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시판
:: 이전 게시판
|
- 모두가 건전하게 즐길 수 있는 유머글을 올려주세요.
- 유게에서는 정치/종교 관련 등 논란성 글 및 개인 비방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21/11/23 18:06
제가 좋아하는 웹툰 작가님의
작품 후기 내용 중에 Q. 스토리는 어떻게 짜셨나요? A. 시작할 때는 큰 틀만 잡았는데 회차가 진행되다 보니 캐릭터들이 알아서 이야기를 만들더라고요 라는 글 보고 벙쩠던 기억이 나네요.
21/11/23 18:12
영화각본 쓰는 친구도 비슷하게 말하더라구요.... 캐릭터들 설정만 제대로 잡아놓으면 나머지 이야기들은 캐릭터들끼리 알아서 만들게 된다고....
21/11/23 18:22
오래되고 유명한 스토리 텔링 기법이죠
이야기를 만들려고 하지 말고 인물들을 살아있게 하면 그들이 그 세계에서 스스로 놀게 하고 그걸 관찰한 대로 쓰는 겁니다
21/11/23 19:07
실제로 김영하 작가도 비슷한 말을 했는데, 그러면서 덧붙인 얘기가 캐릭터 설정을 엄청 디테일하게 잡아놓는다고 하더라고요. 예를들어서 소설 끝까지 부모님 얘기가 안나오더라도 아버지 직업이 뭔지, 가정환경이 어땠는지 같은것까지 설정을 다 잡아놓는다고... 드러나지 않더라도 그런 설정의 뿌리가 있어야 이야기가 나온다는군요.
21/11/23 19:08
드러나지 않더라도
그런 설정의 뿌리가 있어야 이야기가 나온다, 에서 내공이 엿보이네요. 한때 기업 초청 강의 연사로 만나뵌 적 있었는데 진짜 매력적인 분이죠 김영하 작가님
21/11/23 18:22
예전에 디즈니 애니메이션 관계자들이 한국 왔을 때 세미나를 열었는데 그 때 하고 싶었던 질문이 스토리를 먼저 만드느냐 캐릭터를 먼저 만드느냐 였는데 일신님이 좋아하는 웹툰 작가는 캐릭터를 먼저 만드는 타입이군요
21/11/23 18:42
근데 웃기는 게
지금 다시 그 작기님의 그 만화 후기 찾아보니까 그런 말씀이 없네요 -_-; 어디서 주워듣고 뇌내에서 잘못 짜맞춘 건지......
21/11/23 18:43
제가 봤던 그 후기에서는
나중에는 캐릭터들이 서로 분량이 적다고 출연시켜달라면서 싸우는 거 중재하느라 힘들었다는 뭐 그런 썰도 작가님이 푸시더라고요. 근데 정작 기억하던 그 만화 후기 다시 찾아보니까 이런 내용이 없네요...... OTL
21/11/23 18:15
뭐 이 사람은 아닐수도 있겠지만 천재로 알려진 작가들 상당수는 겉으로는 한번에 다 썼다고 주장해도 알고보면 고생스런 퇴고과정을 거쳤던게 밝혀지기도 했죠.
그런 점에서 롤링은 굉장히 솔직한 편입니다. 글 쓰는건 누구나 할 수 있는거고, 진짜 작가는 퇴고를 시작하는 것부터라고 인터뷰한적 있으니까요.
21/11/23 18:26
다 길게 이야기 하기 귀찮아서 저러는 거라고 봅니다. 아니면 프로작가들이 멘땅해딩한다해도 숙달된 작가다보니 창작에 대한 기본 이해도가 있어서 가능한 거지 큰 틀과 캐릭터성 잡는데만도 상당한 공이 들어갑니다. 초보가 맨땅에 헤딩해서는 저렇게 술술 써지는데 작품성까지 챙긴든 경우가.... 있다면 우리는 그런 사람을 천재라고ㅠ 부르긴 하겠네요.
21/11/23 18:26
이보다 더한 모리 히로시가 글쓰는 방법
1. 머릿속으로 이야기를 다 완성시켜놓는다. 2. 완성된 이야기를 손으로 옮겨적는다. 참고로 모리 히로시는 400페이지 장편 한 권 쓰는데 30시간 정도, 퇴고까지 하면 60시간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21/11/23 18:37
한 권짜리 소설에서만 통하는 방식이라고 봅니다.
저러다가 망한 작품이 한둘이 아니잖아요. 웹툰 덴마부터 시작해서 완결 못 날 것 같은 군림xx 왕좌의 머시기...
21/11/23 18:44
잘 풀려야 명작이지 고삐 풀린 망아지들의 깽판 이야기가 될 소지가 너무 높죠. 복선은 회수가 안되고, 인물은 쓸데 없이 늘어나고, 감당 안되게 복잡해지고 늘어지다가 연중하거나 급하게 끝내버리는 작품들이 한두개가 아니어서 말이죠.
21/11/23 18:45
헐리웃에서 시나리오의 대가로 통하는 로버트 맥기는 그의 저서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에서 캐릭터들이 저절로 움직여 글이 써지는 영감은 없다고 일축했죠. 직간접적으로 얻은 경험이 무의식중에 표출되는 것 뿐이라고요. 사실 컴퓨터 앞에 앉아서 머리속이 백지상태로 되버리는 건 작가지망생이나, 10년차 작가나 비슷하지만 기본적으로 지식량과 지식을 응용할 사고력의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일단 쓰기 시작하면 어떻게든 소설이 완성된다라는 말을 액면 그대로 믿으면 난감합니다. 플롯 무용론을 주장하던 스티븐킹 조차도 퇴고를 많이하기로 유명한 작가니까요.
21/11/23 23:32
맞는 말씀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 역시도 인물들이 저절로 움직인다, 나도 어떻게 끝이 날지 모른다고 얘기하지만 실제로는 매 작품마다 거의 갈아엎는 수준으로 퇴고를 하는 작가죠.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같은 경우는 아예 결말이 바뀌어 버릴 정도였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