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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11/14 10:37:40
Name Neanderthal
Subject [일반] 오! 이것은 세종대왕의 위엄!!...



제가 요즘 읽고 있는 책이 있습니다. Cynthia Barnett이라는 저널리스트가 쓴 [Rain: A Natural and Cultural History]라는 책인데 제목 그대로 비에 관한 여러 가지 자연과학적이고 역사 문화적인 이야기들을 전해주는 내용이 들어있습니다. 제가 요 며칠 PGR에 올린 글들은 다 이 책에 있는 내용을 바탕으로 한 것들인데 읽다보니 뜻밖에 반가운 분이 나오시네요.

바로 세종대왕님!...

강수량의 과학적인 측정에 관한 얘기가 나오는 와중에 아래와 같은 구절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The cylinders that catch rain in modern backyards emerged in Korea during the reign of King Sejong the Great, who ruled from 1418 to 1450. A Korean cultural hero to this day, Sejong put a premium on science – especially agricultural technologies to help coax more food from the drought-prone land. Sejong wanted every village in the country to report rainfall back to the crown, a chore that involved inspecting roots and soils for moisture after a storm. His son, the crown prince, is said to have come up with the tubular gauge. King Sejong sent one to every village. Korean historians have a running disagreement about whether Sejong actually used the data, or collected it as a shrewd political move to show he cared about the problems of agriculture.

   오늘날 뒷마당에서 비를 받는 원통 형태의 장비는 1418년부터 1450년까지 한국(조선)을 통치했던 세종대왕의 재위 기간에 등장했다. 세종은 한국에서 오늘날까지 문화를 부흥시킨 영웅으로 칭송받고 있는데 과학을 중히 여겼으며 특히 가뭄이 자주 드는 지역에서도 식량을 더 많이 생산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영농 기술에 관심을 기울였다. 세종은 나라에 있는 모든 마을에서 강수량을 측정해서 왕에게 보고하기를 원했는데 이러한 작업은 폭풍우가 지나고 나면 나무의 뿌리나 토양을 살펴보고 수분이 얼마나 있는지 알아보는 일과 관련이 있었다. 그의 아들인 세자(문종)는 강수량을 측정할 수 있는 관 형태의 기구를 만들었다고 알려져 있다. 세종은 이것을 각 마을로 보냈다. 한국의 역사학자들 사이에서는 세종이 실제로 이렇게 측정된 자료를 사용했는지 아니면 단지 자신이 농사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기민한 정치적인 움직임이었는지에 대해서 오랫동안 의견이 분분하다.]



저는 잡다한 주제의 원서들을 자주 보는 편인데 주제가 무엇이 되었든지 간에 그동안에는 한국이나 한국 인물이 언급되는 경우를 거의 보기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세종대왕에 대한 구절이 나온 것을 보니 괜히 반가운 느낌이 드네요. 그리고 저 부분 다음에 유럽에서 강수량을 원통 형태의 장비로 처음 측정하기 시작한 얘기가 이어지는데 그 연도가 1703년이라고 나옵니다. 그렇다면 한국이 적어도 260년 이상 앞섰다는 얘기네요. 결국 이렇게 원통형으로 생긴 강수량 측정 장비를 가지고 강수량을 측정한 것은 우리나라가 최초라는 얘기인 것 같은데 (비록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처럼 인류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친 것 아니지만) 금속활자의 발명도 세계 최초이고 이렇게 놓고 보면 우리나라가 과학기술에 대한 전통이 만만치 않은 국가였다는 걸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은 음...다시 옛 영광을 회복중이라고 해야겠죠?...--;;;

그런데 이런 것에 흥분하는 걸 보니 저 역시 “두 유 노우 강남스타일?”의 마인드에서 아직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이것이 바로 말로만 듣던 국정교과서의 폐해?...--;;;)

그건 그렇고 저 문단 말미에 제기된 문제의 정답은 무엇일까요? 정말로 세종대왕은 그렇게 측정된 자료들을 실제 농업기술개발에 활용을 했을까요? 아니면 진짜 정치적인 몸짓에 불과했던 것이었을까요? 만약 후자라면 세종대왕은 진짜 정치 9단이라고 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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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eAgain
15/11/14 10:44
수정 아이콘
이런 전차로 풍흉에 따라 조세를 결정하는 연분9등법 등이 나오지만,
자영농에게나 효과가 있고, 일반 소작민들에게는 크게 영향은 없다 하는 뭐 그런 이야기가 무의식적으로 튀어나오네요;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15/11/14 10:47
수정 아이콘
조선의 과학력은 세계제일!!!
문명이 하고 싶어지네요.
다크템플러
15/11/14 10:48
수정 아이콘
실용적/정치적 으로 나누던 게 기종의 통설이고 뭐가 맞냐 싸우고 있었는데 최근 논문보니까 둘은 동시에 이뤄진거고 실용이냐 정치냐를 구분하는 것 자체가 현대의 시각에서 재단하려하는거다.. 라는것같더라구요
좋은하루되세요
15/11/14 12:31
수정 아이콘
진정한 고수는 두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는군요
김첼시
15/11/14 10:53
수정 아이콘
책읽는데 주모가 난입해서 강제로 국뽕주입 크크크
살려야한다
15/11/14 10:59
수정 아이콘
두 유 노 킹 세종?
Jon Snow
15/11/14 11:01
수정 아이콘
역시 깨우친 임금!
비익조
15/11/14 11:16
수정 아이콘
펄-럭
15/11/14 11:16
수정 아이콘
헤븐조선에 궁걸에 당도한 거슬 환영하오 나썬이여!
연환전신각
15/11/14 11:23
수정 아이콘
역시 간디와 맞설 수 있는 강략한 문명의 군주답군요.
복타르
15/11/14 11:34
수정 아이콘
6/5/5 세종의 위엄이군요.
사랑하는 오늘
15/11/14 16:41
수정 아이콘
그래서 초반에 만주로 달리는 대조선왕국~~
15/11/14 11:49
수정 아이콘
가엾고 딱한 자로다~!
김여유
15/11/14 11:57
수정 아이콘
타임머신이 있다면 과거로 가서 한 번 만나보고 싶은 인물입니다
15/11/14 11:58
수정 아이콘
조금 다른 얘기지만 미국에서 국제 경영 수업을 공부하는데 한국 기업에 대해 언급할 때 chaebol 이라는 단어가 이탈릭으로 들어가 있길래 무슨 말인가 한참을 고민했던 기억이 있네요. 결국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하다가 뒤에 설명을 보고서야 재벌인 걸 알았습니다.
존 맥러플린
15/11/14 18:23
수정 아이콘
회장님 말 안들으면 체벌한다는 의미입니다.
MoveCrowd
15/11/14 12:12
수정 아이콘
아주 다른 이야기인데 책 표지가 정말 예쁘네요.
Neanderthal
15/11/14 13:40
수정 아이콘
원서들이 보면 대개 책 디자인이 좋더라구요...^^
독수리가아니라닭
15/11/14 12:24
수정 아이콘
문종의 위엄이 될 것도 같은데요?
솔로11년차
15/11/14 12:30
수정 아이콘
뛰어난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왕자, 적극적으로 실행에 옮기는 왕, 훌륭하게 완성해내는 공돌이.
15/11/14 13:24
수정 아이콘
역시 갈리는건 그때나 지금이나
몽쇌통통
15/11/14 13:42
수정 아이콘
어킄크크크 마지막에 뿜었슴니다 우리 영실이 형님 크크크 ㅠ.ㅠ
Neanderthal
15/11/14 13:45
수정 아이콘
영실이...오늘 어디까지 만들었어?...보고해봐!...ㅠㅠ
작은기린
15/11/14 16:40
수정 아이콘
신분상승도 좋지만 벽에 똥칠할때까지 고생안할라면 내 이 가마라도 박살 내던지 해야지 ㅠㅠ
겨울삼각형
15/11/14 14:50
수정 아이콘
세종대왕의 업적은 아니지만 세계최초의 신문이라고 볼 수 있는 조보가 있지요.

[조보]는 조보를 만드는 승정원의 기별청에서 따와서 [기별]이라고도 했는데,

[매일] 그전날있었던 인사이동이나 기상이변 아니면 그냥 왕명 같은 소식을 정리해서 [초서]로 필사하여 고위관료와 각 지방 관청에 보냈다고 합니다.

서울은 매일 받아볼 수 있었지만, 지방은 매일 보낼수 없으니 5일에서 10일치를 모아서 보냈다고 하죠.

이 조보는 조선후기 관보로 이름을 바꾸었고, 지금도 전자관보의 헝태로 존재하죠.

진지는 점심으로 곤드레밥으로 너무 많이 먹어서 간에 기별이 간김에...
15/11/14 18:27
수정 아이콘
펄-럭
15/11/14 21:24
수정 아이콘
니... 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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