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동쪽과 뉴칼레도니아 사이에 섬 하나가 지도에 표기돼 있었다. 이름은 샌디 섬(Sandy Island). 그런데 이 섬은 구글어스에 표시된 형태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의혹을 품었다. 길이 24km, 폭 5km 정도 크기를 한 이 섬은, 크기로만 보면 태안 안면도와 비슷하다. 섬 치고는 그렇게 작은 크기는 아니다.
그런데 예전 구글어스 이미지를 보면, 이 섬은 시커멓게 칠해져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섬에 뭔가 숨겨야만 하는 것이 있는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고, 미스테리로 자주 소개되기도 했다. 물론 이 섬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러다가 2012년에 호주 시드니 대학 연구팀이 이 섬을 찾아서 항해를 했고, 이 위치에 섬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소식은 외신에 널리 알려졌고, 한국 언론에서도 기사로 나왔다.
> 남태평양 '샌디' 섬, 지도에만 존재 (
https://imnews.imbc.com/news/2012/world/article/3188155_31040.html 2012.11.23.)
연구팀은 수심도 함께 체크했지만 섬이 가라앉거나 한 것이 아니라, 애초부터 아예 섬이 없었다고 한다.
공식 조사결과가 발표된 이후, 이런 사실은 구글지도 등에 반영됐다. 그래서 지금은 구글맵이나 구글어스로 샌디 섬을 찾아봤자 같은 이름의 다른 섬들만 나올 뿐, 이 섬은 나오지 않는다.
단지, 좌표로 찾아보면 예전에 표시됐던 형체만 찾아볼 수 있을 뿐이다. 위 그림은 2018년 9월에 구글어스에서 좌표로 섬을 찾아본 것인데, 적당히 확대해보면 예전 형체만 노랗게 표시되고 있다. 구글맵에서는 그마저도 없다.
샌디 섬 좌표: 19.22°S 159.93°E
일단 결론은, 이 섬은 존재하지 않는 섬이라는 거다. 아직도 검색을 게을리하는 사람들이 옛날 미스테리 컨텐츠를 갖고 오면서 이 섬을 넣기도 하는데, 이제 그러지 말자.
이 섬은 1876년 포경선 벨로시티(Velocity) 호가 처음 발견했다고 보고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보고가 된 이후, 각국 지도에는 이 섬이 표기되기 시작했다.
세 번째 이미지는 1908년에 영국 수로국(United Kingdom Hydrographic Office)에서 발간한 지도다. 여기서 샌디 섬이 표기된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이후 이 섬을 봤다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고, 1974년엔 오스트레일리아 수로국에서 항공 탐사를 했지만 이 섬을 찾을 수 없었다고 보고했다. 그리고 1985년 프랑스 수로국 지도에서는 이 결과를 반영해서 지도에서 이 섬을 삭제했다.
이후 여러 지도에서 이 섬이 삭제됐지만, 그래도 많은 지도에서 이 섬을 표기하고 있었다. 그래서 2000년 이후에도 구글어스에서는 이 섬이 나오고 있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그렇다면 이 섬은 애초에 왜 지도에 표기됐을까.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몇 가지 설이 있다.
첫번째는 해저 화산 분출물을 섬으로 착각한 것 아닌가라는 설이다. 실제로 이 시기에 통가 근처에서 화산 분화가 있었고, 해류를 타고 부석이 이쪽으로 이동했을 수도 있다 한다.
두번째는 암초를 주의해서 이 해역을 피하게 하기 위한 장치 아닌가라는 설이다. 실제로 이 부근은 암초가 널리 퍼져 있는 곳이라 한다.
세번째는 지도 저작권 표기 설이다. 아무래도 지도 제작에 공이 많이 들던 시기니까, 저작권 표기를 위해서 없는 섬을 그려 넣었다는 설이다.
그 외에도 안개나 착시현상, 항해 실수로 인한 좌표 오류, 그리고 지도 그리는 사람의 착오 등의 설도 있다. 여러가지 설들이 제시되었지만, 아직 명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은 채 의문으로 남아있다.
지도에는 표시돼 있지만 실제로는 없는 섬은 이 섬 말고도 꽤 있다. 베르메하, 하이브라질, 도허티, 악마의 섬 등, 그 수가 꽤 많다. 이런 섬을 유령섬(phantom island)라고 하는데, 이 섬들 중 상당수가 아직 지도에 왜 표기됐는지 명학한 이유를 밝히지 못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