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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4/17 20:16:57
Name 강은희
Subject 처음으로 이공계 수업에 도전하다
전 현재 00학번 대학생입니다. 남자들은 군대를 갔다 복학을 하기 때문에 00학번이 꽤 있다지만 저는 여자입니다.
제가 20살에 정확하게 대학에 입학했기 때문에 제대로 학교를 다녔다면 23살에 졸업을 해야 정상이겠죠.

휴학을 두번 했었습니다.1학년 끝나고 휴학을 했었고 마지막 졸업때에 학점이 모잘라서 휴학을 다시하고 그 1년후에 다시 복학을 하게 된거죠.
마지막이니 왠만하면 수업을 편하게 짜자고 마음 먹었는데 복학생은 거의 마지막에 시간표를 짤수밖에 없었습니다.
들어가 봤더니 왠만한 수업들 다 초과입니다.일본어 회화를 꼭 듣고 싶었는데 일본어는 인기가 많아서 거의 사람이 빠져나오질 않더군요.
제가 일본어 2급 준비하는 중이라 초급회화는 공부 안해도 되거든요.근데 도저히 일본어는 사람이 안빠져서 중국어를 찍어놨는데 일본어는 끝까지 초과(아직도 못들은게 한이 맺히는)...

결국 시간표를 다 짠 결과는 중국어,프랑스어(..),컴퓨터활용,전공과목 여기까진 뭐 무난했습니다. 이 정도야 가뿐하게 해주지 뭐...라고 생각했었는데 문제는 '우주와 자연'이라는 수업이었습니다.'우주와 자연'이라길래 별 나오고 우주 나오는건가보다..재밌겠다 라는 어처구니없는 생각을 하게됐고 그 결과는...

2째주까지 가뿐하게 빠져주고 3째주에 책도 없이 수업을 들어갔습니다.사람이 엄청나게 많더군요.교수님 들어오시는데 나이 많이 드신분...목소리가 엄청 작습니다.뭐 거기까진 좋았는데... 조를 짜서 발표를 한다더군요.조짜는데도 엄청나게 오래 걸립니다.전원이 92명[..] 조짜서 조대로 앉아서 수업을 하는데 교수님 목소리가 엄청나게 작고 무슨 말 하는지도 모르겠더군요.전 우주와 자연이 그런 수업인지 몰랐거든요-_-; 첨에 가서 수업한게 지구로부터 달까지의 거리측정 방법이었는데 아리스타르쿠스,히파스코스의 방법과 수많은 cos와 sin들...참 낯설더군요.수학과 담을 쌓은지가 언젠대... 하나도 모르겠는데 교수님 목소리는 작아서 안들리지 혼자 막 계산공식을 얘기하면서 읽어 내려가는데 뭔지 알아들을수가 있어야죠.천문단위 파이나 Ω, 수학공식들만 잔뜩 나오고 미쳐버리겠더군요-_-; 수업 들으면서 뜨억 소리가 나더군요 진짜로...

아 진짜 이거 잘못 들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멍하게 있었습니다.수업 끝나고 어떤 학생들도 이 수업은 이공계 애들이 듣는 수업인가봐 라고 하더군요.아 진짜 제가 젤 싫어하던 과목이 수학이랑 물리였거든요.전 미대생이고 이과쪽과는 아~주 관련이 없는 사람입니다.그것도 수능을 6년전에나 봤는데 그 후로 수학책을 봤을 리가 없죠.천문학이 이런 수업이었다니...

천문학 재미있어 보였는데 재밌겠다고 생각한 제가 미친거죠.그리고 레포트를 써오라고 하는데 지동설과 천동설의 비교분석이었습니다.레포트 당당하게 안썼죠.그리고 그 다음주 안나가고-_- 다담주에 들어갔는데 별에 관한 수업이었습니다.태양의 질량과 별의 광휘(Luminosity) 에딩턴 관계식(이건 물리학 안배운 사람은 그냥 넘어가도 된다고 써있는데 이걸 시험에 냈더군요),태양의 핵융합 원리,별의 탄생,가시적연성과 비가시적 연성,도플러효과,스펙트럼 등등..
공식나오면 모르겠는데 거의 다 이해를 하겠더라구요. 그때 처음 들었던 수업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었습니다. 아 진짜 안도의 한숨이 나오면서 천문학이 재밌어질려고... 뭐 다시 들으라하면 절대 들을 생각 없지만-_- 그리고 그 다음주에 별의 진화를 배우고 오늘 시험까지 무사히 봤습니다.
시험은 케플러 3가지법칙, 지동설과 천동설 비교분석, 별의 겉보기등급 ,목성이 별이 되기 위한 조건, Luminosity와 에딩턴 관계식, 별의 절대등급과 겉보기 등급을 이용해 별등급 계산, 연주시차,별의 행로,스펙트럼 이였습니다. 이중에 6개만 골라서 쓰는 거였는데요. 에딩턴관계식과 절대등급,겉보기 등급을 이용한 HR도표 랑 별의 행로??
에딩턴 관계식은 공식이 너무 복잡해서 도저히 손을 댈 수가 없었구요-_-; 물리학과 연관된 거 같던데... HR도표도 봐도 무슨 뜻인지를 모르겠습니다. 절대등급 계산 하던데 분명히 수업 들었을텐데 전혀 기억이 없는...별의 행로와 스펙트럼도 설명하기 어려워서 안썼구요.그래도 5개는 제대로 답을 써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생각보단 어렵게 안나왔고 문제를 거의 다 알려줬었거든요.

학교 5년 다니면서 이쪽 계열 수업 듣는것도 처음이네요.왠지 나름대로 재밌다는 생각도 들구요 진작에 수학을 좀 열심히 공부했더라면.. 이라는 생각도 드네요.
역시 다른쪽 계열 수업 들을땐 좀 진지하게 생각하고 들어야 겠다는 생각도 듭니다.진짜 신중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예전 필수교양중에 서양미술사라는 수업이 있었는데 그걸 타학과 학생들이 많이 듣더군요.저야 물론 전공이라 A+나왔는데 타학과 학생들은 아마 좀 고생했을 겁니다. 뭐 이런 것도 경험이겠죠. 아무튼 천문학쪽에 관심도 생겼습니다. 복잡한 공식은 보기 싫지만-_-
이과계열분들 부럽고 대단합니다... 저런 복잡한 공식들을 공부하고 있다니...

중국어회화 수업은 2/3가 다 중문과입니다. 하하하하 ... 눈물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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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소리
06/04/17 20:25
수정 아이콘
이건 대단한 도전이라기보다는 '무모한 도전'!
06/04/17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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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미대생이 천문학과 수업이라.. 답이 없죠
성의준
06/04/17 20:27
수정 아이콘
헉...지구과학2에서 다 나왔던 내용들이네요..^_______^전 이공계생...
지구과학을 유난히 좋아하기에+_____+즐기면서 듣습니다.
전 무슨 문학이나 도덕, 철학같은 수업시간은 너무 난해하고 졸린지라-.-;;; 역시 이공계-.-v
항즐이
06/04/17 20:30
수정 아이콘
닥치고 5:5.. 라기엔
이공계 수업은 수학 모르면 답이 없죠.. ㅡ.ㅡ;;

제가 강의하는 과목에 경영대 학생들이 와서 좀 듣습니다.
수학이라고 해 봐야 2차방정식 수준인데..
갑자기 개념을 기호로 바꿔서 증명하니까 굉장히 괴로워 하더군요;;

시험지 매기고 있는데..
조금 미안해 집니다. ㅡ.ㅡ;;
You.Sin.Young.
06/04/17 21:05
수정 아이콘
아.. 뭐랄까 숙연해지네요..
guitarmania
06/04/17 21:09
수정 아이콘
전공대생인데...

반대로 영작문이나 회화같은거
술술잘하는 영문과 사람들 보면 그저 신기합니다...
전 그냥 그런 수학공식이나 컴퓨터 프로그래밍쪽이 더 좋던데요...
강은희
06/04/17 21:10
수정 아이콘
아아아아악 기호 나오기 시작하면 @#%#%^#&& -_-;;;
진짜 괴로운 정도가 장난이 아닙니다; 머리에서 쥐가 나...
아니 항즐이님... 강의를???;;
WhistleSky
06/04/17 21:18
수정 아이콘
항즐이님은 조교??
교수님이라기에는 너무 젊으셔서;;
항즐이
06/04/17 21:37
수정 아이콘
시간 강사입니다;;
먹고 살기 위한 대학원생의 테크트리 중 일부죠.

전 그래도 기호가 없으면 정리가 안되던데;;
어쩔 수 없죠;;
철학이나 사회학 책도 기호화 해서 시험준비했던 기억이.. ㅡ.ㅡ
아웃사이더
06/04/17 21:51
수정 아이콘
이과 전공하고도 수학, 물리때문에 골 아파하던 난 뭐지??ㅡ,.ㅡ 진짜 이과계열은 수학 모르면 죽음이죠. 어려서부터 문과계열에 관심도 많고 적성도 맞던 내가 왜 이과를 택했었는지...
강은희
06/04/17 21:55
수정 아이콘
저 방금 남동생이 교과서 공부했던거 정리해서 버리려고 하는데 수학책 좀 달라고 해서 챙겨왔습니다-_-;수학1이랑 수학2 인데 수학2에 지금 배우는게 좀 나오네요;이거라도 보고 공부나... 이제와서 수학기초 공부를 다시 하다니..OTL
항즐이님 철학과 사회학을 기호화... 강적이네요-_-;;
김연우
06/04/17 22:04
수정 아이콘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수학 자신있다!'였다가, 심화되는 미적분에 '그럭저럭 하지'로 바뀌었고, 암호학-정수론 공부하면서 '난 수학에 재능이 없구나'로 바뀌어버렸어요...
06/04/17 22:35
수정 아이콘
지금 대학원 준비중인 물리전공학생인 저로썬 많이 보던 용어들이네요..
이곳에서 저런 용어를 볼줄이야~~~ 성대에서 공부하는데 주변이 죄다 인문학도인지라 참 공부하기 거시기 하네요...하루에 12시간씩 전 수많은 미적분과 기호에 시달립니다. 아마 공대생도 저와 똑같을듯...
그래도 경영학쪽은 이공계생이 들어도 괜찮을듯 하던데...나중에 기회가 되면 함 제대로 공부해보고 싶기도하고
사진이랑 영상기기에 관심이 있는데...그러고 보니 이공계가 요즘 힘들긴 하지만 교양듣거나 타 분야 접하기엔
왠지 인문학도보단 조금 낫기도 한것 같네요..
DNA Killer
06/04/17 22:55
수정 아이콘
항즐이님의 '철학이나 사회학 책도 기호화 해서 시험준비했던 기억이.. ㅡ.ㅡ' 라는 이야기를 들으니 철학과 수업을 듣던 기억이 납니다.
기호학을 듣고 싶어서 기호논리학을 들었었는데 논리학이였죠.
혹시나 기호학과 관련있나 싶었는데...
그외 다른과 수업중에서 실수였던건... 영문과의 영미단편읽기였죠. 물론 공부도 잘 하지 않았기도 했지만 괜한 학문을 향한 객기였달까요.
전 전공을 더 못하는 공대생 ㅠ.ㅠ
또 하나의 즐거
06/04/17 23:34
수정 아이콘
음.. 전 막 땡기는데... 사실 지동설과 천동설을 비교하자면..
그것은 과학적으로도 할 수 있지만 철학적으로도 해석 할 수 있기 때문에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닐듯 싶습니다..
천동설이 꼭 틀린 말이냐..라고 한다면...
어떤 면에서는 맞는 얘기라고도... 물론 철학적인 측면에서 말이지만요..
강은희
06/04/17 23:49
수정 아이콘
네..지동설과 천동설이 가장 쉽습니다-_-; 배운것중에 가장 어려운게 달에서 지구까지의 거리측정방법(이건 죄다 기호와 수학,각도 알파 베타구하기 등등)-_-; 에딩턴 계산식(물리학)이랑 비가시적 연성의 도플러현상과 스펙트럼이었습니다;;
이제부터 배울 것들을 훑어보니 빅뱅원리가 있던데 이름만 들어도 후덜덜 하네요.
제 남동생이 제가 배우는 책을 보더니 불쌍하게 쳐다보던데요.제 남동생은 행정학과;;
강은희
06/04/17 23:51
수정 아이콘
Mithril님//인문학도보다 예체능이 더 눈물납니다.예체능은 진짜 다른 계열 안듣는게 좋을거 같은... 아 근데 전 거의 골고루 수업을 다 듣는편이라 법,문학,철학,컴퓨터,회화 죄다 듣습니다. 근데 이번 천문학은 좀 심하게 강했던-_-
06/04/18 01:19
수정 아이콘
코아님이네요... 방가~
T1팬_이상윤
06/04/18 02:58
수정 아이콘
진짜 이공계 수업은 수학 못하면 답이 없답니다 ㅡㅡ;;;;
전인민의무장
06/04/18 07:04
수정 아이콘
astronomy 쀍... 지금 대학에서 듣고 있는데 진짜 재미없어서 미치겠네요. 상대생(commerce)인데 정말 돌겠음. 두번째 듣고 있는 astronomy..
06/04/18 07:28
수정 아이콘
저는 이공계 졸업했는데, 교양과목으로 영산문 강독 이라는걸 들었는데요, 영문과 전공 필수라 하더라구요. 중간고사때 에드가 알런 포우 책 한권 던져주고, 시험문제가 괄호 넣기 였다는... 물론 학점은 D.... F 아닌게 다행이었습니다
06/04/18 09:00
수정 아이콘
뼈속까지 공돌이인 저로서는..;;
수학 들어가면 대략 B 이상이지만, 어학 계열은 죄다 C 이하;;;
특히나 교양일본어는 왜 필수교양인지, F 두번 맞고 결국 계절학기로 이수했습니다... ㅠㅠ
마술사
06/04/18 09:40
수정 아이콘
전 이공대 8학기째 마지막 학기인데, 미대 전공과목 듣고 있죠.
뭐 현재까지는 그다지 무리는 없는 것 같습니다만..."디자인마케팅"이라는 과목이죠.
팀프로젝트를 하는데, 같은 미대 조원들의 생각이 공대애들이랑은 정말 180도 다른 것을 종종 느끼곤 합니다.
폭주창공
06/04/18 09:56
수정 아이콘
음화화;; 저도 경영학과 학생이지만 공대쪽 수업에 관심이 있어서 그 헐렁하다는 산업공학시스템이라는 과로 이중전공- 졸업하려면 필수라서요 -_-;; -할 생각입니다. 그나마 공대중엔 널널하다고 하고... 커리큘럼 자체도 제 전공과 유사하지만... 걱정이 앞서는건 어쩔 수 없네요;;
빛의정원
06/04/18 12:32
수정 아이콘
저희 학교는 모든 교양계열을 한번씩 다 들어야지 졸업이 되는지라
언어쪽 듣다가 여러번 GG쳤어요; 차라리 수학이 났죠. 언어는 정말ㅠ
교양을 들으면서 역시 나는 이과계열이구나..라는걸 또 느꼈다죠.
천문학은 커리큘럼에 있었다면 꼭 한번 들어보고 싶은 강의네요. 재밌을것 같아요.
sometimes
06/04/18 12:46
수정 아이콘
저는 공대에서 석사까지 마쳤지만 교양은 전부 A+인데 전공이 다 깎아먹습니다. 하하하~ 2점짜리 교양 잘 맞아봐야 3점짜리 전공 못 보면 GG죠.
그래도 전 공대가 좋아요ㅠ.ㅠ
06/04/18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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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응용 역학 공부하다가 더 공부해 보자고 쬐끔만 더 깊게 들어가면 뭔가 세로운 세계가 보이죠 -_-;
목메고 싶은....
06/04/18 14:24
수정 아이콘
문과나온 경영학과 1학년으로서 미분적분 썅칼-_-
백수모드on
06/04/18 15:28
수정 아이콘
공대생인데 진짜 공대 수업은 미적이 베이스로 깔려있어야되요.모르면... ㅜ.ㅜ
강은희
06/04/18 22:50
수정 아이콘
디자인은 뭐 공대분이 들으셔도 별 상관 없을겁니다;다만 순수미술쪽은 정말 들으면 안되는... 제가 순수미술인데 이쪽 교양은 미술관이나 전시관에서 작품보고 레포트 써가는게 기본이라-_- 전공중에 모델보고 그냥 바로 붓으로 그려내려가는 수업이...쿨럭
수학책 보고 공부하려는데 첫번째 집합에서 막히는-_- 이거 나한테 문제있는거 아냐?;;
마술사
06/04/19 12:50
수정 아이콘
폭주창공// 헉 저 산업공학시스템 과인데요~ 반갑습니다
경영대랑 산공과랑은 비슷한 점이 많죠; 널럴하지는 않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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