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6/03/22 23:29:58
Name 피아니시모
Subject [일반] [역사?] 생각했던것과 전혀 달랐던 혹은 몰랐던 부분이 확 눈에 띈 왕이 있습니까?
저는 어릴때부터 사극을 좋아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죠. 보통 우리나라 사극이 조선시대나 끽 해야 고려시대이니 그쪽 시대에 편중되어있었고 그 외에도 중국사쪽으로 어쩌다보니 관심을 갖게 되더라고요

당연한 말입니다만 사극이란 건 온전히 사실만을 말하진 않습니다
가령 실록이라던가 여타 기록을 뒤져 최대한 사실적으로 해보려고 해도 그 기록이 너무 부실하다거나 혹은 짧은 기록만을 바탕으로 작가의 상상을 토대로 만들기도 하고 시대상만을 빌린 채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기도 합니다

그러다보니 작가의 입맛대로 만들어진 인물을 진짜 그 인물이라고 이미지가 덫씌워지는 경우도 존재합니다

저 같은 경우 조선왕조에 나오는 문종이나 중종은 실제로도 그저 유약한 임금인 줄로만 알았습니다만..
사실은 문종은 그 누구보다도 성군의 자질을 갖추고 능력있는 왕이었으며 살아생전엔 수양대군이 똥꼬가 닳도록 (..)  추켜세워줄 정도였다고 하죠. (형님이 제갈량보다 더 짱임 형님 짱짱짱..이라던가)
중종의 경우 반정세력에 의해 옹립된 것도 있었고 무엇보다 여인천하라는 드라마를 보면서 아 그냥 저런 임금이구나 했지만 왕들중에서도 손가락안에 꼽을 정도로 무서운 왕이었다고 하죠

또 하나 놀랬던 건 이번에도 중종과 태종 그리고 숙종이었습니다
태종과 중종에 대해 놀랬던 건 태종은 용의눈물의 이미지가 너무 강했었고 중종은 위에 적어놨듯이 여인천하의 이미지가 너무 강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일화중에 백성들을 생각하는 일화를 보면 아 그정도는 되니깐 왕노릇을 하는구나 싶더군요
특히나 중종이 백성을 구휼하는 것은 정사중에 가장 먼저할 일로, 이같은 어린아이를 구하는 것보다 더 급한 것은 없다라는 말을 한 일화를 보면 감동 그 자체입니다. (https://cdn.pgr21.com./pb/pb.php?id=series&no=532) - sungsik님이 pgr에서 올려주셨던 내용입니다.
태종은 그정도로 아들바보인줄은 몰랐고(..) 어떤 시골에서 올라온 백성이 실수로 궁궐보고 넋이 빠지다가 실수로 들어와버렸는데 순금부에서 그를 붙잡고 장80대를 선고했지만 태종이 그거 모르고 했을 수도 있지 뭘 그럼?하면서 방면해줬다거나
꼬맹이들이 길가에서 돌에다가 주상,효령,충녕 이라는 이름을 써놓고 발로 차는 놀이를 하다가 잡혔을때도 "애들이 그럴 수도 있지 뭘 그럼?"하고 쿨하게 용서해주고 두번다신 이 일을 언급하지말라고 손 써준것 등등
생각하면 할수록 뭔가 쿨시크하고 (..) 처남들과 사돈들 죽일땐 그렇게 인정사정없더니 저런 모습 보면 이게 진짜 태종이 맞나 싶기도 합니다.

숙종의 경우 역시나 장희빈과 관련된 드라마들로 인해 그 이미지는 여색을 밝히고 휘둘리는 임금이었는데 실제로는 그보다 더 정치적이고 그 뒷면엔 굉장히 무서운 임금이었다는 걸 알고 난 뒤로 개인적으로 숙종이란 임금을 별로 좋게 보질 못하겠더라고요

사실 이거 말고도 여럿 있었죠
영조라던가 사도세자라던가 정조라던가..뭐 이 세사람이 나왔다면 무슨 말을 하고자 하는지는 누구나 다 알 거라 생각합니다
특히 사도세자의 경우 노론에게 희생당했다는 이미지가 누구에 의해 굉장히 각인되어있었지만 그거랑은 전혀 관계도 없었고요
더 웃긴건 노론배후음모설이 좀만 파헤치면 정말 어처구니 없는 거였어서 당황했던 적도 있네요-_;

정조의 경우 뭐랄까 굉장히 지적이고 엘리트인 이미지였는 데 실제로도 똑똑하긴 했는데 깐깐한데다 욕쟁이(..)에 키보드 워리어 기질이 다분하다는 걸 알게 되고 빵 터졌던 적이 있습니다. 이것보다 더 빵터졌던건 신하들보고 "제발 공부좀 해라 공부좀!!!!!!!!!!!!" 하는 거 보고 학창시절 어머니가 하던 말씀이 떠올라서 뜨끔하기도..


음 갑자기 생각난 잡설이 너무 길어졌는데 혹시나 한국사든 중국사든 혹은 다른 나라의 역사든 자신이 생각했던 왕과 실제 이미지가 달랐던 경우가 얼마나 있으셨습니까? 전 적고 나니깐 조선시대 왕 대부분이 전혀 달랐던 거 같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소야테
16/03/22 23:36
수정 아이콘
왕은 아니지만 비스마르크에 대해서 공부할 때 꽤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어렸을 땐 철모를 눌러쓴, 제복코스프레하는 콧수염할배 사진과 철혈재상이란 이명 때문에 군국주의자인 줄 알았더랬지요.
피아니시모
16/03/22 23:39
수정 아이콘
저도 비스마르크는 군국주의자인 줄 알았어요
오스트리아,프랑스와 연달아 전쟁치루면서 통일을 이뤘다고만 배웠고 그 과정에서 그렇게 인식을..-_-;
세종머앟괴꺼솟
16/03/23 09:05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20세기 최고의 정치가로 생각합니다. 19세기군요 크
마스터충달
16/03/22 23:37
수정 아이콘
저에게는 명성황후가 이쪽으론 레전설....
피아니시모
16/03/22 23:38
수정 아이콘
아 명성황후.. 깜빡했네요
하하 흥행한 드라마가 한 사람을 미화시키면 어떻게 되는지를 제대로 보여준 인물이라고 봅니다

내가 조선의 국모다!
이 말 한마디가 -_- 명성황후의 모든 악행을 덮어씌워버린듯..
거믄별
16/03/22 23:39
수정 아이콘
저도 실체(?)를 알고나선 멘붕이 왔었죠.
해원맥
16/03/22 23:56
수정 아이콘
저도 실체(?)를 알고나선 멘붕이 왔었죠. (2)
지구별냥이
16/03/23 02:59
수정 아이콘
저도 "명성황후"에 멘붕 심하게 온 1/1000000 중의 하나죠~미화 끝짱판 이어서, 말입니다
16/03/23 11:53
수정 아이콘
미화의 끝판왕이죠. 진짜 죽을 타이밍을 잡잡혀서...
도깽이
16/03/22 23:39
수정 아이콘
인조때가 조선 후기 상업발달의 토대가 생겼다는것?

일본이 국력 이라고 할만한게 고려때 이미 더컸다는것?
피아니시모
16/03/22 23:40
수정 아이콘
인조의 비판점이야 사실 엄청나긴 한데
그것과는 별개로 치세후기 백성들이 살기엔 광해군시절보다도 좋았다하니..
16/03/23 00:30
수정 아이콘
사실 삼국시대에도 일본이 백제 신라보다 국력이 더 컸어요
괜히 인질 보내고 세자들 보낸게 아니예요
차지하고 땅만해도 백제 신라 합친것보다 배 가까이 되는데
그러나 조선초기에는 조선이 더 강했고요
무로마치 막부 평화는 60년 정도인데 그때도 막부의 힘이 약했죠
그해 반해 조선은 200년간 강력한 중앙집권 체제였고요
한때 막부를 옹립했던 서일본 최고 다이묘 오우치가문도 항상 조선에 조공 올리고 막부도 조공 까지는 아니더라도 자신을 낮추는 사신을 보냈으니까요
사구삼진
16/03/23 19:53
수정 아이콘
흥미로운 이야기이네요. 혹시 관련 책을 알 수 있을까요? 보고싶어 지네요.
수면왕 김수면
16/03/22 23:50
수정 아이콘
저같은 경우에는 청나라의 역대 황제들, 특히 강희-옹정 연간에 대한 이미지요. 강희제는 해외 친정도 다니고 이런 걸 읽어서 어릴때는 대단히 호방한 (뭐, 호방했다고는 합니다만...) 만주족 무골의 인상을 받았는데 실제로 연간의 기록들을 좀 나이 먹어서 읽어보니 지력 만렙찍은 군주. 옹정제는 통제광 독재자였는데 관련 서적들을 읽어보니 국가 부정부패 씨를 말리려다보니 자기 수명을 갉아먹은 군주였고, 그 부정부패를 척결의 용도로 주접을 이용해 마이크로 컨트롤을 하다보니 통제광이 되어버린 (뭐가 선후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 케이스였죠.
Re Marina
16/03/22 23:57
수정 아이콘
관우요. 소설에서는 엄청 세게 나오는데 현실은 그거보다 더 세서...
갈색이야기
16/03/23 00:05
수정 아이콘
연산군은 천하에 드문 미남이었다죠.

하지만 연산군을 제외한 다른 모든 조선왕은 이만기씨가 생각나는 외모였다는 거............
후배를바란다
16/03/23 00:11
수정 아이콘
저도 비스마르크. 철혈재상이라길레 그야말로 강철로 피바다를 만든 재상인줄 알았는데, 냉철하게 국제관계를 보는 정치가였죠.
유스티스
16/03/23 00:24
수정 아이콘
국내정치와 국외정치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누구보다 잘 안 현실주의자였죠.
쓰신 댓글에서, 알았는데의 앞과 뒤가 다 맞는 말이니.
마프리프
16/03/23 00:18
수정 아이콘
아우구스트요. 내전에서 승리하기까지밖에 모르다가 황제로서의 모습을보니 굉장히 무서운 사람이더군요
유스티스
16/03/23 00:25
수정 아이콘
왕이라 하니, 유비!
게임과 만화 그리고 소설로 알다가 정사를 알게되니...
LastCarnival
16/03/23 23:11
수정 아이콘
알고보니 천하무쌍!
6년째도피중
16/03/23 00:33
수정 아이콘
어릴때 기준으로는 의자왕.
최근 10년 기준으로는 인조와 정조요. 도깽이님 말씀대로 인조 때가 대동법이 진지하게 논의된 시점이라는 것. 막상 백성들이 살기에는 괜찮았던 시대의 왕이었다는 것. 정조는... 비운의 개혁군주와 사도세자의 아들!... 그런 이미지였는데....... 문체반정과 서얼축출, 그리고 탕평책이라는 것의 실체를 알게되면서 좀 냉정하게 보게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게임중독 패가망신의 선조격이라던 개로왕이 새롭게 보이더군요. 의자왕도 그렇지만 이 양반도 참 안됐습디다.

생각해보면 새롭게 보이는 인물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다양한 시각과 자료를 통해 계속 재해석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가 아니겠습니까. 글쓴분께서 저리 다양하게 느끼신다는 것은 그 간의 성과라고 할 수 있겠네요.
도깽이
16/03/23 00:34
수정 아이콘
명성황후는 그래도 본인 자체는 엄청 똑똑하고 외교감각이 뛰어나지 않나요?
무식론자
16/03/23 00:34
수정 아이콘
정조. 개혁군주로 알고 있었는데 문체반정에 대해 알고 난후 좀 다르게 보게 됐습니다.
뭐 정조의 개혁은 어디까지나 유교를 바탕으로 한 개혁이었으니 어쩔 수 없었지만...
16/03/23 00:37
수정 아이콘
러시아 짜르들 보면 휘황 찬란하죠

세계사시간에 나오는 대표적인 계몽군주인 표트르대제는
왕위계승권을 놓고 싸운 자기 배다른 누나를 수도원의 탑에 평생 유폐시키는데
누나의 자식들 수급을 창문마다 보이게 매달아 놓습니다
유리한
16/03/23 03:12
수정 아이콘
왕은 아니지만.. 일본의 대통령이 되려했던 맥아더 장군?
16/03/23 09:09
수정 아이콘
조선한정이라면 문종이요. 그정도의 인재가 왜이리도 일찍 돌아가셨는지
공유는흥한다
16/03/23 11:47
수정 아이콘
고종이요. 그냥 휘둘리는 허수아비인줄 알았는데 사실 혼자 나뒀어도 암군이었습니다 크크크...
조이9012
16/03/23 11:49
수정 아이콘
저는 주원장입니다. 그냥 이미지로는 자기한테 도전하는 신하는 죽이지만 백성에게 잘해준 왕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알아볼 수록 찌질하더군요. 몽고와 독립전쟁(?) 시기에도 본인은 별로 싸우지 않고, 경쟁자들(몽고와 많이 싸우는)하고만 싸우고, 자기 키워준 상관인 한림아를 물에 빠뜨려 죽이고, 독립운동 함께 한 동료 및 부하들 정권 잡은 후 자기한테 도전할까봐 미리 잡아죽이고, 참... 별로더군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4251 [일반] 자유게시판 신규 운영위원을 모십니다 [4] OrBef5351 16/03/19 5351 3
64250 [일반] [프로듀스101] 11명을 선택하게 된 결정적인 순간들 (데이터 주의) [14] 모비에7343 16/03/24 7343 1
64248 [일반] [3.23] 김치찌개의 오늘의 메이저리그(박병호 1타점 2루타) [2] 김치찌개4107 16/03/24 4107 0
64247 [일반] 출사 : 삼국지 촉서 제갈량전 28 (5. 문득 바람의 방향이 바뀌니) [24] 글곰3937 16/03/24 3937 48
64246 [일반] [프로듀스101] 4차 경연 직캠 현황 [10] Leeka3388 16/03/24 3388 2
64245 [일반] '소년소녀 라이브러리'를 아십니까? [15] 북텔러리스트5589 16/03/23 5589 5
64238 [일반] [감상]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27] 마나통이밴댕이5064 16/03/23 5064 0
64237 [일반] 청해진-정원 새로운 문건이 나왔다는데요 [12] 능숙한문제해결사7534 16/03/23 7534 0
64236 [일반] 브뤼셀 테러의 배경: 분열된 벨기에와 몰렌베크 그리고 안락함 [20] santacroce6824 16/03/23 6824 15
64235 [일반] 역습의 DC!! 배트맨 대 슈퍼맨은 재미있을까? [46] 빵pro점쟁이7411 16/03/23 7411 2
64234 [일반] 박재범/키디비의 MV와 린/엠버/전효성/라붐/비투비의 티저가 공개되었습니다. [5] 효연덕후세우실6673 16/03/23 6673 0
64233 [일반] [수필] 엄마의 마중 [5] my immortal2994 16/03/23 2994 20
64232 [일반] 응급실 #1 [15] 지하생활자6132 16/03/23 6132 16
64231 [일반] [책추천] 역사 및 시사 관련 추천도서 목록 공유합니다. [21] aurelius9075 16/03/23 9075 23
64230 [일반] [스포] 무스탕: 랄리의 여름 보고 왔습니다. [47] 王天君7767 16/03/23 7767 5
64229 [일반] [스포] 피닉스 보고 왔습니다. 王天君2623 16/03/23 2623 1
64228 [일반] [스포] 월터 교수의 마지막 강의 보고 왔습니다. 王天君5409 16/03/23 5409 1
64227 [일반] [스포] 산하고인 보고 왔습니다. [2] 王天君3453 16/03/23 3453 1
64226 [일반] [스포] 45년 후 보고 왔습니다. [3] 王天君5055 16/03/23 5055 1
64225 [일반] 지하철에 나타나시는 여러 유형의 승객들 [27] 삭제됨6592 16/03/23 6592 4
64224 [일반] [진상] 식품회사 진상 타입 3 [19] 블루투스6197 16/03/23 6197 3
64223 [일반] 2016 ESPN 선정 NBA 역대 스몰 포워드 TOP 10 [19] 김치찌개10499 16/03/23 10499 0
64222 [일반] 헌터x헌터-원리원칙과 융통성의 관점에서 [22] 전회장6317 16/03/23 6317 2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