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2경기에서 럴커변태시점에 임요환 선수는 애드온이후 마인업이 아닌 투팩을 선택했습니다.

그러나 그 시점에서는 투팩이든 마인업이든 ...... 미래가 없었을 가능성이 큰 것 같습니다. 마인업을 해도 럴커는 오버로드가 둥둥 떠 있는 상태라 마인으로 진입을 막을 수는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벌쳐의 마인을 포기하고 투팩으로 벌쳐의 화력을 모으자는 선택을 임요환 선수가 했지만,  벌쳐는 상성상 럴커에게 약한 유닛으로 분류됩니다.(게다가 나온 벌쳐숫자보다 럴커가 더 많은 상황이었으니......... )

결국 투팩토리든 원팩토리든 그 상황에서의 판단은 승패에 그리 중요한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란 생각이 들고 더 중요한 시점은 이보다 한단계 빠른 시점이라고 봅니다.

승패를 가른 시점은 투배럭이 아닌 원배럭을 하고 최가람 선수가 이를 정찰한 시점이라고 봅니다. 투배럭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마린이 나오지 않았고 마린은 나왔으나, 최가람선수의 공격적인 1배럭 공략에 지속적으로 잡히는(SCV까지 덤으로 계속 잡히는...) 결과가 발생합니다.

이는 임요환 선수의 예측과 연습이 빗나간 감도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 연습할때 이토록 저글링을 계속 보내어 마린을 잡아주는 플레이를 연습상대분이(성학승선수 등.....) 하지 않았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가람 선수가 왜 그렇게 저글링 생산에만 주력했느냐를 생각해보면 아마 연습때 상대가 1배럭을 하고 있는 경우...... 저글링을 계속 뽑아 병력을 헤딩시키면서 럴커로 가면, 상대선수들이 막을수 없었거나 '막아도 크게 피해를 입으며 막아서 경기자체가 이미 상당히 넘어온' 경기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지난 프로리그에서의 백두대간의 오영종 선수의 대저그전에 대해  조정웅감독은 '이 빌드를 막은 저그가 아무도 없었다, 필승할 줄 알았다'고 얘기했습니다. 그와 같은 맥락이라고 봅니다. 연습때 1배럭에 대응해서 이렇게 대응하니 충분히 통했다는 경험에서 자신감을 가지고 계속 저글링을 생산하여 들이부은 감이 큽니다.

최가람 선수가 오버로드 정찰로 1배럭임을 확인하고 그때부터 병력을 들이받고 럴커로 테크를 타자...... 로 마음먹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 순간적인 판단은 연습에서 최선의 승률을 보장해준 판단이었을 것입니다.

2경기를 봤을때 임요환 선수는 2배럭을 해주지 않았을뿐 1배럭에서는 해줄수 있는 거의 최선의 플레이를 보여주었습니다.

1배럭에서 최선의 플레이를 해서 막을 수 없었다면 결국은 1배럭 자체가 문제였다는 것입니다.

1배럭이 빠른 테크의 장점은 있지만 병력이 나오지 않아 초방방어가 부실한 체제라는 약점을 충분히 커버하지 못했습니다.

결과론적으로 대응책을 얘기하면(대응책은 항상 결과론이 될 수 밖에 없는 성격이 있는 것 같습니다) 1배럭의 약한 방어시점을 벙커로 해결하는......임요환 선수는 전진벙커엔 아낌없이 자원을 소모하는데 방어를 위한 벙커에는 다소 인색합니다. 예전 경기도 벙커 안짓다가 패전한 경기가 논란이 된 적이 있었습니다. 임요환 선수의 수비능력은 그다지 강력한 것이 아니란 점에서 안전한 방어가 우선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벙커를 지으면 그 자원으로 인해 테크가 조금 늦게 올라가거나 병력이 안나와서 빠른 타이밍에 언덕뒤를 치는 럴커를 처리할 수 없다..... 고 말할 수도 있지만 빠른테크 레이쓰와 임요환 선수의 투컴셋이었다면 처리했을 거라고 봅니다. 이 경기에 선보인 임요환 선수의 투컴셋은 원래 레이쓰용으로 개발된 것으로 보이는데, 최가람 선수의 공격적인 1배럭 대응에 병력과 SCV를 계속 소모하고 테크를 올리지 못하다보니 레이쓰는 구경도 못했습니다.

원래빌드는 1. 1배럭과 건물 SCV로 안전하게 방어 -> 2. 빠른테크 -> 3. 투컴셋레이쓰로 언덕뒤 럴커를 분쇄하고 -> 4. 임요환급 콘트롤로 저그본진의 드론을 거의 다 잡아주다시피하면서 -> 5. 모은 마메진출 이었다고 봅니다.

결국 16강에서 변은종 선수를 잡은 빌드와 같은 빌드입니다. 다른점은 투컴셋뿐입니다. 임요환 선수도 이런 빌드로 연습을 하다보니....... 팀내 타 저그들이 알고도 이 빌드를 도저히 못막아서....... 다만 컴셋하나인 부분은 위험해서..... 그래서 컴셋두개를 하니  안전하면서도 완벽한 빌드가 완성된 결고로......진행되는 방향이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데 이 빌드의 최초 1번. 1배럭과 건물 SCV로 안전하게 방어에 약점이 있었다는 것을 간파하지 못한 겁니다. 최가람 선수는 1배럭의 약점을 이미 간파했고 말입니다.

같은 전략을 또 들고 나왔다는 점에서(다른 점은 투 컴셋뿐...) 그러한 전략이 연습시에는 얼마나 강력했는지.... 간접적으로 평가해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럴커변태시에 투팩으로 가는 판단대신에 가장 최선의 선택은, 커맨드센터주변에 벙커하나 짓고 원팩에 애드온 붙여서 탱크를 뽑는 선택(탱크는 SCV가 일하는 곳에 시즈하여 언제든 SCV가 달라붙어 수리할수 있게하는......... 배럭을 띄워 커맨드 옆에 내려놓은후 마린은 나오자마자 벙커에 넣어 보호하고....) 이런식으로 최대한 수비적으로 한 연후에 마메병력과 시즈로 럴커라인을 어떻게든 돌파하는....(그러나 이렇게 했더라도 반드시 방어했을 것이다.... 라고 보기는 힘든 것 같습니다...) 선택이 좀 더 나았을 것 같습니다.

결국 임요환 선수는 1배럭의 약점을 보완할 전략을 갖고 있지 못했고 최가람 선수는 1배럭이라면 해볼만하다......... 는 전략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임요환 선수가 못했다기보다는 '언제나 그렇듯' 상대선수가 너무 잘했습니다.

굳이 임요환 선수의 실수를 지적하라면 '아무리 완벽한 빌드라 생각되어도 같은 빌드를 반복적으로 선택한다면 상대선수에게 간파되어 파해되기 쉽다는 것'....... 3경기도 24강전과 같은 빌드였으며 역시 예견하고 파놓은 함정에 빠졌습니다........ 그정도라고 봅니다.



PS1. 임요환 선수 팬분들...... 프링글스가 남아있습니다!!

PS2. 최가람선수가 저그라는 종족으로 임요환급테란을 3전2선승제에서 잡은 사실에 아직도 놀라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영종, 최가람....... 르카프오즈는 신날것 같습니다.

PS3. 여전히 서로 모르는 상태에서 준비없이 경기하는 경우 임요환 선수는 저그라는 종족에게 가장 무서운 선수라 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