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3/07/14 21:20:18
Name 온리시청
Subject [잡담] 한 스포츠 사이트에서의 우울한 경험.....인터넷에서 글쓰기
오늘 한 스포츠 사이트에서 기사를 보다가 조금 이상하게 생각되는 기사를 보고 리플을 달았었는데 저의 실수와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서 생각나는게 있어서 한번 글을 올려봅니다.....

다음은 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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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풍당당' 김병현 "리베라에게 뒤질 것 없다"
  
김병현이 마무리로 고정된 후 보스턴의 불펜이 연쇄적인 강화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중략.....

또한 김병현은 넘치는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김병현은 지역신문 보스턴 헤럴드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애리조나에 있었을 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배리 본즈가 나오자 감독이 고의사구를 지시했다. 하지만 선수로서, 나는 타자에게 도전하는 것을 좋아한다. 마치 마리아노 리베라처럼" 이라고 말했다. 마무리로서 자신의 기량이 리베라와 비교해도 크게 꿀리지 않는다는 강한 자신감이다.

이어서 김병현은 "리베라도 타자와 승부하지 않고 고의사구로 내보내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자신이 그정도 대접을 받지 못하는 것은)아마 내가 경험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제이슨 지암비나 본즈도 지금은 훌륭한 타자들이지만, 몇 년 전에는 훌륭한 타자가 아니었다" 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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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현 선수가 마무리로 돌아서면서 보싹스에 큰 힘이 되고 있다며 동료와 김선수의 인텨뷰가 짧게 실려 있습니다.
위의 기사를 보고 여기도 찌라시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처음으로 리플을 달아보았습니다.
다음은 제가 단 리플과 그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반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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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ny  "그러나 제이슨 지암비나 본즈도 지금은 훌륭한 타자들이지만, 몇 년 전에는 훌륭한 타자가 아니었다" --> 조금 어이 없군요...그 몇년 전의 BK는 메이져리그에 있지도 않았습니다...-_-;;  07-14  
  
메이저리거  하는 투수가 얼마나 많은데... 우리나라 사람으로서 그런 자신감이 저는 좋습니다.. 표정같은건 하나의 자기최면이 아닐까하네요.. 우리 응원을 합시다 좀.. 딴지걸지말고,,  07-14  
  
penny  특히나 본즈는 10여년 동안 내셔널에서 항상 최고 타자 중의 한 사람으로 불리었습니다....몇년 전이라뇨...정말 BK가 이런말을 했는지 의심스럽군요....여기도 역시 찌라시인가요?  07-14  
  
바보냐  BK가 메이저리그에 있지 않으면 메이저리그 선수를 모른단 말인가? 더 어이없는.  07-14  
  
이건  스포츠 심리학적으로 스포츠인들은 자신만의 강인한 자신감과 끼가 있어야만 성공합니다. 그런면에서는 김병현은 좋은선수라 봅니다.  07-14  

penny  자신감은 좋지만 커리어가 상대도 되지 않는 선수에 대한 언급 치고는 조금 황당한 멘트이기에 말한겁니다....그는 챔피언 반지도 있고 마무리로 훌륭한 성적도 거둔 적이 있지만 이제 4~5년차 선수일 뿐입니다...그가 앞으로 훌륭한 커리어를 쌓아나갈 거라는 것은 저도 확신하지만 자신감 못지않게 겸손한 자세도 필요하죠......글의 핵심을 파악하세요...-_-;;  07-14  
  
Diddy  쯧쯧..외국에서고생하는자국선수에게따뜻한애정은못줄망정..몇놈들지잘났다고난리네..낯선타국에서혼자고생하며그래도성공하나만을바라보며뛰는용기를가상히여겨야지..penny잘났다..  07-14  
  
안티페니  파악 ? 웃기고 있네 니 주제파악이나 하셔  07-14  
  
aribk49  개리조나가 bk가 카를로스 델가도 상대할 때 보고 언어장벽, 미숙함 등으로 어쩌구 저쩌구 했다고 까댔네요. 역시 양키들.. XX떠네  07-14  
  
쯧쯧  그냥 기사나오면 그러려니 보지..먼 태클거는말들이많은지..내가보기엔 젊은나이에 자신감넘치는 저 모습이오히려 보기좋더만..상대타자도 얼마나 약오를것이여  07-14  
  
BK 51  그래 더욱 까대라. 이 성일만, 문상열 같은 자식을아. 나는 어쨌든 승부한다. 나는 찬호형과는 다르다. 무조건 승부다.  07-14  
  
휘터팬  젊을 때 저런 거만한 모습도 보여주는 건 바로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겠죠. 겸손하면서 맨날 두들겨 맞는 구원투수보다는 훨 낫구만.  07-14  
  
김병헌화이팅  젋을때고 늙었을때고..모든일에 자신이 자신감을 가지고 ..항상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해야합니다..소심한플레이를하다간 크게 맞고 말죠..항상 자신감을 가지고 모든일에 최선을 *^^*  07-14  
  
김병헌화이팅  항상 도전하는 저런자세가 훌륭한겁니다.그러면서 많은경험두쌓으면서 훌륭해지는거죠..경험보다 훌륭한 스승은 없습니다..^^ B.K.Forever.  07-14  
  
워 워  커리어가 도망가면 느나요 쯧쯧 . 부딧혀바야 강한지 약한지 거기서 커리어가 느는거지 강하다고 도망가는게 아주좋은 경험인가 생각한다는게 원 .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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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은 글을 올린 후에 저의 실수가 있었다는 것을 바로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김병현 선수가 이런 말(본즈, 지암비 관련) 까지는 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이 들었고 기자들의 투철(?)한 직업정신이 만들어낸 말일 거라 생각했습니다.
혹시 만약에 BK가 그런 말을 했다거나 기자의 생각이 그렇다면 그건 좀 아닌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 리플을 단것인데 보시다시피 첫 번째 리플은 BK에 대한 비판으로 보이는 글이 되어버렸더군요...그리고 문제가 될만한 표현도 있었구요....-_-;;
찌라시성 기사에 대한 비판이 다른 사람에게는 자기가 좋아하는 선수에 대한 비난으로 보였던 것입니다.
나중에 와서 달린 글들을 보고 나름대로 해명을 하려고 하였지만 벌써 제가 생각했던 논점에 벗어나 있어서 그냥 포기하고 제 글을 지웠습니다...
위에서 보시면 아시겠지만 정상적인 대화가 힘들다고 생각이 되어서.....
그리고 조금 황당한 리플에 저도 조금 흥분했었나 봅니다......-_-;;

난데없이 이런 경험을 하다보니 문득 최근의 pgr에서의 가벼운 소동이 생각났습니다.
불특정 다수가 존재하는 공간에서 개인의 의견을 말함에 있어서 그 공간이 가지고 있는 특성, 분위기를 무시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글의 내용과 글을 올린 사람의 의도를 잘 파악하는 것도 그것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나의 생각이 잘못된 것일 수도 있다라는 생각 없이 내 생각만 주장하려는 태도 또한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어떤 대상에 대한 호불호(好不好) 경우에 있어서 그러한 선(남들이 인정할만한)을 긋는 것이 매우 어렵겠지만 다들 나름대로 근거를 가지고 각자의 주장을 펼치게 마련이죠...
다만 상대방이 그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 하고 서로 인정을 하지 않기 때문에 비 생산적이 토론이 되고 논점도 벗어나게 되고 어떤 때에는 글의 꼬투리를 잡고 인신공격을 하는 경우까지 생기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런 경험을 처음 해보았지만 최근의 pgr 식구들 중에서는 이런 기분을 느끼신 분들이 어느 정도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
‘내가 이 글은 쓴 의도는 그게 아닌데, 왜 사람들은 다르게만 볼까?’라고 생각되면서 서운한 감정이 들어 해명을 자꾸 하게되고 그러다가 더욱 꼬이고.....
(물론 ‘그러니까 글을 잘 써야지....’ 하신다면.....ㅠ.ㅠ....pgr이나 서프라이즈나 다른 사이트에서 글 잘쓰시는 분들 정말 부러워요~~~~)
그래도 pgr인 것은 위의 스포츠 사이트와 달리 pgr 식구들은 항상 예의를 갖추어서 말씀을 하시죠....
그래서 pgr에서는 오늘처럼 이런 우울한 기분이 들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러한 예의를 바탕으로 좀더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에 대해서 인정하는 자세가 더해진다면 더욱 좋은 공간이 될 거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즐거운 한 주일 되세요....


P.S.  조금 우울한 기분이 들어서 글을 적다보니 어느새 장문의 압박이 되었군요...죄송합니다...(__)
     혹시 메이져리그에 관심있으신 분들은 http://www.maxmlb.co.kr/ <--- 이곳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여기도 상당한 메니아 층이 자리잡고 있으며 여기 분들의 토론하는 모습은 pgr과는 아주 색다르지만 열린 자세를 가지고 토론하는 고수분들이 많아서 개인적으로 자주 찾는 사이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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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린언니
03/07/14 22:50
수정 아이콘
음. 개인적으로는 온라인에서의 토론문화를 그렇게 좋아하는건 아닙니다. 토론을 빙자한 비방과 욕설로 변하는 광경을 하도 많이 보아와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좀 보수적인 의견인지는 모르겟지만, 온라인에서는 온라인다운 분위기를 만들어야 간다고 생각합니다. 일상에 지쳐서 들어온 커뮤니티에 또다른 일상... 사람들이 싸우고 있는것만큼 불쾌한일이 없거든요.
그래서 하고싶은 말이 아주 많아도 안하는 일이 많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좋게 끝난 적을 그다지 보지 못해서요. 이런 말을 하게 되는것도 상당히 조심스럽고 괜히 쓰는거 같아 겁이 나네요.
뭐 그렇다고 저처럼 논쟁이나 글 올리는 일을 기피하라는 말은 아니구요. 누가 뭘 하던 남에게 강요할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제가하고싶은 말은 직접 만나서 하는 대화도 오해를 낳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물며 온라인상에서의 대화는 어떨까요. 말이 씨가 된다고, 아무리 예의를 지킨 글이라고 해도 가시가 돋쳐있으면 안되겠죠.
그래서 저는 pgr에서는... 되도록이면 의견보다는 스타 얘기를 주로 하는 편입니다. 다른 글은... 부담되서 못적겠더군요 ^^; 행여 기분이라도 상하는 분이 계시면... 별로 안좋잖아요? ^^
이동희
03/07/14 23:13
수정 아이콘
그래서 저는 온라인 실명제 지지자입니다.
우려도 있지만, 서양사람들에 비해서 논리적 상식적 토론능력이 떨어지는 우리나라에서는 실명제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는대요.(개인적인 생각입니다... ^^)
그래서 가끔 PGR 처럼 건전한 대화문화가 발전한 곳을보면 정말 기뻐합니다. ^^
DC inside, 오마이뉴스 등등의 사이트들이 처음 이름을 알릴때, 언론사들은 처음 기사에 대한 댓글달기, 사이버 토론방 등이 개설 됐을때 반응 좋았었고, 좋은 글들 많이 올라 왔었는대요, 시간이 지나면서 변질되어가는 모습에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역시 대중화되면 혼탁해지는건 어쩔수 없는걸까요...-.-
PGR 만큼은 화이팅 입니다!!!
Mechanic Terran
03/07/14 23:41
수정 아이콘
온리시청님, 좋은 글입니다. 서린언니님께서 말씀 잘하셨는데 저역시 토론문화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저역시 예전 천마비비의 시삽으로 활동했는데 재미도 있었지만 결국 상처투성이의 자신을 발견하게 되더군요.

온리시청님... 그래서 아마 '까마귀 노는골에 백로야 가지마라'라는 말귀가 있나 봅니다. (까마귀는 단지 은유적인 표현임을 밝힙니다.) pgr21도 단지 토론거리나 논쟁을 위한 호사가가 존재하는듯 하지만 그래도 다른 어떤 곳보다 성숙한 생각을 가지신 분들이 많아 글을 올릴 가치가 있는 몇 안되는 곳중 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03/07/15 01:37
수정 아이콘
저는 짧은 리플에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짧은 리플을 통해서 의도를 파악하려면 상상력이 필요한데 그건 온라인이라는 환경과 한국사회에 매우 부족한 요소이죠. 짧은 글을 남기신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표면적인 것만을 읽게 됩니다. 이모티콘에 다름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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