼마나 될까요?
사람의 몸을 정말 자를 정도의 파괴력은 안나올거 같은데... 누군가의 희생으로 회전력이 줄었을때 다구리 치는 방법밖에 없을 것 같네요.
21/06/10 15:48
고고학의 발전으로 중세에 실제로 전투가 일어났던 곳의 시체를 분석하는 일이 늘어나, 저같은 방구석 밀덕들이 즐거워하고(?) 있는데요.
사람의 몸을 정말로 반으로 나눌 정도로 힘이 나오지 않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 양손검이라고 불리는 물건이, 인간의 몸을 대각선으로 크게 베어서, 갈비뼈가 잘리고, 인간 가슴-복부의 내장이 다 터져서 죽어버릴 정도의 절삭력은 무게를 실은 일격에서 충분히 나온다는 것이 고고학적인 후덜덜한 팩트입니다. 물론 중장갑을 입고 있다면 이렇게 말그대로 한방에 '썰리진' 않습니다만, 그래도 몇합씩 주고 받으면 공평하게 패자가 만신창이가 되어서 쓰러지게 되어있습니다. 목, 팔, 다리 같은 부위는 말할 것도 없이 미련없게 깔끔하게 잘리고요. 전근대 전투는 방진을 짜서 오와열을 가진 상태로 부딪히기 때문에, 중보병 역시 혼자서 경보병의 방진에 만화나 영화처럼 달려든 것이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물론 현대 취미 영상은 당연히 사람이 적어서 1대1 중보병 싸움 내지 1대 소수의 경보병 전투를 상정합니다만, 현실 중세의 전투에서는 수십이나 열 몇명의 무장병이 수백의 농민병 방진에 붙었을 확률이 높습니다.) 이럴 경우 뒤와 옆을 봐주는 다른 중보병이 옆에서 똑같이 빙글빙글 돌고 있었을 것이기에, 농민병 입장에서는 '다구리'...도 방법이지만, 빨리 우리 기사님 모시고 와! 내지는 '석궁병은 뭐하는거야!? (여기서 등장하는 석궁병이나 투석기는 말 그대로 흩어져서 싸우는 개인소속 무력이 아니라 현대전으로 치면 박격포나 기관총처럼 한 전투집단에서 돌려쓰는 화력지원 같은 개념입니다)'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크크크. 물론 그들이 찾는 그쪽 기사는 상대방 농민병을 써느라 바빠서 여기 없는 것이겠죠. 장궁병이나 석궁병도 지휘관님이 보기에 저 멀리 더 좋은 지점이 있으니 거기에 쏘고 있고요. 아아 농민병은 그러니 목숨을 버려가면서 전열을 지키면서 시간을 지휘관/기사님에게 벌어드려야합니다 크크크. 역시 전쟁터에서도 공평한건 하나도 없죠, 계급부터가 왜 있는데요 흐흐흐.. 슬픈 중세적 현실입니다.
21/06/10 15:56
현대전이랑 다를게 하나도 없군요 (...)
일반 보병은 감당이 안되는 기사(전차), 화력지원이 필요한 전선, 더 급한곳에 돌리느라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 항공/화력 지원...
21/06/10 17:43
머릿속에 그려보니 제 토탈워 플레이가 선히 그려지네요. 상대 망치를 하급 보병으로 버티고 우리 망치는 상대 모루에 돌격시키는...
그게 누군가에게는 현실이었다는 게 새삼스레 느껴지니 참 슬프네요. 그렇다고 지휘관 입장에서 지연전을 안 할 수도 없고 흐흐
21/06/10 16:01
20세기 초기사학만 해도, 중세기사는 쓸때없이 무거운 갑주를 자존심/사회적 지휘 때문에 입고 있었으며, 말에는 종자가 도와주지 못하면 올라가지도 못하고, 몇번 칼을 휘두르면 헥헥 거리면서 쓰러지는 웃긴 것들이었다, 가 결론이었습니다.
하지만 2차 대전 이후로, 방사성원소를 통해 연도 측정을 통해, 중세 시대에 만들어진 실용성 없이 위세 자랑 및 의식용으로 만든 비실용적인 무기 및 르네상스 사학이 과장하면서 만든 무기 등등을 걸러내고, 발굴 기술의 발달로 진짜배기 중세 전쟁터를 깊게 파내려간 결과... 기사와 기사에게 고용되었던 무장병(Men-at-Arms) 집단은 과거에 생각되던 허영심 넘치는 깡통들이 아니라, 진짜배기 밥먹고 살인기술만 연마하던 당시 사회의 최고 아웃풋 '무사'집단인 것이 밝혀졌습니다. 의외로 훈련되고 단련된 육체에 무쇠갑옷과 양손검은 '그리 무겁지 않으며' (물론 현대전처럼 조명/조명탄이 있는 것이 아니니 24시간 48시간 전투를 하지는 않습니다. 그랬다면 진짜 말씀하신대로 몸져 누웠을지도 몰라요 크크. 삼국지에서도 그랬듯이, 해가 져가면 슬슬 서로 합의를 안해도 부상병 챙겨서 하나 둘씩 방진짜서 질서있게 군영으로 돌아가고, 퇴근해서 해가 뜨면 다시 아침에 전투 재개), 말도 잘 타고 돌아다녔고, 윗 덧글에서 제가 적었듯이 무기가 망실되면 바로 그대로 갑옷 입은 상태로 레슬링 들어가서 주먹질하고 꺾고, 굴러다니거나 다리춤에 맨 단검으로 찌르고 시체에서 다른 무기 뽑아서 마저싸우거나 잃어버린 무기 다시 찾아보고 그랬습니다 크크. 다만 이런 고고학/사학적 발전이 또 한가지 알아낸 것이 있다면, 동양의 경우에는 '진짜 백만명을 동원했어!?'라고 밝혀지는데 비해서, 서양은 '수 만명이나 동원했다'라고 해도, 알고보니 기다긴 전쟁 동안 고용한 숫자가 2~3만명쯤 되고. 절대로 한 시점에 만 명씩 고용 못했더라~. '대전투'라고 하면 양측에서 사활을 걸고(크크크) 각각 4천명씩이나 동원했다더라~ 라는 실망스러운 팩트가 밝혀지고 있습니다 크크. 중장갑화를 대가로, 소수의 전투만 일어났었던 것이지요. 그러니 기사님께서 인당 수천-수만을 썰어버리셨다면 당연히 근육통이 오셨겠지만, 수십명 썰면 다들 도망가서 거점-성을 장악했다더라~ 라는 식의 전투가 전개되었다면, 사실 검이 무식하게 무거운건 별 의미가 없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거꾸로 검이 무거워서 딱 그 정도 전투만 벌여졌을 수도 있고요. 흐흐흐 닭이 먼저인가 달걀이 먼저인가~~
21/06/10 19:14
그래서 동유럽의 경우에는 동양적인 유목민족과 많이 싸우다보니, 또 본문에서 서양으로 퉁친 서유럽하고는 또 진화 방향이 살짝 다른게 신기합니다. 러시아의 경우에는 도시 단위로 도시인들이 다 동원되어서 수성전을 하는데 도가 텄고, 기사들은 막상 거기서 화살을 막는 중갑을 입고 이런저런 위치를 오가면서 조율하는 수비대장을 맡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아랍인들과 싸우던 스페인의 경우에도 귀족은 말을 타는 고귀한 기사님이 아니라 보병방진 한복판에서 구령을 내리는 부사관 역할을 맡았는데, 이런 보병방진으로 나중에 아즈텍 제국을 정복하지요.
그런데 아즈텍 정복, 인도 정복, 베트남 정복도 그렇고 보면 병력의 반이상을 대부분 아시아 현지인끼고, 소수의 서양군대만 정예병으로 충격병 역할을 하면서 성공한거보면, 역시 서양인들은 진짜 전투민족이었긴 한가봅니다.
21/06/10 16:48
쌀의 위엄일까요? 귀동냥으로 듣기로는 백기가 장평대전에서 학살한 시체가 발견된 것만 1만구라고 하던데. 서양에선 중세에도 몇만 동원 못하던걸 동양은 어떻게 기원전에 그 숫자를 동원할 수 있었던 걸까요.
21/06/10 19:09
크크크 자유게시판에 글을 따로 하나 썼습니다. 직접 그 글에서 다루는 내용은 아닙니다만, 아무래도 중세 유럽의 경우에는 봉건제로 파편화가 되어있어서 병력 동원체제가 주먹구구인것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동양은 이미 한나라 시절부터 국가적인 관료제로 병력을 동원했으니까요. 아무래도, 봉건제와 중앙집권제의 차이 같습니다.
21/06/10 19:16
윗 덧글에 적었듯이, 그러면 전열보병한다고 귀족 평민 할거 없이 총알 맞고 갈려들어갑니다 크크크크...
전쟁... 전쟁은 변하지 않는다... 참 슬프네요 흑흑.
21/06/10 19:18
게롤트의 검술이 그렇게 근본이 없는건 아니라고 하더군요. 사실 본문 흐름에는 안 어울려서 뺏습니다만, 저 양손검 검술이 중세 끝나고 근대 레이피어 검술로 진화해서 어떻게보면 현대 펜싱의 증조부정도는 됩니다. 다만 레이피어 검술은 게롤트식 검술보다는 쾌걸 조로식 휙휙 흔드는 검술이 되기에, 결국 게롤트의 검술은 짜집기 검술이 되고 맙니다. 크크. 하지만 판타지에서 괴물을 잡는데 최고의 방식이라는 설정인데 딴지라도 걸수 있을까 싶긴 합니다.
21/06/10 19:20
검술에서 이 지렛대의 원리가 진짜 중요하다고 하더라고요. 무슨 공식같은게 아니라, '아무리 검을 단단하게 쥐어도, 상대방이 긴 부분 끝을 치면 자세가 무너질 수 밖에 없다'라는 것으로요. 그래서 현실 검술은 챙챙챙~의 찬바라가 아니라,
챙 챙 푹찍 악! 이라고 하더랍니다 크크.
21/06/10 23:09
후대에 파이크(장창) 방진이 발달하면서 양손검의 시대가 저물기 시작합니다만, 파이크 방진의 경우에는 근대가 시작하면서 근대국가들의 동원능력이 달라져서 쪽수로 빽빽해져서 살상력이 증가한 것도 있습니다 (즉 기사들의 전성기 중세에는 애초에 그렇게 빽빽한 오와열 자체가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근대 초기에는 어설프게 농민들이 어디서 배운건 있어서 장창방진을 짰다가, 기사들이 저런 무식한 양손검으로 끝을 쳐내면서 장대 안 쪽으로 달라붙어서 도륙당했다는 기록도 나옵니다.
나중에는 테르시오로 대표되는 장창병+화승총병 혼합방진이 나오고, 이때는 정말로 중갑을 입은 기사가 전쟁터에서 보일 일이 없어집니다만... 이건 장창보다도 화승총의 캐리가 큽니다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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