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화교 3세로써 인천화교협회 부회장이자 사학자입니다.
책 자체는 재밌지만 저자는 내내 학자로써의 본분을 지키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료 속 모호한
정보를 애써 명징한 답으로 굳히려 하지 않습니다. 곳곳에서 공을 독자에게 넘기는 식으로 최종
판단을 유보해 놓았구요.
책은 문체가 유하고, 사진자료가 무척 많고 , 페이지는 딱 200쪽이어서 서너시간이면 독파
가능합니다. 짜장면 이외의 다양한 한국식 중화요리에 대해서도 상세히 소개하고 있구요.
하오니 정확한 정보를 통해 스스로 판단하시려거든 한 번 일독해 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
(뭣보다, 책 내용으로 중식당가서 보따리 풀기 딱입니다!)
책이 정사 삼국지라면 이하의 내용들은 책의 내용을 토대로 저의 뇌피셜과 주워섬긴 정보를
조합해 써놓은 글줄입니다. 해서, 삼국지연의 정도로 취급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하 음슴체)
1. 한반도로 건너온 짜장면의 원형은 산둥반도식 작장면이 아니라 베이징에서 변주된 작장면.
: 개화기의 베이징요리는 산둥요리의 자장에 속해있었음.(솜씨 좋기로 유명했던 산둥출신 요리사들이
베이징에 많이 진출했기 때문.)
당시의 상하이나 광저우에 견줄바는 아니었지만 베이징도 나름 국제도시로써의 면모를 지닌 곳이었음.
서양 각국의 손님들이 드나드는 베이징의 다관에서 짜장면의 원형이 탄생했음. 서양인들의 입맛에 맞추고자
미트소스 스파게티에서 힌트를 얻은 것으로 추측되는 유니짜장의 형태로써.
2_1. 면요리는 매우 고급음식이었음. 특히나 납면(수타면)은 더더욱.
: 우리네 칼국수 비슷한 음식(도삭면 말고)은 당연히 중국에도 있음. 그건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고.
헌데, 납면은 당대에도 고급음식이었음. 면을 늘어뜨려서 뽑는 건 배우기 쉽지 않은 기술이고, 엄청난
중노동임. 빡세기로 유명한 웍질보다도 더.
2_2. 제물포로 넘어 온 중국인들은 대부분 밀을 먹던 산동지방 출신이긴 한데, 그들도 고향에서 주로 먹던 건
만두나 밀가루로 만든 병(餠)류였음. 특히나 타지에 일하러 온 가난한 쿨리들이 먹던 건 걔중에서도 최하급
음식인 강터우(槓頭)였음. 속에 거의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은 호떡임. 진짜로 너나 할 것 없이 면식을 패스트
푸드로 섭취했다는 카이펑이나 에도를 반박사례로 드는 건 각각의 상이한 상황을 고려하면 타당하지 않음.
3_1. 당시 제물포 일대에 거주하던 조선인들의 경제력은 변변치 못했음. 화상과 화농들에게 당시 조선인은
경제적으로 진지하게 교류할 대상이 아니었음. 때문에 한반도에서 단시간 내에 조선인 입맛에 맞춰 어레
인지 되었다는 것은 어불성설.
(거칠게 말해서 당시 밀려난 조선인들이
주로 자리 잡은 곳 = 지금의 인천 동구.)
3_2. 짜장면이 지금처럼 달아진 건 아주 후대의 일임. 한국전쟁 끝나고도 한참 후의.
북한에도 짜장면이 존재하지만 우리네 짜장면처럼 달지 않음.
4. 생활사 관련한 고찰은 무척 어려운 일인데, 걔중에서도 음식에 관련한 기원을 좇는 건 무척 난망한 일임.
만들어진 전통이 들어서기 딱좋은 판.
(화제성을 노린 매스컴 + 관광자원이 필요한 지방정부 + 장사에 진심인 업계인들 + 흥미로운 이야기를 원하는 일반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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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좋아하는 주제의 책이네요.
해외에서 접하는 중국 음식은 현지화된 아시아식에 가까운 것과 중국인이 직접 중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현지식에 가까운 것, 그리고 한국인이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식의 것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식당에서 짜장면이나 짬뽕을 취급하는 곳도 많은데 한국의 중화요리는 중화풍 한식으로 봐야하지 않나 생각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