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솔직히 말해, 저도 당연히 이번 W3 챔피언 결정전은 Moon vs Sky가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리샤오펑 선수의 대 오크전을 알기에, 기본 상성에서 오크가 휴먼에게
뒤진다고 생각했기에 아무리 박준 선수라 하더라도 ESWC까지 포기하며 독이 바짝
오른 Sky를 넘어서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한 것은 저 뿐은 아닐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어제, 박준 선수는 그것이 잘못된 예상이었음을 한국의, 아니 전 세계의 워3
팬들에게 증명했습니다. Sky는 분명 대단한 선수이고 그 진면목을 유감없이 보여줬죠.
박준의, 오크의 전투력은 소환물의 장벽도, 슬로우의 둔화도, 스펠의 방패도 모두 뚫어
내고 휴먼의 킵 위에 호드의 깃발을 꼽고 말았죠. 3:2 승. 그것도 오직 전투에서의 컨트롤
과 뚝심으로 일구어낸 역전 승을 보였습니다.

  지금 다시 사람들은 말합니다. 이번에 Sky를 넘어섰더라도, 경이로운 컨트롤과 판단력
으로 휴먼의 장벽을 넘었더라도 장재호는 정말로 극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성기를 되
찾은 외계인만큼은, 방송경기 오크전 무패 기록을 이어가는 Moon에게는 안 될 것이라고.
한 판이라도 따내면 정말 잘한 것이라고.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 박준 선수에게 이번 결승전은 모든 것을 불태울 충분한 동기를
주고 있습니다. MWL에서의 복수를 할 수 있는 순간이자 오랫동안 오크의 절대자로 군림
해오던 그루비의 그늘에 묻혀있던 자신의 존재를 강하게 어필할 수 있는 찬스이기도 합
니다. Lyn이란 아이디의 남자가 Grubby에 비해 결코 떨어지지 않는 선수임을, 아니 오히
려 그를 능가하는 실력을 지닌 선수임을 아직 그를 알지 못하는, 그리고 그의 가치를 낮게
보고 있는 사람들들에게 명백히 알릴 순간이 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늘보다도 더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는 저 달. 그러나 불가능해 보였던 하늘
마저 뛰어넘은 그에게 달이라고 도착하지 못할 장소는 아닐지도 모릅니다.

  2007년 5월 30일, 하늘을 넘어선 한 남자가 우주를 건너 달에 도전합니다.




  P.s) 문제는 하나, 전 장재호 선수 팬이라는거......(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