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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02/07/16 17:05:48
Name Dabeeforever
Link #1 http://www.tum.co.kr
Subject [잡담]게임계 vs 바둑계
(필체의 자연스러움을 위해 존칭을 쓰지 않은 점 양해바랍니다.)

나는 초등학교 때 바둑에 미쳤던 적이 있었다.
5학년 때 장래희망에 '바둑기사'라고 썼던 적도 있으니...
중학교 오면서 바둑기사의 꿈은 접어야 했지만
바둑계의 정상, 그들의 카리스마는 왠지 잊을 수가 없었다.

테란의 황제 임요환, 그는 조훈현을 떠오르게 한다.
빠른 행마와 소규모 난전으로 흔들기를 좋아하는 조훈현,
신출귀몰 드랍쉽과 소규모 전투를 좋아하는 임요환,
둘다 장기간 무적시절을 자랑했다는 것도 비슷하다.
(기간은 스무배 정도 차이가 나긴 하지만...)
조훈현은 슬럼프에 빠지자 담배를 끊었다.
임요환은 슬럼프에 빠지자 다른 스케줄을 줄였다.
잠시 슬럼프에 빠졌어도 예전 강자들과 달리 정상의 자리에서 쉽게 내려오지 않는 것까지 비슷한 모습이다.

조훈현의 20년 아성을 무너뜨린 것은 이창호였다.
스타계에서 이창호와 비슷할 만한 사람은 누구일까...
세명 정도를 꼽을 수 있다.
초감각테란, 귀족테란 김정민...
김정민은 장기전에 능하며 절대로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그리고 성학승, 역전의 대가, 포커페이스라는 점에서 비슷하다. 아뒤 "무명"은 이창호 바둑의 본질, 부동심과도 통할 것이다.
요새 내가 이창호와 닮았다고 느끼는 사람은...
바로, 변길섭이다.
최근 한달간의 스타 최강을 꼽으라고 한다면 난 변길섭이라고 말할 것이다.
(근데, 이렇게 말하는 사람은 이상하게 별로 없더라는-_-;;)
네이트배에서 보편적인 예상, 오른쪽자리 징크스까지 깨버렸으며
KPGA에서 이윤열과의 챔피언 vs 챔피언 매치에서도 승리했다.
성학승도 포커페이스하면 알아주지만
포커페이스, 변길섭을 누가 따르겠는가.
배럭널뛰기, 매너서플 등등에도 잘 변하지 않는 것이 그의 표정이다. (심리 변화는 모르겠지만...)
우승하고 나서도 -_-한 표정...정말 이창호같다는 느낌이...-_-;;

김동수는 누구와 닮았을까...서봉수라고 말하고 싶다.
김동수 전략의 본질은 가림토스, 정말 플토 본연의 전술이다.
서봉수 바둑의 본질은 실리바둑, 그야말로 집 중심의 바둑이다.
그러면서도 두 사람 모두 정석적이지 않은 플레이에 능하다.
김동수는 스카1배(2002스카2와 구별) 때 전진 로보틱스라는 초유의 전술로 승리하였다.
서봉수는 1980년 흉내바둑으로 조훈현의 전관 아성을 깨뜨렸다.
잊혀질 만하면 나타나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것도 비슷하다.
서봉수는 1972년 당시 일인자 조남철을 꺾고 명인을 차지했고, 조훈현과 20년 동안 약간 밀리는 듯하면서도 결코 꺾이진 않았다. 잊혀지는 듯하면서 잉창치배를 우승했고, 또 잊혀질 만할 때 진로배 9연승이란 기록을 세웠다.(나머지 선수들은 공돈 탔죠. 연승전이었기 땜시^^)
김동수는 저그대회라 불리던 프리챌배에서 우승했고, 스카1배 때 임요환의 온게임넷 3연패를 저지시켰다.
올해 초 다소 좋지 않았던 출발 때문에 오히려, 더욱더 그의 하반기가 기대된다.
두 사람 모두 달변이고, 항상 자신의 실력이 약하다고 엄살을 부리는 것도 비슷하다.
아, 가장 중요한 것, 정말로 진정한 "승.부.사"들이다.
(두사람의 외모는 전혀 닮지 않았다.^^)

엄재경 해설위원...누구와 비교할까? 박치문 중앙일보 바둑평론가와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직접 바둑계에서 대국을 하는 일은 없었지만
그 누구보다 승부의 세계를 이해하려 하고,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
(그럼 김도형 해설위원은 김수영 사범?-_-;;)

김동준은 유창혁과 공통점을 찾을 수 있겠다.
공격적인 스타일, 그 스타일 때문에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공통점이 있으며
일인자에 가까운 자리에 있었지만 천하를 차지하는 데는 실패했다.
게다가...두선수 다 미남이다. (유창혁은 요새 좀 망가졌지만...^^;;)

그외 비슷한 인물
강도경=다케미야 마사키
1. 세력확장형이다.
2. 항상 자신감에 차있다.
이윤열=이세돌
1. 일인자에 정말 가까운 위치
2. 어린 나이
조정현=조치훈
1. 오랜 기간 혼자서 경기했다. (조정현선수 지금은 아니지만...)
2. 극초반 조이기=좁은 곳부터 두는 스타일
3. 공백기간이 있었지만 다시 멋지게 돌아왔다.
기욤패트리=조치훈
1. 외지에서 활약하고 있다.
2. 시리즈 역전을 잘한다. (2패 후 3승, 3패 후 4승 이런 거...)
3. 가끔 허망하게 지는 경우가 있다.
변성철=김희중
1. 빨리 승부를 본다. (변선수는 가난한 플레이로, 김희중은 초속기로-_-)
2. 정상급이었고, 우승도 해봤다.
3. 지금은 활동하지 않고 있다ㅠ.ㅠ
신주영=조남철
1. 최초로 그 직업을 가졌다.
2. 책도 냈다.
이기석=김인
1. 일세를 풍미했다.
2. 전성기 시절 무적이었다.
3. 전성기가 끝날 때는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김창선=윤기현 or 노영하
1. 잘 나가는 선수였다. (그런 면에서는 김창선님이 훨씬 앞서고 있다.)
2. 1번의 사실을 사람들은 알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3. 지금 해설중이다-_-;;
최인규=요다 노리모토
1. 날카로운 외모
2. 손놀림이 매섭다. (최인규님은 마우스가 빠르고, 요다는 착점할 때 돌을 찍어 누른다.)
3. 일인자의 호적수이다.
4. 우승횟수는...
5. 여가활동을 잘 즐기는 편이다.
(성격은 최인규님이 훨씬 좋다-_-)
홍진호=서능욱
1. 공격의 대가다. (폭풍저그, 대마킬러)
2. 준우승을 많이 했다. (진호님은 그나마 낫다. 서능욱은 우승을 단 한번도 못했다. 준우승 11회던가...)

바둑계와 게임계 자체의 공통점도 있다.
최근 바둑계는 어렸을 때부터 영재교육을 받은 연구생 출신들이 주도하고 있으며
따라서 스타일도 예전보다는 분류가 힘들어졌다.
스타크래프트도 많은 전략이 나오면서 스타일 분류가 힘들어졌다.
두 분야 모두 성적에 따른 수입의 격차가 꽤 큰 편이다.
전문채널도 있고, 온미디어 소유 채널이 하나씩 있다.
최근 공중파에서는 보기 힘들다. (이건 바둑이 조금 나을듯...)
그리고 두 분야 내가 이런 잡담을 하건 말건 냉정하고 치열한 승부의 세계는 계속되고 있다.
특히 게임계에는 바둑계에서는 느끼기 힘든(느낄수도 있다.) 젊음의 열정, 패기, 희망, 그리고 "잠재력"이 있다. 이런 것들이 "승부"란 것과 결합되어 지금의 게임계를 만들고 훌륭한 게이머, 주변의 지피플들, 그리고 많은 게임팬을 만든 것이 아닐까 싶다.
그것이 내가 현재 프로게이머란 직업에 대해 관심을 갖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이 된다.
마지막으로 두 분야의 가장 중요한 공통점...


대한민국이 짱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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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요네즈
02/07/17 02:27
수정 아이콘
바둑계도 요즘보니 스타만큼 혼전양상으로 바뀌는듯 싶더군요.. 이창호, 유창혁, 조훈현, 이세돌을 필두로 해서 박영훈, 조한승, 원성진, 최철한등(확실한진 잘..) 정말 겁모르는 10대기사들이 워낙 잘하고, 또 그 위로도 최명훈, 안조영, 목진석등이 국내기전,국제대회등에서 그들의 이름이 자주 오르내리는것 같더라구요.. 특히 국제대회서 우리나라바둑이 초강세라지요.. 대부분 휩쓴다는.. 메이저국제대회 최종결과가 하나하나 들려올때마다 우승자는 한국기사일만큼..(요즘엔 결승도 국내기사들끼리 붙는 경우가 자주 보이더군요..) 독주가 좋은건지?? 참..;; LG배던가.. 거기 8강중 7명인가가 국내기사라는..
BlueViolet
보면서 가끔가끔 아 이렇게비유하다니! 하는 탄성이 절로 나오네요. 바둑계는 이창호라는 세계최강 스타(물론 질때도 있지만)가 있지만 스타에는 현재 혼전이라는 말밖에 안나오는 상황이 잼있네요.. 흠.. 베르트랑은 저우허양인가? 이중허리 린하이펑은 조정현 선수내지는 유병준 선수 그리고 매우 궁금한 차민수 4단(맞나?)은 누구랑 비유될까 궁금하네요.. 아 막상 비유할래니 어려운걸 보니 글쓰신분 대단하시네요..
02/07/17 01:42
수정 아이콘
서능욱 9단... 정확히는 기억이 안나지만 아마 준우승 14회죠... 상대는 항상 조훈현 아니면 이창호였구요... 글을 보고 나니 홍진호 선수와 비슷해 보이기도 하군요... 뭐 설마 홍진호 선수가 14회 결승진출해서 한번도 못이기기야 하겠습니까... 엄재경님께서 말씀하신 것은 모든 기사의 참가를 허용한 오픈전이 아니라 초청전 형태의 이벤트였던 것으로 생각되는데, 기억이 정확하지 않네요... ^^
02/07/16 17:17
수정 아이콘
대단한 글입니다.
다른 기사들과 프로게이머의 연관관계도 궁금하군요..

변길섭 선수.보면 볼 수록 거물입니다. 개성도 강하고 탄탄하고... 요새 왠지 변길섭-한웅렬의 경기를 보고 싶습니다. 두 선수가 요새 잘나가는 테란 유저의 선두에 서 있는 것 같습니다. 여기서 살핀 전적으론 변길섭 선수가 역대 전적에서 앞서는 것 같지만... 스타일이 다른 신흥테란의 강자끼리의 대결이 볼만할 듯 합니다.
이재석
02/07/16 17:25
수정 아이콘
변길섭-한웅렬은 신흥테란이라기 보단 기존강호 아닌가염.. ㅡㅡ;;
민경진
02/07/16 17:47
수정 아이콘
홍진호=마샤오춘
준우승의 왕자들...홍진호는 임요환과의 대결에서 모조리 패하고(결승무대), 이제는 '후배'이윤열에게 패함...마샤오춘도 세계최강 이창호에게 연전연패, 중국 국내리그에선 신예 창하오에게 역시 랭킹1위자릴 내줌...

전태규=고바야시고이치
둘 다 '현실주의'...전태규의 안전제일 토스는 고바야시의 '지하철 바둑'에 비견될 듯...

김수장-김수영 형제기사=장진수-장진남 형제 프로게이머...
이건 뭐 말할 것도 없고...

그러고 보니 흔히 이야기 되고 있는 3대 스타리그 있지않습니까...온게임넷,겜비씨,겜티비는 일본기원의 1,2,3위 기전인 기성,명인,혼인보에 비견 될 듯...조치훈이 이룩한 전무후무의 '대삼관'의 자리는 누가 차지할 것인가도 또 궁금...
02/07/16 17:49
수정 아이콘
^^아주 멋진글이내여...훗..이런글들이있어서 pgr오는게 행복하져 ^_^
민경진
02/07/16 17:51
수정 아이콘
아, 그리고 또 하나 이건 '공통점'은 아니지만...
80년대인가요...조훈현 9단이 잘나가고 있을 때 조직된 '도전5강'...만약 임요환 선수가 온게임넷 2001시즌 3개대회를 석권했다면, 왕중왕전은 임요환선수를 제외한 나머지 5명이 '대표 한명'을 뽑고 임요환 선수와 최종 승부를 벌일 뻔한..실현되었다면 '게임계의 도전5강'이 이뤄졌을지도...
식용오이
02/07/16 18:00
수정 아이콘
추천글에 추천~
제가 보기엔 기욤이 서봉수9단 아닐까 합니다. 된장바둑, 잡초바둑, 긴 세월 꾸준한 바둑이 서봉수9단인데.... 스타의 토종이라면 기욤일 테고(원산지상), 역시 긴 세월 꾸준하면서 가끔 뭔가 보여주는 것도 닮았다고 봅니다. 하여간 강추~
마요네즈
02/07/17 00:49
수정 아이콘
도전5강ㅎㅎㅎ.. 조9단으로 대표되는 임테란이 있다면.. 또 하나의 벽이었던 서9단에 비견되는 선수가 있어야 성립될듯.. 그들에게 어쩌다가 꺽여줘서 조9단에게 도전할 수있는(끔찍한 도전인..) 도전권을 주는.. 그런데 얼마전 신문을 보니 요즘 김수장9단이 다시 잘나간다고 하더군요.. 박영훈인가??어쨋든 신예강호킬러로.. 과연 우승한번 해볼수 있을지 ㅎㅎ
엄재경
02/07/17 00:53
수정 아이콘
음. 명인전 기성전 이런 식의 공식 타이틀은 아니었지만 서능욱 9단 우승한 적 있습니다. 1회성 대회였던 거 같고, 대회명은 모르겠습니다만... 분명히 우승했습니다. 조훈현 9단을 꺾고 우승했는데, 몇 집 남는 유리한 바둑임에도 최종 승부를 걸어오는 조훈현 9단의 도발에 그냥 맞끊어 싸움을 펼쳤죠. 결과는 조훈현 9단의 어마어마한 대마 몰살. 우승컵을 손에 쥐고 기념촬영을 하면서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하던 서능욱 9단의 얼굴이 아직도 기억나네요. 저는 서능욱 9단 엄청 팬이었답니다. :)
AIR_Carter[15]
02/07/17 00:38
수정 아이콘
이야~ 바둑과도 이렇게 연관이.. ^^ 요즘들어 바둑이 배우고 싶어졌는데..(고스트 바둑왕보고부터;;) 아무튼 멋진 글이에요. ^^
Dr. Lecter
02/07/16 20:06
수정 아이콘
예전에 겜큐게시판에 '바둑과 스타크래프트'란 제목으로 5편까지 올라왔던 글이 있었죠. 인기 무지하게 있었는데...
너무 재밌어서 회사게시판에 옮기기도 했습니다.
기억에 남는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다케미야의 우주류에 가장 상성인 전략은 무엇일까요??''
그러자 프로기사가 이렇게 말한다....
"저희들끼리는 이렇게 얘기하곤 합니다..상성인 전략은 없다....그저 기사의 역량의 차이가 승부를 가른다...">
02/07/16 23:50
수정 아이콘
바둑중계를 어제인가 그저께인가 저녁에 공중파에서 해주는걸봤는데요 그 중계하는걸 그리고 바둑알을 하나하나두는모습을 스타와 혼합해서 이해하니까 어느정도는 눈에 들어오는거 같더라구요
아닌가?? 그냥 보는것만 그렇다는거일수도 있구요^^;;
아이린
02/07/17 19:59
수정 아이콘
닥터렉터님...님 회사 게시판이 어데져?? 그..."바둑과 스타크" 제가 쓴건데....겜큐게시판이 없어져서.......제 문서에좀 올릴라구 구러는데....알려주심...감사....^^*
아이린
02/07/17 20:02
수정 아이콘
글구...그거 4편까지 바께 안썼는데.....ㅋㅋ
참잘했어요
02/07/18 19:17
수정 아이콘
허걱....그 글 아이린님이 썼던거였습니까!
그때 엄청 잼있게 봤는데!! +_+
지금 아이린님의 글도 너무 재밌고 ^^
저 지금 Dabeeforever님 글보면서 이건 lazenka93님이 쓰신거같다..란 생각을 하고있었는데 lazenka93=아이린 였다니 ^^
저 저장해놨는데~ 어떻게 보내드리져?

그리고 이창호=변길섭 정말 어울리네요 ^^
아이린
02/07/19 07:41
수정 아이콘
참잘했어요님...저장까지 해주셨다니..감사...^^*...
근데 제가 컴맹이라...잘은 모르는데...이멜루 보내주실수 있으신지...^^(이멜루 되겠져?)
[email protected] (이멜 주소임다...)
번거롭게 해드려서...엄청 지송함다.....^^*
참잘했어요
02/07/19 14:32
수정 아이콘
아니에영
앞으로도 잼난글 많이 써주세요~
에이취알
02/07/19 22:02
수정 아이콘
끝에 대한민국이 짱 먹는다^^ 보구
입가에 미소가 -_-;; 씨익~ ㅋㅋ
02/07/20 00:45
수정 아이콘
이윤열 선수와 이세돌 기사가 가장 비슷한것 같다는 생각이네요.
딱 맞는듯;;
ClassicalRare
02/07/22 21:37
수정 아이콘
정말그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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