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2/07/05 12:51:41
Name 쉬군
Subject [일반] 아이스크림 마이따 아이스크림 (50개월. 말문이 터지다) (수정됨)
50개월 가까지 말 한마디, 아니 단어 하나 말하지 못하던 아이가 한달전쯤 갑자기 단어를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까까, 빠빠 같은 2음절 단어를 이야기 하더니 하루하루 말하는 단어가 늘어나고 음절수가 늘어나더군요.

이라노 (티라노)
피크포 (핑크퐁)
삐아이 (병아리)
고바이 (고양이)

같은 단어를 이야기 하더니 그전에 글자공부는 열심히해서 머리속에 외워두었는지 책이나 티비에 보이는 단어도 읽기 시작하고,

또 한주정도 지나고 떼를 쓰길래 이놈! 했더니 아니야! 시러!!를 외치며 엉엉 울기도 합니다.

아, 이제 그래도 단어나 짧은 말이라도 시작하는구나... 늦었지만 그래도 이제 시작하는구나..라고 생각하며 조금은 안도하고 있는데 어제 저녁먹고 아이스크림을 먹더니 갑자기 이렇게 입을 뗍니다.




처음에 중얼거리길래 생각없이 있다가 퍼뜩 정신을 차리고 카메라로 찍으니 다시 한 번 말해줍니다.

"아이스크림 마이따 아이스크림"

아직 발음은 부정확하지만 또박또박 문장(이라고 해봐야 두단어지만)을 말하는 모습을 보는데 한때 아이 걱정에 잠도 이루지 못하고 하루하루 피말리던 나날들이 머리속을 스치면서 가슴 한 켠에 있었던 불안함이 쓸려 내려갔습니다.

물론 갈길은 멀죠.

아직도 발음이 안되는 자음도 많고 자기 할말만 하는데다 엄마아빠가 하는말은 듣지도 않고 대화로 상호작용도 되지 않아요 흐흐

하지만 끝이 안보일거 같던 터널 저 멀리 희미하게 빛이 보이는 기분입니다.

지금처럼 같이 노력하면 조금씩 더 나아지고 언젠가는 엄마아빠 귀에 피가 날정도로 수다쟁이가 되어 주겠죠.


이 기쁨을 저에게 건네준 상XX장 아이스크림 개발자 여러분께 감사 드리고

"아이스크림 마이따 아이스크림" 이 말은 아마 제 평생 가슴에 지니고 있을 감사한 문장이 될거 같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구라쳐서미안
22/07/05 13:04
수정 아이콘
와 마음고생이 어마어마했겠네요. 인고의 시간 잘 버터오니 이런 기쁨도 찾아오는군요. 축하드립니다. 오늘 밤은 아이스크림 파티닷!
22/07/07 11:59
수정 아이콘
크크 매일이 아이스크림 파티입니다.
감사합니다.
22/07/05 13:04
수정 아이콘
50개월이라니.. 저희보다도 더 힘든 시간들을 보내셨군요.
저희는 31개월 정도까지 말을 안하다가, 그 이후에야 말이 터져서 조금씩 또래들을 쫓아가는 중입니다. 그동안 센터도 다니고 여기저기 상담도 다니고 참 여러가지 힘든 시간들을 보냈었네요.
그런데 50개월이라니..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막상 오래 걸려서 입이 터지는 아이들은, 오래 걸린만큼 담아뒀던 단어가 많아서인지 말이 급격하게 늘어나더라고요.
아이가 건강하게 무럭무럭 잘 자라기를 바랍니다.
22/07/07 12:01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저희는 대충 36개월까지는 엄청 걱정하다가 그이후에는 좀 해탈해서 건강하기만해도 감사하고 살았던거 같습니다 크크
Restar님 자녀분도 쑥쑥 자라나길 바라겠습니다.
수타군
22/07/05 13:22
수정 아이콘
아이가 건강하고 행복해 보입니다.
앞으로 좋은일만 가득 하실 겁니다. 행복하세요!!
22/07/07 12:01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호야만세
22/07/05 13:57
수정 아이콘
즤 아이도 말이 느리게 터진 편이라 엄청 걱정했었어서 남일같지않네요. 소아과 선생님 여러분들이 말씀하시길 특별히 신체적 문제가 있는게 아닌 이상은 아이의 성격이 원체 느긋해서, 부모가 먼저 나서서 모든걸 해결해주니 말할 필요성을 굳이 느끼지 못해서, 아이 본인의 완벽주의적인 성격 때문에 자신의 어눌한 발음이 싫어서 등등 이유는 여러 가지라고 하더군요. 그래도 결국은 시간이 지나고 때가 되면 말문은 자연스럽게 터지니 여유를 가지고 지켜보라고요.
아이가 아이스크림이 정말 맛있어서 꼭 표현을 하고 싶었나봐요^^ 이제 말문 트였으니 엄청난 수다에 대꾸하느라 힘드실지도 모릅니다. 우리집 어린이 지금은 하도 말이 많아서 제가 가끔 못들은척할때도 있습니다만..크크
22/07/07 12:02
수정 아이콘
슬슬 말이 터지고나니 점점 더 시끄러워지는 느낌입니다.
평소랑 다른 아이스크림을 줬더니 마음에 든거 같더라구요.
이제 더 좋아질일만 남았으니 기다리기만하면 될거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야크모
22/07/05 15:32
수정 아이콘
저희 딸이 23개월차에 조선호텔 아리아에 데려갔더니 식사 중에 갑자기 "마시써서 서따!(맛있어서 섰다!)"라는 알 수 없는 외침과 함께 만세를 부르며 자리에서 반쯤 일어났습니다. 바로 제압했습니다만 정말 수치고려장 당할뻔... ㅠㅠ
미고띠
22/07/05 15:46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 넘 귀여워요
다시마두장
22/07/05 21:23
수정 아이콘
크크크 요리 만화 리액션이 생각나는 장면이네요. 대체 얼마나 맛있었길래?!
22/07/07 12:02
수정 아이콘
그러니까 조선호텔 아리아를 데러가면 된단 말씀이시죠? 크크
후랄라랄
22/07/05 15:37
수정 아이콘
저도 30개월쯤 말을 시작하였습니다
24개월에서 30개월까지
자폐 관련 동영상,자료 백수십개 정도 챙겨 보았고
병원도 갔었습니다
현재는 말을 너무 해서 귀가 따가울 정도입니다.
힘내시고 좋은 결과 있길 빕니다
22/07/07 12:04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저도 논문이고 자료고 찾아봤었는데 이렇게 결과로 보여주니 힘든게 하나도 생각안나네요 흐흐
꿈트리
22/07/05 15:53
수정 아이콘
축하드려요. 늦은만큼 또 많이 할 겁니다.
22/07/07 12:04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산다는건
22/07/05 16:01
수정 아이콘
고생많으셔요. 힘내세요.
22/07/07 12:04
수정 아이콘
잘커주는거만 봐도 행복하죠 흐흐
감사합니다.
서리풀
22/07/05 18:05
수정 아이콘
와~ 축하드립니다.
어느정도 개월수가 지났는데 말을 못할때 얼마나 가슴졸이고 노심초사했는지 기억이 새롭네요. 그런데 무려 50개월이었다니..
정말 장한 아들입니다. 이 것 하나만으로도 평생 효자입니다
22/07/07 12:05
수정 아이콘
네.
처음엔 말못해도 잘 크기만해도 감사했는데 50개월만에 이런 선물을 받으니 평생 효도 다 받은 기분입니다.
감사합니다 흐흐
바할라까
22/07/06 13:43
수정 아이콘
아이스크림 많이 사 주세요
22/07/07 12:06
수정 아이콘
그날 아이스크림만 2만원치를 샀습니다 크크크
재물조사
22/07/07 11:42
수정 아이콘
둘째가 28개월인데 아직 말을 안해서 걱정이 깊어집니다. 자스같은 것도 찾아보고..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지켜봐야겠어요
22/07/07 12:07
수정 아이콘
28개월이면 걱정이 엄청 많으실 시기죠
코로나 이후에 마스크때문인지 말이 늦는 아이들이 유의미하게 늘었다고 하더라구요.
재물조사님도 많이 걱정되시겠지만 믿고 기다려주시면 금방 말을 시작할겁니다.
힘내세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5954 [일반] <토르: 러브 앤 썬더> - 후퇴는 분명한. [43] aDayInTheLife10411 22/07/06 10411 1
95953 [일반] (약스포) 토르4 - 마블 페이즈4 중에선 가장 만족스러운 [32] 카트만두에서만두8141 22/07/06 8141 1
95952 [일반] 노스포) 토르 4 : 러브 앤 썬더 - 아이고..... 어쩌다가 [65] 오곡물티슈10795 22/07/06 10795 2
95951 [일반] 인테리어를 끝내다(FEAT. 반셀프인테리어) [27] 대왕세종8324 22/07/06 8324 4
95950 [일반] 관심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 - 구글 시트 공유합니다 [28] Fig.18686 22/07/06 8686 29
95949 [일반] 책 후기 - <우주섬 사비의 기묘한 탄도학> [2] aDayInTheLife6048 22/07/06 6048 2
95948 [정치] 가난하면 고금리 대출, 정의롭지 않아 [283] kien.23177 22/07/05 23177 0
95947 [일반] 노예 이야기(허무 주의) [7] 세종5436 22/07/05 5436 6
95946 [정치] 단독] 대통령 나토 순방에 민간인이 동행1호기까지 탑승? [166] 뿌엉이17499 22/07/05 17499 0
95945 [일반] 이제 인간은 바둑 AI를 절대로 이길 수 없는가? [85] 물맛이좋아요13957 22/07/05 13957 30
95944 [일반] 허준이 교수 한국계 최초 '수학의 노벨상' 필즈상 수상 [165] 사업드래군16550 22/07/05 16550 14
95943 [일반] 미국, 옥상에서 퍼레이드 향한 총기난사로 6명 사망 [118] 어강됴리13939 22/07/05 13939 2
95942 [정치] 민주연구원 집필진이 본 지방선거 패배이유 [75] 굄성13953 22/07/05 13953 0
95941 [일반] 표절게임이라는 오명을 벗고 싶습니다. [59] 구로로11793 22/07/05 11793 8
95940 [일반] 아이스크림 마이따 아이스크림 (50개월. 말문이 터지다) [24] 쉬군7092 22/07/05 7092 29
95939 [정치] 오늘자 윤석열 대통령의 도어스테핑 (부실인사 일축) [200] 덴드로븀17911 22/07/05 17911 0
95938 [일반] 독일, 월 1만2000원이면 대중교통 무제한 이용... 6월에만 2100만장 팔려 [51] 톤업선크림10898 22/07/05 10898 3
95937 [일반] 실시간 감동실화) 오얏나무 아래서 갓을 고쳐쓰다. [101] 스토리북15897 22/07/04 15897 59
95936 [일반] 날로먹는 백수의 삶 [4] 여기에텍스트입력10383 22/07/04 10383 5
95935 [일반] 악성코드 없애주는 악성코드 프로그램(?) [33] League of Legend10320 22/07/04 10320 0
95934 [일반] 국민카드에서 전화가 온 게 맞았네요. [34] 애플댄스16653 22/07/04 16653 1
95933 [일반] '직장인 밥값 지원법' 추진…연 30만 원 세부담 경감 효과 [35] 톤업선크림14597 22/07/04 14597 0
95931 [일반] 웹툰 감상입니다.(물 위의 우리, 역대급 영지 설계사, 위아더좀비) [18] 라쇼10210 22/07/04 10210 4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