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일하는 회사에 가수 강산에씨가 진행하는 음악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가끔 4층에 담배 피러 올라갔을 때,
스쳐 지나가며 '강산에다' 하는 정도였죠.

그런데 이번 달까지만 일하고 그만두게 되면
이렇게 스쳐지나가는 것도 끝이겠구나 싶더라고요.
제가 뭐 열렬한 팬도 아니지만 그냥 연예인과 소소하게 스치며
지나던 일상이 다 사라지겠구나 싶으면서 안되겠다 싶었죠.

그래서 친구들한테 미리 말해놨어요.
'앞으로 회사에서 강산에 한 번만 더 만나면 술이나 한 잔 하자고 말 걸어볼거야'
친구들은 한 번 해보라며 깔깔대면서 비웃었죠. ㅡㅡ;;

오늘 담배를 피우며 친구와 전화로 수다를 떨고 있는데
강산에씨가 나타났습니다.
평상시 그대로 펑퍼짐한 바지에 모자를 쓰고 연두색 티를 걸친 채
담배를 맛나게 피우시더군요.

친구는 전화로 계속 '할 수 있어. 해봐! 꼭 될거야. 쪽팔림은 잠깐이야 그까이거'
저를 부추겼답니다.
그리고 전 부추김에 넘어갔습니다.

난간에 기대 밖을 바라보고 있는 강산에씨 뒤편으로 조심스레 접근했습니다.
다가오는 느낌에 흠칫하며 뒤를 보더군요.

'아...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저 언제 저랑 술이나 한 잔 하시죠'

속으로 미친 사람 아닐까 했을지도 모르지만
'그래요~ 주로 어디서 마셔요?'

'홍대요' '나도 주로 홍댄데 그럼 함 봐요'

헐헐~ 꿈인가, 생시인가... 이렇게 쉽게?

'음...연락은 어떻게? 제 연락처 저장시켜 드릴게요'

'그래요, 아~ 00씨. 제가 하루 전에 연락 드릴게요'

꾸벅 인사하고 '감사합니다' 하고 돌아섰답니다.

친구들은 진짜 하란다고 한거냐, 아니다 잘했다
그래도 연락은 안올거다 의견이 분분합니다.

연락이 올까요?
제가 여자라 연락하기 부담스러울까요?

유머는 여러분께서 찾아주시길... 총총~



* homy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6-07-21 17: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