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뉴스를 읽다 보면 한 언론사에서 특정 이슈를 가지고 시리즈 식의 릴레이 기사를 내는 광경을 보게 됩니다. 저는 이런 기사들을 관심 있게 읽을 때가 있는데, 왜냐하면 이번에 소개해 드릴 이데일리의
[벼랑끝 보수] 시리즈처럼 파 봤더니 줄줄이 사탕으로 나올 때가 있기 때문이지요. 벌써 6편까지 나온 이 기사들의 내용을 요약해 보고 제 생각을 좀 덧붙여 봅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18&aid=0004012229
[[벼랑끝 보수]①'무능·부패·꼰대' 조롱…`콘크리트` 지지층 무너져]
1편에서는 지난 대선 투표 결과와 여론조사의 추이 등을 이야기하며 '세월호 참사'라는 초대형 악재에도 30%대를 밑돈 적이 거의 없는 '콘크리트' 같은 대한민국의 보수진영 지지층이 자신들의 밑바닥을 전 국민에게 드러낸 2016년 말 '최순실·박근혜 국정농단' 사태 이후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합니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그 지지율이 회복되지 않는 원인은
탄핵 여파로 돌아선 중도 보수층의 마음을 돌리는 데 실패한 것과 '수구' '꼰대' '무능' 등의 이미지가 덧씌워지며 조롱의 대상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이 기사에서는 보수 유권자들의 각종 통계를 들며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보수유권자의 목소리를 담을 만한 그릇으로 인정받지 못한 셈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기사에서 제시한 통계로 보면 촛불시위가 불붙기 시작한 11월부터 당시 새누리당 지지자의 70% 이상이 빠져나갔으며, 새누리당을 떠받치던 5060세대, 영남 등 이념적 보수를 자처하는 콘크리트 지지층이 3분의 1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결국
자신의 성향을 '보수'라고 밝히는 이들이 줄어들게 되고, 보수 유권자들조차 보수정당을 외면하고 현재의 보수세력에 눈길을 주지 않게 되면서, 나아가 6·13 지방선거를 앞둔 현재 보수정당의 인물난으로까지 표출되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18&aid=0004013712
[[벼랑끝 보수]②"한국당 간판은 리스크 자체"..이유있는 '인재난']
1편의 인물난 이야기를 조금 더 자세히 전하는 기사입니다. 낮은 지지율, 적폐 등 부정적인 이미지가 겹쳐 있는 것 등을 들어 자유한국당 간판을 아예 '리스크(risk)'라고 단언하고 첫머리에 든
"지금처럼 확신없는 상황에 똥물을 뒤집어 쓸 사람이 누가 있겠나?"라는 말은 직설적이지만 딱히 틀린 말도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인재영입 시도는 번번이 실패하고 영남지역에서조차 당선 확실을 가늠할 수 없으니 위험부담을 지고 싶지 않아하는 사람들이 다수라고 진단하며,
심지어 자유한국당 내부 인사마저 지방선거 출마를 고사하는 형편이라고 진단합니다.
이처럼 자유한국당이 인재영입과 내부 인물 발탁 모두 흔들리고 있고 바른정당은 국민의당과의 통합논의 및 일부 인사들의 탈당, 자유한국당 복당 때문에 제대로 된 후보를 내지도 못하고 있는 지리멸렬한 상태를 놓고 전문가들은 당연한 결과라고 진단합니다. 보수정당이 탄핵 이후 단 한번도 주도권을 쥐지 못했을뿐더러 선거 변수로 꼽히는 지지율, 구도, 후보 경쟁력 등에서 모두 여권에 뒤지고 있으며, 지금도 적폐청산에 대한 공감 여론이 높아 탄핵구도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이유 때문입니다. 아무것도 믿을 게 없다면 남는 건 당 이름 뿐인데 과연
이 상황에 자유한국당 또는 바른정당이란 이름을 믿고 선거에 출마하는 게 쉬운 일이냐는 답이 돌아올 만 하겠지요.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18&aid=0004016970
[[벼랑끝 보수]③30%대 '콘크리트' 보수는 어디로 사라졌나]
3편에서는 1편에서 이야기한 보수 성향 유권자 또는 여론조사 응답자의 감소 추세를 좀 더 집중하여 다룹니다. 먼저 이 기사는 갤럽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자신을 보수 성향이라고 밝힌 응답자가 지난 2년 새에 무려 10%P나 감소한 현상에 주목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분단국가의 특수성 때문에 '반공'과 '국가안보'를 무기로 내세운 보수 진영의 논리가 여전히 유효하고, 저출산·고령화 현상 또한 보수정당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으며, 그 외에 진보정당의 지역기반인 호남 인구는 계속 줄어들고 있고 경제침체와 고용불안의 장기화 역시 보수화 추세를 부채질하고 있는 요인 중 하나라고 말하며
대한민국은 보수정당이 정치하기 좋은 환경이라는 것을 먼저 기반에 깔고 말합니다.
하지만
보수정당에게 유리한 환경인 정치구도가 박근혜씨의 탄핵으로 뿌리부터 흔들리며 이른바 '콘크리트 보수'가 와해되었고, 지금도 그로 인해 보수 지지층의 결집이 어려워졌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다만, 보수지지층은 단지 수면 밑으로 가라앉아 표류하고 있다고 보고 있으며 이 기사에서는 표류하고 있는 보수 이탈층의 행보가 여전히 유동적이라는 의미로
'스윙보수'라는 정의를 내리며 진영논리에 기반한 정국 운영 시에는 다시 결집할 수 있지만 실용적인 태도와 포용적인 국정운영이 이뤄질 경우 보수층이 새로운 지지계층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18&aid=0004018898
[[벼랑끝 보수]④언제, 어떻게 무너졌나…시그널은 '16년 총선']
4편에서는 이런 보수 진영의 행동에 '1차 경고'를 준 것을 2016년 4.13 총선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른바 '옥새파동'이나, '진박공천'등의 행동으로 내부에서 잡음이 많았고 결국 180석 전후를 예상했던 새누리당에게 유권자들이 경고를 준 것이 2016년 4.13 총선이라는 것이지요. 그러고 난 뒤 반 년쯤 뒤에 터진 국정농단 사건과 박근혜씨의 탄핵안 가결은 보수 진영 정권에 보수정당 정치인들마저 문제가 있다고 자인하는 상황이 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1년 이상 지난 지금 바뀐 것은 하나 없고 여전히 보수는 부끄럽고 창피하다고 꼬집었습니다.
그리고 그 원인으로 박근혜 정부 초반부터 여러 가지 실정과 편가르기로 보수층이 서서히 균열되었다고 진단합니다. 이른바 국정원 개입 의혹, 정윤회 문건, 유승민 대표연설에 대한 '배신자'발언, 위안부 밀실합의, 국정교과서 추진 등이지요. 이런 움직임으로 보수 균열을 자초한 상황에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국가가 아무 권한도 없는 개인에게 사유화된 일이 만천하에 드러났고 이른바 '유능한 보수' 신화는 완벽히 깨졌으며 국가관을 중시하는 보수진영의 가치도 심각하게 손상되었다고 진단합니다.
그렇게 보수세력은 이른바 '멘붕상태'를 맞았고 보수의 민낯이 드러나면서 보수진영은 파탄났고, 자멸했지만, 보수의 정당성 회복이 시급한데도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권은 너무 지리멸렬하고 반성도 책임감도 없어서 보수층은 마음 줄 곳이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18&aid=0004022429
[[벼랑끝 보수]⑤절실함도, 반성도 없다..'양치기 소년' 한국당]
제목에서 보듯 5편에서는 자유한국당을 비판하는 데에 집중합니다. 한나라당 시절 박근혜 당 대표가 탄핵 역풍과 '차떼기'로 8%까지 추락한 지지율을 맛보고 나서 천막당사로 옮긴 것을 이야기하면서 자유한국당이 한때는 위기에 강한 정당이었고 때로는 진보이슈도 과감히 수용했으며 유권자들은 보수의 변화무쌍한 모습에 꾸준한 지지를 보냈다고 하지만,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자유한국당이 지닌 정치자산은 송두리째 무너졌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117석의 제1야당이 원내 존재감은 미미하고 구태의연한 이미지에 갇혀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으며 제대로 된 현실 인식도, 위기를 극복하려는 절박함도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습니다.
그러면서 자유한국당이 수렁에 빠진 이유로 가장 먼저
'반성이 없다'고 진단합니다. 새누리당에서 자유한국당으로 이름도 바뀌었지만 반성 메시지를 각인시키지 못했고, 오히려 신뢰를 깎아먹고 있다는 것이지요. 홍준표 대표가 박근혜 동정론을 이용해 표를 끌어모았으면서 '구체제와의 단절'이란 명목으로 박근혜씨만 출당시킨 것이나 당 내외 반대 세력을 겨냥한 막말과 독설이 당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덧씌웠다고 말하며 홍준표 대표의 책임을 거론했습니다. 또한 다당제 시대로 바뀌었지만 과거 한나라당 시절 낡은 전략과 색깔론을 그대로 쓰고 있는 것이나 홍준표 대표부터가 대구를 택하는 등 희생 없는 보신주의에 물든 지도부 행동에 대해서도 비판이 나왔습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18&aid=0004024194
[[벼랑끝 보수]⑥해외선 3040대표가 정권 교체, 한국선 "어린 것들이…"]
지금까지 나온
[벼랑끝 보수]의 마지막 기사인 6편에서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나 스티븐 하퍼 전 캐나다 총리 등의 사례를 들면서
보수정당이 젊은 인재를 내세워 난관을 뚫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그러면서 자유한국당 등의 현실은 오히려 김영삼 전 대통령이 신민당 원내총무 시절 '40대 기수론'을 주창한 1969년보다도 후퇴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40대 기수론'을 젖비린내 난다고 혹평하기만 할 뿐이지 인물 혁신은 하지 못하고 있다고 꾸짖고 있습니다.
이 기사에서는 자유한국당의 인물 혁신이 당장 불가능한 이유로 홍준표 대표를 비롯한 자유한국당 지도세력의 개념 없는 행동을 첫손에 꼽고 있고, 다음으로는 개혁, 소장파의 아이콘이던 남경필, 원희룡, 정병국 등이 친박 등의 보스정치 프레임에 갇혀 제대로 크지 못했으며, 마지막으로 자유한국당의 이념관이 냉전시대의 논리에서 전혀 발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합니다.
인적 쇄신은 없고, 정강정책은 거꾸로 가고, 인물은 그대로라는 이야기지요. 그러면서 아예 홍준표 대표가 있는 한 젊은 층이 자유한국당을 지지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직설적으로 비판합니다.
기사 요약은 여기까지 하고 제 감상을 조금 추가로 덧붙여 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시리즈 기사는
해묵은 프레임으로 작성된, 정치 진단을 빙자한 특정 정당, 세력에 대한 노골적인 편들기에 지나지 않으며 그것을 아예 편집자 명의로 공지하기까지 한 뻔뻔스러운 기사라고 생각합니다. 그나마 이 기사에서 칭찬할 수 있는 것은
그러한 '편들기'가 다른 언론의 가짜뉴스나 왜곡에 비해서는 덜 온정적이고, 왜곡이 적으며, 그나마 디테일하게 쓰여진 것 뿐입니다.
저는
[벼랑끝 보수] 기사들의 첫머리에 붙은 아래의 '편집자주'가, 이 시리즈 기사의 목적을 아예 대놓고 드러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보수가 수렁에 빠졌다. 한때 한강의 기적을 일으킨 '산업 역군'으로 칭송받았지만 이제 '무능', '부패', '꼰대' 등 부정적인 이미지가 남았다. 기존 보수 유권자조차 보수정당을 외면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보수 괴멸' 상태에 대한 우려도 커진다. 바람직한 민주주의를 위해 건전한 견제세력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데일리는 벼랑 끝에 몰린 보수 정치권의 위기를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해본다.]
그 전부터도 이런 지적은 계속 있어 왔지만, 애초에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등의 새누리당 계열 정당은 보수, 더불어민주당 등의 민주당 계열 정당은 진보라는 이분법적 비교부터가 매우 올드한 프레임일 뿐더러 객관적 개념과도 딱히 맞지 않습니다. 과거에는 상대적인 비교라고 변명이나 할 수 있었지만
이젠 새누리당 계열의 정당이 탄생시킨 정부들이 보수의 가치 자체를 완전히 무너뜨렸으니 변명도 안 통하지요. 이렇게
언론 자신은 수십 년 전부터 내려온 낡은 프레임을 아무런 비판 없이 쓰면서, 정작 기사에서는 지금의 보수 세력들이 혁신이 없다거나 낡은 프레임에 갇혀 있다고 충고하는데, 솔직히 너무 웃음이 나왔습니다. 장님이 장님을 인도하는 격이란 게 이런 거구나 싶었습니다.
설령 지금의 새누리당 계열 정당들이 망한다고 해서 대한민국에 보수 가치가 없어지고 보수 세력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거늘 보수 괴멸 상태 운운하는 것도 어이가 없고, 그 당위성을 '바람직한 민주주의를 위해 건전한 견제세력이 필요하다'는 것에서 찾는 것은 더더욱 어이가 없습니다. 지난 이명박근혜 정부 시절의 범죄행위를 보고도 언론이 이런 기사를 시리즈로 여섯 개나 편성한 건
저는 언론의 부당한 정치개입이자 나아가 대한민국의 근간을 흔든 범죄 세력에 대한 노골적 옹호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밝혀진 정황과 사실만 보더라도 이명박근혜 정부 9년 동안 벌어진 일들은 참담합니다. 자신의 이득을 위해 국고를 탕진하고, 각종 부정과 비리를 저질렀으며, 안보를 지키기 위해 마련된 국정원과 군대, 특수활동비, 대북 공작금 등을 자신들의 쌈짓돈처럼 활용하거나, 있지도 않은 전직 대통령의 비리를 캐고, 민간인을 불법 사찰하고, 여론을 조작하고, 선거에 개입하는 데에 사용했습니다. 심지어 수백 명이 죽음을 당한 국가적 참사의 진실을 은폐하고 대통령의 7시간 공백을 덮기 위해 청와대와 여당과 정부 부처가 하나로 뭉치기까지 했지요.
어디 그뿐입니까. 각 부처 혹은 기관마다 블랙리스트를 운용해 불이익을 주는 불법, 탈법 행동을 저질렀고, 반면 소위 보수단체들에게는 경제단체와 기업들을 압박해 불법적인 방법으로 자금지원 등을 하도록 하여 여론조작 및 관제데모에 국가의 경제적, 정치적 역량을 낭비했으며, 특정 기업의 인사와 여당의 공천에 개입하는 등 민주국가의 시스템을 농락하고 무시했습니다. 게다가 국민의 선택으로 대통령이 된 작자가 아무런 직책이 없는 사람에게 국가 권한을 맡겨놓고 자신은 아바타로 전락하는 것을 기꺼이 감수하기까지 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민주국가 체제를 능욕한 대한민국 정부 최악의 흑역사입니다.
지난 9년여간, 이명박근혜 정부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훼손시키고, 안보역량을 무력화 혹은 약화시켰으며, 헌법과 법률에 의거해 움직여야 하는 정부조직을 헌법과 법률 다수를 위반한 범죄집단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보수정당이라 불리는 자들은 이런 반역 및 역적질에 직접적으로 협조하거나, 간접적으로 동조한 사람들이 부지기수인 것도 모자라 이명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에 대해서 진심어린 사죄와 반성을 하기는 커녕 적반하장으로 국익과 정치보복 프레임을 들먹이며 아무런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지요.
그래서 제 기준으로 봤을 때 지난 9년간 집권했던 한나라당-새누리당 및 그 계열에서 분당되어 나온 정당 및 그 추종세력들은 보수라고 진단할 수도 없거니와 진단해서도 안 되는 세력입니다. 나라를 지키기는 커녕 오히려 자신들의 사익을 위해서 나라를 망가뜨리고 국민들의 생명과 가치를 경시하며 안보를 파괴한 그들을 어찌 '보수'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제가 그러한 정치 세력들을 말할 때 간혹 '역적'이나 '반역자'라 칭하는 것은 그런 이유일 것입니다.
물론 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보수정당을, 아니, 보수정당이라 자처하는 역적과 반역자 세력들을 버릴 수 없어서 훈수를 두거나 언론의 탈을 쓰고 대신 정치질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의 개인적인 견해와 믿음을 존중합니다. 그리고 언론이 자신의 이익들을 위해 그런 정당을 지지하고 싶다면 뭐 어쩔 수 없는 일이지요.
그런데 솔직히 이 시리즈 기사에서 나온 충고들은, 솔직히 싱겁습니다.
보수정당을 진짜 살리려는 것인지 아니면 보수정당과 손절하기 전에 마지막 시그널을 보내는 것인지 모를 정도로 주는 메시지들이 참 모호하고, 식상하고, 약합니다. 불법과 탈법으로 나라를 말아먹고 안보를 훼손하며 보수의 가치를 땅에 버려 밟힐 지경까지 만든 보수정당들이 겨우 천막당사 수준의 반성과 젊은 피 수혈 정도로 살아나겠습니까? 요즘은 청소년들조차 자신들이 동조하는 정책에 반대하면 자유한국당이 어떤 이름으로 바뀌든 표를 안 주겠다고 하는 시대인데 말이죠.
그렇게 지지율이 떨어지고 인물난을 겪고 있는 지금의 보수정당을 자처하는 정당들이 아깝다면,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들께서 직접 자신들의 펜과 붓을 꺾고 그 보수정당들 속으로 들어가 현실정치에 참여하셔서 '벼랑끝 보수'를 한 번 열심히 살려 보시는 것은 어떻겠나 싶습니다. 아니면, 차라리 지금의 보수정당을 자처하는 새누리당 계열 정당들이 싸그리 소멸되기를 기다리신 뒤 기존의 새누리당 계열 정당과 아무런 연고도 없는 새로운 정당을 이렇게 말씀하시는 언론인들께서 한 번 나서서 만들어 보시던가요. 저는 이 정도의 극약처방 정도는 되어야 현실성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어떠신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그 당에 과거 적폐세력들의 인물이 들어가면 끝까지 추적당하겠지만요.
이런 현실을 망각하고 끝까지 해묵은 보수 진보 프레임을 물고 늘어지며, 엄연한 범죄 세력을 건전한 견제세력인 것처럼 포장하며 언론의 역할이 아닌 정치질을 하시겠다면, 마음대로 하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다음에 다수의 외면을 받으며 벼랑 끝에 서는 것은 누가 될까요?
어쩌면 이미 벼랑 끝으로 끌려가고 계시는데 모르고 계시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The xi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