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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2/03/15 23: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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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 #1 201597110_1280.jpg (31.3 KB), Download : 37
출처 https://casenote.kr/%EC%9A%B8%EC%82%B0%EC%A7%80%EB%B0%A9%EB%B2%95%EC%9B%90/2019%EA%B3%A0%ED%95%A9241
Link #2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6485113
Subject [텍스트] 울산 청년 자살방조 미수 사건 판결문中.txt (수정됨)


(1)  앞서 본 바와 같이 범국가적 차원에서 자살예방에 많은 인적·물적 자원을 투입한 결과, 2019년 자살백서에 의하면, 2017년에는 20대를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자살률이 다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는 사실은 그나마 고무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나라에서는 연예인 등 사회적 인지도가 높은 사람들의 자살이 수시로 일어나고 있고, 사회적으로 소외된 계층에서도 광범위하게 자살이 발생하고 있다. 사망원인 통계에 의하면 여전히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OECD 회원국 사이에서 최고 수준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자살로 인한 폐해가 이루 말할 수 없다.

(2)  살아온 환경이나 배경, 처지가 크게 상이함에도, 피고인들이 결국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된 공통의 원인이 무엇인가 따져 보지 않을 수 없다. 인간은 다른 어떤 동물보다 사회적 존재라는 점에 비춰 보면, 결국 인간이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상실감 때문으로 보인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들 역시 불우한 유년기, 어머니의 사망, 경제적 파탄, 대인관계의 단절 등으로 인해 사회적 존재감이 계속 축소되다 극단적 고립감에 빠져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직전 피고인들이 나눈 카카오톡 단체대화방 대화에는,
“저도 어제 가불땡기고 신불자 작업대출까지 해서 올인났네요ㅠ
- 돈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죄송하네요
- 어유 다 그렇죠, 돈 있으면 죽을 일 있나요 뭐, 다 돈 때문이죠
- 네ㅠ
- 고생은요 무슨 기쁜 마음으로 갑니다
- 질소중독 치사량 쫌 알아볼 수 있나요? 암만 구글링해도 안 나오네요
- 저도 그거 찾고 있어요, 찾으면 바로 알려드릴께요
- 아침에 돈을 좀 썼는데 어찌어찌 6만 원을 만들었어요, 돈 구하기 진짜 힘드네요, 더 구해 볼께요
- 힘들죠
- 도움이 못 돼서 죄송합니다. 제가 제일 미안해요. 멀리서 오시구. 차 준비해주시구ㅠ
- 예전에는 몰랐는데 요즘은 급할 때 3만 원 구하기도 힘들더라구요. 참 쪽팔리고 서럽더라구요ㅠ
- 맞아요 - 저는 2일 전에 치과카드선불 결제한 거 땡깡 부려서 현금 받아냈어요  -  우리 이번에 무슨 일이 있어도 좋은 곳으로 같이 가요
- 꼭 그랬으면 좋겠어요
- 네 3번째 실패해서 하 지긋지긋하네요
- 무슨 일하세요? 저는 직업 없습니다
- 저도 백수 3개월차
- 너무 빨리 오신 거 아니에요?
- 전 집이 없어서요. 갈 데가 없어요. 방 보증금도 빼서 다 쓴지 오래라. 모텔만 지겹게 있었네요
- 전 덤프 몰아요
- 대단하시네요, 전 면허도 없는데
- 인생 하빠리 운전이죠 뭐
- 제가 좀 생각해 봤는데, 질소 혹시 부족할 거 같으면 제 핸드폰 파는 거 어떠신가요. 알아보니까 20만 원 정도 중고값 받을 것 같네요”
라고 적혀 있다.

사회에서 철저히 고립된 피고인들이, 전혀 일면식조차 없던 상태임에도 솔직하고 진지하게 나눈 마지막 대화가 자살에 대한 것이고, 사심 없는 순수한 생의 마지막 호의가 죽음의 동행이라는 점은 참으로 역설적이다. 죽기로 마음먹었을 때에야 비로소 서로 공감할 수 있다는 이 사실이 서글프기 그지없다. 인터넷이 이제 사물에까지 연결되고, 소셜 네트워크로 촘촘히 연결된 이 시대에서 고립감을 견딜 수 없어 자살에 이르렀다는 이 사실은 너무나 역설적이고 가슴 아프다.

제프 딕슨은 일찍이 ‘우리 시대의 역설’이라는 시(일부 발췌)에서 
"소비는 많아졌지만 더 가난해지고
더 많은 물건을 사지만 기쁨은 줄어들었다
전문가들은 늘어났지만 문제는 더 많아졌고
약은 많아졌지만 건강은 더 나빠졌다
너무 분별없이 소비하고
너무 적게 웃고
너무 빨리 운전하고
  너무 성급히 화를 낸다
가진 것은 몇 배가 되었지만 가치는 더 줄어들었다
생활비 버는 법은 배웠지만
어떻게 가치 있게 살 것인가는 잊어버렸고
인생을 사는 시간은 늘어났지만
시간 속에 삶의 의미를 찾는 법은 상실했다
달에 갔다 왔지만
길을 건너가 이웃을 만나기는 더 힘들어 졌다
원자는 쪼갤 수 있지만 편견을 부수지는 못 한다
키는 커졌지만 인품은 왜소해지고
이익은 더 많이 추구하지만
사람과의 관계는 더 나빠졌다”
고, 통렬히 지적한 바 있다.

제프 딕슨의 시에 빗대 말하자면, 우리는 어떤 시대보다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지만, 너무 많이 연결되어 있어 너무 많은 단절의 두려움을 느끼고, 세상과의 접촉은 쉬워졌지만, 그로 인해 너무 많은 질병에 전염되고 너무 큰 상처의 위험에 직면해 있다. 어느 시대보다 많은 정보로 넘쳐 나지만, 너무 많은 정보는 타인의 행복을 너무 많이 보게 하고 우리를 타인과 너무 쉽게 비교하게 만든다. 결국 우리는 너무 많이 절망에 빠지고, 너무 많은 소외를 겪는다. 댓글과 좋아요, 구독자 숫자는 폭발적으로 늘었지만, 타인의 고통에 진지하게 귀 기울이는 단 한명의 진지한 청자(聽者)는 찾아보기 어렵다.

(3) 피고인 A는 수사기관과 판결전 조사에서 왜 적극적으로 사회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생명의 전화 같은 곳에 도움을 요청해 봤자 ‘힘내라’는 뻔한 충고가 전부일 것이라 생각되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누구도, 심지어 자살을 예방하기 위한 기관조차, 생의 기로에 선 개인의 불행과 고립감에 진지하고 실효성 있는 관심과 대책을 고민해 주지 않을 것이라는 피고인의 이 인식, 이 사회적 신뢰의 붕괴라는 이 지점이 다른 무엇보다 뼈아프다.
A 피고인의 믿음에 따르면, 우리 사회는 철저히 타자의 불행을 개인의 문제로만 국한하고 축소시킨 다음, 외부로 드러나지 않게 밀봉해 온 사회다. 설령 한 개인이 열등하고 못나서 그와 같은 처지에 빠진 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그를 잘라내고 도태시켜서는 안 된다. 개인의 능력 때문이든, 환경 탓이 든, 그 어떤 이유에서든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빠져 허우적대는 사람을 못 본 척 할 순 없다.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이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생존방식은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몇몇 사람을 집어삼키는 블랙홀이 우리 주위에 존재한다면, 우리 모두가 그곳으로 빨려 들지 않으리라는 장담 역시 할 수 없다.

(4) 공과금 몇 만원이 없어 단전된 싸늘한 월세 방에서, 몇 달치 치 월세가 밀려서, 누군가에게 배신당해서, 사랑하는 이가 죽어서, 억울한 일을 당해서, 아무도 곁에 없어서… 누군가 생을 끝내는 이유는 차고 넘친다. 수많은 이가 무수한 이유로 스스로 목 숨을 끊고 있는 이 순간에도, 우리는 그저 관성적으로 하루를 살고 또 하루를 죽는다. 살인과 강간이 끊이지 않고, 매일 서너 명이 직장에서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익명이라는 베일 뒤에 숨어 저주를 퍼붓고, 서로 무시하고, 외면하고, 홀대하고, 핍박하고, 착취하는 이 세상을 두고 차마 아름답고 살만한 곳이라고 말할 자신은 없다.
그럼에도 우리가 이 모진 삶을 계속 이어나가는 이유는 세상이 아름다워서가 아니다. 세상이 부조리하고 엉망진창임에도 우리가 미련스럽게 살아가는 이유는, 그것이 무릇 모든 숨탄 것들의 거부할 수 없는 본능이기 때문이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은 살고 싶다. 그 절대적이고 원초적인 욕망을 넘어설 수 있는 고통이, 이처럼 자주, 이처럼 도처에 존재한다는 사실이 서글프다. 생활고로, 우울증으로 세상에서 고립된 채 쓸쓸히 생을 마감하는 사람들이 도처에 있는 한 우리는 결코 잘 살고 있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

(5) 현대인에게 있어 자살은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문제이고,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대단히 중대한 사회 문제다. 그 사회경제적 손실을 떠나 우리 주변의 다정한 누군가가 갑작스럽게 증발함으로써 그의 부재 뒤에 남겨진 사람들의 충격과 슬픔,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스스로 생을 마감한 누군가의 가족과 이웃이자 같은 시민으로서 우리의 책임과 역할이 무엇인지 자문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자살을 막으려는 수많은 대책과 구호가 난무한다. 그러나 생을 포기하려 한 이의 깊은 고통을 우리는 제대로 공감조차 하기 어렵다. 이해하기 힘들지만, 밖에서 보기에 별 것 없어 보이는 사소한 이유들이 삶을 포기하게 만들듯, 보잘 것 없는 작은 것들이 또 누군가를 살아있게 만든다. 삶과 죽음은 불가해한 것이다. 어스름한 미명과 노을이 아름다워서, 누군가 내민 손이 고마워서, 모두가 떠나도 끝까지 곁을 지켜준 사람에게 미안해서, 이 험한 세상에서 지금껏 버텨온 자신이 불쌍하고 대견해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는지 모른다. 비록 하찮아 보일지라도 생의 기로에 선 누군가를 살릴 수 있는 최소한의 대책은, 그저 그에게 눈길을 주고 귀 기울여 그의 얘기를 들어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상에 단 한 사람이라도, 자신의 얘기를 들어줄 사람이 있다면, 그러한 믿음을 그에게 심어 줄 수만 있다면, 그는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의 삶 역시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한 개의 이야기인 이상, 진지하게 들어주는 사람이 존재하는 한, 그 이야기는 멈출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람이 사람에게 할 수 있는 가장 잔인한 일은, 혼잣말하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다.

재판장 판사 박주영
판사 김동석
판사 황인아


"이제까지 삶과 죄에 대한 이야기는 조금 전 형의 선고로 모두 끝났지만, 이후 이야기는 직접 써 내려가야 합니다. 그 남은 이야기가 아름답고 감동적이기를 기원하며, 설령 앞으로의 이야기가 애달프다 해도 절대 도중에 끝나서는 안 됩니다. 한 사람이 생을 스스로 마감하기로 결정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자신의 사연을 들어줄 사람이 없다는 고립감 때문일 겁니다. 이제 여러분의 이야기를 우리가 듣게 됐고, 듣는 사람이 있는 한 그 이야기는 혼자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 울산 청년 자살 방조 미수사건 판결 당시 판사의 발언

생각해볼 여지도 많고 잘 쓴 글이라 생각해 퍼왔습니다. 박주영 판사는 마지막으로 피고인들에게 각각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내용이 담긴 책 1권씩을 선물도하고 여동생 집까지 갈 차비마저 넉넉지 않았던 A씨에게는 "밥 든든히 먹고, 어린 조카 선물이라도 사라"며 20만원을 건냈다고하네요. 원본 링크의 가시면 판사의 글 외에도 여러 통계자료나 피고의 반성문 동생의 탄원서 같이 수감된 사람의 탄원서등 더 많은 글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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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3/15 23:23
수정 아이콘
해당 기사를 찾아보니 판사님이 재판 이후에 20만원을 건네주며 위로했다고 하네요
마음 따뜻한 분이군요
사다하루
22/03/15 23:25
수정 아이콘
어우 판사님 문과 맞으시네
는 농담이고, 제가 다 감사하네요..
터치터치
22/03/15 23:28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의 문학가 한명을 법조계로 뺏겼었군요.

물론 판사 20년차쯤 되어 이 판결문을 보여주면 이불 차실지도 크크크
루체시
22/03/15 23:29
수정 아이콘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2/03/15 23:44
수정 아이콘
유게에 있을 글이 아니네요.. 추천을 왜 못하는지..
설사왕
22/03/15 23:45
수정 아이콘
죄송한데 자게에 올라와야 할 글이 아닌가 싶습니다.
판결문을 좀 보다 말았는데 정말이지 부모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느끼게 되네요.
22/03/15 23:53
수정 아이콘
와… 진짜 글 잘 쓰시네요.. 부디 피고인에게 작은 위로라도 되었길.
시간부자
22/03/15 23:55
수정 아이콘
판결문이 작품이네요
내돈은꿈많은백수
22/03/16 00:06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성큼걸이
22/03/16 00:12
수정 아이콘
법조문은 사실에 근거한 문장으로 딱딱하게 쓴 것만 봤었는데 이렇게 문학적인 판결문도 있군요
글이 따뜻하고 아름답습니다
22/03/16 00:20
수정 아이콘
글의 논조와 내용의 깊이가 낯이 익다 싶었는데, 어떤 양형 이유 라는 책을 쓰신 박주영 판사님의 판결문이었네요. 저렇게 본인이 쓴 양형 이유를 모아서 낸 책이었는데 굉장히 많은 걸 생각하게 했던 책이었습니다. 이 판결문을 좋게 보신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네요.
22/03/16 00:36
수정 아이콘
명문입니다.
범퍼카
22/03/16 00:42
수정 아이콘
자게로 가도 될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22/03/16 00:59
수정 아이콘
ㅠㅠ눈물이 살짝 났네요. 잘 읽었습니다
소믈리에
22/03/16 01:38
수정 아이콘
와.........

와.......
코우사카 호노카
22/03/16 01:47
수정 아이콘
명문이네요..
허허실실
22/03/16 01:50
수정 아이콘
그런데 판결문보다도 현타온 판에 조용히 계삭하면서 싸구려 도금이라도 휴머니즘이란 가면에 서로 금칠 품앗이 해준다는 자체가 대단히 품위있는 행동이긴 합니다. 어차피 계삭할 거 트롤하자고 맘먹고 조지면 끔찍하죠. 현생서버는 개발사가 손놓은지 오래된 망겜이라... 우범곤이라든가...
토니스타크
22/03/16 01:58
수정 아이콘
댓글 중에도 그런 얘기가 나왔지만, 링크 들어가서 전문을 보다가 새삼 부모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아버지라는 한사람의 언행이 이런 불행의 시초가 되었으니까요.
또 하나.
여동생의 탄원서, 동료 수감자의 탄원서도 가슴 아프고 감동적이었는데..
재판장님의 판결문이 너무나 명문입니다.
늦은 시간인 탓에 더 감정적이게 된건지.. 덕분에 많이 울컥했네요.
토니스타크
22/03/16 02:04
수정 아이콘
"전혀 일면식조차 없던 상태임에도 솔직하고 진지하게 나눈 마지막 대화가 자살에 대한 것이고, 사심 없는 순수한 생의 마지막 호의가 죽음의 동행이라는 점은 참으로 역설적이다. 죽기로 마음먹었을 때에야 비로소 서로 공감할 수 있다는 이 사실이 서글프기 그지없다."

"소셜네트워크로 촘촘히 연결된 이 시대에서 고립감을 견딜 수 없어 자살에 이르렀다는 이 사실은 너무나 역설적이고 가슴 아프다."

"이제까지 삶과 죄에 대한 이야기는 조금 전 형의 선고로 모두 끝났지만, 이후 이야기는 직접 써 내려가야 합니다. 그 남은 이야기가 아름답고 감동적이기를 기원하며, 설령 앞으로의 이야기가 애달프다 해도 절대 도중에 끝나서는 안 됩니다. 한 사람이 생을 스스로 마감하기로 결정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자신의 사연을 들어줄 사람이 없다는 고립감 때문일 겁니다. 이제 여러분의 이야기를 우리가 듣게 됐고, 듣는 사람이 있는 한 그 이야기는 혼자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삶과 죽음은 불가해 한 것이다. 어스름한 미명과 노을이 아름다워서, 누군가 내민 손이 고마워서, 모두가 떠나도 끝까지 곁을 지켜준 사람에게 미안해서, 이 험한 세상에서 지금껏 버텨온 자신이 불쌍하고 대견해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는지 모른다. 비록 하찮아 보일지라도 생의 기로에 선 누군가를 살릴 수 있는 최소한의 대책은, 그저 그에게 눈길을 주고 귀 기울여 그의 얘기를 들어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람이 사람에게 할 수 있는 가장 잔인한 일은, 혼잣말 하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다."

.. 버릴 문장이 없네요.
앓아누워
22/03/16 03:11
수정 아이콘
진짜 명문이네요. 글에 휴머니즘이 느껴집니다...
저 카톡내용은 정말 많은 생각이 들게 만드는군요,
서로 전혀 친분이 없던 두 사람이 벌거벗은 모습 그대로 거짓없이 이야기하는것처럼 보입니다. 저 판사님 말대로 그럴 수 있었던 이유가 죽음 앞에 서있기 때문이라는게, 서로 속이고 혐오하고 증오하는 현대 사회에 저 혼자 어렴풋이 계속 품고있던 찜찜한 감정이 구체화되는 기분입니다...ㅠㅠ
지식의 저주
22/03/16 03:47
수정 아이콘
와 이거 뭐야..
이건 유게에 있기에 너무 아쉬운데요.
스크랩 해놔야겠네요.
12년째도피중
22/03/16 04:05
수정 아이콘
자게는 좋은 글이 항상 부족합니다. 자게로 와주세요. 추천 날리게.
스컬로매니아
22/03/16 06:58
수정 아이콘
마!! 이게 문과 감성이다 ㅠㅠ
읽는 내내 뭔가 울컥울컥 하는게 명문입니다
이야기속으로
22/03/16 07:40
수정 아이콘
마음이 지친 현생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는 글이네요.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에이치블루
22/03/16 08:15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너무 슬픈데 아름다운 문장입니다 법조문에 카타르시스를 느낄 줄이야 ㅜㅜ
산다는건
22/03/16 08:31
수정 아이콘
돈이라는 게 너무 무서워요.
EpicSide
22/03/16 09:25
수정 아이콘
설령 한 개인이 열등하고 못나서 그와 같은 처지에 빠진 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그를 잘라내고 도태시켜서는 안 된다. 개인의 능력 때문이든, 환경 탓이 든, 그 어떤 이유에서든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빠져 허우적대는 사람을 못 본 척 할 순 없다.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이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생존방식은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피지알에도 '약육강식이 자연의 법칙이다'면서 복지정책들은 무의미하고 불공평하고 예산낭비라고 말씀하시는 분들 많으시던데 이런 글 보시면 경기 일으키실듯....
22/03/16 09:26
수정 아이콘
좋네요...
사랑해 Ji
22/03/16 09:28
수정 아이콘
일면식도 없는 사람과 죽음에 대해서 진지한 얘기를 나눈다는게 너무 슬퍼요. 저 순간에 저 분들은 위안을 얻은것일까요?
톤업선크림
22/03/16 09:56
수정 아이콘
이런 글이 왜 유게에 있나요?
읽다가 눈물이 왈칵 났네요
개망이
22/03/16 12:51
수정 아이콘
판사가 마지막에 20만원 준 게 마지막으로 휴대폰 팔아 번 돈이 20만원이어서였나보네요ㅠㅡㅠ
글쓴이
22/03/16 14:04
수정 아이콘
밥먹으면서 가볍게 보다 눈물이나서 못 보겠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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