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3/08/17 02:58:04
Name 몽땅패하는랜
Subject (잡담) 행복한 쪽지
오늘 이 곳 피지알에서 한 통의 쪽지를 받았습니다.
사실 엊그제 아무런 생각없이 단 댓글의 잘못된 점을 지적받고 후다다닥 댓글을 지웠다가
갑자기 댓글 삭제에 대한 여차저차한 설명없이 삭제해버린 것이 상대방에게 오해를 살 수 있겠다 싶어 허겁지겁 지적해주신 분에게 쪽지를 보냈었습니다.

이틀동안 반응이 없었습니다.(이거 괜한 행동을 해서 더 오해받는 거 아닌가????)

그리고 오,,,이젠 어제군요ㅜ.ㅜ 그분이 쪽지를 보내셨습니다. 제가 보낸 변명성의 쪽지에 보다 성심껏, 상대에 대한 배려를 담은 쪽지를 보내주셨습니다.
(다만 피지알 접속하면 뭔가 소리는 들리는데 쪽지인줄 몰랐다는 이야기는 너무 재미있는 이야기였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랬거든요^^)

하루종일 괜시리 기분이 좋으면서 갑작스레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 피지알에는 논쟁이 너무 많아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죄송한 말씀이지만 스타에 관한한 임요환 선수나 각방송진의 해설진들보다 더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흔히 머리 위에 올라앉아있다고 표현하는-개인적인 생각임을 전제합니다).
서로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주장하다보니 논쟁이 되고 제 3자가 보기에는 도에 지나친 듯한 댓글이 달릴 때도 있습니다.
혹시 몇 시간 뒤, 아니 사나흘 시간이 흐른 뒤 자신이 쓴 댓글을 다시 읽어보십니까.
전 제가 직접 쓰거나 댓글을 단 글은 자주 읽어봅니다(그러면서 조회수를 올린다는 콜록;;;;) 그럴때마다 늘 후회가 들더군요. 그땐 아무리 흥분했다지만...꼭 저렇게 밖에 표현할 수 없었을까? 아이구 이 댓글을 읽는 분이 얼마나 기분이 상했을까?

그래서 가끔 시키지도 않고 반가와하지도 않을 일을 합니다.
늦었더라도 상대방에 대한 사과와 나름대로의 당시 상황에 대한 해명을 쪽지로 써서 보냅니다(논문을 쓰지 않는다면 5분에서 10분 정도면 가능합니다^^).
그리고 현재까지는 그렇게 보낸 쪽지에 네가지 없는~~, 18 종류의 답장을 받은적은 없었습니다.

가끔 편지라는 것을 생각해봅니다.
시차를 두고 주고받는 불편함과 손 노가다라는 아픔이 있지만 봉투를 뜯고 편지를 읽을때까지 두근거림은 흐뭇한 기억으로 다가옵니다.

요사이 피지알의 몇몇분들과 쪽지를 주고 받으면서 저는 지난 날 연애편지를 쓰던 기억을 떠올립니다. 쪽지가 도착했습니다라는 어여쁜 여성의 목소리를 들으며 메모박스를 클릭, 무슨 이야기일까 설레임을 갖는 것.
다소 불편한 댓글이 오갔을 때, 조금 늦더라도 쪽지를 통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다음에 그 분의 글을 읽을 때 한결 마음 편하게 읽을 수 있고 보다 신중하게 댓글을 올릴 수 있다는 미덕.
한 두 마디의 쪽지, 그 작은 것의 오고감을 통해 생각보다 쉽게 서로의 마음을 알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짧은 생각에  또 게시판 트래픽을 가중시키는 글을 올렸습니다.

혼나는 것은 각오했지만 저 역시 무서운 쪽지는 받기 싫습니다^^;;;;
좋은 일요일 보내세요  
felmarion님의 좋은 글을 읽고 문득 떠오른 생각입니다.

-요사이 닉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있는 몽땅패하는랜덤-
안 되는 줄 알면서 왜 글을 썼을까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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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gelmai
03/08/17 03:13
수정 아이콘
음 좋은 글이군요. 물론 몇분은 댓글에 태클걸지도 모르겠지만... ^^
03/08/17 03:18
수정 아이콘
이런 좋은 글에 태클 걸 사람이 있을까요............... 하면서 태클 걸어봅니다!!
이 게시판(제로보드)은 한 사람이 아무리 많이 조회한다고 해도 조회수가 1회 밖에 올라가지 않는답니다. ^^;
pgr 모든 회원분들 즐거운 일요일 보내시기를~
몽땅패하는랜
03/08/17 03:24
수정 아이콘
k3930님/ 지금 양말 입에 물고 벽에 머리 부딪히고 있습니다ㅜ.ㅜ 밥팅이 밥팅이
Minstrel
03/08/17 03:26
수정 아이콘
너무 좋은 글이네요.. 너무 공감가고 제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글입니다..저두 반성을...ㅠ.ㅠ
felmarion
03/08/17 03:35
수정 아이콘
게시판에서 댓글을 달다 가끔씩 실수를 할때가 있습니다. 그때마다 엄한 질책과 함께 띠뜻한 마음을 담은 쪽지로 저의 잘못을 지적해 주신 분들께 다시한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좋은 글입니다.
러블리제로스
03/08/17 09:15
수정 아이콘
몽땅패하는랜덤님의 유머러스한 댓글에는 즐거워하는 사람도 많지 않았나요? ^^ 좋은 글 앞으로도 부탁드립니다
허브메드
03/08/17 09:40
수정 아이콘
몽패랜님/ 즐거운 하루 되세요^^
Return Of The N.ex.T
03/08/17 12:46
수정 아이콘
몽당패하는랜덤님/ 벽에 너무 세게 박지 마세요..^^ 벽 무너 집니다..쿨럭..-_-::
안개사용자
03/08/17 12:54
수정 아이콘
공감가는 글입니다.
제가 이 PGR에 올려놓은 글보다 올린 후 마음에 안들어 스스로 삭제한 글이 더 많을 겁니다.(어쩌면 이 댓글도...-_-;?)
아무튼 공개된 장소에서 글 쓴다는 것..... 정말 어려운 일인 거 같습니다.
적어도 저에겐 그렇습니다.
03/08/17 15:43
수정 아이콘
저도 오늘 쪽지를 받고 너무나 행복했었습니다.
제가 보낸 쪽지로 상대편분도 같은 마음이실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지혀뉘~
03/08/17 16:54
수정 아이콘
아직도 기억하고 있어요^^
김동수왈:귀찮게 왜 뚫어 아비터 리콜~~~!!!!!!!!!
정말 웃었지요~~ ㅋ득ㅋ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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