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14/10/02 16:55:18
Name 저퀴
Subject [기타] 미들 어스 : 섀도우 오브 모르도르 리뷰

미들 어스는 오랜만에 접한 신작이었는데요. 11월은 되야 인기 시리즈의 후속작이 나와서 당장은 관심 있게 지켜보는 작품도 없었고, 미들 어스에 대해서도 크게 기대를 걸지 않았습니다. 제가 잠입이나 암살에 치중된 게임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다가, 미들 어스가 처음 공개되었을 때에는 어쌔신 크리드와의 유사성에 대해서 화제가 되면서 어쌔신 크리드에 비슷한 작품이 되지 않겠느냐 싶은 생각이 들어서였고요.

그런데 게임 자체는 어쌔신 크리드와의 유사성은 크게 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더 비슷하다 느낀 건 아캄 시리즈였네요. 여러 면에서 반지의 제왕 세계관일 뿐, 아캄 시리즈를 즐기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좋은 작품이라 생각하고요.


1. 개성 넘치는 오크들

미들 어스의 주인공은 사실상 오크들입니다. 워해머와 워크래프트 이후로 이렇게 오크가 매력적인 게임은 본 적이 없습니다. 2014년에 나온 수많은 게임 중에서 제일 인상적인 악역을 뽑자면 전 일단 미들 어스의 오크들을 뽑게 될 것 같네요.

오크들은 그저 주인공에게 당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허수아비가 아닙니다. 게임 내내 제일 역동적이고 개성 있는 존재들입니다. 그중 핵심은 사우론 휘하의 오크 대장들이죠. 게임의 핵심이나 다름없습니다.

오크 대장들은 주인공과 싸움이 벌어지면 제각각 개성을 내뿜습니다. 외형부터 시작해서 내뱉는 대사부터 제각각 다르죠. 물론 그게 전부는 아닙니다. 다들 강점과 약점이 존재해서 오크 대장도 공략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어느 오크 대장은 단순히 돌격해서 때려잡아도 되지만, 어느 대장은 머리를 써서 유인해야 하는 식으로요.

무엇보다 더 재미있는 부분은 만일 주인공이 오크 대장들에게 패배할 때부터입니다. 그 즉시 오크 대장 간의 서열이 뒤바뀝니다. 날 이긴 오크 대장이 더욱 강해지고, 갑자기 다른 오크 대장을 해치워버리죠. 그래서 게임을 하면 할수록 내가 상대해야 할 적들도 성장하고 변해갑니다. 심지어 이름 없는 졸개들조차 주인공을 해치우면 대장으로 승진해버리죠. 다른 게임에선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독창적이고 매력적인 요소입니다.


2. 매력 없는 주인공

그런데 이렇게 매력 넘치는 오크들에 비해서 주인공은 오히려 단점에 가까웠습니다. 가족을 잃고 복수한다는 시작도,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과정도 식상합니다.

게임 내적으로는 마치 초창기의 어쌔신 크리드를 보는 듯하더군요. 무장이라곤 고작해야 검과 활 그리고 투척용 단점이 전부입니다. 그나마 상대해야 할 오크들이 개성이 넘쳐서 그렇지, 만일 그러한 요소가 없었다면 게임은 엄청나게 단순해졌을 겁니다.

부메랑부터 연막탄까지 수많은 첨단 장비로 싸우는 아캄 시리즈의 배트맨만 하더라도, 아캄 시티의 미스터 프리즈와의 싸움을 그 예로 들 수 있겠죠. 아주 다양합니다. 어쌔신 크리드의 암살자 주인공도 시리즈가 지날수록 수많은 무장을 활용할 수 있고요.

그에 비하면 미들 어스의 주인공은 과하게 말해서 몇 년 전 게임에서나 볼법한 수준입니다. 무기 업그레이드나 육성 요소는 그저 요즘 출시작에서 있어야 할 것 같으니까 넣은 것 같은 빈약한 수준이고요.


3. 단순 반복

제일 큰 문제점은 게임이 지나치게 단순하다는 점입니다. 핵심인 스토리 모드는 모르도르의 오크들을 무찌르고 정복하는 건데, 대다수의 흐름이 오크와의 싸움 혹은 암살뿐입니다. 서브 컨텐츠라 할만한 것들조차 다 이런 것들뿐입니다. 게임 내내 나오는 건 오로지 오크뿐이고요. 그나마 앞서 언급했듯이 이런 오크들이니까 참을 수 있는 거지, 다른 게임 같았으면 초반만 넘겨도 지루했을 겁니다.

하지만 그래도 따져 봐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게임의 전반적인 난이도가 아주 잘 맞춰져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서 어쌔신 크리드만 해도 이게 암살자냐 싶을 정도로 전투가 너무 쉽죠. PC만 해도 마우스 클릭만으로 학살극이 벌어집니다.

그런데 미들 어스는 적절히 도전을 요구하는 난이도입니다. 게임을 쉽게 만드는 체력 회복이나 단순 반격 패턴의 비중을 줄였거든요. 거기다가 적들도 점점 강해지므로, 게임을 하면서 오크 대장들에게 당하는 모습은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 게임치고는 공략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그래서 아캄 시리즈의 챌린지 모드 같은 요소를 좋아하셨던 분이라면 미들 어스는 파고들 여지가 꽤 많은 게임입니다.


4. PC 지원

이것도 괜찮습니다. 기대 이상으로 PC판이 괜찮은 게임입니다. 그래픽 퍼포먼스도 훌륭한 데다가, 최적화도 좋습니다. 특히 최근 나온 상당수의 게임이 최적화에서 문제가 많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들 어스는 PC로도 추천할만합니다. 특히 로딩 같은 부분은 굉장히 쾌적하고요.

인터페이스도 PC로도 불편하지 않게 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전 패드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언제나 키보드와 마우스로만 플레이하는데요. 패드 없이도 원활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조작감도 좋았거든요. 키 배치도 그런대로 신경 써서 만들었고요.

거기다가 멀티 플레이가 없는 게임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콘솔보다 PC를 더 추천드리고 싶네요.


5. 총평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럽네요. 개인적으로 제 기대치가 매우 낮았긴 했지만, 여러 면에서 장점이 꽤 많은 게임입니다.

반지의 제왕이란 소재로 만들었지만, 결코 실사 영화에 의존하지 않아서 굳이 반지의 제왕에 관심이 없더라도 재미있게 해볼 수 있습니다. 오히려 이 정도면 그냥 반지의 제왕에 무관심해도 상관없을 정도입니다. 그렇다고 소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나 하면은, 원작 팬이라면 관심 있게 찾아볼 요소들도 충분히 있습니다. 다만 예전에 나온 게임들에 비해선 그 강도가 약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게임 내적으로는 어쌔신 크리드와 아캄 시리즈의 아류작이 될 수도 있었지만, 그런 우려와 달리 게임은  개성이 넘칩니다. 그리고 그 핵심은 주인공이 아니라, 흔하디흔한 오크들에 있고요. 그러나 넓게 보면 많이 아쉬움이 들 정도로 컨텐츠가 단순하고 빈약하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만일 이런 오크들이 없었다면 장점보다 단점이 큰 게임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았고요.

그래도 미들 어스는 제 기준에선 매우 추천 드릴만한 작품입니다. 그러나 취향이 꽤 분명한 게임이라 봅니다. 특히 단순 반복을 싫어하고, 아캄 시리즈나 어쌔신 크리드에 별 관심이 없었던 분들에게는 실망스러울 가능성이 있을 듯하네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최종병기캐리어
14/10/02 17:01
수정 아이콘
스토리보다 액션성에 무게감을 둔 RPG인것으로 보이네요...자유도나 이런건 어떤가요?
14/10/02 17:56
수정 아이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리고 RPG가 아닙니다.
까리워냐
14/10/02 17:56
수정 아이콘
아캄 시리즈에 어크를 끼얹은 느낌이라는 평이 많이 보이더라구요
그런데 스토리가 좀 빈약하다는 이야기도 많던데 그게 주인공쪽 문제인가보네요
리뷰 감사합니다. 곧 할인마의 가호아래 도전해보겠네요
14/10/02 18:05
수정 아이콘
누가 리뷰로 왕좌의 게임 세계관이라고 해서 봤는데 오크가 나와서 잠깐 벙쪘습니다 크크

어크나 아캄시티 크게 흥미를 못 느껴서 한글화라면 모를까 제값내고 구매는 안할꺼 같아요.
사티레브
14/10/02 18:27
수정 아이콘
으앙... ㅠㅠ 스카이림세계가 조금 질려가서 반지세계에서 놀수있는건줄 어렴풋이 알고있었는데 자유도가 없다니.. 1.만보면 있는거같았는뎅 ㅜ
14/10/02 19:12
수정 아이콘
자유도가 있긴 있습니다. 음... 메인 스토리의 자유도는 거의 없지만(이건 스카이림도 비슷하죠.) 오픈 월드라는 시스템내에서의 자유도는 있다고 봐도 될듯 합니다.
14/10/03 09:17
수정 아이콘
스카이림과 미들 어스는 비교 불가능한 수준의 차이죠. 특히 메인 퀘스트에서의 비선형적 구조만 해도 스카이림의 압승입니다. 오픈 월드에서 제일 중요한 건 얼마나 많은 소재가 상호 작용이 가능하냐인데, 미들 어스는 전혀 없습니다.
14/10/03 16:29
수정 아이콘
유일하게 상호 작용 가능한게 주로 오크이고 애네들이 모두 적이라는 게 치명적이죠. 그렇지만 전투적인 부분이나 오크들이 계속 바뀌어나가는 부분은 좋게 평가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인간실격
14/10/03 15:27
수정 아이콘
평을 봐서는 지난번 봤던 영상에서 예상됐던 수준으로 나온것 같네요 크 자유도가 없다는건 매우 실망스럽네요.. 저는 그 적들의 승급 등의 변화가 당연히 주인공의 진격 경로 선택과 성공실패에 따라 변화무쌍하는 식을 예상했었는데..
14/10/03 16:28
수정 아이콘
그렇게 되긴 해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55293 [LOL] 롤드컵 8강 1일차 프리뷰 - 삼성 화이트 VS TSM [27] Leeka6872 14/10/03 6872 0
55292 [기타] 미들 어스 : 섀도우 오브 모르도르 리뷰 [10] 저퀴15183 14/10/02 15183 0
55291 [LOL] 라이엇 공식 8강 프리뷰가 올라왔습니다. [38] Leeka8575 14/10/02 8575 1
55290 [스타1] 아마추어 팀리그 FTL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8] 옆집백수총각5060 14/10/02 5060 4
55289 [LOL] Azubu 방송 시간표를 좀 더 보기 쉽게 해봤습니다 [4] 랜덤여신15510 14/10/02 15510 5
55288 [LOL] GPL 윈터 폐지로 보는 2015 롤판 [23] Leeka7664 14/10/02 7664 0
55287 [LOL] 리그오브레전드 이대로 괜찮은가? [35] 꽃보다할배9304 14/10/02 9304 0
55286 [LOL] 최근 꿀챔 동향 소개 [46] aura11945 14/10/02 11945 1
55285 [LOL] Azubu 홈페이지 너무 실망스럽네요. [57] 나이트메어9804 14/10/02 9804 1
55284 [LOL] 롤드컵 현재까지의 라인 별 KDA 랭킹 [6] Leeka5864 14/10/01 5864 1
55283 [LOL] 라이엇 선정, 롤드컵 조별리그 Best&Worst [48] Leeka7977 14/10/01 7977 0
55281 [스타2] 알긋냐 12회 방송 안내입니다. 초대손님 원이삭, 이정훈 [22] 채정원6649 14/10/01 6649 0
55280 [LOL] 르블랑 w버프 [15] 서폿이킬먹음던짐7895 14/10/01 7895 1
55279 [LOL] 왜 브실골이 되었을까..ㅠㅠ [30] 정용현10490 14/10/01 10490 1
55278 [LOL] Azubu 스트리밍 주소 모음(sks 방송시작!) [27] 본좌7254 14/10/01 7254 1
55277 [LOL] 시즌이 끝나기전에 골드 달성했습니다 [16] nickyo5253 14/10/01 5253 1
55276 [LOL] 해외 해설과 국내 해설 비교 분석 [47] 줄리12412 14/10/01 12412 8
55274 [하스스톤] 대머리 독수리와 리로이가 너프된 지금, 어떤 덱이 유행할까? (유럽 블리즈컨 예선전 픽률 및 승률) [24] 꿈꾸는사나이7179 14/09/30 7179 0
55273 [LOL] 8강만 왜 금~월로 일정을 잡았을까.. [25] Leeka6592 14/09/30 6592 0
55272 [LOL] 여러가지 재밌는 롤드컵 통계 이야기 [7] Leeka5899 14/09/30 5899 1
55271 댓글잠금 [LOL] 해설진 분들에게. [103] 삭제됨7572 14/09/30 7572 2
55270 [기타] 확실히 국내 콘솔시장은 뭔가 자리잡은 느낍이 납니다. [77] 치킨너겟9419 14/09/30 9419 1
55268 [LOL] 플론즈가 열심히 빨고 있는 잔나 꿀 소개 [33] mj75198668 14/09/30 8668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