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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2/09 22:17:44
Name Go2Universe
Subject <뮌헨>. 계속해서 월반하는 스필버그 / 스포없는듯.. 장담못함
어른이 된다는건 참 무서운 일이다. 그래서 내가 아직 어른이 되지 못하고 방황을 하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어른이 되면 하고 싶은 일과 잘하는 일에 추가적으로 해야만 하는 일이 급격하게 늘어나서가 아닐까 한다. 주위에 무신경해지는게 점점 힘들고 어떻게 해서든지 주위를 보듬어야 만 하는 그런 것들 말이다.

한 30 년쯤전에 유명한 프랑스의 감독 고다르는 혜성처럼 등장한 미국의 한 감독을 칭찬하면서 이런말을 했다.

"그 사람때문에 세계의 영화가 바뀔수도 있습니다."

정확하게 저 말을 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위와 비슷한 요지의 말을 한 미국 신인감독을 향해서 말하며 축하의 뜻을 건넸다. 그 유대계 미국인 감독이 만든 영화는 <슈가랜드 익스프레스>, 감독의 이름은 스티븐 스필버그였다.

결과야 어찌되었든, 스필버그는 세계의 영화를 바꾸어놓았다. <죠스>나 <ET>의 기록적 흥행이든 <쥬라기 공원>의 첨단 테크놀러지든간에, 그리고 영화를 예술에서 산업으로 떨어트려버린 폐륜아로 불려지든간에 좋든 나쁘든 그가 이뤄놓은 터전은 꽤나 견고하고 꽤나 거대하다.

스필버그를 항상 따라다니는 꼬리표가 몇가지 있다. 피터팬 컴플렉스라거나, 가족주의에 경도된 휴머니스트라거나 하는 말들 말이다. 처음에는 스필버그 영화들에서 나오는 유치함과, 깊이없는 사고들을 비아냥 거리고 비판거리기 위해서 했던 말이었으리라.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그 당시 스필버그 영화의 저러한 부분들을 가지고서 글을 쓰던 평론가들은 변해버린 스필버그를 보면 당황해할지도 모르겠다.

중요한건 그거다. 스필버그는 변했다. 좋든 나쁘든,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간에 스필버그는 변했다. <우주전쟁>때 확실히 변했었었다. 여전히 가족을 이야기 하지만, 이젠 동심으로 돌아가서 순수함을 이야기하는 가족이 아닌, 험난한 세상속에서 가족을 지키는 것이란 어떤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굉장한 변화다. 스필버그가 드디어 물리적인 시간이 가져다준 숙명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뜻하는 것일테니 말이다. 이미 그는 원더랜드에서 튕겨져 나와있었던 것이다. 어른이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때문에 <우주여행> 다음이 <뮌헨>이 되는 것은 필연적 과정이었을지도 모른다. 자신이 원더랜드에서 보냈던 시간, 자신의 성장이 멈춰서 있던 30년을 한번에 넘어서려하던 시도였을까? 어쨌든 그는 영화적 조로증을 겪으며 한번에 자신의 정신연령을 30살 올려놓아버린다. 이는 누가 봐도 명확할 것이다. 이 영화는 분명 나이든 감독의 영화로 보이며, 조금은 세상에 조심스럽고, 약간은 삶의 여유가 생겨 주위를 돌아보게된, 딱 스필버그 감독의 현재 나이에 어울리는 영화였을테니 말이다.

이제 <뮌헨>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자.

이 영화는 참 길다. 그리고 어두우며, 음습하다. 영화에 나오는 그 어떤 인물도 행복해지지 못한다. 그리고 (당연하겠지만) 아무것도 해결되지 못한 순간에 영화는 차분하지만, 의미 심장한 결말로 이야기를 끝낸다.

이 영화는 스필버그의 필모그래피와 비교되는 지점에서는 상당한 변신이겠지만 절대적인 기준에서 바라본다면 전형적인 영화이다. 내가 싸우며 죽여야하는 대상이 나와 같은 사람이며, 나처럼 딸을 사랑하고 감정을 지녔고, 나처럼 주위 사람을 신경쓰기도 하며, 나처럼 공포에 질리기도 한다는 이야기는 대단히 특별한 이야기는 아니다. 스필버그가 바라보는 테러리스트, 카운터 테러리스트들에 대한 생각역시 대단히 특별한 것은 아니다. 다 우리가 익히 들어봤음직한, 그리고 익숙하게 보았을만한 이야기들이니 말이다.

하지만 의미라는 건 맥락속에서 존재하는 거다. 그리고 세상에 새로우며 굉장하고, 그래서 누구나 두 엄지 손가락을 올릴만한 사고의 깊이를 보여준 영화를 찍은 감독이 몇이나 되는지도 생각해보자. 모두가 몇명이나 그런 사람을 떠올릴지 알수 없지만 그리 많지 않을것이다. 때문에 남들 하는 수준의 생각을 한다고 해서 딱히 돌을 던질만한 이유는 없는 것이다. 스필버그는 남들 다하는 생각도 하면서 뭐라도 하나 보여주지 않았는가? 그정도로도 충분히 대단한거다.

스필버그 자신이 너무 많은 단계를 월반하다보니 영화가 조금은 어정쩡하게 보일수도 있겠다. 너무 긴 상영시간(2시간 40분!!!)도 문제가 있을테고 영화의 호흡이 너무 느릿하게 가는 나머지 빠르고 간결했던 그의 옛영화들을 생각했던 관객들이라면 목과 허리에 통증을 호소할지도 모르겠다. 몇몇 불필요한 장면도 눈에 띄곤 한다. 그래서 뮌헨은 영화적 에너지가 강렬하게 넘치는 영화가 아니다. 유럽의 작가주의 감독들의 스타일로 스필버그가 영화를 만들었다고 하면 간단하겠다. (하지만 스필버그만의 장르적 세공력은 역시 대단하다. 이점은 스필버그에 사고의 깊이만큼이나 유럽의 예술영화감독들이 스필버그를 절대 넘을수 없는 4차원의 벽이리라..)

<쉰들러리스트>를 만들었던 사람이 <뮌헨>을 만들었다는 사실은 좀처럼 편하게 믿겨지지 않는 상황일지도 모르지만 찬찬히 살펴보면 둘 모두 굉장히 유사한 영화다. <쉰들러 리스트>를 싸구려 감상주의 영화로 치부할수도 있지만 두 영화 모두 인정(認定, recognition)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독일인 모두가 홀로코스트에 앞장섰던 것도 아니며, 테러리스트 모두가 피도 눈물도 없는 짐승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하자는 것이다.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고서는 너무나 어지럽게 묶여있는 관계의 매듭을 풀수 없어서, 관계의 매듭을 풀지 못한다면 비극과 전쟁은 어쩔수 없이 지속되기 때문에 이젠 서로를 인정하자는 말이다.

당연하지만 인정(認定, recognition)이 세상을 바꿀 대안을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스필버그의 이번 영화에서도 딱 그정도가 한계다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명확한 대안을 내리는 젊은 선동가가 되기에 스필버그의 나이가 너무 많은 게 사실 아닌가. 조금이나마 사려 깊어져서 Step by step을 시도한 노회한 아저씨의 말에 귀기울이지 못할꺼 까지는 없을듯 하다.

스필버그의 급격한 조로증이 이후 스필버그 영화에서 권태와, 무기력으로 바뀌지는 않기를 바란다. 비록 그의 나이가 많지만 아직 세상 모든 것을 버리고 싶을만한 나이는 아니니 말이다.


<잡담01>
"배우의 면면은 비교적, 화려하다. 주인공인 에릭바나는 고뇌하는 주인공에 딱 어울리며 차세대 007인 다니엘 크레이그는 역시나 007답게 단선적인 인물의 전형적 모습을 보여줬다. 카소비츠는 너무 귀여운 인물로 변해버렸고 <ROME>의 시저역을 한 시아란 힌즈는 시저가 오버랩이 계속 되어서였는지 아무런 거리낌이 없었다. 한스 지쉴러는 잘 모르는 배우라 패스.."
  
<잡담02>
"이 영화의모든것은 포스터에담겨있다. 절대간지."
  
뱀발
한겨레의 한기자는 뮌헨 테러의 실제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에서 스필버그의 변명을 봤다고 했는데 내 견해는 다르다. 그 부분이 다분히 지루하고, 작위적일수는 있겠지만 폭력의 순환을 가장 무난하게 표현하는데 그만한 부분이 없었을테니 말이다. 이스라엘 인질을 죽이는 테러리스트의 모습은 결코 쿨하지 않다. 그들은 울고 있는듯하다.


<이 영화의 스트레이트!!>

영화 마지막에서 에브라임과 헤어지는 에브너 뉴욕시에서 그둘 뒤로 보이는 건물을 유심히 살펴보자. 그 건물이 바로 이 영화의 스트레이트다. 뭐 좀 유치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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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iceOfAid
06/02/09 22:31
수정 아이콘
보고싶어지는 글이군요. ^^;
망고탱고쥬스
06/02/09 23:37
수정 아이콘
그 건물이 911테러당한 빌딩인가요?
카이사르
06/02/09 23:52
수정 아이콘
그 건물이 9.11 테러당한 건물 맞습니다.
카이사르
06/02/10 00:13
수정 아이콘
본문의 내용에 한 마디 태클을 걸자면..

폭력의 순환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가장 무난한 장면은, 뮌헨 테러의 실제 모습이 아니라, 이스라엘의 건국 자체에 있겠죠. 스필버그도 어쩔 수 없는 유태인입니다. 그런 스필버그가 피로 얼룩진 이스라엘의 건국에 관해서 비판하길 기대한 것이 잘못이겠죠.
Go2Universe
06/02/10 00:25
수정 아이콘
영화의 제목이 뮌헨이니 가장 무난한 장면은 뮌헨 테러가 아닐까요? 스필버그가 자신의 포지셔닝을 한 쪽은 테러리스트도, 카운터 테러리스트도 아닌 안티 테러리스트이구요
FoolAround
06/02/10 00:28
수정 아이콘
개봉날짜에 보고왔습니다..저는 굉장히 좋게봤습니다만..티켓파워는 암울할듯하네요.일단긴러닝타임에 , 우리나라관객의 주도권을 이끄는 20대여자관객들에게 전혀 메리트가없어요..그리고 이 영화가 15세라니 가끔 심의기준이 뭔가 어리둥절..(보시면압니다~) . 저는 추천하지만 보고나서 저를 욕하면안됩니다-_-;;
카이사르
06/02/10 00:58
수정 아이콘
영화 제목이 '뮌헨'이기 때문에 가장 무난한 장면이 뮌헨 테러라면 할 말 없습니다. 마치 일본 사람들이 영화 제목에 '하얼빈' 붙여놓고, 안중근을 고문하고 총살하는 영화 만든 것과 똑같습니다.

안중근은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지 않았다라고 하신다면, 역시 할 말 없습니다. 그렇다면 군민불문 무차별 테러와 폭력을 주장했던 신채호 정도로 변경하지요.

중요한 것은 이스라엘 사람들도, 무고한 사람과 죄 있는 사람들을 구별해 가면서 조상 대대로 살고 있던 땅에서 추방시킨 게 아니라는 겁니다. 모든 팔레스타인 민족을 상대로 국가적 테러를 저지른 이스라엘에게, 팔레스타인 테러레스트들은 무조건 죄 있는 사람만 골라서 테러하라고 요구하는 것도 어찌보면 우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Go2Universe
06/02/10 01:16
수정 아이콘
카이사르님 영화 안보셨죠? 만나서 반갑기는 합니다만 영화 안보셨으면 영화 보셔요. 그래야 이야기를 시작할수 있겠네요. 죄있는 사람을 골라서 테러하든 아니든간에 결국 테러의 본질과 폭력의 순환은 변함없다는 이야기를 뮌헨은 하고 있는데 말이죠. 사실 죄없는 사람은 죽이지 않는다는건 주인공의 자기최면일 뿐입니다. 적어도 영화 속에서는 말이죠.
06/02/10 01:29
수정 아이콘
이건 영화 감상문이 아니라 전문가가 쓴 평론 같습니다. 솔직히 신문에서 간혹 볼 수 있는 제 잘난 맛에 장황설을 펴는 어줍잖은 전문 평론보다 좋아 보입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카이사르
06/02/10 02:08
수정 아이콘
위에 제가 쓴 리플중에 '그 건물이 9.11 테러당한 건물 맞습니다.' 라는 리플은 보이지도 않으십니까? 뻔히 영화보고 온 사람에게, 영화보고 오라는 식으로 조롱할 시간 있으면,

뭐 제 의견은 대충 정리가 된 것 같네요. 이스라엘 건국이라는 근본적인 원인을 놔두고, 폭력순환의 책임을 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들에게 교묘히 돌린 스필버그가 변명하긴 변명했죠. 그 이후 폭력은 폭력을 낳고, 계속 순환한다는 유태인 치고는 간만에 옳은 소리 한 번 했습니다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똑같이 나쁜 놈 만들기는 했어도, 영화에서는 분명히 팔레스타인 쪽을 더 나쁘게 말했습니다. 시작 첫 장면에 뮌헨 테러를 집어넣어서, 그것이 모든 사건의 원인인양 말했으니 말이죠.

테러리스트들을 일방적으로 응징하는 영화였다면 제가 이런 소리도 안 합니다. 어디까지나 '뮌헨' 이라는 영화가 '공평함' 이라는 닉네임 달고 나온 영화이기 때문에 이런 소리를 하는 겁니다. 지금까지의 영화에 비해서 훨씬 개념잡힌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그 개념잡힌 교훈이 스필버그의 변명을 정당화해주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글루미선데이
06/02/10 02:50
수정 아이콘
일본 약간 맛이간 애들이 하얼빈 그런 영화 충분히 만들 수는 있죠
근데 중립적인 시선이랍시고 안중근 의사 일대기 만들면서
감독인 임권택씨에게(가정으로 대충) 안중근도 테러리스트일 뿐이다라는 점을 부각시키라고 한다면
감독이 과연 만들겠습니까?돈에 환장하지 않은 이상 여간해서는 메가폰 집어 던지고 나가버리지-_-

변명이 아니라 한계라고 봐야지요
말씀처럼 유태인인데 건국기초를 뒤집어 엎어 비판하라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지 않습니까?
어느정도 적당히는 넘어가줘야 한다고 봅니다
누구라도 같은 피가 흐르는 민족과 나라를 완전히 제3자로 넘기는 일이 쉬운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Go2Universe
06/02/10 02:54
수정 아이콘
조롱이라면 조롱일수도 있었겠네요. 왜냐면 뭐랄까요. 영화를 보는내내 이스라엘 운동선수들을 죽인 테러리스트들이 악마다, 악당이다라는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건국의 근본원인에 대한 이야기는 지난한겁니다. 뭐 제 글을 읽으셨다면 잘 아셨겠지만 Step by Step이라 했습니다. 그것은 궁색한 변명으로 들릴수도 있는 것이지만 첫단추를 잘못 꿰멘 것이라면 차근차근 단추를 풀고 다시 단추를 잠그자는 뜻일수도 있습니다. 거기에는 이스라엘의 건국이라는 근본 원인 이전에 - 그 근본원인은 첫단추이겠죠. 이미 잘못 끼워넣어버린 단추들을 해체하는 작업들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선행되어야할 해체작업을 서로를 인정하는 것이라 생각했고 스필버그도 그런 의미에서 영화를 만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영화를 잘못본것이 아니라면 말이죠. 모든 악의 근원을 뮌헨 테러리스트로 지정한 부분은 한부분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공항 한가운데서 서치라이트를 받는 테러리스트들이 죽음앞에 의연하던가요? 아니면 쿨하게 자살이라도 하던가요. 그들 역시 무력하게 죽어갔을 따름입니다. 시작장면이 뮌헨테러인 것은 무수히 많은 이-팔 간의 연결고리중에 스필버그가 선택한 고리가 뮌헨테러였던것 뿐입니다. 그 연결고리를 선택하는 몫은 전적으로 감독의 몫일테니까요. 다시한번 말하지만 영화에서는 팔레스타인이 더 나쁠것이다! 로 시작하지 팔레스타인이 더 나쁘다! 로 시작하지는 않습니다. 머리속이 제대로 박힌 사람들이라면 9명의 인질이 죽은 상황에서 전투기 60여대가 난민촌을 폭격했다는 이야기를 태연하게 하는 장군들의 모습을 기억할 것입니다. 백번 양보해서 뮌헨 테러리스트가 더 나쁘다라고 했다손 치더라도 이러한 이스라엘 수뇌부의 모습을 마냥 호의적으로 바라보는 사람이 있을까요?

제 의견 역시 대충 정리된 것 같네요. 조롱을 한 이유는 영화를 보고나서 그런 생각을 할만한, 적어도 팔레스타인이 더 나쁘다라고 할만한 증빙자료들을 찾지 못해서였습니다. 만약 그들이 더 나쁘다라는 것이었다면 제가 조롱 당하겠습니다. 그리고 사과도 하겠습니다.

뭐 차라리 영화 지루한데 그딴 영화에 이런 긴글을 쓰냐고 태클거는게 마음은 편합니다.^^
카이사르
06/02/10 09:00
수정 아이콘
팔레스타인이 더 나쁘다라고 할만한 증빙자료.

1. 시작 첫 장면에 뮌헨 테러를 상세하게 집어넣은 점.
2. 죄 없는 인질들을 학살하는 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와, 죄 없는 어린 소녀는 죽이지 않는 이스라엘 요원들을 극명하게 비교한 점.
3. 이스라엘의 입장을 등장인물들의 입을 통해서 전달할 때는 차분하게 자기네 주장을 모두 말하면서도, 팔레스타인 측 입장을 말할 때는 빈 라덴 인터뷰하는 듯한 분위기의 실제방송을 내보내거나, 혹은 상황 자체를 지극히 희극스럽게 만들어서 제대로 전달하지 않은 점..(ex : 폭탄전문가가 신문사 기자로 위장하고 PLO 관련 팔레스타인 고위간부를 인터뷰하러 갔을 때, 옆에 있던 마누라(?)가 지나치게 소란스럽게 끼어들어서 떠들어대는 바람에, 자기네 입장은 전달하지 못하고, 서로 언성을 높이며 고함을 치느라 입장전달은 커녕 상황 자체가 희극스럽게 되어 버렸음)
4. 뮌헨 올림픽 선수촌에서 희생당한 선수들을 애도하는 세계의 시민들과, 풀려난 테러리스트들에게 환호하는 아랍국가들을 비교한 점.

제가 입장 정리까지 다 한 마당에 왜 다시 이런 글을 올렸을까요? 바로 "조롱이라면 조롱일수도 있었겠네요." 라는 리플을 읽고 혈압이 올라서 그랬답니다. 위에 제가 제시한 근거가 타당할 수도 있고 타당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제가 제시한 근거가 타당하다고 해서 남을 조롱하고 싶은 생각도 없고, 혹은 타당하지 않다고 해서 남에게 조롱당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 답니다. 사과는 남을 조롱했을 때 하는 것이지, 조롱한 근거가 타당한가 아닌가를 따져보고 하는 게 아닙니다.

Go2Universe님의 리플에 나와 있군요. "다시한번 말하지만 영화에서는 팔레스타인이 더 나쁠것이다! 로 시작하지 팔레스타인이 더 나쁘다! 로 시작하지는 않습니다." <- 결국 저는 이것을 변명으로 보는 겁니다. 님께서 이런 주장을 하신 이상, 더 이상의 논쟁은 불필요할듯 싶네요. 조롱만 아니었다면 대단히 유익한 토론이었습니다.

아 그리고 글루미선데이님. 저도 스필버그를 이해한답니다. 어쩔 수 없죠.
Go2Universe
06/02/10 09:15
수정 아이콘
조롱한 부분은 사과드립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진심입니다. 선택의 문제라고 보여지는 것이 변명이 되는지는 이해하기 힘든것은 여전합니다. 이는 기본적으러 이 문제를 바라보는 시작지점자체가틀려서인듯 하네요.

그리고 시작지점이 팔레스타인이 더 나쁠것이다!였었다는 것이지 이야기의 종착역이 팔레스타인이 더 나쁘다 인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결과가 그러한데 그게 과연 변명이 되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사과의 이유는 그러한 이유가 충분히 가능했으리라는 이해를 조금이나마 해볼수도 있겠구나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부득부득 갈고 싸울 필요도 없구요. 그리고 조롱이라는 것이 과연 했다는 사실자체만으로 사과해야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표현의 방식일수도 있는데 말이죠. 아.. 그 문제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로 파생될테니 저 역시 여기서 좌판 접구 일하러 나가겠습니다.

뭐.. 어쨌든 카이사르님 좋아합니다. 이거는 절대 조롱과 비아냥이 아닙니다. 생소하지만 이야기해볼만한 사람이라고 항상 생각하고 있답니다.
황태윤
06/02/10 09:15
수정 아이콘
아직 보지 못해서.. 보고나서 결정해 볼렵니다.. ^^:
슈퍼마린&노멀
06/02/10 11:42
수정 아이콘
어제 바로 보고 왔는데.. 재미를 위해서 보시는거라면 대략 비추이고...
위에분 말처럼 15세 관람가인데 대략 난감한 씬이... 참고로
저는 정말 지루했습니다..
미니op_
06/02/10 15:52
수정 아이콘
저도 어제 봤는데, 너무 지루한건 인정_
그리고 영화 마지막에 땀흘리는 씬(?)은 정말 황당하게 느껴지던데...
하지만 보고나니 먼가 생각할 점이 많아진것 같은데....
세츠나
06/02/10 16:08
수정 아이콘
아직 영화를 보진 않았습니다만, 과연 세상에 완전히 가치중립적인 사람이 존재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은 생각해봐야겠네요.
카이사르님의 리플을 보니 스필버그 역시 아직 사람의 굴레(?)는 벗어나지 못한 듯 싶고, (일면 실망과 함께 납득도 갑니다)
Go2Universe님의 글과 리플을 보니 그래도 많은 노력과 성찰이 담긴 영화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기대감이 생기는군요)

그래서 결론은...꼭 봐야겠네요 ^^;
FoolAround
06/02/10 18:52
수정 아이콘
나만 안 지루한건가 ㅠ_ㅠ.. 원래 지루한영화 잘못보는데...
06/02/10 23:00
수정 아이콘
질문.
1. 주인공은 무엇 때문에 괴로워 하는 것입니까?
- > 괴로워 하는 장면에서는 자꾸만 이스라엘 선수들이 죽는장면이 나오던데요;; 그게 왜 그렇죠? 그걸 생각하면서 분노하는 것이라면 세세한 주인공의 기억처럼 나올리는 없을텐데 말입니다.. 자작극인가요?; 이스라엘의..? 그렇게 본건가요;; 주인공이 자신이 죽인 사람들로 괴로워 하는게 아닌거 같던데 후;;

2. 스필버그는 이 영화에 무엇을 담으려고 했는가요?
- > 단지 .. 테러의 상황과 그것을 보복하는 이스라엘사람들..그리고 끊임없는 분쟁.. 그리고 복수는 복수를 낳는다라는거? 그리고 결말은 양쪽다의 불행.. 근데 너무 편파적인것 아닙니까? 후.. 무조건 이스라엘의 입장에서만 영화진행이 되던데 -_-..

3. 루이집안과의 관계..그리고 그비중..
- > 루이의 등장이 단순한..정보제공만은 아닌듯.. 그리고 루이가 루이의 아버지가 주인공을 신뢰하는 것을 시기하는 것 같은 장면도 나오던데.. 루이의 아버지는 주인공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그리고 주인공에 대한 정보를 어디에 넘겼는지 안넘겼는지.. 어떠한 동정을 느꼈는지 ..


영화보는 내내.. 복잡했습니다 ㅠㅠ.. 생각할께 너무 많은 영화 더군요 ㅠㅠ..
06/02/15 13:39
수정 아이콘
루이의 농간에 의해 한 곳에 묶게 된 알리집단(팔레스타인)+애브너집단(이스라엘) 장면에서 저는 감독이 말하고자 한 바가 본질적으로 드러난다고 보이네요.
알리와 애브너의 계단씬(대화)에서 알리의 대사...'그것' 말이죠.

나중에 애브너가 미국에서 보여주는 모습들..말하는 대사들..

그리고 끝부분 뮌헨테러장면-겁에 질린 테러리스트들-..의 모습..

스필버그 감독이 무척이나 중립적으로 전개했다고 생각되네요 전..
06/02/15 13:43
수정 아이콘
참고로

저는 왜 이스라엘의 수뇌부가 제일 나쁘게 보였을까요..
그리고 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 '알리'가 제일 불쌍해보였을까요..

유일하게 그가 총 맞았을 때만 슬로모션이 잡혔던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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