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경제학에서의 합리적 의사 결정이란 기본적으로는 이윤이 극대화 되는 선택을 따르는 것을 의미합니다만 판단의 바탕이 되는 효용, 리스크 성향 등이 근본적으로는 각 주체별로 다르다는 점에서 합리적 판단의 결과가 단 하나로 맞아떨어질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에 따라 소비나 투자 등에 있어 합리적 선택을 거론하며 실질적으로는 마치 특정한 선택만이 옳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게 과연 맞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선택이 비합리적인 과정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별다른 근거가 없는 이상 개인의 타고난 성격이나 가치관을 문제삼듯 오로지 선택 주체의 고유한 성향에 대해서만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것이고, 이러한 문제 제기는 합리성 여부와는 무관한 일이 되겠죠.  


2. 소비에 있어 거래 가격만을 바탕으로 흔히 호구라는 말을 사용하며 조롱의 대상으로 삼는 경우가 많은데 1번의 맥락에서 과연 이 역시 맞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같은 가격을 놓고도 누군가에게는 지나치게 높은 가격일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적정 가격일 수도 있으니 말이죠. 소비에 따른 비용 또한 소비자의 고유 성향이나 그때그때 처해있는 상황 등에 따라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거래 가격 외적으로도 각기 다르게 존재하는 것이고요.


3. 판매에 있어 판매 가격 혹은 거래 가격을 바탕으로 바가지라는 말을 사용하며 (마치 해서는 안 되는 비정상적인 일을 한 것처럼, 심지어는 거래에 응한 소비자에 대해서도 이처럼 잘못된 행위에 동조한 것이라며) 비판 또는 비난의 대상으로 삼는 경우도 많은데 마찬가지로 이 역시 과연 맞는 것인가 하는 의문입니다. 판매 가격의 결정은 어디까지나 판매자의 자유이며, 결정적으로 거래 가격은 판매자와 소비자의 독립적인 의사 결정과 자유로운 합의에 의해 이루어진 결과라는 점에서 시장 평균가에 비해 높은 가격이라고 하여 그 자체로서 문제의 대상이 될 수는 없습니다. 소비자의 다양한 성향에 맞춰 다양한 가격과 다양한 시장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이고, 사회적으로 가격의 통제가 이루어지는 경우들이 특수적으로 있을 수야 있겠지만 시장 경제 하에서 그 수는 매우 한정적일 수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즉, 그러한 소수의 특수한 경우들을 제외하고는 판매나 거래 가격에 대한 비판 또는 비난의 목소리가 정당화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특정한 재화 또는 서비스가 반드시 모두에게 일정 이상 동등하게 소비 또는 분배되어야만 한다는 원칙이 있지 않은 이상 그러한 목소리는 결국 시장에 대한 몰이해와 더불어 순전히 개인적인 욕심과 철저히 자기중심적인 발상에 따른 감정적 반응으로서 부당하게 타인의 자유로운 경제 활동을 힐난하고 억압하는 행위니 말입니다.



위 주제에 대한 의견들을 한 번 들어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