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월에 7월 말 자동차 계약을 했던 글을 올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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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캐스퍼 -> 중고 XM3 -> 셀토스를 걸쳐서 결국 니로를 계약했다는 글이었죠.




저는 큰 차에 대한 꿈이 없었습니다.

차는 그냥 이동수단일 뿐이라는 쪽에 가까운 편이라서 작은 차가 운전 & 주차가 편하다고 생각했거든요.

레이, 캐스퍼, 베뉴, 티볼리, 미니 쿠퍼를 보면서 참 괜찮은 디자인이구먼 생각했었죠.

니로는 좋아하는 디자인에 소형 SUV 중에서는 내부 공간도 잘 빠졌고 하이브리드라서 완전 제 취향이었습니다.

그렇게 계약한 니로는 1월이나 2월 중으로 출고될 예정이었죠.




차를 예약하고 나니까 오히려 더 차를 보게 되더군요.

차가 바로 나왔으면 모를까 6~7월 걸리는 터라 참 다른 차 볼 시간이 많았습니다.

그 중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는 니로와 아주 큰 차이가 없으면서 여러모로 좋은 차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외관은 꽤 제 취향이 아니었지만 여러 리뷰를 보니까 꽤 칭찬이 자자하더라고요.

주위 여러사람이 '니로 할거면 스포티지 하지'라는 말도 했었는데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는 대기가 너무 길어서 언제 받을지 기약이 없으니 마음은 동해도 어쩔 도리가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아내가 계획된 임신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내가 임신하니까 더 스포티지가 끌렸어요.

아내를 더 넓고 흔들리지 않는 차에 태워주고 싶었고 아이가 태어나면 거거익선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러다가 차가 곧 나오게 되는 1월이 되었습니다.

작년 말부터 금리가 솟구치고 덕분에 취소차가 쏟아진다는 뉴스가 심심치 않게 나왔죠.

덕분에 중고차 시장도 점점 예전 값을 찾아간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전 뉴스를 보고 혹시나 딜러가 취소 차를 잡아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전화를 해서 '니로가 나오기 전에 스포티지 취소 차를 잡아준다면 그걸 사겠다 가능하냐'라고 물으니

딜러분께서 '가능하다 대충 원하는 옵션이 뭐냐'고 대답해줬습니다.

가능한 것을 알았으니 먼저 아내와 상담을 해야 했죠.




아내에게 이야기하는 것은 좀 부담되는 일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캐스퍼를 얘기했던 사람이 자꾸 급을 올리다가 여기까지 오니까 눈치 보이더라구요.

다행히 아내는 흔쾌히 찬성해줬습니다.

아내는 자기 차가 니로인지라 니로를 하나 더 사는 것이 막 끌리지 않았고 오빠의 의견도 다 일리 있고 좋은 선택인 것 같다고 얘기해줬네요.

다음 날 딜러 분께 원하는 옵션 설명하고 대충 비슷하게 잡아달라고 말했습니다.




딜러께서는 1월 2일 월요일부터 취소차 잡기에 들어갔습니다.

한 번 실패를 겪었지만 두 번째 걸어둔 것은 성공해서 1월 6일 금요일에 차값 계산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1월 11일 수요일에 차가 제가 사는 곳으로 와서 제 소유가 되었네요.

사진으로 보던 것보다 실물이 예쁘고 이게 내 차라고 생각하니까 되게 들뜨게 되더군요.











번호 제법 잘 받았죠?

대리점에서 회사로 끌고 와서 제가 차 사는 것에 관심 가져주던 회사 동료분들에게 소개했습니다.

추가한 옵션이랑 기능 소개하는데 뿌듯하면서 민망하더라고요. 흐흐.

퇴근하고 비닐 벗기기다가 아내가 너무 오래 기다릴 것 같아서 집으로 향했습니다.




면허 딴지 15년이 넘었지만 딱히 운전하지 않은 장롱 면허였습니다.

차를 끌고 다니는 것은 나의 목숨과 재산, 남의 목숨을 거는 것이라 너무 무서웠거든요.

그래도 결혼했고 곧 아이의 아버지가 되니까 어쩔 수 없이 운전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운전 연습은 저보다 일찍 퇴근하는 아내가 차를 끌고 우리 회사로 와서 제가 퇴근길을 끌고 가는 걸로 했네요.

무서워서 빌빌거렸지만, 조수석에 앉아서 보고 배운 경험도 있고 어찌어찌 되긴 하더라고요.

조금은 익숙해진 운전이었지만 차를 받은 날은 더 긴장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첫 차 + 첫 혼자 운전 + 혼잡한 퇴근길 + 처음 써보는 다이얼식 기어 때문에 부담이 백배였죠.

그래도 다행히 문제없이 집 주차장으로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주차장에서는 아내가 예고도 없이 케이크를 들고 기다리고 있더라고요.

축하 케이크라고... 감동쓰 ㅜㅜ

그래서 케이크와 함께 인증사진을 찍었습니다. 하하.











차를 받고 다음 날인 오늘은 비가 와서 차를 안 끌고 출근했습니다.

작년 여름에 비에 흠뻑 젖고 아내에게 차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해놓고는 이런 날 운전을 하지 않아서 아이러니한데

새로 받은 차가 하루 만에 더러워지는 꼴은 보고 싶지 않더라고요.

덕분에 출근해서 차 너무 아낀다 + 초보 운전이라 겁먹었느냐는 소리도 들었지만 친해서 그냥 놀리는 거죠. 흐흐.

운전 익숙해져도 깜빡이 잘 키고 운전법규 잘 지키면서 안전 운전하겠습니다.

운전하시는 다른 분들도 모두 앞으로 무사고 운전되시길 빌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