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1 Young age - 유년기]
어른 : 미래에서 왔습니다.
꼬마 : ...정말?
어른 : 안타깝게도 이 모습이 너의 미래란다.
꿈도 희망도 내일도 없는 아저씨가 되지.
꼬마 : 난 비행기 조종사가 되는게 꿈인데?
어른 : 비행기는 커녕 자동차 운전도 못해.
꼬마 : ......
어른 : 그리고 백수다.
꼬마 : 아저씨 백수야? 집에서 뭐하는데?
어른 : 게임하고 만화보고 밥 먹고 자고... 요즘에는 그냥 잠만 계속 자.
꼬마 : 그건 지금이랑 별로 다를 게 없는 걸?
어른 : 어른이 꼬마처럼 행동하면 주변 시선이 따가워.
꼬마 : 그치만 어른이 되면 늦잠자도 되잖아?
어른 : 글쎄. 어른이 돼도 늦잠을 자면 무지 잔소리 들어.
꼬마 : 그리고 과자나 아이스크림은 맘껏 사 먹잖아?
어른 : 맘껏 사 먹진 않지. 돈이 없거든..
꼬마 : 뭐야~ 재미없게.
어른 : 꿈은 꿈으로 남아 있을 때가 가장 좋은 거야.
어른 : 햐~ 나도 이렇게 작았을 때가 있었구나. 지금 몇 살이니?
꼬마 : 일곱살!
어른 : 그럼 아직 자위도 모르겠군?
꼬마 : 뭐야 그게?
어른 :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으로 알게 될 거다.
내 기억이 맞다면 플레이보이 잡지를 주울거야, 아마.
꼬마 : 오래 걸린다. 4년이나 남았어.
어른 : 어릴 때는 하루가 길지만 스무살이 넘으면 4년따윈 휙 지나가버려.
꼬마 : 그래서 자위가 뭐야?
어른 : 아주 아주 아주 좋은 거! 그렇게만 알아둬.
어른 : 너 지금 앞자리에 앉은 여자애 좋아하고 있지?
꼬마 : 으앗!
어른 : 하하, 나는 너라니까? 당연히 알고 있어.
꼬마 : 아, 아냐! 나 걔 별로 안 좋아해.
어른 : 이런 츤데레 같으니!
꼬마 : ???
어른 : 그 여자애는 말이야, 니가 모르는 놈이랑 고등학교때 결혼해.
꼬마 : 정말?
어른 : 하지만 요즘은 동창회에서 만난 남자애랑 바람피우고 있지.
좋아해봤자 좋을 거 없는 애야.
꼬마 : 진짜야?
어른 : 동창회 연락받은 적이 없으니 그냥 소문만 들은 거다.
꼬마 : ......
어른 : 자고로 여자는 청순한 스타일이 제일이다! 어차피 난 동정이지만.
꼬마 : 동정이 뭐야?
어른 : 음... 일종의 병이야.
꼬마 : 으악! 나 병에 걸려?
어른 : 살다보면 알게 돼. 동정의 좋은 점과 슬픈 점을, 그리고 괴로움을.
어른 : 학교는 재미있니?
꼬마 : 숙제는 싫은데 애들이랑 노는 건 재미있어.
어른 : 다 지금뿐이란다.
꼬마 : 응?
어른 : 중학교에 들어가면 공부공부공부공부공부공부만 잔뜩 해야 돼!
꼬마 : 중학교 재미없겠다. 공부 안하면 안돼?
어른 : 그럼 애들한테 놀림받는다, 너.
꼬마 : 아저씨! 2000년 되면 정말로 세계 멸망이야?
어른 : 안 망해 안 망해. 종말 예언같은 건 다 빗나갔어.
그냥 세상이 좀더 편리해질 뿐이야.
꼬마 : 미래에서 뭐 가져온 거 있으면 보여줘!
어른 : 자, 여기. 핸드폰이라고 하는 건데,
걸어 다니면서 전화도 하고, 이걸로 책도 보고 음악도 듣고 할 수 있지.
꼬마 : 우와!! 이게 전화야??
어른 : 그럴걸. 난 전화 걸어본 적도 받아본 적도 없지만.
꼬마 : ......
꼬마 : 나 과자 사먹으러 가는데 아저씨도 갈래?
어른 : 그래. 내가 사줄까?
꼬마 : 정말?!
어른 : 어른스러운 모습도 좀 보여줘야 하니까.
꼬마 : 와~ 처음으로 어른인 내가 존경스러워.
어른 : ...왠지 그 말이 비꼬는 것처럼 들리는구나.
어른 : 아, 그러고보니 이 시대는 아직 구권이지. 신권밖에 없네.
꼬마 : 와, 미래에는 돈도 바뀌나보네.
어른 : 다행히도 동전은 잔뜩 가지고 있군. 자, 뭐든 골라봐.
꼬마 : 그만큼이나 있으면 과자만 먹어도 배부르겠다.
어른 : 안돼안돼. 군것질은 조금만 해.
꼬마 : 저거 먹을래! 츄파춥스!
어른 : 그리운 츄파춥스네. 나도 하나 골라야지.
꼬마 : 난 쵸콜렛맛!
어른 : 나도 쵸콜렛맛!
꼬마 : 아저씨 왜 똑같은 거 골라?
어른 : 난 너니까 당연하지.
꼬마 : 난 미래에도 여전히 쵸콜렛 좋아하는구나.
어른 : 그렇지. 아, 저거 탱탱볼 뽑기다.
꼬마 : 할거야?
어른 : 하자!
어른 : 가장 작은 탱탱볼이네.
꼬마 : 저기 저 안에 큰거 나왔으면 했는데.
어른 : 초등학교 3학년때쯤 뽑게 될 거야.
꼬마 : 진짜?!
어른 : 하지만 언젠가 버렸을걸.
꼬마 : 왜? 왜? 아깝게.
어른 : ...그러게 말야. 아깝게.
꼬마 : 아저씨 이제부터 뭐할거야?
어른 : ...글쎄, 집에 가서 할머니랑 바둑이를 만나보고 싶긴 한데.
꼬마 : 아빠한테 미래에서 내가 왔다고 하면 믿어줄까?
어른 : 분명 경찰 부르실거다.
꼬마 : 근데 왜 할머니가 보고 싶어?
어른 : ......그냥.
(중학교 때 돌아가시니까...)
어른 : 바둑이만 좀 데려와주지 않을래?
꼬마 : 응. 데려올게. 안그래도 지금 산책시간이야.
어른 : 할머니 어깨 많이 주물러드려.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꼬마 : 후회가 뭔데? 아저씨 얘기 어려워.
어른 : ...아냐, 됐어.
꼬마 : 데려왔어~
바둑이 : 멍멍!
어른 : 우리 바둑이! 오랜만이구나.
(바둑이도 중학교 입학했을 때 죽었지...)
바둑이 : 멍!
어른 : 왜이러지? 자꾸 냄새를 맡는데.
바둑이 : !!! 끄응~ 끄응~
꼬마 : 아저씨가 나란 걸 알았나봐!
어른 : 동물은 역시 굉장하네.
바둑이 : 멍멍멍!
어른 : 귀여운 녀석
꼬마 : 산 위 신사까지 달리자 바둑아!
바둑이 : 멍멍멍!!
어른 : 야야, 뛰지마. 힘들어.
꼬마 : 에이~ 어른이면 나보다 빠를 거 아냐!
어른 : 아저씨는 운동부족이라서 오래 못 달려.
그리고 어른이라서 함부로 뛰지 않는단다.
꼬마 : 시시해.
어른 : 하지만 요즘 힘껏 달려본 적이 없군.
꼬마 : ...아저씨! 나라면서? 왜 안 달려?
나 달리기 무지 잘한다고 칭찬까지 받는데.
어른 : 글쎄. 나도 모르겠어.
꼬마 : 그럼 신사까지 누가 더 빨리 가나 시합하기!
어른 : 거절한다.
꼬마 : 왜! 왜!
어른 : 저 긴 계단을 뛰어올라갈 체력따위 없다.
꼬마 : 준비이~ 땅!
어른 : 야, 말 좀 들어! ......무슨 애가 저렇게 빨라. 그러고보니 나구나, 하아...
어른 : 흐아...... 흐아...... 하아......
꼬마 : 아저씨, 얼굴 찡그리지 마.
어른 : 니가... 흐아... 괜히... 헉...... 달리자고......하아... 해서......
꼬마 : 정말 어른 맞아?
어른 : 아...... 여기 그냥 눕고 싶다.
바둑이 : 멍멍멍!
꼬마 : 봐, 바둑이도 쌩쌩하잖아.
어른 : ...개랑 비교하지 마.
꼬마 : 아! 다들 안녕!
친구1 : 늦었어 너!
친구2 : 저 아저씬 누구야?
꼬마 : 미래에서 온... 웁
어른 : 하하, 안녕 친구들! 난 여행을 좋아하는 평범한 아저씨란다!
친구들 : 노숙자 아냐?
꼬마, 어른 : .....
친구3 : 우리 얼음땡 할 거야.
친구4 : 아저씨도 할래?
어른 : 아니, 난 지쳐서 그냥 있을래.
친구5 : 어른인데 지쳐?
꼬마 : 그런가봐.
어른 : 다들 동정하는 눈빛으로 날 보지 말아다오......
바둑이 : 끄응...
어른 : 바둑이 너마저...
꼬마들 : 거기 서! (얼음!) 아까 땡 했어, 너 반칙! (아니거든!)
어른 : 나도 이렇게 친구들과 재밌게 놀았구나.
꼬마들 : (와~~~ 와~~~~)
어른 : 하긴, 어릴 땐 그러는 게 당연했으니까.
꼬마들 : (우와~~~~~)
어른 : 쟤는 얼음하자마자 옆에서 땡해주는 술래보다 더 나쁜 녀석이었지.
쟤는 초등학교 때까진 단짝이었지만 중학교 때 헤어졌고...
저 녀석은... 또 저 녀석은......
꼬마들 : 이번 판 끝! 술래 다시 뽑자!
어른 : 순수하게 하루하루가 즐거웠어. 정말로.
친구1 : 야! 나 점프 가져왔다!
친구2 : 진짜? 어디봐!
어른 : 잠깐, 나도 같이 좀 보자.
친구3 : 아저씨도 만화 봐?
어른 : 당연하지. 모으는 중이라고.
친구4 : 와~ 어른인데 만화 보는 사람 처음 봤어!
어른 : 아무튼 같이 보자. 빨리 페이지 넘겨봐.
친구5 : 잠깐만! 나 아직 말풍선 다 못 읽었어.
어른 : 아, 나도 이 칸 못 읽고 그냥 넘길 뻔 했네.
꼬마 : 아저씨 만화 진짜 좋아하는구나.
어른 : 당연하지. 마음만은 어릴 때 그대로란다.
친구1 : 어? 벌써 다섯 시네.
친구2 : 슬슬 저녁이야. 우리 인제 갈래.
어른 : 난 지금이 일어날 시간인데...
친구3 : 그럼 안녕!
친구4 : 내일 또 보자!
친구5 : 안~녕~
어른 : 녀석들 말투가 그립네.
꼬마 : 미래에는 저렇게 안 말해?
어른 : 그게 아니고 친구가 없어서.
꼬마 : ......나 크면 쓸쓸해지는거야?.
어른 : 미안.
꼬마 : 앗! 할머니!
어른 : !?
할머니 : 여기 있었구먼, 귀여운 내 손주. 할미가 데리러 왔다.
꼬마 : 헤헤헤, 할머니~~
어른 : ......
할머니 : ......댁은 뉘슈?
꼬마 : 어? 그러니까 그게...
어른 : 아뇨, 잠깐 지나가던 사람입니다. 이만 가볼게요.
꼬마 : ......
바둑이 : 끄응...
어른 : ...갈게. 나같은 어른이 되지 마. 그리고 바둑이도 건강해라.
꼬마 : 아저씨는 나잖아. 왜 아저씨처럼 되면 안돼?
어른 : 같은 나여도 넌 어엿한 어른이 될 수 있어.
꼬마 : ...아저씨, 또 어려운 말 한다.
어른 : 꼭 비행기 조종사가 돼라. 그러면 되는 거야. 그럼 잘 있어.
꼬마 : 응......
(Now)
어른 : ...할머니도 참... 도둑놈 보는 듯한 눈빛을 하시고선...
어른 : ......하긴 어쩔 수 없지. 이런 더러운 꼬라지 하며...
어른 : 정장까지 입고 잔뜩 멋을 내고 왔으면 어떻게 보셨을까?
어른 : 그 때는 내가 이렇게 되리라고는 누구도 생각하지 않았지.
할머니도, 부모님도, 친구들도...
나 역시도...
어른 : 매일매일 즐거웠고, 달리기 잘한다고 칭찬받고,
잔뜩 모은 따조가 세계 최고의 보물이었고...
[통~통~]
어른 : 오오, 이 탱탱볼 엄청 잘 튀네.
[통~통~]
어른 : 놀 때나 TV 볼 때는 시간이 영영 멈췄으면 했지...
[통~......]
어른 : 자기 전엔 항상 내일이 두근두근거렸고...
[툭...]
[데구르르...]
어른 : ...이젠 가볼까.
[Part.2 Adaption-청소년기]
[수군수군]
여자1 : 야야... 얘 지금 자는 거 아니지? 엎드려 있기만 한 거지?
중딩 : …
여자2 : 야, 너 때문에 일어났잖아! 저거 봐, 재수 없게 째려보기나 하고...
남자1 : 근데 쟤는 왜 점심시간마다 사라지냐?
남자2 : 화장실에서 밥 먹는 거 아냐?
남자3 : 진짜? 역겨운 놈이네.
중딩 (흥... 미천한 녀석들. 저능아들은 역시 어쩔 수 없어.)
[드르륵]
여자3 : 교실 나가려나봐.
여자4 : 우리 얘기 들었나봐. 뭐 저런 애가 다 있어?
중딩 : (맘대로 지껄이시지...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하는 것들이 모이면 강해지는 줄 알아요.)
어른 : 안녕하신가, 흑역사.
중딩 : 뭐, 뭐야 넌!
어른 : 미래의 너다.
중딩 : 미래? 농담이 지나치군. 후훗...
어른 : 으악! 오글오글오글오글...
중딩 : 이 몸께서는 네녀석을 상대하고 있을 만큼 한가하지 않으시다.
어른 : 으아아아아악! 오그라든다! 내 손! 내 발!
중딩 : 거기서 원맨쇼나 할 생각이라면 난 이만 가봐도 될까?
어른 : 그래. 일단 수업 다 끝나고 보자. 너한테 할 말이 있으니까.
중딩 : 흥. 나한테 지시하는 거냐?
어른 : 이게 자꾸 기어 오르네 진짜.
중딩 : 그럼 이 몸께서는 이만 가보겠다.
어른 : 저 말투...... 좀 어떻게 안되나...
어른 : ......지나가는 곳마다 여자애들이 피해다니네.
어른 : ...왜 자꾸 눈물이...
[와글와글]
축구부원들 : 앞으로 3주 후가 경기다!
축구부원들 : 힘내자!
[웅성웅성]
학생1 : 야 오락실 안 갈래?
학생2 : 안 그래도 말하려고 했어. 빨리 가자! 내가 신기술 알아 왔다!
[왁자지껄]
중딩 : ......
어른 : 왔냐. 방과후에 시간도 많을 텐데 넌 혼자 뭐하냐?
중딩 : ......난 쓸데없는 일에 체력을 낭비하지 않아.
어른 : 아, 네. 그러세요.
중딩 : ...용건만 빨리 말해라.
어른 : 서두르지 말라고. 뭐라도 마시면서 이야기하자. 커피로 할래? 아님 쥬스?
중딩 : 쥬스같이 단 음식은 싫다. 시크한 블랙커피를 줘.
어른 : 가식은 그만 떨어라. 단 거 좋아하면서 친구들 앞에서 가식 떠느라 고생한 거 다 기억하거든?
중딩 : ...정말 미래의 나인 건가?
어른 : 너, 짝사랑하는 여자애가 너한테 고백하러 왔었지?
하지만 알고 보니 쪽팔려 게임이었어.
너한테 몰래 건넨 편지엔 뻥이라고 한 글자 크게 써있었고.
중딩 : !?!?!?!?!????!!!!!!!
어른 : 자, 그래서 뭐 마실래.
중딩 : ...쥬스.
어른 : 학교는 즐겁니?
중딩 : 흥. 의무교육이니까 별 수 없이 다니고 있는 거야.
어른 : 어, 저녀석 중2병 아냐? 기억난다.
중2병 : 윽... 또... 또 왔어!! 멈춰... 제발... 이 힘은... 너무 위험해......
학생들 (수군수군)
어른 : 흠... 그래도 쟤보다는 나은가?
중딩 : 저런 애랑 비교하지 말아줘.
어른 : 저 중2병 말야.
고등학교 가서 자퇴하고 난 다음에 방구석에 처박혀서 나오질 않는다더라.
중딩 : ......난 어때? 미래에 뭘 하고 있지?
어른 : 네. 백수입니다.
중딩 : ...덜 떨어진 녀석 같으니.
어른 : 그거 누워서 침뱉기다?
어른 : 야! 어딜 가는 거야. 같이 좀 가자.
중딩 : 아.. 계속 귀찮게 하네! 그래서!? 용건이 뭐지!?
어른 : 흑역사 감상~
중딩 : 무슨 말이야?
어른 : 그리고 아직 너라면 늦지 않았으니까.
중딩 : ...뭐?
중2병 : 당신은... 당신은 뭔가 알고 있죠?
어른 : 헉, 언제 왔어 얘는.
중2병 : 저를 어둠의 저주에서 풀어줄 열쇠를 가지고 있죠?! 대답해줘요!!
어른 : 좀 저리가봐... 야, 얘 좀 어떻게 해줘.
중딩 : 흥. 내가 알 게 뭐야.
어른 : 서두르지 마라. 흑염의 타천사는 곡 너를 찾아올 것이다.
이터널 포스를 찾아 대비하도록.
중2병 : 그런가요... 고맙습니다... 흑염의 타천사... 기억해두겠어요...
어른 : ......이제 갔나.
중딩 : 잘 어울리는 한쌍이던데? 아예 그대로 사귀지 그랬어.
어른 : 됐고. 너 무슨 책 읽냐. 걸으면서 책 보면 위험하다.
중딩 : 흥. 신경쓰지마.
어른 : 아, 저 아가씨 치마 진짜 짧네.
중딩 : ...어디?
[툭]
어른 : 어디보자. 뭐야. 만화? 무슨 만화야 이거?
중딩 : 어엇!! 빨리 내놔!
[꾸욱]
중딩 : 앗.
육중한 사내 : 아야! 누가 내 발을 밟았어!
중딩 : 죄, 죄송합니다! 죄송해요!
육중한 사내 :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게... 똑바로 보고 다녀!
중딩 : 네...
어른 : 우와~ 너 강해보이는 사람한테는 존댓말 바로바로 나오는구나?
중딩 : ......
어른 : 야, 삐졌나? 왜 계속 나 무시해?
중딩 : ......넌 강해보이는 어른이 아냐. 훌륭해보이지도 않고.
어른 : 그러니까 그거 누워서 침뱉기라니깐.
중딩 : 아니지... 이 따위 썩어버린 세상!!
훌륭한 어른 따윈 아무데도 없어!!
사람들 (뭐야 저 학생... 수군수군.)
어른 : 아, 진짜! 제발 그만 좀 해라.
여자아이 : 저, 저기... 손... 잡아도 돼?
남자아이 : ...니가 원한다면 별 수 없지. 단, 저기 사거리까지 만이야.
여자아이 : 응! 고마워!
어른 : 중딩 커플이네. 사내놈이 저런 츤데레 같으니. 하지만 풋풋하군.
중딩 : 시시해.
어른 : 부럽다... 하지만 부러워하면 지는 거다! 나는 무적의 솔로부대니까!
중딩 : 흥. 난 연애할 시간이 있으면 보다 유익한 쪽에 그 시간을 쓰겠어.
어른 : 그건 잘 생기고 연애경험 많은 사람들이나 할 수 있는 말이야.
중딩 : ...됐거든.
어른 : 암튼 난, 사랑 따위 내 인생에 없는 거라고 옛날에 단정 지었어.
중딩 : 근데 왜 잠옷같은 차림을 하고 있어?
어른 : 잠옷은 무슨. 얇은 티셔츠랑 얇은 바지일 뿐이야.
이렇게 간단하게 걸치고 있으면 얼마나 편한데.
중딩 : 그게 사실상 잠옷이지.
어른 : 그건 그래. 꽃미남은 후줄근한 옷을 입어도 옷에서 빛이 나지만,
못생기면 제 아무리 브랜드를 껴입어도 소용없어.
중딩 : 동감이야.
어른 : 그러니까 넌 무리하지 마라.
아무리 꾸며봤자 나중에 크면 이런 얼굴이니까.
중딩 : ...꿈도 희망도 없는 미래로군.
어른 : 꼴 좋다!
중딩 : 그거 누워서 침뱉기야.
어른 : 그렇네. 나 꼴 좋다!
어른 : 아, 초딩들이다. 저기 봐, 귀엽지?
중딩 : 훗... 그러고보니 나도 저랬던 시절이 있었군...
어른 : 한 백년은 산 사람 같이 말하네.
중딩 : ......어른 주제에 뭘 알아.
어른 : 아니, 난 너라니까.
중딩 : ...그랬었지.
어른 : ...저때 사귄 친구들하고는 이제 연락도 안 하게 됐지?
중딩 : ...!!
어른 : 중학교 첫 자기소개 시간에 긴장하는 바람에 넘어져서 웃음거리가 됐었지.
그 후로 부끄러워서 아무하고도 말을 안하는 바람에 외톨이가 됐고.
중딩 : ...
어른 : 육상부에 들어갔지만 기록이 잘 안 나와서 점점 안 가게 됐고.
중딩 : ...
어른 : 뭣보다 공부가 어려워 미치겠고 말야?
부모님은 허구헌날 노력해라, 더 열심히 해라.
중딩 : ...
어른 : 어린 시절처럼 하루하루가 즐겁지 않았어.
나도 알아. 다 기억하니까.
어른 : 하지만, 그게 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자기 책임 아니겠어?
중딩 : ......
어른 : 가진 재능이 없으면 더 노력해야 하잖아. 안 그래?
중딩 : ......
어른 : 물론 나도 알아. 나름대로 열심히 하는데도 잘 안 될 때가 있다는 거.
중딩 : ......
어른 : 게다가 그럴 땐 주변에 욕하는 사람만 있는 것 같고.
뭐 실제로 그런 사람만 있는 건지도 모르지만.
중딩 : ......
어른 : ...말이 너무 심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난 이 말을 꼭 하고 싶었어. 그래서 찾아온 거고.
중딩 : ......
어른 : ...그래도 걱정마, 앞으로는 더 열심히 하면 돼.
중딩 : ...응.
중딩 : 이제부터... 넌 뭘 할 거야?
어른 : 다음 갈림길로 가야지.
중딩 : 갈림길...?
어른 : 그래. 갈림길. 난 돌아갈 수 없지만, 넌 길을 고를 수 있어.
너 하기에 따라서는 주변사람의 길도 바꿀 수 있겠지.
중딩 : ...무슨 소리야? 아무튼... ...워.
어른 : 뭐? 잘 안 들려.
중딩 : ......고마워! 라고 했어!! 넌 귀가 먹었냐!
어른 : 츤데레 같으니. 그냥 담담하게 말하면 되는데 뭘 그래. 암튼 난 간다.
중딩 : 흥...
[Now]
어른 : 내 흑역사긴 하지만 의외로 귀여웠어.
어른 : 그땐 나 자신의 한계같은 걸 많이 느꼈지.
어른 :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거꾸로 무한한 가능성이 있었을 때였어.
어른 : 아니지. 이런 건 어른일 때도 마찬가지네. 행동을 하지 않았을 뿐.
어른 : ...어차피 늦었지만.
어른 : ...그럼, 갈까.
[Part3-Young man-백수청년기]
아버지 : 허어, 저게 자식놈인지 웬순지.
허구헌날 방구석에 처박혀서 컴퓨터나 두들기고 있으니 원!
언제 밖에 나가서 돈을 벌어올려나... 쯧쯧쯔...
어머니 : 휴우... 그러게요... 요즘 당신 벌이도 시원찮은데...
백수청년 : 아 시끄러워요. 다 들린다구요.
어머니 : 대체 언제쯤이면 정신을 차릴런지...
백수청년 : ...알 게 뭐예요.
[쾅]
백수청년 : 휴, 역시 내 방이 가장 마음 편해...
어른 : 되고싶다 꽃미남! 질투난다 엄친아!
안녕하십니까! 미래의 당신입니다!
백수청년 : 우왓!?
어른 : 일하지 않는 자여, 그대 목구멍으로 밥이 넘어가는가.
백수청년 : ......
어른 : 명절의 친척들 모임을 기쁘게 맞이하고 있는가?
크리스마스나 각종 연휴는 즐겁게 보내고 있는가?
백수청년 : ...미래의 나라고 했지? 그럼 너도 나랑 다를 거 없다는 얘기잖아.
뭐가 그리 잘났다고 나한테 이래?
어른 : 허허, 그거 맞는 말이군.
백수청년 : 애초에 믿지도 않아. 내 방에서 나가주겠어?
어른 : 울리지 않는 핸드폰.
어른 : 단 한 번도 동창회에 초대받은 적 없음.
어른 : 늙은 부모님의 차가운 눈빛.
어른 : 간간이 들려오는 옛 친구들의 성공한 인생 스토리.
백수청년 : 이... 이봐...
어른 : 밤에 야식 사러 편의점 가면,
술마시고 웃는 사람들이 자길 비웃는 것 같아 좌절.
어른 : 사촌은 결혼해서 애까지 낳았지만 이쪽은 아직도 동정.
어른 : 2차원에는 수많은 아내들이 항상 널 기다려주지만,
실제로 여자는 건드려본 적도 없음.
어른 : 거울을 보면 나타나는 요괴.
어른 : 인터넷 사람들하고만 대화가 가능.
어른 : 어쩌다 이렇게 됐지? 어쩌다 이렇게 됐지?
어른 :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 생각만 한다. 아무것도 하는 게 없다.
백수청년 : 죄송합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용서해주세요!
어른 : ... 나도 잘못했습니다.
백수청년 : 그래그래. 믿는다 믿어. 그래서 미래의 난 뭘 하고 있는데?
어른 : 백수.
백수청년 : ......
어른 : 그래도 잠깐 일자리 따긴 했어. 말단이지만.
백수청년 : 진짜? 나 미래에 취직하는 거야?
어른 : ...뭐, 그렇긴 하지. 하지만 바로 짤려.
백수청년 : 그럼 안 짤리게 하면 되겠네.
어른 : 매사에 비뚤어진 녀석이 이럴 때만 긍정적이네.
백수청년 : 앗싸! 취직한다 이거지?
좋아좋아. 그럼 뭐 걱정없네. 미연시나 하자.
어른 : 이 자식, 안 되겠어. 빨리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백수청년 : 근데 말야... 좀 이상하지 않아?
어른 : 뭐가?
백수청년 : 얼굴은 뭐... 미래엔 좀 늙을 테니까 대충 나 같긴 한데...
왜 이렇게 말랐어?
어른 : 사회 나가면 힘든 법이야.
백수청년 : 성격도 좀 차가운 것 같고.
어른 : 이리저리 부딪치면서도 살아가려면 마음을 죽일 수 밖에 없어.
사회생활 오래 해본 것도 아니지만, 세상이 무섭다는 건 바로 알겠더라.
백수청년 : 역시 회사 따위 가기 싫다...
난 온라인 게임에서는 강해. 만렙 찍은 데다가 길드도 있다구.
어른 : 니는 온라인 게임이 밥먹여줍니까?
백수청년 : 미래가 걱정되니까 배가 고파졌어. 치킨이나 시켜먹을까.
어른 : 후라이드반 양념반?
백수청년 : 후라이드반 양념반.
어른 : 역시 넌 나야. 통하는게 있어.
그러고보니 요즘 치킨 먹어본 적이 없네.
백수청년 : ...같이 먹을래?
어른 : 그 치킨을 시키는 돈은 아버지께서 피땀흘려 버신 돈과,
어머니께서 힘들게 알바하시면서 버신 돈이 아니던가?
백수청년 : ......그러니까 더욱 맛있게 먹겠습니다.
어른 : 그래도 끝까지 시켜먹을 생각이냐. 역시 넌 나다. 구제불능이야.
백수청년 : 자, 치킨 가져왔어. 일단 날개 하나 줄게.
어른 : 쌩큐! ...이렇게 맛있게 받아먹는 나도 구제불능이군.
백수청년 : 참 신기해. 오늘 널 처음 봤는데 전혀 낯설지가 않아. 오히려 친근해.
나 원래 이렇게 툭 터놓고 얘기하는 타입이 아니거든.
어른 : 사람이랑 눈을 마주보면서 얘기 못하지?
백수청년 : 맞아 맞아. 어떻게 알았냐?
어른 : 난 너니까. 뭐든지 알지.
백수청년 : ...가장 서러웠던 건 역시 왕따 당했던 고등학교 때였어.
지금 생각해도 눈물 날 것 같아.
어른 : 그래. 주변에 친구 하나 없었지.
백수청년 : 체육시간은 지옥같은 시간이었어.
어른 : 운동화에 압정도 박혀 있었지.
백수청년 : 맞아, 그랬어.
그리고 수업시간에 매번 놀림받았던 것도 기억나?
수도 없이 반복되다보니 나중엔 익숙해졌지.
어른 : 그럼 넌 중학생 때 기억나냐?
백수청년 : 헐www 그건 말하지마wwww 완전 흑역사wwww
어른 : ...그런데 우리, 치킨을 먹으면서 이런 얘기나 하고 있네.
백수청년 : ......눈에서 콜라가...
백수청년 : 아아... 난 왜 사는 걸까? 콱 죽어버릴까?
어른 : ...넌 죽고 싶은 게 아니야. 이런 식으로 살기가 싫을 뿐이지.
백수청년 : 그래. 잘 아네.
어른 : .........
백수청년 : ...이렇게 살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하지만... 왠지 의욕이 안 생겨.
어른 : 중딩 때의 나보다도 더하군. 이런 게 진짜 흑역사지.
백수청년 : 어? 중딩 때도 나랑 만났어?
어른 : 좀전에 만나고 왔지. 그 전엔 꼬마일 때 만났고.
백수청년 : 이상한데? 난 중딩 때 너랑 만난 기억이 없어.
어른 : 그럼 제대로 된 길을 간 걸지도 몰라.
이 세계에는 갈림길이 셀 수도 없이 많으니까.
백수청년 : ......?
어른 : 평행세계 같은 거라고 하면 알려나?
백수청년 : 뭐야 그게. 3류 판타지 설정따윈 재미없어.
어른 : 굳이 비슷한 개념을 말하자면 그렇다는 거야. 난 진지해.
백수청년 : ......
어른 : 평행세계에는 내가 4명 있는거야.
어른 : 지금 여기에 있는 너, 그러니까 백수청년일 때 어른의 모습을 만난 나.
어른 : 그리고 어릴 때 어른을 만난 나.
어른 : 중딩 시절 어른을 만난 나.
어른 : 그리고 어른을 만나지 못하고 그대로 일생을 보낸 여기 있는 나.
백수청년 : 그럼... 넌 이제부터 니 시대로 돌아가는 거야?
어른 : ...그게, 이젠 돌아갈 시대가 없어.
백수청년 : 뭔소리야?
어른 : 나한테 내일은 없거든.
백수청년 : 웃기네. 나도 내일을 생각하면 막막하다고!
어른 : 비유적인 표현이 아니라 진짜로 없어...
어른 : 난 죽으니까.
아직 죽은 건 아니지만, 오랫동안 혼수상태에 빠져 있었어.
아마 오늘밤이 마지막인 것 같아.
백수청년 : 뭐......?
어른 : 아버지께서 퇴직 전에 정리해고를 당하셨어.
집안살림이 계속 어려워지고 나도 직업을 가져야만 했지.
노력한 끝에 겨우 일자리를 구했는데, 교통사고를 당한 거야.
백수청년 : ......
어른 : 입원하게 됐고, 출근을 못하게 되자 회사에서 해고당했어.
겨우겨우 구한 일자리가 그렇게 사라졌지.
백수청년 : ......
어른 : 그렇게 누워 있는데, 저승사자 같은 사람이 찾아와서는, 이제 갈 시간입니다~ 하더군.
백수청년 : ......나도 죽는 거야?
어른 : ...다른 형태의 삶을 산다면 운명은 바뀔 거야. 나처럼만 살지마.
백수청년 : ...난 뭘 하면 돼??? 난 아무것도 할 줄 아는 게 없어.
계획조차 없이 그냥 살아갈 뿐인데...
어른 : 감정의 공유니 뭐니 하는 거창한 말은 하지 않을게. 일단 사람을 만나라.
그리고 빨리 일자리를 찾아서 부모님께 효도해.
나처럼 보험금이나 안겨드리지 말고.
백수청년 : ......
어른 : 사실 나도 누굴 가르칠 입장에 있는 사람은 아니야.
하지만, 마지막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을 때...
과거의 나 자신에게 할 말은 하고 싶었어.
백수청년 : ......
어른 : ...왜 표정이 그 모양이야.
걱정마. 너라면 할 수 있어. 넌 바로 나니까.
백수청년 : ......지금 그게 응원이냐.
어른 : 하하하.
어른 : ...그럼 난 가볼게. 최후의 만찬으로 즐긴 치킨, 맛있었다.
부모님께 안부 전해드리고.
백수청년 : ......언젠가 말야.
어른 : ......?
백수청년 : 언젠가 반드시, 내가 벌어 모은 돈으로 치킨을 사서, 너한테 공양해줄게.
어른 : ...몇 번이나 말했지만, 나는 너야.
백수청년 : 뭐, 그럼 내가 먹으면 되잖아?
어른 : 그러다 살쪄, 임마.
백수청년 : 냅둬, 임마.
【무슨 짓을 해도 돌이킬 수 없게 되었다......】
[Young age]
바둑이 : 끄응~
꼬마 : 착하지~ 우리 바둑이~
바둑이 : 멍멍!
꼬마 : ...할머니! 어깨 주물러줄까?
할머니 : 아이구, 우리 손주가 어쩐 일이래. 할미가 용돈 줄까?
꼬마 : 아니야. 그냥 주물러주고 싶어서.
[꼬옥 꼬옥]
꼬마 : 할머니! 비행기 조종사는 어떻게 하면 될 수 있을까?
할머니 : 으응... 비행기 조종사...? 어려운 시험을 통과해야 하지 않을까 싶구나.
꼬마 : 그렇구나. 나 열심히 할래!
바둑이 : 끄응~
꼬마 : ...할머니.
할머니 : 응?
꼬마 : ...나 할머니 좋아해.
할머니 : 그래? 할미도 손주가 좋다.
꼬마 : 아참, 바둑이도 좋아해!
바둑이 : 멍멍!
[Adaption]
남자1 : 어라, 저녀석 점심시간인데 왜 교실에 있냐.
남자2 : 그러게. 별일이네.
중딩 : ......
여자1 : 야, 조용히 말해! 다 들리나봐! 쟤 뭐냐, 진짜 기분나빠.
중2병 : 윽... 으으... 또 날뛰고 있어... 내 안에서...
여자2 : 뭐... 저런 애보다는 나을지도...? 아닌가...
남자3 : 야, 찌질아! 빨리 어둠의 마인인지 뭔지 꺼내봐w
남자4 : 너 치마 내리면 있는 거 아냐? 보여줘봐ww
중2병 : 어머... 괜찮겠어? 이 힘은 상상을 초월하는데......
남자5 : 그럼 꺼내봐 이년아w일단 꺼내보라니까ww
중2병 : ......
여자3 : 야 저것봐w 운다ww
여자4 : 웃지 마~ 여기 보잖아...
중딩 : ......야!!
중2병 : ......?
중딩 : 너 아까 점심 같이 먹자며? 가자.
중2병 : 어...
남자6 : 뭐냐. 한참 재미보는데 저거 뭐야?
남자7 : 기분 잡쳤네. 야, 가자! 연애도 끼리끼리 한다는데 그냥 냅둬.
중딩 : 야, 따라와.
중2병 : 으...응.
[와글와글]
중딩 : 착각하지마. 교실이 시끄러운 게 싫었을 뿐, 널 구하려던 건 아니야.
중2병 : 흐, 흥. 내가 힘만 해방시키면 그런 녀석들 따위...
중딩 : 언제까지 그럴 거야? 질리지도 않냐?
난 이제 교무실 갈 거야. 그러니까 너도 이제 네 볼 일 봐.
중2병 : 교무실... 어째서?
중딩 : 다시 한 번, 육상부에 들어갈 거야.
멋대로 빠진 거 사과드리고, 훈련에 참가 하는 거 허락 받을 거야.
중2병 : 그래... 꿈을 쫓으려는 거군... 현명한 것 하지만, 어리석은 짓...
중딩 : .........그럼 잘 가.
중2병 : 자, 잠깐만!
중딩 : 아, 또 왜.
중2병 : 그... 진짜로 점심 같이 먹어주면... 안돼?
중딩 : ...내가 볼 일 끝나면.
중2병 : 그... 그리고!
중딩 : 또 뭐?
중2병 : 나도......
그, 육상부... 같이 들어가면 안돼?
중딩 : ......맘대로 해.
중2병 : 고, 고마워...
중딩 : ...흥.
[Young man]
백수청년 : 다녀왔습니다.
어머니 : 어서 오렴. 면접 어땠니?
백수청년 :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떨어져도 또 다른 데 찾아볼게요.
어머니 : 그러니...
백수청년 : ...저기, 지금까지 죄송해요. 사과드린다고 되는 일은 아니지만.
저 열심히 해서 꼭 취직할게요.
어머니 : ...그래.
백수청년 : ...있죠.
어머니 : 왜?
백수청년 : 어머니도 아버지도... 어른은 역시 위대한 것 같아요.
어머니 : 후훗, 그러니?
백수청년 : ...네.
[Now]
어른 : 부끄럽군. 한마디로 망한 인생이었어.
저승사자 : 미련은 없으십니까?
어른 : 없을 리가 없잖아아아아아아아아
저승사자 : 만나보신 분들의 인생은 달라졌습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당신은 달라지는 것이 없습니다.
어른 : ...안다구.
괜히 고집부려서 늦게 출발하는거 미안해.
이젠 억지 안 부리고 따라갈게.
저승사자 : 그럼 이제 갈 시간입니다.
환생하는 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으니 걱정 마시길.
어른 : 그래? 그럼 다시 인간으로 태어나게 해줘.
저승사자 : ...어째서입니까? 인간의 삶은 괴로웠을 텐데...
어른 : 그거야...
“다음번엔 과거의 나한테
자랑스러운 사람이 되고 싶으니까.”
[AND THAN....]
“아저씨 누구야?”
“미래의 너란다.”
“우와!!!!! 정말?!!”
-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