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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3/07/30 16:22:52
Name 이직신
Subject 다시보는 2001 SKY배 16강 D조 제2경기 김동수vs김정민

어디다 올릴까 하다가 여기다 올립니다-_-a
집에 컴퓨터의 하드가 나가는 바람에 PC방에 나왔습니다. 심심해서 스타 몇판하다가 온겜넷 지난 스타리그 들어가서 예전에 꽤나 감명깊게 본 김정민과 김동수의 네오 버티고에서의 명경기를 감상했습죠... 그래서 오랜만에 감회가 새로워서 이렇게 VOD후기를 올려봅니다...감상평..-_-a(반말투 사용,양해부탁)


2001 스카이배 16강 D조 2경기 - 네오 버티고 -
김동수(Protoss) vs 김정민(Terran)


내 기억에 있는 2001 스카이배는 온겜넷의 역대 스타리그중 가장 흥미진진했다. 나의 스카이배 주인공의 초점은 임요환이 아닌 김동수로 맞쳐줘 있었는데 그것은 김정민과의 네오 버티고에서의 대 접전을 보고 난 후부터였다. 그 경기를 보고 난후, 테란 유저인 나조차도 프로토스가 굉장히 멋있어 보였을 정도... 어쨌건 네오 버티고는 개인적으로 밸런스 자체에서 내 시각으로 보았을때는 상당히 괜찮았다. 프로토스나 테란이 상대종족에게 쓸수 있는 카드가 분명히 제시되어 있다고 생각되는 맵이기도 했다. 경기가 시작되고 두 선수의 스타팅 포인트.. 11시, 5시.. 대각선 방향.. 러쉬거리가 먼점에서 엄재경 해설위원이 어느정도 김정민 선수가 먹고 들어갔다고 했다. 그리고 두 선수가 준비했다는 카드가 분명히 있다는 말과 더불어.. 김동수는 꽤 앞에서 게이트를 짓기 시작했다. 가로 방향이 아닌걸 확인하고 러쉬거리를 최단거리로 만들기 위해 그런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하여튼 김동수는 원게이트 사이버네티스코어를 탄 후에 12시 쪽에 빈틈사이로 템플러 테크를 탄다. 그에 맞춰 김정민 선수는 입구를 막지 않은 상태에서 대나무 조이기에 들어간다. 템플러 테크를 타느라 많은 유닛을 확보하지 않은 김동수는 대나무 조이기가 올라올때 맞춰 나온 다크를 가지고 드라군 1기,질럿 2기와 함께 디펜스를 성공적으로 한다. 해설진은 다크가 차라리 본진으로 들어가버리는게 나앗을거라고 생각하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김동수가 다크로 디펜스를 하지 않았다면 위험한 상태였을거라 생각한다. 본진에서 추가 벌쳐의 마인에 의해 허무하게 막혀버릴수도 있었으니...


어쨌든 두 선수는 첫번째 교전후, 더이상의 교전없이 멀티를 먹기 시작한다. 일찌감치 앞마당 언덕쪽에 넥서스를 소환하고 자원섭취를 원활하게 하고 있는 김동수.. 커멘드 센터를 늦지만 그래도 안전하게 언덕쪽에 건설하고 자원섭취 시작하는 김정민... 김정민이 그사이 벌쳐 세마리의 난입으로 김동수의 본진의 프로브를 다수 사냥한다. 이로써 다크로 잃었던 병력손실을 어느정도 평행선으로 만들어 보았다고 할수있었다. 이때부터 둘의 게임 흐름에 조금의 변화가 일어난다. 김동수는 계속해서 멀티에 주력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유닛은 일반적인 드라군+질럿+소수템플러가 아닌 온리아칸이라는 다소 엉뚱한 유닛을 만들어되기 시작한다. 어쨌든 김정민은 두번째 조이기에 들어간다. 언뜻 보기에도 마구 펼쳐지는 멀티에 비해 김동수의 유닛은 실드 벗기기에는 최강인 벌쳐에게 너무나 허약한 아칸 몇마리가 전부였다. 너무나 위태한 방어선을 가지고 김동수는 무슨 배짱인지 멀티에 주력한다. 김정민은 아칸을 보고 벌쳐로 사냥을 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터렛을 박으면서 김동수 11시 스타팅 포인트 지점 앞에 진을 치기 시작한다. 김동수는 그사이 계속해서 아칸을 들이되면서 조이기 유닛들에게 쏟아붓기 시작한다. 그리고 조금씩 질럿도 모이기 시작하고 조이기 진형쪽으로 나오는 족족 투자된다. 김정민에게 별다른 게릴라없이 안전감있게 멀티가 돌아가고 있었으므로 소모전 양상으로 가면 김동수는 충분히 자신에게 승산이 있을거라고 생각했을것이다. 김정민은 김동수 멀티를 초에 발견해 빨리 진압해버렸으면 좋았으려만 중반쯤 되어서야 동시다발적인 멀티공략을 해버린다. 그러면 자신에게 승산이 있을듯 보이지만 그동안 김동수는 다수의 멀티에서 뿜어져 나오는 자원이 이미 많이 축적되어있고 그만큼 그쪽 멀티가 손상입더라도 빠른 복구가 가능한다.

자원이 많은 프로토스는 아주 미세하지만 소모전에서 조금씩 앞서기 시작한다. 테란 메카닉 유닛의 문제점 중 하나가 바로 기동성인데, 기동성이 부족한 테란은 단결력 강한 질럿과 아칸들에게 조금씩 소모되기 시작하면 페이스를 찾기가 힘들다. 게다가 김정민은 그 많은 맵지역마다 멀티를 해놓은 김동수 때문에 여러군데 확장할수 있는 형편이 아니다.. 간신히 3시 온리 미네랄 멀티쪽을 먹었지만 거기에도 김동수는 계속해서 센터쪽에 소모전을 하면서도 방해를 해준다. 자신은 계속 자원축적을 해가데 김정민에게는 자원을 말리는... 김동수는 유닛이 금방금방 복구가 되지만 김정민은 조금씩 복구가 힘들어진다. 자원적 여유가 생기지 않는것이다. 게임 중간중간마다 나오는 선수 개인화면 우쪽 상단에 자리잡은 자원표시를 보더라도 김동수는 거의 2000에 가까운 자원을 계속 유지한다. 아무리 프로브가 많이 부서져도 축적된 자원의 힘은 무서운 것이다. 유닛이 나오면 갖다 부으면 되니까 김정민이 아무리 조이려해도 자원에서 뿜어져나오는 유닛의 소모전에 완벽하게 멀티를 제압하지 못한다.


이 순간, 김정민의 머릿속은 어지럽다. 압박 아닌 압박을 프로토스에게 당하고 있는 셈이다. 이때, 김동수는 7시 스타팅 지역에 스타게이트를 올린다. 테란이 현재 분열된 상태라고 생각하고 테란전 카운트격 유닛인 캐리어를 생산해낸다. 김정민이 쫓기는 입장이기 때문에 다급해 캐리어는 방어할 겨를이 없을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정민은 스캔으로 확인했는지 골리앗을 뽑기 시작한다. 김동수는 캐리어를 생산해내느라 인구수가 차였는지 게이트에서 유닛이 잠시 나오지 않는다. 하긴 캐리어도 캐리어지만 그 많은 프로브는 인구수에 많은 부담을 줬을거다. 그 순간, 김정민은 다수 골리앗과 EMP 업글을 한 베슬을 대동하여서 7시 스타팅을 공략한다. 소수 캐리어만 디펜스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EMP 까지 먹은 캐리어는 골리앗에게 끝장이다. 김동수, 몇기의 캐리어를 손실한체 캐리어를 3시 온리 미네랄 지역으로 방향을 돌린다. 좋은 선택이다. 자원이 목마른 김정민을 멀티를 방해하는데 더할나위 없이 좋은 캐리어를 가지고 자원수급에 방해를.... 그러면서 김동수는 다른 스타팅에서 또다시 질럿, 아칸이 나오는 족족 소모전을 꾸준히 해준다.


더이상 김정민은 유닛이 차지 않는다. 스타크래프트에서 중심은 누가 더 땅을 많이 먹고 유닛을 뽑을 여력이 되는것인가 이다. 멀티가 엄청나게 부족한 김정민에게는 어쩔수없이 김동수의 여기저기 뻗쳐져있는 멀티들이 부담으로 다가올수 밖에 없다. 테란의 탱크나 골리앗이 엄청 빨라서 멀티 순회공연을 금방금방 할수 있는것도 아니고 아주 빠른 벌쳐조차도 캐넌 몇기만 박아도 방어가 수월하게 된다. 초반의 유리함과 중반의 패배의 그림자.. 그리고 잠시동안의 역전의 희망이 보였지만 그걸 넘기에는 이미 자원적 차이가 너무나도 심하게 나있었다. 김정민은 아쉽지만 돌을 던진다. 김동수는 그 순간까지도 150대를 웃도는 유닛을 소유하고 있었다...



이 경기는 김동수를 보고 물량적인 모습이었다, 전략적인 모습이었다라고 판가름하기 참으로 어려운 경기였다. 김동수라서 그런지 물량스러움이 묻어나면서도 그것조차 전략으로 보이는건 김동수는 대단한 전략가라는걸 증명하는듯 하다. 네오 버티고라는 맵에서 그 많은 멀티에 언덕들이 꽤 많이 자리 잡았더라면 드랍쉽을 이용해서 멀티견제가 가능하면 김동수도 힘들었을거라고 본다.. 하여튼 아무리봐도 이 경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해불가능이다. 앞으로 몇번을 더 봐야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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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신
03/07/30 16:29
수정 아이콘
전적및후기 게시판에 올리려다가 개인 VOD감상도 올려도 되는지 몰라서 여기 올립니다-_-a
남자의로망은
03/07/30 16:50
수정 아이콘
그경기때 김테란이 침착하게 유닛 모아서 한군데씩 한군데씩 밀어 봤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 도대체 어떻게 그런 전략을 생각해 냈는지 가림토의 뇌가 궁금했던 한판이었습니다. 괜히 수능 모의고사 370 이 아니더군요 -_-
sad_tears
03/07/30 17:01
수정 아이콘
허거...가림토의 수능모의고사 370이었나요......

서울대 바로 들어가는 성적이네요... 놀라움
xxxxVIPERxxxx
03/07/30 17:37
수정 아이콘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03/07/30 17:53
수정 아이콘
오호...370...L모교사님과 마찰(?)이 있었단것 밖엔몰랐는데.ㅋㅋ아닌가...^^;;
오크히어로
03/07/30 18:24
수정 아이콘
전 그때 그경기야 말로 가림토의 전략의 승리라고 봅니다... 가림토는 아무리 봐도 무서운 선수에요...;
김효경
03/07/30 20:29
수정 아이콘
가림토님께서 아마 재수가 아니시라면... 2001년에 수능을 봤다면...
370점은 굉장한 고득점(S대 갈 점수)은 아니랍니다... 그 해 수능은 만점자를 50여명이나 낸
역대 최저 난이도의 수능이었거든요... 그래도 대단한 점수지요...
본인도 그 해 수능을 본 터라-_-...
나의꿈은백수
03/07/30 21:36
수정 아이콘
수능'모의'고사니까 난이도 면에서 2001년도 수능하고 동일하게 볼게 아니겠지요.
이승재
03/07/30 21:57
수정 아이콘
가림토스 김동수하니까 파나소닉배 16강에서 임요환 선수와의 섬맵 포비든존에서 펼쳐진 경기가 떠오르는군요. 본진과 멀티 계속되는 <아비터 리콜> 비록 진경기지만 전략가적 기질이 그대로 드러난 경기라고 생각됩니다. 그 대회를 끝으로 프로게이머 생활을 잠시 중단(은퇴 아님.언젠가 돌아온다고 하셨음 ^ . ^)하신 김동수님 자신에게도 이모저모 뜻깊은 경기가 아니었을지...
김동수 선수 수능모의고사370이었다니... 제가 어디선가 들었던 이야기가 사실이었군요. 그렇게 높은 점수에도 불구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걸 하기 위해서 성공 불확실한 프로게이머의 세계로 뛰어드신 동수님. 이런게 프로정신이 아닌가 싶네요. 정말 자기가 좋아하는걸 위해서 자신의 모든걸 뒤로하고 나아가는 자세.
가림토스 김동수는 저의 우상입니다.
용가리통닭
03/07/30 22:13
수정 아이콘
말할때보면 머리좋아보이던데 모의고사370점이엿다니.. 놀랍군요
덴장.. 비벼머
03/07/30 22:23
수정 아이콘
김동수 선수는 81년생 이시기 때문에 2001년에 수능을 본게 아니라 2000년도에 수능을 보셨죠.. 만약 대학교에 들어가셨다면 00학번 그리고 그때는 수능이 별로 쉽다는 얘기는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다음해인 2001년 수능이 쉬웠지요.. 암튼 2000년 모의고사 370이면 사람들이 소위 말하는 명문대에 충분히 들어 갈수 있었을 겁니다..
남자의로망은
03/07/30 22:48
수정 아이콘
370이 고3이 아니라 고 1,2 이 때 라고 들었는데요 -0-;; 고 3때 까지 계속 공부 했으면 서울대 가셨을듯 -_-
양정석
03/07/30 22:52
수정 아이콘
그런데 참 놀라운 것은 김동수가 온게임넷에서 그 기가막힌 경기를 펼친 뒤 약 2달 정도가 지나고, 겜비시 종족최강전에서 조정현을 상대로(맵은 짐레니너스 메모리) 그것과 똑같은 전술로 굉장한 혈전 끝에 이긴 적이 있습니다.
그때도 7시 멀티가 공방전의 핵이었는데, 프루브가 몰살당하거나 혹은 넥서스가 파괴당하길 4,5번 정도 반복하다 결국은 그 자원줄을 김동수가 차지하게 되고,그 이후부터 김동수에게 승부가 조금씩 기울기 시작했죠.
김동수 선수 참 대단하죠.
그런 전술을 생각해내어 2번이나 성공시켰으니까요. 버티고나 짐레이너스 메모리가 그 이후로도 1년정도 더 쓰였지만 아무도 공식경기에서 그 전술을 쓴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슬퍼하는마린
03/07/31 11:22
수정 아이콘
갑자기 수능점수가-_-;
슬퍼하는마린
03/07/31 11:22
수정 아이콘
공부도잘하고,스타도잘하면 얄미워보인다는 -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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