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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3/22 11:39:20
Name 미카엘
Subject [일반] [진상] 기억에 남는 룸메이트 top7
안녕하세요. 미카엘입니다.
자게에 첫글이 진상 카테고리라니..!!
요즘 진상글이 화제인 것 같아서 저도 한번 얘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물론 저보다 기숙사 생활을 많이 하신 분들도 많겠지만,
나름 다년간(?)의 경험으로 리스트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1. 먼지가 좋아요!형

저는 거의 2인 1실의 기숙사 생활을 해왔습니다. 그렇게 되면 방 사이즈도 크지 않고 청소할 공간은 어느 정도 한정이 되어 있습니다. 처음 룸메이트와 대면을 할 때 가장 먼저 정하는 것이 청소 정하기입니다. 방법은 보통 두 가지네요. 서로 번갈아가면서 하기 or 반씩 쪼개서 자기 구역만 하기. 물론 처음부터 대놓고 저 청소 잘 안해요..... 라고 나오시는 분들도 계셔서 그냥 제가 거의 다 할 때도 있었는데, 서로 반씩 나눠서 하면 기현상이 벌어집니다. 방 한가운데 기준으로 양쪽이 서로 다른 집이에요. 물건 아무렇게나 어질러 놓는 건 전혀 신경쓰지도 않고 참견도 안하는데, 다량의 먼지 군체가 한쪽에서만 굴러다닙니다. 그래도 1번형은 애교죠. 어쨌든 제가 대신 청소해주면 되니까요...


2. 샤워는 건강에 좋지 않아요!형

기숙사 생활을 하시는 분들 중에 기숙사 지박령(?)이 되어 가시는 분들이 가끔 계시더라고요. 음.. 이분은 과연 학교 수업은 가시는지? 식사는 하시는지?? 등등 궁금한 것이 많지만.. 그냥 넘어갑니다. 어차피 근본적으로 남이니까요. 그런데 몇날 며칠을 안 씻는 분들이 계십니다. 음.. 뭐 개인 라이프스타일일 수는 있는데, 옆의 룸메이트는 괴롭습니다. 그래서 여쭤보면..
"저는 자주 씻는 게 건강에 좋지 않다고 들어서요~"
아, 예. 그런데 그 정도로 안 씻으면 더 몸에 안 좋아요!라고 얘기하고 싶지만 조용히 창문을 열게 됩니다. 저도 냄새 잘 맡는 편이 아닌데, 너무 괴로워요. 제 옷에까지 냄새 배이는 것도 같고 ㅠㅠ..


3. 나는 사랑의 메신저!형

그렇죠. 커플입니다. 풋풋하고 달달한 사랑은 좋죠. 그런데.. 표현하시는 스타일에 따라서 방에서 옆에 있는 사람이 듣기에는 참 민망하기도 하고 닭살도 돋고, 시공간 저편이 붕괴하는 느낌도 받아요. 그냥 나긋나긋 통화하시는 분들은 보기도 좋고, 뭐 그럴수도 있지~ 하는데. 30분도 아니고 40분도 아니고 세상에 4시간이나 통화했던 룸메가 있어요. 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였을 거에요. 물론 저는 늦게 자는 편이라 수면에 방해가 되진 않았는데.. 너무한 것 같았습니다 크크. 재밌는 건 룸메이트 여자친구분도 코앞의 여자 기숙사 사생이라 엎어지면 만날 수 있는 곳이었다는 거죠. 그냥 만나서 사랑을 속삭이시라구욧!


4. 나는야 푸드파이터!형

먹방! 기숙사 먹방은 꿀맛이지요. 저도 과자 한 두개 까먹는 것 좋아하고, 사오면 룸메이트랑 나눠먹기도 하고 그렇게 지냈습니다. 그런데 공포의 먹방 룸메이트를 만난 적이 있어요. 진짜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군것질 거리와 야식 같은 걸 매일 사 오시는데.. 뭐 드시는 것은 좋죠. 근데 먹는 소리가 우걱우걱, 쩝쩝, 으드득, 으지직, 콰앙! 정말 다이나믹하게 드시는 분이었어요. 먹는 소리가 한 시간이 넘어가면 노이로제가 걸릴 것 같았네요. 제가 헤드셋을 사게 된 건 아마 그 즈음이었던 걸로 기억하네요.


5. 외로움 달래기!형

음.. 이건 좀 민감할 수 있긴 한데, 혼자서 외로움을 자주 달래는 분이 있었어요. 사실 방에 딱 들어갔을 때 꽃 향기가 나게 되면 바로 눈치를 채긴 하는데, 모르는 척 해 주는 것이 인간 본연의 도리라 그냥 넘어가곤 했었죠. 그런데 문제가.. 이 분이 방문이라도 잠그시고 그러셨으면 좋겠는데, 방문이 그냥 열려 있어요 항상. 몇 번 리얼 타임으로 목격하고 난 뒤부터 저는 방 문 문고리를 몇 번 투다다닥 돌려주고, 1분 정도 뒤에 들어가는 습관이 생겼네요. 미안하기도 하고 서로 민망하기도 하고 참 뭐라 표현할 수 없는 학기였어요.


6. 우리는 영혼의 듀오!형

원칙적으로 기숙사는 방 배정된 인원 이외에는 오랜 시간 체류를 하면 안 됩니다. 하지만.. 뭐 너그러운 사람이 되기 위해 조용히 놀다 가는 것 정도는 봐줍니다. 그런데 하루 종일 죽치고 시끄럽게 떠들면서 콘서트장을 방불케 하는 광경을 연출하는 분들도 있었어요. 진짜 재밌게 놀긴 하더군요. 그런데 옆에 룸메이트가 있다는 것을 명심해 주세요.. 너무 상습적으로 해서 살짝(?) 화를 내 봤더니, 도리어 저보고 그쪽도 친구 데려와서 노세요!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기숙사 관리인 분을 데려왔습니다. 크크크.


7. 혼자서 노는 건 심심해요!형

두 살 어린 분과 룸메이트가 된 적이 있어요. 사실 저도 사람들과 떠들고 신나게 노는 것 좋아하긴 하는데, 기숙사 방에서만큼은 혼자 조용히 놀면서 휴식을 취하는 것을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그 분은 비글..!!이었습니다. 혼자서 조용히 있지를 못해요.
"형 오늘 저 무슨무슨 수업 다녀왔는데요. 아 글쎄 그 교수님이~"
"형 저 오늘 여자친구랑 싸웠는데 ㅠㅠ 어떡하죠?"
"형 오늘 학교 주변 맛집 어디어디 다녀왔는데, 와 거기 김치가 맛이 끝내줘요!"
등등.. 궁금하지 않은 것들은 자꾸 묻거나, 알려주니.. 이것도 나름 미칠 노릇이더군요. 흐흐.
얘기를 해도 안 고쳐져서 참 괴로웠습니다.


이 밖에도 다양한 유형의 룸메이트가 있겠지만.. 저는 이 정도 분들을 만났어요. 뻘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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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규하라민아쑥
16/03/22 11:48
수정 아이콘
혼자서 외로움을...이해하는데...근데...근데 [문은 왜 안잠궈!] 참, 그걸 리얼타임으로 보셨다니 눈이 썩었겠습니다.
미카엘
16/03/22 13:49
수정 아이콘
처음 마주했을 때의 그 상실감이란.. 크크. 잊지 못할 경험이었죠.
서쪽으로가자
16/03/22 11:57
수정 아이콘
3번의 발전형으로는 기숙사에 같이 오시는 분들도 (...)
미카엘
16/03/22 13:50
수정 아이콘
제 친구가 현행범을 잡아 넘긴 적 있습니다 크크. 세상에 수업 갔다 오니 열심히 자기 방에서 사랑을 나누고 있더랬죠..;
Thursday
16/03/22 11:57
수정 아이콘
입이 떡 하고 벌어지네요. 고생 많으셨습니다.
미카엘
16/03/22 13:50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tannenbaum
16/03/22 11:57
수정 아이콘
저는 룸메이트는 아니고 한 1년 정도 대학후배와 같이 산적이 있었습니다. 가정형편도 어렵고 사회 초년생이라 서울에 집 구할 여건이 안되 보증금 모을때까지만 제 아파트 방 하나 내줬었죠. 물론 10원 한장 안 받았습니다.
그친구가 예의 바르고 싹싹하고 착하고 청소도 잘하고 다 좋은데...... 자꾸 자기 애인을 불러와서 사랑을 나눕니다. 저 없을 때 그러는 거라면 제가 뭐라 하겠습니까. 저녁에 데려와서 같이 자고 아침에 손잡고 출근한다는거지요. 한참 혈기 왕성한 나이이니 거기까지도 이해해줄 수 있겠는데 문제는 사운드가 온 동네 떠나갈 정도였습니다. 그래 젊은 커플이니까 하고 또 이해하려고 했는데....
처음엔 한달에 두어번, 일주일에 두어번... 나중에는 아예 둘이서 거의 동거하다시피 하더군요. 아가씨가 자기 물건이랑 옷가지까지 들고 왔습니다. 한달이면 몇일만 혼자 들어오고 둘이 눌러 살았더랬죠.
여차저차 1년 정도 살다가 방 구해서 나갔는데 그 이후론 그 누구도 집에 들이지 않겠다 결심하고 지키고 있습니다.
아 그 후배는 그 아가씨가 아니라 다른 아가씨랑 결혼했다는 건 함정이네요.
종이사진
16/03/22 12:06
수정 아이콘
연습을 실전처럼...
16/03/22 13:01
수정 아이콘
보살이셨네요 ..
블랙숄즈
16/03/22 12:04
수정 아이콘
전 룸메가 밤마다 코를 어찌나 골아대는지 자다가 깨면 코골이 때문에 다시 잠도 안오고 그러면 살짝 방 불을 켰다가 끕니다.
그럼 룸메가 으아아악!!! 이러면서 눈부심에 막 몸부림 치다가 한동안은 안 골더라고요.. 그럼 그 틈에 저는 다시 꿈나라로...
16/03/22 12:14
수정 아이콘
다른건 솔직히 진상이라기보다 기숙사 같은 곳에서는 어쩔 수 없는 면도 있다고 보는데 5번은 상식밖이네요;;
16/03/22 12:22
수정 아이콘
제가 겪은 일화중 가장 최악이었던건 세면대에 오줌을 싸는 선배 룸메이트였습니다.
물 틀어놓고 싸니까 문제될 거 없지 않냐고 오히려 저를 이상한 사람 취급하던...
아케르나르
16/03/22 13:00
수정 아이콘
오줌이 다리에 튀는 게 싫었나봅니다. 허...
비둘기야 먹자
16/03/22 13:45
수정 아이콘
Aㅏ........
미카엘
16/03/22 13:51
수정 아이콘
... 정말 상식 밖이네요 이건 크크.
Nasty breaking B
16/03/22 16:09
수정 아이콘
와 이건 역대급이네요
16/03/22 13:17
수정 아이콘
1번형과 같이 방을 써봤는데 생각보단 살만해요 크크
냄새에 제 후각도 적응을 해서 나중엔 냄새가 별로 안나더군요.. 다른 사람들은 경악하는데..
미카엘
16/03/22 13:50
수정 아이콘
1번형은 애교죠. 크크.
원추리
16/03/22 13:39
수정 아이콘
저는 기숙사 같이 쓰는 사람이 한참 형이었는데 매일같이 음악을 틀어놓고 자더군요. 그것도 매일 같은 음악을.....
그 때 어떻게 참았는지 아직도 미스테리합니다.
16/03/22 13:40
수정 아이콘
저는 귀 밝고 눈 밝은 토끼형... 이라고 이름을 붙여볼게요.

그친구는 1학년 새내기, 공부는 딱히 하지 않는 타입인거같았고 (일찍 들어와서 핸드폰만 하던;;)
저는 과제에 이리치이고 저리 치이다못해 멘탈이 날아갈거같은 디자인과 3학년이었습니다..

타자 소리가 시끄럽다-> 키스킨을 씌워서 소리 완충
키스킨을 씌웠지만 그래도 난 너의 타자 소리가 미친듯이 시끄럽다 -> 강제로 타이핑 속도 늦추기
마우스 딸각거리는 소리가 시끄럽다-> 최초로 타블렛 사용
자는데 모니터가 너무 밝아서 신경쓰인다 -> (아 어쩌라고;)
왜 너는 새벽에 과제를 하냐 과제좀 일찍 해라 -> 놀기만하는 1학년은 셧업 (생각만 크크)

본인을 위해(?) 안대나 귀마개를 착용해줬으면 싶었는데 끝까지 저한테 불만만 토로하다가 1학기가 끝나서 빠이빠이 했습니다.
그친구는 그냥 제가 잠을 안자고 있던게 스트레스였을지도 모르겠네요.
미카엘
16/03/22 13:51
수정 아이콘
예민한 사람하고 살면 정말 피곤하죠.. 고생 많으셨네요.
엘지의 심장
16/03/22 13:59
수정 아이콘
아 저는 청소 안하는 사람이랑은 못살겠더라고요.. 그래도 군말없이 제가 다 하면서 살았는데 한 삼개월쯤 지나서 분리수거장이 어딘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폭팔해 버렸습니다. 크크
신동엽
16/03/22 14:51
수정 아이콘
저는 2학기 때 입사하게 되어서 3명은 서로 다 알겠지? ㅜㅜ 하면서 들어갔는데
너무 반겨주는 겁니다. 들어가는 날 소곱창도 사주고..
그런데 알고보니 거기 있던 법학부 한명이 그 세명이랑 싸워서 사감실에 꼰지르고
자기는 그냥 나가버린 것이었는데.. 거기에 제가 들어온 것이죠.

한명은 1학년이고 두명은 4학년이었는데
1학년은 거의 안들어오고 4학년은 미디어학부라 과제에 게임하는게 있었는데
테라 였나? 둘이서 과제한답시고 아침 여섯시 까지 미친듯이 합니다 크크
저야 걍 잘 자는 타입이고 넘 심하면 똑같이 APM300으로 스타해버렸는데
법학부 학생이 이해가 가더군요.
DavidVilla
16/03/22 16:00
수정 아이콘
와.. 일하던 중간에 몰래몰래 피쟐 하다 보니 룸메이트를 톨게이트로 읽고 들어와서는,
톨게이트 근무하시는 분들도 기숙사가 있나 이러면서 읽고 있었네요.

다시 정독하겠습니다..
DavidVilla
16/03/22 16:19
수정 아이콘
1. 제 룸메이트들은 청소를 잘했습니다! 담배 피는 사람 중에 그렇게 깔끔한 사람도 없었고요. 운이 좋았죠.
2. 저희 방은 늘 샤워를 늦게 한 사람이 화장실 청소까지 다 해놓고 나오는 게 버릇이었기 때문에..
3. 당시 저만 애인이 없었는데, 할 일 하느라 전혀 신경쓰이지 않았어요. 이어폰 하나 있으면 끝!
4. 옆방 사람들 다 모아서 같이 몰래 야식 먹는 게 일상이었어요! 그래서 몸무게가 확 늘었네요.. 하아..

6. 초창기엔 외부인도 그렇고 저희 방에 들어오는 게 별 상관이 없었는데(사람 모이면 재밌죠), 좀 지나가니 들이기가 껄끄러워서 기숙사 방침을 핑계 삼아..
7. 룸메이트는 다 맘에 들었고, 문 똑똑 두드리고 오는 사람들 중에는 말도 많을 뿐더러 영 내키지 않는 이들이 있었습니다..ㅜ 지금 생각해 보니 잘 대해주지 못해 미안하기도 하네요. 내가 편하고 좋아서 온 사람들일 텐데..

글 잘 읽었습니다!! 재밌네요.
16/03/22 18:15
수정 아이콘
예전에 2인실에 살다가 한명이 중간에 외국 나가 버리는 바람에 한 한달간 혼자 살았었는데, 혼자 사는 기숙사야말로 천국이죠.
전, 애인 통화는 제가 민망해서 밖에 나가서 하게 되던데 크크
16/03/22 20:25
수정 아이콘
1번 죄송합니다 크크크 그나저나 5번 관련 일화는 모든 진상 시리즈에 꼭 있는 듯...
Redpapermoon
16/03/22 20:36
수정 아이콘
[진상]으로 시리즈로 만드시다니, 재밌게 읽고 갑니다.
미카엘
16/03/22 20:51
수정 아이콘
흐흐 카테고리 붙이길 잘 한 것 같아요!
수면왕 김수면
16/03/23 04:26
수정 아이콘
룸메이트들이 이상한거야 한도 끝도 없죠. 논문자격시험(qualification exam) 붙은 기념으로 친구들하고 마시려고 사놓은 (비싼) 와인을 저 대신 들고 나가서 파티를 한다던가, 조부모께서 돌아가셔서 슬픔에 젖어 있는데 여자 친구를 불러서 거실에서 예능을 보며 파티를 한다던가, 밤 늦게 남의 차키를 몰래 들고 나가서 차를 긁고 돌아온다던가, 나는 석사생이라 영어를 못하니까 (이게 뭐지?) 박사생인 네가 40페이지가 넘는 영어 리포트를 이틀만에 검수해 달라던가, 제가 관심있던 여학생이 있는 (저는 없던) 술자리에 가서 남의 뒷말을 신명나게 하셔서 그 이후로 그 여학생이 저를 보는 눈빛이 엄청나게 달라졌다던가 하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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