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되면 청와대는 최후통첩을 선언한 것과 마찬가지네요.

"2선으로 물러나겠다."
"국회가 추천하는 총리에게 광범위한 권한을 부여하겠다"

와 같이 국정에서 어느 정도 물러난다는 말 한마디면 많은 일이 쉽게 풀릴텐데 총리의 권한범위와 같이 구체적인 부분은 영수회담에서 일단 만나서 논의하자는 것을 보니, 어떻게든 여야 대표들과 대통령이 한곳에 모여 앉아 우아하게 얘기하는 그림만 만들어내면 잠시 앉아있다 피해갈 수 있는 소나기 정도로 이 사태를 인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청와대의 속내는

'하야는 하지 않겠다. 달리 말하자면 나에게 2선 후퇴란 없다. 원한다면 국회, 너희들이 탄핵을 한번 해보든가. 어차피 야 3당으로는 탄핵 의결정족수에 어림도 없을테고, 비박의원은 정치생명을 걸고 동조할 수 있으면 해보라. 그리고 헌법재판소, 그자리 앉아있는 양반들이 이렇게 부담스러운 건을 결정지을 수 있을 것 같나. 이런저런 법리를 갖다붙여 논리를 기워넣은 결정문에서 우선 대통령의 불법행위를 준엄하게 꾸짖은 뒤 '그럼에도 불구하고'와 같은 문장들을 몇군데 집어넣어 적당히 5:4쯤으로 헌법수호자의 체면치레를 하며 "안타깝게 한끝차로 돌려보냅니다. 여기 이 명문으로 쓰여진 소수의견을 좀 봐주시오" 하겠지. 대자보? 시국선언? 촛불시위? 집회? 물리력이 거세된 저항권을 두려워할 권력자가 어디있나'

이 정도라고 보여집니다.

통일된 의사체가 아니기에 다를 수 밖에 없는 야 3당 의 각개전투와 같은 방향성, 자신의 당에서 만든 대통령의 명백한 실기임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가진 권력의 근원이 어디인 줄 알기에 갈리는 여당의 입장.

홀로 입장을 정할 수 있는 청와대이기에 어쩌면 당연하게도 가장 먼저 뜻을 굳혔습니다.

저도 뜻을 굳혔습니다.

만납시다. 광장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