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첫글이 이런 글이 되어 아쉽네요. 방금 전에 레진 코믹스를 탈퇴 했습니다. 탈퇴한 이유는 다들 짐작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이번 사태 초기만 해도 저는 팝콘이나 튀기던 관객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안타까웠지만 "쯧쯧, 역시 트위터는 인생에 낭비지.. 트위터에서 우리 무무 얼굴이나 봐야 겠다." 라고 생각하는 수준에 그쳤습니다. 하지만 조금 지나니 분위기가 바뀌더군요.

저는 하루에도 10편넘는 웹툰을 보는 웹툰광입니다. 그래서 초기에 웹툰 작가들이 하나 둘씩 지지를 표명할 때 불쾌했지만 여타 다른 이슈들처럼 잠잠해질 거라고 생각 했죠. 적어도 제 상식으로는 이정도까지 사태가 악화됐는데 뛰어든다는 건 상상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웹툰작가님들은 감히 저라는 독자가 상상할 수 없는 분들이셨죠. 사태는 더 심각해졌고 저는 주말 내내 우울하게 지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와중에 '파니'라는 분이 올린 만화를 보았습니다. 웹툰작가를 목표로 열심히 해왔지만 이제 그럴 자신이 없다. 자신이 저 세계로 들어갈 자신이 없으니 절필하겠다는 내용일였죠. 그리고 트위터에서는 이 만화와 '파니'라는 분을 조리돌리기 시작했죠. (해당 내용 링크 참조)

저는 너무 나도 큰 충격을 받았고 결국 레진 코믹스를 탈퇴하기로 하였습니다. 물론 저 트위터에 글쓴이들은 레진과 아무런 관련이 없을 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이번 사태때 저 분들과 비슷한 권의의식에 가득찬 모습을 보여준 작가분들이 많았기에 긴 고민 끝에 탈퇴하고 말았네요.

다른 무엇보다도 걱정인 것은... 제가 앞으로 새로 데뷔하는 작가들의 만화를 안심하고 볼 수 있을까? 라는 것입니다. 적어도 한동안은 현재 보고 있는것(그나마도 이번 일로 인해 많이 줄어들 것 같지만)만 보게 될 것 같습니다. 더 아이러니 한 것은 작가님들이 보여주신 권위의식 때문에 대학교때 이후로 사라졌다고 생각한 저의 창작 욕구가 다시 솟아오르는 기분이 듭니다. 다시 옛날 처럼 유치하고 재미없는 글들을 쓰며 즐겨야겠네요. 작가님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