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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4/18 00:00:47
Name 그러려니
Subject [일반] 아내와 문재인 후보 광화문 유세에 다녀왔습니다.

탄핵 인용 되던 날도 감격에 못 이겨 혼자 광화문에 다녀 오더니 첫 선거 일정에 광화문 유세가 있는 것을 보고 가보자고 조르는 아내 덕에 생전 처음으로 유세장엘 다녀왔습니다.


일정 시작 30분 쯤 전에 도착하니 뭐 벌써 앞에는 여러 관계자들 비롯해 시민들이 꽤 와 있고 아내랑 적당히 자리 잡고 서 있으니 저쪽에서 시퍼런 상의에 낯 익은 얼굴이 다소 시선 의식 하면서 유세 단상 쪽으로 걸어가는데 박영선 의원이더군요. 뒷머리 뽕 엄청 넣은게 머리만 보면 꼭 미스코리아 같았습니다. 머리가 희끗하신 분들이 특히나 반가와 하며 격려하는데 아 박영선 의원이 먹히는 세대가 또 있구나 싶었습니닷.
추미애 대표, 우상호 대표 차례로 연설할 때 즈음 광장 쪽 지하철 출구 쪽으로 관계자들이 시민들을 양쪽으로 줄 비슷하게 세우더라고요. 뭐야 설마 지하철 타고 오나 하면서도 그럼 저게 후보 맞이하는게 아니면 뭐겠나 싶어서 아내랑 잽싸게 그 쪽으로 자리를 옮겼습죠.

"너도 줄 서서 악수할래?" 묻는 소리에

“안 그래도 악수하느라 힘들텐데 뭘 우리까지 보태”

라고 하는데 날 좀 그렇게 생각해 주지 참 나 어이가 없어서 췟
좀 기다리니 젊은 사람들이 다들 핸드폰으로 누군가를 동영상으로 찍으며 출구 쪽으로 걸어오는게 보이길래 아 맞구나 싶어 빼꼼히 쳐다 보니 역시 요새 늘 봐 왔던 화장기 없는 문후보가 그 사람 좋은 미소를 만면에 머금으며 걸어 나오고 있었습니다

“얶!!”

대통령 후보라기 보다는 잘 생긴 남자를 봤을 때 여자의 입에서 나올 만 한 짧은 괴성이 아내의 입에서 터져 나오고 있었습니다.

대열을 이루고 있던 시민들과 악수하며 연단 쪽으로 가는 와중에 그 위쪽 - 저와 제 아내가 있던 쪽 - 에서 환호성을 지르니 그에 바로 반응하듯 바로 우리 있는 쪽을 보며 손을 흔들었습니다. 별 거 아닌 걸 수도 있고 지지자 입장에서 오바하고 미화하는 걸 수도 있겠으나 정말 순간 진심으로 뭐 하나 대충하지 않고 참 세심하구나 라는 느낌을 확 받았습니다.
그 동안 그런 환호를 얼마나 많이 받았을텐데 바로 코 앞에서 악수하겠다고 달겨드는 사람들 상대하는 와중에도 환호성이 크게 들리자마자 바로 그 쪽으로 고개를 돌려 초점없는 눈이 아니라 누군가와 확실히 눈 맞추며 손을 흔드는 게 과연 쉬울까.

연단에 올라서며 선대 관계자들과 악수하는데, 또 한 번 제 눈에 들어왔던 모습은 수화를 하러 올라와 있는 분과 악수 하며 가장 허리를 많이 구부리며 인사하는 것이였습니다.

화단에 둘이 함께 올라서서 바로 시작된 유세를 듣는데, 시종일관 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듯한 모습으로 듣고 있는 아내의 모습이 쉽게 잊힐 것 같지가 않군요.

유세를 마치고 어딘가로 이동하는 대열이 보였고 잠시 뒤 환호하는 시민을 위해 흔드는 후보의 손이 보였습니다. 그리고는 쫓아가는 시민들 모습만 우르르 보이다가, 멀리에서 후보의 차량으로 보이는 차가 먼저 앞 서고, 경호원으로 보이는 여러 명의 사람들이 그 바로 뒤 차를 밖에서 뛰며 쫓아가다 슬라이드 문 열며 휘리릭 타 들어가더라고요.

“우와 멋있다아!!!”

전혀 거리낌도 없이 아내가 참 잘도 소릴 지르더군요. 솔직히 제가 보기에도 쫌 영화 같았습니다;
돌아와서 기사 올라온 것을 보니 시간 상 광화문 유세가 끝나고 바로 사고 빈소에 간 것이 아니였나 싶습니다.


유세 첫 날이라 폭발적인 인원이 모였던 것은 아니였습니다만 시작을 알리는 설레임과 벅참이 고스란히 느껴졌던 시간이였습니다.
가능하면 광화문에서 열리는 마지막 유세에도 꼭 아내와 함께 가 보려고요.

인증 사진은 없..
저나 아내나 사진 찍는 시간에 두 눈에 올곳이 담아내는 걸 선호하는 스타일이라...
집에 돌아와 둘이 나란히 앉아서 유튜브 화면에 우리 혹시 나왔나 본다고 화면 멈췄다가 어쨌다가 흐릿해서 보이지도 않는데 노안까지 있는 40대 부부가 컴 화면에 코 박고 눈이 빠지게 보며 결국은 찾아내고는 뭐 대단한 거 찾았다고 둘이 또 낄낄대고 그랬습니다.

한 달 안 되는 기간 동안 또 다사다난 할 텐데 중압감과 스트레스 다 같이 잘들 소화하시기 바랍니다.
다소나마 도움이 될까 싱거운 글 하나 가벼운 마음으로 올리니 혹여라도 민폐가 되지 않길 바랍니다.

좋은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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푼수현은오하용
17/04/18 00:06
수정 아이콘
저도 지난 총선 지원 유세 왔을 때 보러 나갔는데... 잘생겼어요..
17/04/18 00:11
수정 아이콘
지난 총선당시 실제로 본 적이 있었습니다. 이런말 하기 뭐하지만 정말 잘 늙으셨더군요. 노신사의 표본처럼 보여 저도 나중에 나이들면 저렇게 늙어야 하는데 싶었습니다.

가끔 여성분들과 아이들이 문재인 후보를 좋아하는 사진이 많이 올라오는 이유는 다른게 아닙니다. 실제로 보면 그 나이대에 쉽게 목격되는 꼰대느낌이 전혀 안느껴져요. 좋은 아빠 좋은 할아버지;;;; 솔직히 놀랐어요. 상당한 자기수련이 된 양반이구나 싶었습니다.
YanJiShuKa
17/04/18 00:22
수정 아이콘
잘생겼죠. 아내가 문재인 후보 실제로 보고 안아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던데.. 12년 대선 때 말이죠... ㅡㅡ
풋사과
17/04/18 00:39
수정 아이콘
저는 수원역 선거유세 현장에 갔었는데, 유세현장을 처음 가봐서 그런자 콘서트 같은 그런 열기가 있더라구요 ^^ 광화문에서 마지막 유세를 하는군요! 몇일에 하는지 알수있을까요!
그러려니
17/04/18 00:43
수정 아이콘
아 확실한 건 아니고 당연히 또 있지 않겠나 싶어 쓴겁니다. 아닐까요?ㅜㅜ 죄송합니다;;;
풋사과
17/04/18 00:45
수정 아이콘
헛.죄송할일 까지는 아닙니다.;; 만약 광화문에서 하게된다면 가보고 싶은 마음이 있는지라..^^;;
그러려니
17/04/18 00:49
수정 아이콘
네 막판에 열기 모아져서 많이 모일 수 있는 자리 기대해 봅니다.
윌로우
17/04/18 00:39
수정 아이콘
읽는 제가 다 질투가 나네요.
찌질의역사
17/04/18 00:42
수정 아이콘
지난 대선 때도 제 주변 여성분들이 문재인 후보 적극 유세하는 분들이 많았었어요.
마성의 남자!!
진혼가
17/04/18 00:45
수정 아이콘
''악수 한번 하십시다'' 지난 총선때 문후보님이 건낸 한마디가 생각나네요.
진산월(陳山月)
17/04/18 00:56
수정 아이콘
아내 분의 반응을 보아하니, 아래 문재인 지지철회 글의 어떤 여성 분의 하트뿅뿅 사진이 연상되는군요...

부럽습니다. 평생 행복하시길~
상계동 신선
17/04/18 01:19
수정 아이콘
문재인 후보님께 바라는 거 딱 하나 : 부디 존경받는 전직 대통령이 되시옵소서.
라라 안티포바
17/04/18 01:44
수정 아이콘
아까 공원 산책하다보니, 민주당 유세차량있고 한두명이서 이거저거 세팅하고있더군요. 본격적으로 선거철이구나 싶습니다.
시노부
17/04/18 02:14
수정 아이콘
아오... 존잘패권주의ㅠㅠ
열유체공학
17/04/18 07:59
수정 아이콘
안철수는 이걸로 공격해야지 뭐함?
크크 존잘패권주의 좋아요
이상 그 막연함
17/04/18 03:34
수정 아이콘
문후보는 결혼 스토리도 웃기죠
잘생긴 문후보를 아내가 찜한 스토리
잘생겼는데 인성도 좋고 사시패스 기타등등 사기케릭은 맞는 듯
구름과자
17/04/18 07:54
수정 아이콘
역시 세상 잘생기고 봐야.. ㅠㅠ
호야만세
17/04/18 09:57
수정 아이콘
제가 진짜 진성 집순이라 자부하는데 이 글 읽자마자 꼭 유세장에 나가서 얼굴이라도 한번 봐야겠다고 다짐합니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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