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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5/09 01:20:04
Name The xian
Subject [스타2 협의회 칼럼] [The xian의 쓴소리] 우선순위
* 이 칼럼은 2011년 1월 23일에 스타크래프트 2 협의회 홈페이지에 게재된 칼럼입니다.


오늘 2011년 GSL 첫번째 투어의 4강전이 종료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돌아오는 토요일에 펼쳐질 정종현 선수와 이정훈 선수의 결승전만이 남았군요. 점점 고조되는 분위기에 칼럼란에 새로 올라오는 이야기가 갑자기 '쓴소리'라는 것에 의아하실 분들이 있겠습니다만, 지금이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적기라고 판단되었습니다.


얼마 전 GSL의 코드S 8강전 중 조나단 월시 선수와 그렉 필즈 선수의 경기 후 인터뷰에서, 4세트에 그렉 필즈 선수가 시도한 6산란못 러쉬를 조나단 월시 선수가 막았을 때 해설진의 함성소리가 들렸다고 인정하며 e스포츠계에서는 항상 잊을 만 하면 있어 왔던 '사운드 관리 논란'이 GSL에서도 발생했고 그로 인해 GSL 주최측은 공식 홈페이지의 커뮤니티란은 물론이고 e스포츠 커뮤니티 및 일부 언론에서도 질타를 받았습니다.

예. 여기까지는 많은 분들께서 알고 있는 사실들이고 질타를 받을 만한 일입니다. 아무리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문제를 고치겠다는 이야기를 언급했다고 하지만, 이런 문제가 과거에 어떤 논란을 가져왔고, e스포츠의 신뢰도에 잊을만 하면 타격을 가하는 일이라는 것을 아는 분들이라면 좀더 나은 대비를 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문제 자체가 아닌, 이 문제와 관련된 다른 측면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는 바와 같이, 이 문제에 대해 몇몇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벌어지고 급기야 방음 문제에 대해 질타하는 글이 올라와 주목을 받게 되자, 한 커뮤니티에 GSL 관계자님께서 직접 글을 남겨 해당 사건에 대한 자초지종 및 향후 대책 등에 대해 언급하였습니다. 좋은 현상입니다. 오픈 시즌을 통해 그 동안 커뮤니티에 대한 피드백을 장점으로 내세운 GSL 주최측에서 이런 반응을 오픈 시즌이 아닌 정규 시즌 때에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문제였습니다. 더 정확하게는, 이것이 문제의 불씨가 됩니다.


의아하게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늘 하던 대로 발빠른 피드백을 보여준 것이 '문제'라니......?'라고요. 그러면, 좀 더 정확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런 자초지종 및 향후 대책에 대한 언급, 그리고 사과 등의 행동이 바로 '커뮤니티'에서 끝났다는 것. 그것이 이번 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이자, 제가 '쓴소리'로 지적하고 싶은 문제입니다.

지금 GSL 공식 홈페이지의 공지사항 란에, 해당 사건에 대한 자초지종의 언급 및 사후 대책이 언급되어 있습니까? 전혀 공지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공지사항'이라는 공식적인 절차를 통해 이번 문제에 대하여 GSL 주최측이 문제의 발생 원인과 조치 방향, 향후 대책 등에 대해 분명히 인지한 상태이며, 그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가지고 있음을 모든 GSL 시청자들과 관계자, 선수 등에 알리는 것은 GSL 주최측의 권리이자 의무입니다.

그러나 이슈화된 커뮤니티에 관계자 분이 반응을 나타낸 이후, 공지사항에 그 내용이 공식화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공식 홈페이지에 대해 이에 대한 대책을 건의한 사람들은 공지사항란을 찾는 게 아니라 관계자 분의 코멘트를 찾으러 커뮤니티 사이트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사담도 아니고 이미 공식적인 문제가 된 사안에 대해 공식 홈페이지에는 없는 주최측의 언급을 보기 위하여 공식 홈페이지가 아닌 커뮤니티에 가야 한다는 것은 우선순위가 거꾸로 된 것입니다.


어떤 분들은,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만 똑바로 있으면 되고 제대로 알고 있으면 된 것이지 절차가 무엇이 중요하냐'라고 할 수도 있고, '이미 언론 보도로 다 나온 마당에 공지사항을 게시하고 말고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라고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현실적으로는 그 말이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공인 리그의 권위와 권리를 사람들에게 인정받으려면, 주최측 및 공식 홈페이지를 그 리그 및 종목의 중심으로 만들 수 있는 체계적인 관리도 분명히 필요합니다.

e스포츠와 관련하여 그간 발생했던 '잘못된 관리'의 예를 조금 들면, 일주일 전 은퇴시킨 선수의 기록은 DB에서 여전히 검색이 되는데 그 날 은퇴시킨 선수의 기록은 몇 시간 지나지 않아 DB에서 검색되지 않게 가려 버리는 들쑥날쑥한 기록 관리나, 모 종목 선수의 전적표에 그 종목과는 관계없는 TPZ 표시가 들어 있어 있는 경우, 역대 최고 우승자를 엉뚱한 선수로 표기해 놓는 경우 등을 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행동들은 하나같이 팬들의 질타를 받았습니다. 물론 지금 GSL의 관리 시스템에 이런 초보적 문제가 발생할 정도의 수준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만, 이번 사건과 관련된 일련의 행동이 우선순위를 망각한 것처럼 보이고 나아가 아직도 오픈시즌 시기의 소통 마인드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처럼 인식될 소지가 있다는 점은 많이 우려됩니다.

e스포츠가 게임을 재료로 삼는 콘텐츠이다 보니 게임과 관련된 비유를 자주 하게 됩니다만, 대부분의 게임에서 비공개 테스트 이후에 공개 테스트나 정식 서비스를 하게 되면, 기존의 베타테스터 게시판은 더 이상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공식 토론장 혹은 공지사항 등으로 게임과 관련된 주요 사항들을 언급합니다. 왜일까요? 간단합니다. 정식 서비스나 공개 서비스 때에는 비공개 테스트 때처럼 제한된 테스터의 반응에 대해서만 소통이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 게이머는 물론 게임을 하지 않는 모든 사람까지도 참여와 소통의 대상으로 삼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공지사항이 최우선이 되어야 하는 것이고, 이런 우선순위는 사소하고 쉽게 망각할 수도 있는 일이지만 반면 중요한 일입니다.


결론입니다. 아무리 커뮤니티와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해도, 커뮤니티가 공식 홈페이지에서 벌어지는 일과 공지사항을 주목하게 만들어야지, 공식 홈페이지에서 커뮤니티의 관계자 발언을 공지 대신 보게 만드는 주객전도 현상은 곤란합니다. 지난 번 쓴소리에 이어 다시 말합니다만 지금은 오픈시즌이 아니라 모든 e스포츠 팬부터 e스포츠에 대해 주목하지 않는 다른 이들과도 소통해야 하는 '정식 서비스'입니다. 커뮤니티에 대한 소통과 피드백은 지금처럼 계속 행하시되,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스타크래프트 2의 공식 리그를 주최하고 있다는 자각을 가지시고, GSL 공식 홈페이지가 커뮤니티를 주목하기보다는 커뮤니티가 GSL 홈페이지를 주목하도록 만들어주시기 바랍니다.


- The xian -

P.S. 더불어, 이번 문제와 관련하여 공식 홈페이지의 커뮤니티에 해외에 송출되는 영상에서 조나단 선수의 사운드 문제 관련 언급 부분을 편집했다는 이야기가 공식 홈페이지에서 들려오고 있는 것은 - 제가 해당 페이지에 링크된 해외 영상은 계정이 없어 탐색하기 어렵습니다만, 이것이 사실이라면 - 실망스러운 부분입니다. 진위 여부를 잘 알 수 없으니 더 이상은 언급하지 않겠습니다만, 팬들을 실망시키는 행동은 사소한 것이라도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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