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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10/29 21:25:26
Name 이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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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일반] 한국의 논문 학계의 현실.jpg





원래는 정말정말 유게에 올리고 싶었습니다만, 유게에 올리면 누군가를 비판하는 종류의 유머는 허용되지 않는 규정 때문에 부득이하게 자게에 올립니다.

오늘 이리저리 논문 검색을 하다가 만나게 된 논문의 제목과 초록입니다. 제목만 봐도 대체 이게 뭔가 싶었는데, 초록을 보고 참고문헌 및 논문을 훑어보니 대체 어떻게 이런걸 논문형태로 쓸 생각을 했을까 궁금해질 정도네요...
이미지의 저자 이름은 최소한의 정보보호를 위해서 가렸습니다.

정말 어이없는 부분은, 두번째 그림이 참고자료로 쓰였는데, SBS에서 방영한 <혈액형의 진실> 에서 인용한 혈액형별 성격이라고 말하고 있는데요,
사실 SBS 프로그램은 이러한 혈액형 고정관념을 반박하고 까는 내용으로 방송을 했는데,
마치 이러한 혈액형 분류가 SBS라는 권위있는 공중파에서 방영된것처럼 참고자료로 활용해서 논리를 전개하는 모습은 왜곡의 정도가 너무 심한것 아닌가 하는 수준이었습니다.

물론 연구의 결론 부분에서 논문은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혈액형과 성격이 관련 있다는 주장을 하기 위한 과학적 연구가 아닌 ‘혈액형과 성격에 대한 믿음’을 상상의 산물인 캐릭터의 성격을 설정하는 과정에서 하나의 방법으로 사용하기 위한 연구이다.]
...하지만 대체 근거 자체가 비과학적인 혈액형별 분류를 어떻게 학술논문의 기반으로 삼을 수 있는지 저는 이해가 가지 않네요.

이게 [2015년 6월]에 출판된 논문입니다.

우리나라 대학 교수사회, 학계가 정말 문제가 많게 느껴집니다.
물론 그 와중에서도 연구다운 연구, 논문다운 논문을 쓰기 위해서 최선을 다 하는 학자들도 많이 있지만,
교수들은 일년에 몇편씩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질이 낮은 논문을 찍어내듯이 쓰고 있으며,
학회나 논문지들은 그러한 교수들의 필요성에 맞게 고가의 심사료와 게재료를 받으며 소위 '논문장사' 를 하고 있습니다.
위의 논문이 실린 논문지도 무려 'KCI 등재지' 이고요.

이러니 실력있고 능력있는 연구자들은 국내학회나 저널은 쳐다도 안보고 오히려 부끄럽게 생각하는 풍토가 생겨나는 것 같습니다.
또한 열심히 최선을 다 해서 연구하고자 하는 연구자들과 교수님들이 오해를 받고 한데 묶여서 비판받는 것 같고요.

안타까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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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0/29 21:31
수정 아이콘
비하하는건 아니지만 국내 학회지 돌아가는건 뭐..
심지어 유명한 이과쪽 학회지도 교수님이 에디터랑 아는 순간 등재가 되고 안되고가 달라집니다.

전체적인 분위기 자체가 달라져야 한다고 봅니다.
관계자들을 편드는게 아니라 정말 실력파들이야 어떻게든 연구를 이어가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못하죠.
어쩔수 없이 논문의 퀄리티보단 양으로 승부를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만들어가는 경우가 많죠.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두괴즐
15/10/29 21:32
수정 아이콘
전공과 상관없이 논문의 수량을 일괄적인 평가 기준으로 세우다 보니, 마구잡이식의 논문들이 쏟아져 나오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나름의 심의 기준들이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전공에 따른 평가 기준이 바껴야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 싶어요. 교수가 연구자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선생이기도 한데, 실적을 채워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수업이 소홀해지는 분위기도 있는 것 같고요. 물론 학생들의 수업평가가 있긴 하지만, 그보단 논문의 수적 생산이 교수평가에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죠. 임용과 교수평가에 대한 객관성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로 논문수량평가가 도입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수정안이 필요해 보입니다.
자바초코칩
15/10/29 21:55
수정 아이콘
사실 교수는 선생이 아니라 연구자죠. 연구윤리때도 말하더라구요. 교수는 연구가 제일 중요한 업무라구요. 흐흐
두괴즐
15/10/29 23:27
수정 아이콘
저도 교수는 선생이기 이전에 연구자라고 생각을 했는데, 유종호 교수님 얘기를 들으면서 좀 생각이 바꼈어요. 교수님의 입장에서야 연구자로서의 자신이 중요하지만, 학생의 입장에서는 선생일 뿐이라고. 아무리 좋은 연구자이고 성과를 낸다하더라도 학생이 학문을 배울 수 없다면 무의미하다고 말이지요. 물론 연구와 선생의 역할을 같이 감당하는 것이 교수라는 자리고 어디에 방점을 두느냐는 이견이 있겠지만, 교수는 당연히 연구자이고 가르치는 일은 부차적이라는 것이 상식처럼 여겨지고 있고, 저도 그렇게만 생각했었는데, 꼭 그렇게 보지 는 않아야 겠다고 느꼈어요.

제가 지금 박사과정 중인데, 교수님들 보면 자기 연구 때문에 수업을 소홀히 하는 것을 너무 많이 보게 되고, 수업을 부차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는 분위기를 느껴요. 저도 그것에 대해 그냥 이해하는 편이고, 좋은 연구성과를 내는데 반해 학생들에게 인기없는 교수님이 있는 것을 보고 해서 연구교수를 옹호하는 편이었는데, 그것과 별개로 수업을 더 잘하기 위해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들더라고요. 나 연구성과 많고 좋아, 라는 것이 정당성을 확보하고 혹은 요즘 해야하는 연구가 너무 많아서-라는 핑계로 수업이 소홀해지고 또 별로 노력도 안하는 걸 보면서 이런 생각들을 하게 되었답니다.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 너무 힘들고, 하나만 잡아야 한다면 누구나 연구쪽에 더 많은 애정과 에너지를 쏟겠죠. 그것이 자신의 스펙이 되고 경력에 훨씬 큰 도움이 되니까요. 하지만 그만큼 학생들은 손해를 받게 되고. 쉬운 문제는 아니지만, 저는 개인연구와 가르치는 일이 밸런스를 유지할 수 있게끔 제도가 개선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막연하게 하고 있어요. 논문의 수량 중시는 이것을 더 어렵게 만들었죠.
무식론자
15/10/29 21:34
수정 아이콘
한번 읽어보고 싶긴 하네요. 뭔 드립이 써있을지 크크
jjohny=쿠마
15/10/29 21:35
수정 아이콘
사실 이 주제로 논문이 나오는 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혈액형별 성격설은 쓰레기지만 (아 내가 뭐래는거야 쓰레기야 미안해!) 이 논문은 현실이 그렇다는 게 아니라 픽션(그것도 판타지)의 캐릭터설정에 대한 분석이니까요. 더 나아가서 일본 서브컬쳐계에서 혈액형별 성격설이 얼마나 받아들여지고 있고, 그게 창작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도 연구할 수 있겠죠.


... 여기까지가 제목을 보고 최대한 너그럽게 해석해준 감상입니다.


그러나 초록의의 첫 문단을 보니 그 너그러움을 거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두 번째 문단을 보니 확신이 생기네요. 허허
마스터충달
15/10/29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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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나도 논문 쓸거야!
it's the kick
15/10/29 21:40
수정 아이콘
과학계의 국내논문은 악순환이죠
쓸만한 논문들은 죄다 외국 유명 학회에 영어로 써서 내고 국내 학회에 투고를 안 하니까 국내 학회 유지가 안되고
유지가 안되는 국내 학회는 개재료를 받지 못하면 망하기 때문에 저런걸 실어주고
그러면 국내 학술지의 공신력이 떨어지고
결국엔 연구자들이 국내 학술지에 내는걸 기피하는 순환이 형성되면서...
15/10/29 21:40
수정 아이콘
전 주로 역사쪽 논문을 보는데 그쪽에선 괜찮은 논문을 많이 봤던터라 ..
그냥 케이스 바이 케이스같아요~
마스터충달
15/10/29 21:43
수정 아이콘
아무래도 자연계쪽은 거의 영어로 논문을 쓰고 한글 논문은 별로 중요시 하지 않으니까요. IF 점수도 1점도 안 되고;;
이진아
15/10/29 21:44
수정 아이콘
사실 제가 이공계에 가까워서 그쪽논문을 보다 많이 접하다 보니 그럴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인문계 논문 및 학계는 또 그쪽대로 문제가 많긴 하다고 들었네요
15/10/30 04:46
수정 아이콘
저는 그쪽 사정 잘 모르긴 하지만 카더라를 아무 근거 없이 "문제가 많긴 하다고 들었어요"라고 말씀하시는건 그 분야 사람들을 깡그리 무시하는 발언입니다. 구체적으로 사례를 들어서 말씀하시던가요.
15/10/30 14:11
수정 아이콘
그렇게보면 문제없는 곳이없죠 . 물론 전 철학 정확히는 한국철학쪽인데 그냥 보통입니다 나쁜 점이있는만큼 좋은점도있죠. 다만 제 전공에서는 딱히 외국논문을 볼필요가없다는거? 물론 보긴봐야겠지만 기본적으로 국내논문이 전체적으로는 명증성이있죠.
소인배
15/10/29 21:43
수정 아이콘
졸업논문 쓰고 있는데 화가 나네요.
Jace Beleren
15/10/29 21:45
수정 아이콘
방민아
15/10/29 22:56
수정 아이콘
크크 전 chicken chicken chicken일줄
회색사과
15/10/30 10:52
수정 아이콘
저도 치킨치킨일 줄
스키너
15/10/29 21:48
수정 아이콘
주제만 고려한다면 일단 이게 과학적 주제인가도 의문이고(비꼬는 의미가 아니라 주제 자체가 과학적 분야가 아니라고 보입니다.만화책/캐릭터의 성격에 관한 주제로 받아들여지네요.) 혈액형별 성격으로 캐릭터 성격을 설정한다는게 혈액형별 성격분류가 맞다고 주장하는것도 아닌데... 그렇게 비판받을 일인지 잘 모르겠어요. 물론 논문이라기 보다는 블로그에 어울리지만 말입니다.
15/10/29 21:56
수정 아이콘
저도 이 의견에 동의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혈액형 심리학을 잘 믿는 일본쪽에서는 캐릭터의 성격설정에 혈액형도 포함이 됩니다. 그래서 일본쪽 캐릭터설정을 보면 혈액형이 거의 대부분 나타나 있습니다. 가령 저 논문에 나온 나루토의 주인공 우즈마키 나루토는 B형으로 설정되어 있고, 원피스의 주인공 몽키 D. 루피는 F형(원피스 세계관의 혈액형)으로 설정되어 있죠.

정말 아무 의미없는 헛소리를 써놓은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자바초코칩
15/10/29 21:57
수정 아이콘
저도 이 의견에 공감합니다.
논문 주제야 해당 분야에서 어떤식으로든(..) 컨트리뷰트만 있으면 된다고 봐서..
물론 저 논문이 어떤 컨트리뷰트를 가지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자바초코칩
15/10/29 21:52
수정 아이콘
저자만 가리시는건 의미가 없어요 ㅜㅜ
사실 뭐 교수님들 실적으로 국문지는 의미없고
국제저널이라 해도 IF가 중요해서요..
그냥 실적 필요한 학생들 살리려고(졸업시키려고)
쓰는 경우가 대다수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15/10/29 21:56
수정 아이콘
뭐...전 동양철학 정확히는 한국철학인데 학위논문은 더 가관인것도 많습니다. 주제야 그렇다쳐도 전거, 인용부분은 참 그렇죠. 애초에 졸업하고 학위따시려고오는 분들이 많아서 선생님들도 유야무야하고 넘어갑니다. 하지만 이 업계에 계속있으려는 이른바 전업학생들은 수준이 월등히높습니다. 저 논문의 전공사정이야 잘모르지만 원래 논문퀄리티란게 천차만별이라...
참고로 제가속한전공은 오히려 외국에서 써진 논문들이 퀄리티가 심히떨어집니다 수집데이터가 압도적으로 부족해서인지 이미 몇백년전 오갔던 주제들을 자기가 처음발견했다는 식의 주제가많거든요.
예루리
15/10/29 22:04
수정 아이콘
한국 프로야구가 A부터 AA~AAA, 소수의 메이저리거까지 함께 뛰는 리그라고 하는데 논문 사정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일 때문에 연간 국내논문 50편정도씩 읽는 것 같은데 대부분은 평범한 학위용 논문과, 이걸 조금 가공해서 학회지에 내는건데 가끔 눈이 번쩍 뜨이는게 있거든요.
15/10/29 22:11
수정 아이콘
네 정말 같은 학교 같은 대학원생임에도 같은 석사, 박사 동기임에도 수준이천차만별이죠 석사1기였던 제가 박사학위를 갓 따신 분에게 한문해석을 대신해드릴 때마음은 자부심보다는 참담함이 느껴지죠. 어느정도 있다보니 대충의 목차와 주제 그리고 그리고 논문작성자의 학교정도로도 대충 수준을 가늠할수있죠.야구랑 다른 건 트리플a급이 사이영상 수상자에게 멋도모르고 입을 놀린다는정도? 물론 그 이후엔 역시나!
나이키스트
15/10/29 22:00
수정 아이콘
애초에 만화 애니메이션 연구 분야인거같은데
방과후티타임
15/10/29 22:01
수정 아이콘
크크크, 제가 본 논문 제목중에 가장 읽어보고 싶어지는 논문입니다.
15/10/29 22:03
수정 아이콘
참 이건 질문인데 역사논문(중국사) 검색해서 볼려면 어찌해야되나요~?
예전에 고수들로부터 논문 받아서 읽긴 했는데 제가 직접 얻으려니 어렵네요~ 유료라고 하면 유료라도 볼 용의가 있는데 ..
정직이 재산
15/10/29 22:12
수정 아이콘
네이버 전문정보나 구글 스칼라에서 유료나 무료 선택해서 보실수 있습니다.
15/10/29 22:12
수정 아이콘
Riss찾아보시면 학위논문 단행본 다 찾으실수있어요 riss에없으면 kiss에서찾아도되죠
15/10/29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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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 감사드립니다~ 굽신굽신~
산적왕루피
15/10/29 22:39
수정 아이콘
혹시 서울권에 사신다면, 제목이라도 아신다면 국회도서관에 가셔도 됩니다.
저같은 경우 한때 살던 집이 국회도서관 바로 앞인데, 없는 논문이 없고 없는 책이 없더라구요.
물론 잡지&판타지책 같은 종류만 빼구요. ^^;;;

아무래도 국회의원들이 쓰는 도서관이다 보니 장대하더군요.
국립중앙도서관과 함께 국내 2대 중앙도서관중 하나입니다.
Sgt. Hammer
15/10/30 00:34
수정 아이콘
국회도서관은 일부 책을 안 받는데, 국립중앙도서관은 책 나오면 무조건 납본 받을 겁니다.
장서 수에서는 국립중앙도서관이 압도할 수 밖에 없죠 흐흐.
세인트
15/10/30 09:10
수정 아이콘
그렇죠 심지어 쓰레기같은 책도 일단 출판되면 무조건 납본을 받는지라
한국에 나온 책은 무조건 최소한 1 권 이상 있습니다.

도색물, 해적판 만화책 이런건 없을지 몰라도 크크크크.
15/10/30 00:34
수정 아이콘
국회도서관이 기사색인을 제공하기 때문에 조금 더 찾기 편합니다.
15/10/29 22:12
수정 아이콘
이공계쪽은 그냥 해외 저널 쓰려고 하죠. 그리고 인문계쪽은... 해외 저널에 안 내는 학계들은 조금 고인 느낌이..
솔로11년차
15/10/29 22:16
수정 아이콘
나루토의 캐릭터들에게 부여된 혈액형별 성격을 통해 파악하는 일본사회 속 혈액형별 인간학의 진실... 같은 주제라면 논문의 주제로서 가능하다고도 봅니다.
원피스는 이런 논란을 피하기 위해 혈액형 알파벳을 바꾼 것이 좋은 선택이었네요.
카롱카롱
15/10/29 22:54
수정 아이콘
전 정말로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습니다. 만화 애니메이션 학술지에 충분히 실릴만한 내용같은데요...작가가 혈액형 심리학을 믿고있고 그걸 기반으로 캐릭터를 만들었다면 그걸 분석하고 응용하는 것도 시도할만 하다고 봅니다.

한국 학술논문들, 특히 오로지 내수용 학술지들은 처참하다고 들어는 봤지만 해당 논문이 그 근거가 되기에는 적당하지 않아보입니다.
카롱카롱
15/10/29 22:59
수정 아이콘
근데 저 표는 ???이긴하네요. 권위를 가져오려고 했다기 보다는 책 찾아보기 귀찮아서 그냥 구글링한게 아닐까 싶은데...혈액형 심리학이란 책이 절판이아 그런걸 수도?!?
몽키매직
15/10/29 23:03
수정 아이콘
뭐 학술논문도 아닌 거 같은데 열내실 것 까지야. 쓰레기논문은 어딜가나 있습니다. 어차피 경력으로 인정하는 잡지의 기준이 sci sci-e 라 허접한 논문 한 두편 발견한 것 가지고 호들갑 떨 이유 없습니다. 내가 쓰는 논문은 누구 기준에서는 저정도로 보이는 허접일 수도 있고.
15/10/29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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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을 보고 왔습니다. 학계의 수준 운운하기에는, 뭐랄까 논리와 구성상으로는 문제가 없는 논문입니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혈액형 연구를 과학적 사실로 입증하는 연구가 아니라,
나루토를 혈액형 유형으로 분석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려는 연구네요.
혈액형 심리학을 서사도구로 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주려는 겁니다. (보편적인 선입견을 창작에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겠죠.)

위에 제시하신 표1이 두드러져서 분석도구로 비춰질 수 있겠습니다만, 그냥 일반적인 선입견이 무엇인지 보여주려고 제시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참고문헌으로 노미 마사히코의 <혈액형 인간학>(동서고금, 1999), 스즈키 요시마사의 <혈액형 심리학 ABO>(보누스, 2009) 따위가 들어 있네요.

단순히 글쓴이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폄하하긴 어렵습니다.
표1을 그대로 분석에 도입하는 게 아니라,
반대로 인물 성격을 분석한 뒤에 표1에 부합하는지 설명하는 겁니다.

개인적으로 세밀한 분석이 아니기 때문에 좋은 논문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자기 논리에 충실히 근거를 제시한 논문이라고 보이네요.
세인트
15/10/30 09:12
수정 아이콘
오호. 그렇다면 문제가 없군요.
일본애들 특유의 혈액형별 성격유형 뭐 이런게 실제 서사를 끌어가는데 얼마나 반영되는지, 그를 통해 일본의 애니메이션에서 캐릭터들의 혈액형으로 캐릭터들의 성격 등을 미리 짐작할 수 있다 라는 결론이 나온다면 괜찮겠네요.
15/10/29 23:29
수정 아이콘
제가 알아본 것으로는

1. 한국애니메이션학회지 논문
2. 저자는 만화/애니메이션 학과 교수
3. 나루토 작가는 캐릭터에게 혈액형 부여
4. 저자는 논문 서론에서 혈액형별 성격이 비과학적임을 전제
5. ‘혈액형과 성격에 대한 믿음’을 상상의 산물인 캐릭터의 성격을 설정하는 과정에서 하나의 방법으로 사용하기 위한 연구 임을 알림
6. SBS 자료는 방송 보고 가져온 듯..
7. 본론에서 혈액형별 성격은 비과학적이지만 혈액형에 대한 대중의 고정관념이 있으니 이것을 활용하면 캐릭터 성격을 창조하는데
유용한 방법일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있...
7.5. 캐릭터 간의 관계 설명..(혈액형 인간학 기반으로!!!)
8. 결론.. 혈액형별 성격으로 캐릭터간의 관계를 분석했는데 애들이 혈액형 뿐만 아니라 성장 배경[눈알 금수저들], 관계에 따른 갈등구조가 있어서
혈액형별 성격의 틀에 갇히지는 않더라..
9. 어쨌든 비현실적인 얘기도 하는 만화 캐릭터 만들 때
[혈액형과 성격이 관련 있다는 주장을 하기 위한 과학적 연구가 아닌 ‘혈액형과 성격에 대한 믿음’을 상상의 산물인 캐릭터의 성격을 설정하는 과정에서 하나의 방법으로 사용하기 위한 연구이다.]

이 정도네요.

별 문제 없어보이는데...

다들 어떻게 생각하세요?
솔로11년차
15/10/29 23:57
수정 아이콘
그 주제라면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나이트메어
15/10/30 09:58
수정 아이콘
본문의 간추린 정보만 봤을 때와는 느낌이 180도로 바뀌네요.
저도 문제 없다고 느껴집니다.
박루미
15/10/29 23:32
수정 아이콘
저는 저런 연구가 시발점이 되어서 더 심층적인 연구가 수행되고, 더더욱 다양한 테마로 다뤄졌으면 하네요
암튼 궁금하니 저도 읽어봐야겠어요

정말 판박이 논문들은 따로 있죠, 한 테마를 그래프만 바꿔서 십수년 우려내 먹는 사골논문 이라던지
100이면 100 YES 맨이 될 수 밖에 없는 답정너 식의 논문도 많고요

국외와 우리나라의 논문의 차이점이라 하면, 외국은 '후속연구가 필요하다' 라는 테마가 달리면
자신이 연구하기도 무섭게 다른 사람들도 그 후속연구에 집요하게 매달리고 각자의 결과를 쏟아내느라 바쁜데
우리나라의 '후속연구가 필요하다' 라는 문구는 연구의 부족한 점에 대한 '면책 혹은 면피용' 발언이라죠?
문제가 있고 오류가 있으면 고치면 됩니다. 그게 연구방법론의 근본이니까요

하우에바, 밧드... 그 현실이 국내라는 점에서는 암울하죠... 솔까 누가 고치겠어요(관심도 없지)
15/10/29 23:35
수정 아이콘
.
몽키매직
15/10/29 23:40
수정 아이콘
그래도 중국 학술지 중에서는 SCI-E 기준 줄타기 하면서 논문장사하는 곳들이 있습니다. 그런 곳은 한 편 제출할 때 수십만원 정도 든다는...
jjohny=쿠마
15/10/30 00:20
수정 아이콘
초록에 보면 '캐릭터에 성격을 설정하기 위해서는 사람의 성격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 라고 하며 그 이해의 틀로 혈액형별 성격설을 제시하고 있죠. 즉, 혈액형별 성격설을 통해 사람의 성격에 대하여 이해할 수 있다는 서술입니다.

하지만 정작 논문 본문에서 '혈액형별 성격설은 비과학적'이라고 전제하고 있다면, 초록이 잘못한 거네요. 흑흑
15/10/30 04:24
수정 아이콘
캐릭터 구성에 대한 틀로 사용되는 혈액형별 성격설은 과학적이지 않아도 상관 없는거 아닌가요??
-이를 위한 하나의 방법이 사람의 성격을 분석하는 틀을 참고하는 것이다
이 성격의 틀 자체는 비과학적이지만 캐릭터를 구성하는데 쓰이는 건 다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jjohny=쿠마
15/10/30 06:44
수정 아이콘
그건 저도 저 위에서 한 말인데,

이 서술은 '캐릭터'와 '사람'의 성격을 별도로 표현하면서도 '사람'의 성격을 혈액형별 성격설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는 뜻이니까요.
15/10/30 06:48
수정 아이콘
아 그렇네요 [사람의 성격을 분석하는 틀]로 혈액형 성격설을 제시한게 문제가 되는군요
죄송합니다
Philologist
15/10/30 00:45
수정 아이콘
애니메이션학회 논문 한편으로 국가의 학계 전체 비판이 나오다니...뭐라 해야할 지..
15/10/30 04:36
수정 아이콘
엥... 솔직히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네요. 혈액형이 실제 성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문도 아니고
작가가 만화를 창작하는데 혈액형에 따른 캐릭터의 성격을 부여한 것에 대한 분석인데...

실제 인문학이나 자연과학 논문들 중에서 일반인이 얼토당토 않구나 하는 수준의 논문 좀 찾아와 보세요.
저도 논문으로 밥빌어먹고 사는 논문쟁이지만 학계/학자들이 그렇게 허술하지만은 않습니다.
메이탄
15/10/30 06:10
수정 아이콘
혈액형 담론과 서사와의 관계를 다루는 것으로 보이는데 별 문제 없지 않나요?
더미짱
15/10/30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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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게 수작인 논문이냐는 모르겠지만 논문으로써 문제가 있냐 하면 그건 아닌거 같은데요.. 만화애니메이션연구지이니 나름의 기준을 두고 캐릭터 분석을 한 것이고, 혈액형별 성격이 현실에선 비과학적이지만 과학적이라는 믿음 하에 그려진 만화 속 캐릭터를 분석한거잖아요.. 당연히 현실적으로는 과학적이지 않으니까 제대로 된 혈액형별 성격 분류표는 있을 수 없고 통념상 믿어지는 인식틀을 제시하는건데 그것이 sbs에서 제시한 표정도의 수준이라는건 어느정도 이해될 범위 아닌가요?
저는 오히려 이런식의 악의적인 캡쳐, 그리고 사실상 저자에 대한 보호가 전혀없는 본문 글이 다른 곳으로 유출되었을 경우의 문제가 훨씬 크다 생각합니다.
Andromath
15/10/30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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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만 읽어봐도 이 논문에서 논하고자 하는 것이 혈액형별 성격유형 자체와 이 방법이 과학적인지 논리적인지 대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방법을 통해서 캐릭터간의 관계를 만드는 예가 있음을 나루토라는 만화를 통해서 밝히고 이에 대해 논하자는 것이 이 논문의 주제임이 자명합니다.
이 논문은 혈액형별 성격유형의 참 그릇에 대해 논한 것이 아닙니다.

이런 것을 '논문의 형태'로 내놓을 수 있을지 없는지에 대해 토론하는 것은 흥미로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기에 제 의견을 밝히자면, 만화 애니메이션 학과 교수가 만화애니메이션연구라는 저널에 낸 논문인데, 논문 내에서 보이는 논리 전개가 수준 이하가 아닌 이상 논문의 질을 논하는 것은 전문 외의 일이 아니지 않을까 싶습니다.

두번째로 말씀하신 혈액형의 진실이라는 SBS 프로그램에서 표를 가져온 것 자체는, 해당 TV 프로그램의 권위를 잘못된 방향으로 빌려와서 '혈액형별 성격유형이 옳다'라는 논지를 전개했다면 모르겠으나 단지 이러한 유형의 방법이 있다고 제시한 것에 불과하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고 봅니다.

마지막 세 문단의 옳고 그름에 대해서는 다소 동의할 수도 있는 바입니다만,
이 글 하나 자체만을 보고 놓을 때 해당 논문 하나만으로 국내 대학 교수사회와 학계를 비판하는 부분에서 논리의 비약이 보입니다.
아하스페르츠
15/10/30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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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으로 문제 없어 보이고 이 논문에 문제가 있다고 해도 한국 논문 학계의 문제는 아닙니다.
compromise
15/10/30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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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이 혈액형에 따른 성격 판별이 옳다고 주장한 것 같지는 않네요. 개인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작가가 캐릭터 성격을 설정할 때 혈액형 이론에 따라서 성격을 설정했을 수도 있고 그에 대해 알아보고자 하는 거니까요.
Igor.G.Ne
15/10/30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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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대학 교수사회, 학계가 정말 문제가 많은건 사실입니다.
근데 본문의 논문과는 별 상관 없어보입니다.
15/10/30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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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논문을 보고 암이 나았습니다.
롤하는철이
15/10/30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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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도면 귀여운 수준인데요. 크크.
MoveCrowd
15/10/30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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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제대로 읽지도 않고 이런 글 쓴 글쓴이가 제일 문제네요..
메피스토
15/10/30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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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형이 비과학적인데 어떻게 논문의 근거가 되냐를 문제로 제기하셨는데
판타지 나 사이언스 픽션 만화나 소설을 쓰는데 그 근거가 과학적이어야 하나요?

올린 논문의 저자를 지우셨지만, 제목만 쳐도 다 신상정보가 나와 확인하니
애니메이션에 내용 상 과학적 문제라거나(판타지에 과학적 문제를 들이미는 것도 이상하긴 하지만) 작품의 인물들 간의 분석을 혈액형으로 한 것이 아니라 인물 설정의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 하고자 하는데요.

나루토를 예시로 든 것은 작가가 그런 기법을 활용 했으니 살펴보자는 의미고요.
그리고 논문은 보지 않았지만, 올리신 초록에 모두 그런 내용이라고이 나와 있는데 전 저 논문이 아무 문제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논문 학계에 관해서는 더 이야기는 진행시키지 않고 그냥 예시가 적당하지 않다는 것만으로 결론 짓겠습니다.
우리나라 교수들이 비교적 프로의식이 없다는 데는 동의합니다.
클라우스록신
15/10/31 00:34
수정 아이콘
일단 논문을 읽어봐야 알거 같습니다.
15/10/31 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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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분야는 제 전공 분야가 아니라 그냥 패스하겠습니다만
외국이라고 쓰레기 같은 논문이 없겠습니까
결국 그 논문의 수준을 평가하는 것은 국내냐 외국이냐 이런 게 아니라 어떤 db에 등재되느냐 (이과라면 sci라던지) 및 인용이 얼마나 되느냐로 갈리게 됩니다
국내지라도 if가 높은 논문들은 허접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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