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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8/01/05 15:50:52
Name 애플보요
Subject 임요환의 수싸움
저번 구성훈 전 말도 안되는 전략으로 완벽히 상대방을 봉쇄해서 승리를 가져가더니 오늘 경기 역시 감동을 주는군요

민찬기선수가 초반 마린을 4마리나 뽑았던것도.. 물론 배럭스가 본진에 안보인탓도 있었지만 임요환은 전략적인 선수다 라는 전제가 더 압박감을 준 거 같습니다.

임요환 선수가 오늘 정말 대단했던것은 한번만 꼰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비틀고 또 비틀어서 상대방을 어지럽게 만들어버리네요.




1. 배럭스를 팩토리를 지을때까지 들키지 않을만한 위치에 본진밖에 짓는다 -> 상대방에게 압박감을 심어주며 마린강요

2. 전진투팩을 그 위치에 짓는다 -> 상대방의 벌쳐 난입에 대비하여 입구를 막고 소극적으로 움직이게 만든다

3. 팩토리에 모두 애드온을 붙인다 -> 상대방이 전진 투팩에 올 애드온이므로 당연히 조이기를 올것이다 . 멀티를 늦추고 먼저 시즈모드개발과 스타포트를 올려 레이스를 뽑자. . 민찬기선수의 대응은 만약 임요환선수가 정말 투팩조이기였다면 완벽한 대응이었고 막힐가능성도 컸습니다. 막혔으면 본진에 팩토리가 없기 때문에 상당히 어려운 경기가 되었겠죠. 하지만 이것역시 훼이크였죠. 임요환 선수는 그럴줄 알았다는 듯이 마인개발만 하고 전진 늦추며 멀티를 먼저 가져갑니다.




이미 여기서 승부는 갈렸습니다. 임요환선수는 어차피 민찬기선수가 할수 있는 것은 빠른 조이기 대비해 레이스를 뽑았거나 그것도 아니면 멀티가 늦은 격차를 따라잡기 위해  임요환선수 본진에 팩토리가 없다는 점을 이용해 드랍쉽을 뽑는 것이라는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이 두가지를 모두 막을 수있는것이 클로킹 레이스 였죠. 미니 맵을 보아도 scv등으로 둘레에 시야를 다 밝혀 놓았더군요

상대방이 빠른 마린 치즈러시를 오지 않았기에 서둘러 뽑은 4마린은 무용지물이 되었고 상대방이 빠른 조이기를  오지 않았기에  민찬기 선수의 민첩한 대응은 오히려 독이 되고 말았습니다. 초반 축적할 자원을 4마린에 낭비하고 멀티할 자원을 선 시즈모드 개발과 레이스에 투자했는데 아무런 득을 보질 못했습니다. 반면 임요환 선수는 무언가 할것처럼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유유히 자기 할일만 했죠.

이런 생각을 솔직히 요새 누가 할까요. 먼저 피해를 줄려고 노력하는 움직임은 있어도  피해를 안주면서도 피해를 입힌다..라는 발상의 전환이 정말 대단했습니다. 상대방에게 움직임을 강요하고 경우의 수를 좁혀놓은 후 자신은 상대방의 한가지 경우의 수에 대한 대비만 하면 됩니다. 마린 한마리 뽑지 않았고 터렛을 짓지도 않았고 아머리도 짓지 않았습니다 . 자원을 아무곳에도 낭비하지 않았습니다.얼마나 경제적인 게임인가요?

이후는 뭐 승부는 거의 갈렸다고 봅니다. 임요환 선수는 레이스로 탱크 괴롭히면서 배럭을 때려 시야를 좁힌후 본인은 바로 상대방 코앞에 조여버리고 스타포트와 팩토리를 늘리면서 레이스로는 동선차단 팩토리유닛으로는 조이기라인형성 해서 상대방을 완전히 꽁꽁 묶어버립니다. 민찬기 선수입장에서는 당황스럽죠. 민첩하게 대응한다고 최선의 대응을 했는데 상대방이 아무것도 하지 않으니까 모두 낭비에 헛손질이 되고 말았죠.

정말 임요환 선수 존경스럽네요..스타크래프트가 물론 전략시뮬레이션이지만 요즘엔 그 말이 무색하게 전략보다 빠른 멀티 손빠르기 쏟아내는 물량 즉 physical이 주가 되는 시점에서 mental로써 그 한계를  뛰어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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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곰됴이™
08/01/05 15:54
수정 아이콘
싸우지 않고도 이긴다는 병법의 묘를 깨우친것 같아요.
아니거든요
08/01/05 15:58
수정 아이콘
블루스톰에서 보여준 두 경기(구성훈. 민찬기선수와의 경기) 모두 상식을 뛰어넘는 플레이였던 것 같아요.
오늘 경기를 보면서 누가 저런 플레이를 할까- ? 라는 생각 밖에 안들더군요.
연습.연습.연습을 통해 손을 더 빠르게 만들고 , 매번 같은 빌드 연습을 통해 단단해지는 ..선수들과는 분명 차별성이 느껴지더군요 .
언밸런스마린
08/01/05 15:58
수정 아이콘
'죽은 공명이 산 중달을 이긴다'
정말 공명이십니다,,
오르페우스
08/01/05 15:58
수정 아이콘
그야말로 완벽히 속았습니다. 뭐 해보기도전에 이미 승부는 결정나있는 상황이랄까요.
스타포트에서도 드랍쉽이 나올줄 알았는데 레이스가 모이더군요.
낭만토스
08/01/05 15:58
수정 아이콘
아래 달았던 댓글이지만

이런게 '전략' 시뮬레이션이죠. 이게 '전략' 시뮬레이션입니다.

'이 블루스톰이 멥이 무조건 반땅 먹고 싸우는 싸움만 나오라는 2인용 맵이 아닙니다!!' 라는 이승원 해설의 말에 격하게 공감합니다.
낭만곰됴이™
08/01/05 15:59
수정 아이콘
'이 블루스톰이 멥이 무조건 반땅 먹고 싸우는 싸움만 나오라는 2인용 맵이 아닙니다!!' 라는 이승원 해설의 말에 격하게 공감합니다. (2)

투팩올려놓고서 3스타포트에서 레이스가 우루루루..
스카치캔디
08/01/05 16:00
수정 아이콘
임요환선수의 뇌스타.. 정말 보면서 '우~와'소리만 나오더군요.
Hitachiin
08/01/05 16:03
수정 아이콘
홍진호선수 어버버.......
김평수
08/01/05 16:07
수정 아이콘
진짜 임요환선수는 다르네요..
양산형과는 정말 다른테란
저번에 구성훈전도 그렇고 전략이 기가막힙니다
군인이 밥잘먹고 연습환경좋은 일반프로게이머들을 제치고 테란다승1위라니
라울리스타
08/01/05 16:23
수정 아이콘
방금끝난 에결 김택용 선수도 경기 정말 끝내주는 군요. 중앙지역에서 히드라 막은 뒤로, 캐논과 커세어-리버에 너무 많은 자원을 소비했다는 생각에 빨리 게이트 짓고 나가서 치고 나가고 싶은게 프로토스 심리죠. 그것을 이용한 12시 멀티공략에 나선 이주영 선수의 1부대 반가량의 히드라.

근데 이 선수 중앙지역 막자마자 셔틀보다 2번째 리버가, 그리고 캐논이 늘어나고 결국엔 배터리까지 늘어가면서 막아내는 군요.

이후에 다크템플러와 hp 3남기고 살아나며 계속적인 정보전달과 오버로드 사냥을 해주는 커세어. 이젠 게이트 늘리고, 병력은 나중에 오겠지 생각하며 드론뽑을 타이밍에 들이닥친 소수지만 매우 강력했던 질럿-아칸-리버의 조합된 한방 병력.

저그가 정말 어떻게 해야 이길지 싶네요.
Hitachiin
08/01/05 16:25
수정 아이콘
방금 살아남은 김택용 선수 커세어 hp 1남지 않았었나요?
낭만곰됴이™
08/01/05 16:29
수정 아이콘
Hitachiin님// 정확히는 모르겠고 한칸있는건 봤어요;

배터리+리버.. 정말 할말이 없네요.
Polaris_NEO
08/01/05 16:31
수정 아이콘
'이 블루스톰이 멥이 무조건 반땅 먹고 싸우는 싸움만 나오라는 2인용 맵이 아닙니다!!' 라는 이승원 해설의 말에 격하게 공감합니다. (3)
08/01/05 16:44
수정 아이콘
그분이니까요...
08/01/05 17:01
수정 아이콘
역시 임요환!
낭만곰됴이™
08/01/05 17:03
수정 아이콘
테테전이 이렇게 재밌다니.. 정말 밑에 글에 있는 댓글 다신 분 말씀대로 동족전이라서 마냥 재미없는게 아닌듯..
08/01/05 18:08
수정 아이콘
역시 임요환 선수입니다. 최고의 프로게이머.
황제여 영원하라.
별다방
08/01/05 18:57
수정 아이콘
꼬았다기 보단 그렇게 만든것 같더군요. 배럭 안보여줄테니까 마린뽑아... ( 마린 4기나 뽑죠 )
팩토리도 안보이지? 앞마당 먹지마 ( 앞마당 못 먹고 있죠)
두팩 봤어? 그럼 쪼을테니까 빨리 시즈개발해.. ( 시즈 개발한다고 원팩에서 멈춰있죠..)
두팩 봤으니까 스타포트 올려. 난 클로킹까지 미리 해놓을테니까.. ( 스타포트 올리고 레이스 한기 뽑아서 나가다가 잡혔죠.. )

이건 완전히 짜고 경기한 것 같더군요... 안 쫗은 뜻이 아니라 임요환 선수가 시킨대로 한듯한....

정말 대단합니다. 상대의 의도를 어디까지 읽어낼 수 있는지...
서지훈'카리스
08/01/05 19:34
수정 아이콘
실실허허..네요
08/01/05 19:38
수정 아이콘
임요환선수의 그 '머리'에서 나온 아이디어도 좋고, 이런 맵을 만든 맵퍼도 대단하십니다.
gipsy terran
08/01/05 20:56
수정 아이콘
도대체 몇 수를 내다보고 게임을 하는건지, 역레이스에 대비해서 스타포트 3개까지
가는거 보고 징하게 연구했구나 싶더라구요.
저런 열정과 노력이면 뭘 했어도 성공 했을겁니다.
그저 감탄만,,,,
forgotteness
08/01/05 21:10
수정 아이콘
이래서 임요환 선수의 경기를 기대하고 챙겨가면서 보는거죠...

어떤 수식어를 앞에 붙여도 아깝지 않을만한 경기력을 보여주네요...
진짜 감탄밖에 할 수 없네요...
스타2잼있겠다
08/01/05 21:17
수정 아이콘
진짜 임요환선수 머리값하네요.. 당신은 진정한 창조자입니다.
08/01/06 00:53
수정 아이콘
존경하는 사람이 누구냐? 라고 물으면 전 정말 임요환선수라고 대답할껍니다. ㅠㅠ
참소주
08/01/07 02:55
수정 아이콘
스타2잼있겠다님// 크크.. '머리값'에서 왜 웃길까요 ㅠ.

정말 대단한 경기였습니다. 제가 민찬기 선수였으면 진짜 스타접고 싶었을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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