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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9/26 13:19:53
Name 총알이 모자라.
Subject

유식한척, 미친척, 착한척, 이쁜척 등등 척이라는 단어를 많이 씁니다.


[의존명사] ☞ 체.


[의존명사] 《어미 ‘-ㄴ’·‘-은(는)’ 뒤에 쓰이어》 ‘그럴듯하게 꾸미는 거짓 태도’를 뜻하는 말. 척 1 . ¶잘난 체 마시오./아는 체 .

척이란 말은 위에서 보시듯이 그럴듯하게 꾸미는 거짓 태도를 말합니다.

일상에서도 우리는 유식한척, 미친척, 착한척, 이쁜척 등등의 표현을 많이 쓰는데요.

척이라는 표현이 부정적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척이라는 표현에 한가지 의문이 생기는 것이 있습니다.

상대에게 ~척하지 마라 라고 했을 때, 상대가 ~척하는지는 어떻게 알까요?

유식한척하네..라고 했을 때, 그 말은 모르는 걸 아는 것처럼 거짓말을 하고 있네 라는 이

야기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이가 양자역학 같은 복잡하고 어려운 이야기를 썼을 때 그것을 보고 그 사

람이 진짜로 알고 있는지 아니면 아는척하는지를 어떻게 판단할까요?

자신이 양자역학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면 상대의 오류를 지적하거나 보완 혹은 수정을 해

줄 수도 있을 겁니다. 그리고 때에 따라서는 아는 척 하지마 라고 한마디 할 수도 있겠죠.

자신이 정확하게 안다면 말입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자신이 잘모르는 분야나 단어들이 나올 때, 아는 척하지 마라는 말이 쓰

이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자신을 기준으로 자신보다 많이 알면 척하는 것이 되는 겁니다.

자신보다 박식하면 거짓말쟁이가 되는 걸까요?

당연하게 이건 올바른 태도도 아닙니다.

나보다 지식이 많거나 어떤 사실에 대해 보다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비난받을

아무런 이유가 없습니다.

역사를 들여다보면 지식을 상위계층만 공유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문자를 쓰는 것 자체가 상위계급만이 가능한 때도 있었습니다.

이제는 지식이나 정보에 대한 접근이 그 어느 때보다도 자유롭습니다.

세계석학들의 연구결과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젠 누구나 유식해지는 게 어렵지 않은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겁니다.

유식한척하는 건지, 진짜 유식한 건지는 약간의 노력만으로도 쉽게 알 수도 있습니다.

이런 시대에 살면서 누군가에게 자신이 잘 모르는 사실이나 단어를 쓴다고 유식한척한다

고 말한다면 그것은 스스로 아는척하는 것입니다.

모르면 정확히 알게 될 때까지 물어보면 되는 것입니다.

유식한척하네..하고 뒤돌아서 버리면 평생 알 수 없게 됩니다.

그건 평생 아는척하게 되는거죠.

유식한 사람은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많이 물어보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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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TesTER
05/09/26 13:25
수정 아이콘
저는 미친척을 잘합니다. 미친척하고 비싼 술 먹죠.
05/09/26 13:26
수정 아이콘
저는 센척을 잘하는군요...-_-

유식한 사람은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많이 물어보는 사람입니다.
->원래도 그렇지만 요새 들어 진짜 실감하고 있습니다.^^;;
Go2Universe
05/09/26 13:27
수정 아이콘
저는 잘난척을 잘합니다.
잘난척은 저의 힘이죠
My name is J
05/09/26 13:27
수정 아이콘
척하는게 귀찮아서
만나는 사람만 만나고 보는 사람만 보고 아는사람하고만 얘기합니다. 쿨럭-
안전하죠...으하하하-
(좀있으면 취급주의-가 붙을지도)
05/09/26 13:30
수정 아이콘
"척"하면
어깨에 힘이 너무 들어가서.
눈물흘리기도, 웃음 짓기도 어려워 집니다.
그냥 모른다고만 할랍니다.
05/09/26 13:31
수정 아이콘
군대가면 알아도 모르는 척 해야 합니다.
LogicPowerII
05/09/26 13:40
수정 아이콘
"척"하면

척노리스 밖에는...

죄송 -_-;
유신영
05/09/26 13:42
수정 아이콘
그렇죠.. 보통은 잘난 척 하지 말라고 상대방을 무시해버리고 혼잣말의 세계로 빠져드는 경우가 많죠..
다이아몬드스
05/09/26 13:45
수정 아이콘
[NC]...TesTER// 저랑 비슷하시군요... 마시는것까진 좋은데 다음날 아침 카드전표에 괴롭죠 -_-;;;
남빛바다
05/09/26 14:18
수정 아이콘
전 강한 척, 대범한 척 할때가 많네요...;;
꿈꾸는콥터
05/09/26 14:19
수정 아이콘
"이제는 지식이나 정보에 대한 접근이 그 어느 때보다도 자유롭습니다.
세계석학들의 연구결과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젠 누구나 유식해지는 게 어렵지 않은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겁니다.
유식한척하는 건지, 진짜 유식한 건지는 약간의 노력만으로도 쉽게 알 수도 있습니다."
-----------------------------------------------------------------
이 부분에서 많은 공감이 생기는것 같네요. 총알이 모자라..님의 글이 마치 제가 평소에 생각하고 있던 것을 글로 정확하게 집어주신것 같아요. 궁금한게 있으면 인터넷을 뒤져보면 모든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는게 인터넷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평소에 해 왔거든요.
Ms. Anscombe
05/09/26 14:37
수정 아이콘
그렇다고해서 '척 한다'라는 말을 쓸 수 있는 경우가 모두 그러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예컨대,

'제가 보기에는 스피넬리 모르페니움은 충분히 연구할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이 말을 이해하실 수 있는 분, 혹은 이 말이 참인지 거짓인지 확인하실 수 있는 분은 아마 거의 없을 겁니다. 그렇다고해서 '나는 잘 모르니까' 그 말에 대한 판단을 전적으로 유보할 수는 없는 일이겠죠. 또한 아는 사람에게는 쉬울지 몰라도 생소한 분야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양자역학에 대한 정보들야 수없이 '존재'하겠지만, 그에 대한 사전 지식이 전무한 사람이 그 정보들을 소화해내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입니다. 각고의 노력이 뒷받침된다면 가능하겠지만, 누군가가 던진 말 한 마디를 '이해'하기 위해 그런 노력을 쏟아부어야 할까요?

따라서 중요한 것은, 그러한 '유식함'이 그가 전달하려는 의미와 얼마나 깊게 연관되어있느냐 입니다. 스피넬리 포르페니움이 되었건, 위상학이 되었건, 고체역학과 유체역학을 가지고 남녀차이를 논하건,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유식해 보이는 것들'이 그가 말하는 것과 별 연관이 없는 경우, 혹은 쉽게 말할 수 있는 것들을 굉장히 어렵게 말하는 방식으로 그러한 것들을 사용하는 경우라면, 설령 우리가 위상학이나 고체 역학이 뭔지 모르더라도(대충 물리학이나 수학에서 쓰이는 말이라는 정도만 안다면) 비판을 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때 우리가 '척 하지마'라고 말하는 건 그렇게 어려운 말을 동원하지 않고도 할 수 있는 말에 대해 쓸데없는 권위(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어려운 말)를 부여하려는 태도에 대해서 입니다.

글쓴 님이 말씀하신 바와 같은 상황도 있을 것이고, 충분히 일리가 있습니다. 다만 이런 경우도 존재하며, '유식한 척 하네'라는 말을 꼭 '동등하게 유식한' 사람만이 쓸 수 있는 것은 아님을 언급하고 싶었습니다.
Connection Out
05/09/26 15:25
수정 아이콘
유식한 사람은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많이 물어보는 사람입니다. --> 깊이 새겨둘 명언이네요.
야한마음색구
05/09/26 15:29
수정 아이콘
ms.anscombe 님 말에 동의합니다
다른 여느나라말이나, 특히 우리나라 말에는
그렇게 사전적인 의미로만 쓰기에는 한계가 있거든요
총알이 모자라.
05/09/26 15:30
수정 아이콘
Ms. Anscombe님 말씀도 맞는 말씀입니다. 다만 제 이야기는 스피넬리 포르페니움이 무슨 뜻인가를 무얼 볼 수도 있고 찾아보는 일도 그리 어렵지 않다는 점을 이야기 하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자신도 약간의 지식을 얻을 수 있어서 좋고 척하는 사람들이 척하기도 힘들겠죠.
Ms. Anscombe
05/09/26 15:43
수정 아이콘
글쓴 님의 말이나 제 말이나 서로 일리가 있는 것이겠죠..^^ '척 한다'라는 말을 사용하는 서로 다른 상황들이 존재한달까요. 덧붙이면, '스피넬리 포르페니움'이 무슨 뜻인지 찾아 보는 건 결코 쉽지 않습니다.(이건 농담으로 써 넣은 것이라..^^)
총알이 모자라.
05/09/26 15:50
수정 아이콘
음..무얼이라고 썼네요. 위에 댓글 물어 볼 수도있고 입니다.
Ms. Anscombe
05/09/26 15:51
수정 아이콘
흐흐.. 저도 고백하자면, 첫 글에서 "정보들야" -> "정보들이야". 철저하기도 하셔라~~
하늘호수
05/09/26 20:01
수정 아이콘
제목만 보고 '총알 장전하는 소리' 인줄 알았습니다. - -;;;
05/09/26 21:30
수정 아이콘
ㅎㅈㅅ 님 칼럼이 떠오르는 이유가 몰까요

이글을 읽고선
05/09/26 23:15
수정 아이콘
현 시대가 지식에의 접근성이 매우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 지식들의 전문성 또한 매우 깊어졌기 때문에 그에 맞는 기본지식을 갖추지 않으면 말그대로 줘도 못먹는 경우가 대부분이더군요. 쉽게 말해 소귀에 경읽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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