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요즘 P2P가 활성화되면서 개인적으로 좋아진 것이 몇가지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못본 드라마 챙겨보기> 또는 <명작인데 앞부분 놓친 드라마 다시보기> 였죠.

바쁜 생활중에 보고싶었던 드라마 못봤을때의 그 찜찜함. 또는 너무너무 인기있는 드라마가 됐는데, 앞부분을 하나도 못봐서.. 중간부터 보기가 좀 그런 드라마들.. (저에게는 삼순이 드라마가 그랬습니다. 앞부분을 다 못봐서 ㅠ_ㅠ )

요즘은 연애시대라는 드라마를 앞부분을 다 다운받아서 봤습니다. 특히 20대 중후반 넘으신 분들에게는 대사 하나하나가 가슴을 찌르는 드라마죠...

================================================================================
2. 저는 99년도 PKO 최진우 선수가 우승하던 시절부터 스타방송을 봤던 유저입니다. 그때는 투니버스였던걸로 기억합니다. 중간에 2002년 월드컵때를 제외하고는, 온게임넷의 거의 모든 경기를 봤을겁니다. (변길섭 선수께 죄송-_-;) 엠비씨게임은 아쉽게도 저희집에서는 나오지 않았던 적이 많아서 관심에서 멀어졌습니다..

그중에 챌린지리그 - 듀얼토너먼트 로 이어지는 system은 정말 좋았죠. 아무리 하위리그라도 박진감이 넘쳤고, 오히려 본선 스타리그보다 듀얼토너먼트가 더 재밌다 라는 분도 많이 생겨났습니다. 점점 실력있는 선수들이 늘어나면서, old 프로게이머들은 쇠퇴하거나 사라져갔고, 본선16강에서 보기힘든 선수도 많아졌죠.

===============================================================================
3. 온게임넷은 이 점이 아쉬웠던 모양입니다. 선수층은 점점 두꺼워지는데, 보여줄수 있는 선수가 겨우 16명이라는 것. 이제는 선수층이 두꺼우니 24명으로 한번 늘려보자.

그럼 대회 일정은? 한시즌이 너무 늘어나지 않을까? --> 일주일에 2번 하면 돼.
24강 다음은 12강으로 해야하나? --> 16강으로 하자.
24강 다음이 16강이라면, 16강 선발방식이 너무 복잡하지 않나? --> 그럼 16강 이후를 간소화하자. 무조건 3판 2선승제 토너먼트로!!


8강부터 토너먼트 되었을때도 비판을 많이 받았었습니다. 엄연히 맵별 종족승률 차이를 극복할수 없음에도, 8강 토너먼트 이후, 8강대진운이 안좋아서 떨어지는 선수가 우후죽순 생겨났죠. 여기 pgr에도 몇번이나 그런 글들을 봤던 기억이 납니다. (굳이 예를 들면 머큐리에서 플토가 저그를 만난다던지 하는..)

그런데 맵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상태에서.. 이제는 아예 16강부터 토너먼트 랍니다. 이게 정말 정당하다고 생각되시나요?

==============================================================================
4. 드라마가 아무리 재미있다 한들, 앞부분을 보지 못한채 중간부터 보기는 참 힘듭니다. 심지어는 시청률 50%가 넘었다는 김삼순 도 그렇구요. 남들이 술자리에서 김삼순 이야기로 웃고 떠들때, 저는 무슨말인지 몰라서 우두커니 있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스타리그가 아무리 재미있다 한들, story를 모르는데 재미있어할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스타리그가 재미있는 이유는, 그 한게임 한게임이 재미있기도 하지만, 연결되는 과정이 너무도 흥미진진하기 때문입니다. <이번게임에 누가 이기면 누가 탈락하지? 아.. 긴장된다> 이런 긴장감 말입니다. 그런 긴장감 때문에 임요환선수의 대 이재훈전_기요틴 16강. 이런 경기가 명경기가 되기도 합니다. 만약 그 경기가 16강 첫경기였다면, 8강진출자를 가리는 그런경기가 아니라 2패끼리 만난 경기였다면, 그경기를 명경기라고 할수 있을까요.


요즘 스타리그. 일주일에 두번합니다. 수요일, 금요일. 매주 금요일에 할때는 그래도 가끔씩 못볼때 빼고는 어떻게든 시간을 내서.. 재방송이라도 챙겨보곤 했습니다만,

수요일 금요일 이렇게 두번해버리니.. 수요일 경기를 못보고, story가 어떻게 되어가는지도 모른채 금요일 경기를 보기도 합니다. 물론 해설진들이 <누가 떨어지면 누가 올라가고..> 이런 얘기를 해줍니다만, 이미 제 머리속에서 알고 있던상태인것과, 누가 말해줘서 알게되는 재미는 차원이 다르죠.

게다가 16명도 아닌 24명이다 보니, 그 많은 story를 다 머리속에 넣는다는 것도, 머리아프고 심지어는 귀찮아지기도 합니다. 그렇게도 스타리그를 좋아하던 제가 말입니다.


===============================================================================
5. 이미 스타리그를 24강 방식으로 바꾸었으니, 다시 16강으로 돌아가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겠지요. 다만 온게임넷에 바라는것이 있다면,

a) 대회일정을 일주일에 한번만 할 것. 수요일 금요일은 보는 입장도 너무 빡셉니다.
a-1) 이로써 스타리그를 1년에 2번으로 줄일 것.
b) 되도록이면 토너먼트보다 리그제를 도입해 줄 것.
c) 와일드카드제 이런것보다 조금 더 간소화 해줄 것. 개인적으로 24강 -> 12강 -> 6강 ->4강 체제가 나아 보입니다. (이부분은 그냥 개인적인 기호이니, 이부분에 대한 논쟁은 논외로 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핵심은 스타리그가 너무 잦아서 오히려 보기가 힘들다는 것입니다.)


===============================================================================
6. 마지막입니다.
저뿐만 아니라, 제 주위 친구들. 그렇게도 스타리그 얘기 많이나누고, 매주 금요일 지나가면 토요일이나 월요일에 만나서, <야 그경기 봤냐? 죽음이야 아주> 이런 얘기를 나누던 친구들.

요즘 스타리그 얘기한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그 경기 봤냐 라고 물어보기 전에, 이미 다음경기가 지나가버리니.. 24명이나 되는 story를 도저히 감당할수 없어서... 스타리그를 아예 안봐버리게 되더군요. 저만 해도, 이때까지 수금수금수 경기중에 금요일 경기만 2번 봤습니다만.. 이마저도 story를 몰라서 점점 안보게 되었습니다.

더더구나 와일드카드제를 정확히 이해하기가 귀찮아서, 16강이 완전히 짜여질때까지 아예 스타리그를 안볼수도 있구요.


온게임넷쪽에서 pgr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면.. 지금의 system을 다시한번 재고해주십사 하는 바램입니다. 그래도 저는 현재의 스타리그, e-sports의 활성화를 바라고 있는 팬이기 때문에 이렇게 비판적인 글을 올릴수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스타리그에 무관심해져가는 친구들을.. 도저히 저 혼자만으로는 막을수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