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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10/03 22:13:09
Name Judas Pain
Subject Great or not great, it's Gatsby question
안녕하세요, 강민 편애모드 5분대기조인 쥬다스 폐인입니다

오늘은 좀 책에 대한 애기를 할까합니다,

그동안 스타와 PGR자체에 대한것 말고는 쓴글이 없었는데,


이제는 대기 모드인 만큼 좀 편한 맘으로 이곳에 글을 쓸수 있을것 같아 하나 올리고 사라집니다

다들 즐거운 공휴일 보내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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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위대한 개츠비가 유명한 이유야, 공공연한 비밀이니 언급할 필요는 없지만
개츠비가 위대한 이유는, 숨겨진 진실에 가까운듯 하다


혹자는 취향을 탓하기도 하고,혹자는 번역을 탓하고, 혹자는 이해력을 탓하기도 하지만
개츠비는 대체 무엇이 위대한가?(이 말은 곧 이 소설이 대체 어디가 위대한가 라는 말에 다름아니다) 라는
뒷다마 역시, 개인의 소소한 감상록에서 흔하게 볼수 있는 애기들이다



물론, 문학에 쓸데없는 권위주의를 부여하지 않는 다음에야,
고전에서 자신의 문학적 토양에 비추어 그 어떤 인상을 받지 못했다 해도,
그것은 조금도 부끄러워 할 일은 아니다


다만, 그 "누군가"와의 교감, 문학과 삶에 대한 깊은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것에 대해
다소의 아쉬움은 있을 수 있겠지만 말이다


여하튼, 지금 이 시간에도, 서점에선 그의 감명깊은 독자에서
그와 문학적 토대와 소양을 교감하고 공감할 "친구"로 진전되기 위해 누군가는 개츠비의 표지를 유심히 읽고 있으리라

위대하단 말이지... 그래, 세번이면 된다!(?)


하지만, "작업"을 위한 나름대로 불순한 매너는 잠시 접어두는 것이 좋다


스콧 피츠제럴드의 뛰어난 묘사는 별 알고 싶지 않은 인물과 상황설정에 대한 지루함을 유발시키고 일수고
특정한 시대의 상황들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설명되지 않은 내러티브는, 양키센스에 대한 좌절을 불러일으킬 공산이 크다
그뿐인가, 아무리 봐도 이 플롯은, 안방 외화에서 자주 보았던 바로 그 구성!


하지만, 억지로 감동을 기대하지 않는다면 "친구"는 될수 없을지는 몰라도 피츠제럴드의 독자가 될수는 있다


필자는 그것으로 만족했으며, 덤으로 개츠비라는 친구까지 얻었다


여기 그 친구를 잠시 소개해 볼까 한다



물질의 부에 대한 거대한 꿈이 혼탁하게 매몰된 1920년대의 미국에서
그는 성공했으면서도 진정으로 상류층의 세계에 융화되었다고 보긴 어려웠다
상류층 본연의 완숙한 퇴폐성을 갖추지 못한 그는
성공한 명사라기보다는 오히려 어딘지 묘하게 어설펐던 사람이었다


위대한 사람이란, 인간적으로 완숙한 사람이며,

결국은 살아남고 성공해낸 사람이라고 했을때

개츠비는 인간적으로 완숙하지 못했으며 사랑에서도,

삶에서도, 그리고 마지막 장례식에서도조차 실패한 초라한 사람일 뿐이다




그의 사랑은 강렬하고도 맹목적이었지만,

그것이 진실된 것인지, 아니면 어리석은 욕망의 집착인지도 불분명하다
그가 사랑한 여자또한 반짝이는 유리구슬에 불과한 속물이었으며
그 둘의 사랑은 조금도 아름답다거나, 어떤 완전성이나 이상을 그려내고 있지도 못하다



그러나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 순수한 남자가, 속물처럼 퇴폐스러운 세계에서
결국 '아무것도' 이뤄내지 못하고 여자에게도 배신당한체 어이없이 죽어버리는 모습은

더없이 저속한 수렁속에서 잠깐 빛났다 사라지는 그 무엇을 연상시킨다
그것도 끝없이 어두운 밤에 불빛에 이끌려 다가갔다 날개까지 타버린체 희미한 빛을 뿜으며 추락하는 나방같은...





부자,상류층,아메리칸 드림 그리고 남녀관계의 허위와 진실에 관한 공허한 여운을 드리우며 소설은 막을 내린다



어설펐기에 순수했고, 그래서 거대한 성공을 이뤄냈지만

끝까지 자신의 순수한 욕망에 충실했고 그것은 누구도 원하지 않는 꿈이었기에 파멸한 인간, 개츠비


위대한 개츠비

위대하게 초라한 개츠비



난 작가가 이 로맨스를 빙자한 풍속소설에서 모두를 풍자하고 비웃고 있다고 생각하며
그건 개츠비도 예외가 아니라고 본다, 다만 어찌할 수 없는 멍청이와
그 멍청이보다 더 지독한 사회에 대해서 아스라한 회한을 남기고 있을 뿐이다





돈으로 살수 없는 것을 돈으로 사려한, 그리고 파멸한 개츠비에게는
피츠제럴드가 속한 세대의 사람들이 가진 연약학 자아상이 새겨져 있다



그리고 그것은 물질의 거대한 환상을 순례하듯 뛰쫒고 있는 우리들 역시 자유로울수 없으리라





개츠비 항상 바라봤던, 강 건너편 녹색의 불빛은 대체 무엇이었을까
물질에 대한 환상을 품었으면서도, 결코 그것에 동화될수 없었던 사나이


그가 바라던 꿈은, 목표도 방법도 틀린 것이었고
그에게 비극이 찾아오지 않았다 한들, 그는 아마도 영원히 산 정상에 무거운 돌을 올려놓고서
끝없이 그것이 미끄러지는 것을 지켜봤어야 했을것이다
청춘의 욕망과 집착, 도달할 수 없는 황홀한 녹색 불빛
결과는 두가지뿐, 파국을 맞아 세상에서 사라지던 혹은, 침침한 늪속에서 속물이 되어갈 뿐이다
하지만 과거의 개츠비와 오늘의 개츠비 그리고 내일의 개츠비는 영원히 그러하겠지

그 끊임없는 영속성과 도전의 위대함, 스콧피츠 제럴드는 그것을 말하고 싶었을까


하루키는 그것을 곰곰히 되씹으며, 한걸음 물러서는 방향을 취했다


와타나베와 나기사와는 그것을 같은 출발점에서 다른 방식으로 길을 찾고 있었으며
그 둘은 개츠비를 결국 세번씪이나 읽을 수밖에 없었다







"개츠비는 그 초록 불빛을, 해마다 우리 앞에서 물러가고 있는,
진탕 마시고 떠뜨는 주신제(酒神祭) 같은 미래를 믿고 있었다.
그러고 나면 미래는 우리를 피해갔는데, 그러나 그건 문제가 안 된다
내일 우리는 더 빨리 뛸 것이고, 우리의 팔은 더 멀리 뻗칠 것이다" -어떤 맑은 아침에-



"그리하여 우리는 흐름을 거스르며 노를 젓고 끊임없이 과거로 밀려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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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03 22:16
수정 아이콘
제목오타
Judas Pain
05/10/03 22:19
수정 아이콘
지적 감사, 그러나 수정본도 문법적으로 맞는 문장인지 불확실함
blueisland
05/10/03 22:30
수정 아이콘
갯츠비를 알게 된 것은 하루키 때문이었죠..( 저같은 사람 많을 겁니다.)
후니저그
05/10/03 22:41
수정 아이콘
상실의 시대를 통해... 위대한 게츠비를 3번 읽지 않은 사람과는 친구가 되지말라... 그래서 읽었지만 .. 저에겐 왜 어려운건지..
글루미선데이
05/10/03 22:48
수정 아이콘
전 이책에 관해서 할말이 딱 하나
왜 두번이나 읽었는데도 기억에 1g도 안남는 것이냐...-_-
....불가사의입니다 불가사의

ps:무라카미 브라더스도 역시 읽으면 짜증이 나고
읽었지만 기억에 전혀 남지를 않는...
youreinme
05/10/03 22:59
수정 아이콘
공감가는 부분이 많은 글이었습니다. '부'와 '물질'에 대한 순수한 열정이야말로 개츠비가 위대한 까닭이겠지요. (맞나요???)

그가 어린 시절에 쓴 다이어리와 계획표가 프랭클린으로 대표되는 청교도적 '근면, 성실'과 매우 닮아있다는 것, 녹색 불빛에 대한 은유가 미대륙의 pioneers들의 경험과 닿아있다는 것, 등에서 개츠비를 아메리칸 드림의 한 원형으로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네들이 받을어 마지 않는 개척자(이자 타자의 입장에서는 침략자)의 이미지인 것이죠.

이러니 저러니 해도, 단 한순간이라도 그처럼 무엇에든 노력하는 자세를 보였으면 좋겠어요. 책 속에서는 다소의 '불법적인' 수단이라는 암시도 있지만 뭐,, 어떻습니까. 낄낄.
브릴리언스
05/10/03 23:01
수정 아이콘
blueisland// 데렉하트필드를 찾다가 가상의 인물이란걸 알았을때 충격받았을 저같은 사람같네요
05/10/03 23:40
수정 아이콘
뜬금없지만 캐츠비 책으로도 나오나요?
dangertnt
05/10/03 23:49
수정 아이콘
무라카미 하루키씨가 개츠비를 은근히 미는걸 봤을땐..
오히려 개츠비의 매력이 삭감되는듯..(하루키 작품을 별로 안좋아해서..)

저도 처음엔 왜 이게 위대한지 알 수가..
이 글을 보니 다시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05/10/04 00:12
수정 아이콘
이 게시가 외국분이 쓴 걸 번역한 게 아닌가 싶은 문장들이 참 많네요. 특히
'이 말은 곧 이 소설이 대체 어디가 위대한가 라는 말에 다름아니다'
이건 정말 최고입니다.
05/10/04 00:40
수정 아이콘
laviz님//만화책을 말씀하시는거면 책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
Judas Pain
05/10/04 03:46
수정 아이콘
아마도, 제 습관상, 머리속에서 한번 정리된 개념을 다시 풀어쓰게 되는 일이 많아서 겠지요 해서 제글의 교정과정은, 항상 단어와 문맥의 가지치기가 된답니다 검색해, 보시면 더 멋진 문장이 수두룩하게 나온답니다
05/10/04 09:25
수정 아이콘
내용이 나쁘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겉멋 들어간 문장들 때문에 감흥이 덜하다니, 아쉽습니다. 간략하게 쓸 수 있는 말은 간략하게 쓰는 편이 효과적입니다. 쉼표도 좀 줄이시고요.
Caroline
05/10/04 11:05
수정 아이콘
더이상 우리네 사랑은 위대한 개츠비 같지도 않다 <- 이 한마디면 될까요? 홍진경씨 싸이에서 봤습니다^^;
05/10/04 11:47
수정 아이콘
곰곰히 생각해보니 .. 저도 개츠비는 하루키를 통해서 알게 됐네요
그러나 세 번 읽지는 못했어요. 솔직히 "뭐지?"했던 소설..
글을 잘 읽어보니 제 스스로 조금 정리가 된 것 같네요.
잘 읽고 갑니다.
Judas Pain
05/10/04 12:06
수정 아이콘
예, 충고 감사합니다. 충언은 늘 입에는 한없이 쓰지만, 몸에는 더없이 이로운 법이죠
김치원
05/10/04 13:45
수정 아이콘
The Great Gatsby... 원작을 읽어보세요.
그다지 재미는 별로 없지만... 1920~30년대 미국이라는 나라의
분위기를 알려주는 건 좋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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