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9/03/07 09:20:41
Name 은장식
Subject [일반] [초한지]아아, 이것은 「주인공 보정」이라는 것이다. (수정됨)
유방의 말년까지 많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한때는 전우였던 제후왕 중 상당수가 유방에게 반기를 들었다가 쓸려나갔고,
친구라는 이유로 왕까지 시켜준 노관까지 진희의 반란에 한몫 거들고, 그렇게 살리려고 했던 한신마저 살해당하는 걸 보자 자신의 사후를 예감하며 병까지 겹친 유방은 심신이 완전히 꺾여서 잠시나마 의욕을 잃어버렸습니다.

팽월까지 주살한 후 영포가 반란하고 말았는데, 영포는 '유방은 병 때문에 이번에는 나서지 않을 것이다. 다른 놈들은 무서울 게 없다.'고 장담했고 실제로 이때의 유방은 진희 때 주설이 울면서 매달려도 친정을 감행하던 모습이 거짓말처럼 완전히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나올 정도로 쇠약해졌습니다.

처음에 혜제를 총사령관으로 세우라고 하는 건 여후가 번복시켰지만 그 다음에는 방 안에 틀어박혀서 관영이건 주발이건 아무도 들여보내주지 않았습니다. 참다 못한 번쾌가 가로막는 병사를 밀치고 들어가서 홍문연때도 이러더니 일종의 주특기? 닥달하자, 환관의 무릎베개를 받으며 시녀 아닙니다. 환관입니다. hoxy...? 누워있던 유방은 허허 웃으면서 그제서야 몸을 일으킵니다. 이래놓고 자기는 안나가는 번쾌

그러는 사이에 유가와 초나라 수비군은 영포에게 탈탈 털렸고, 어설프게 기각지세 전법을 시도했다가 오히려 쪼개진 군사를 영포가 통으로 흡수하는 바람에 대승을 거두고 세력까지 불린 반란군의 기세는 하늘을 찌를 듯 하고 있었습니다. 자신감으로 가득 찬 영포는 유방을 향해 그 유명한 "황제가 되고 싶었다!"를 선언합니다.

이미 크게 이겨서 사기가 드높았으며 현지를 장악하였고, 사령관 또한 용맹으로 알아주던 영포인 반란군. 덤으로 병사 또한 힘좋기로 유명했던 초나라 사람들.
한편 수비군이 대패한 후에 도착한데다 원정을 나왔고. 군사는 형벌부대에서 차출한 비교적 오합지졸인데다, 결정적으로 총사령관이 당초에 여후가 '마차에서 누워만 있어라.'고 말할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던 유방.

영포.jpg

영포:낄낄, 하늘이 날 도우시는게 분명하다. 나야말로 황제가 될 운명이었던 것!

영포가 당당했던 것도 이해할 만큼 상황이 좋았습니다. 그러나...

ko.jpg

영포 쪽이 유방에게 박살이 났습니다.

심지어 유방은 마차에서 구경만 하긴 커녕, 유시에 맞을 정도로 최전방에서 날뛰었습니다. 좀 과장하면 무슨 항우마냥 적병들을 때려죽였다고 봐도 될 정도.(..) 이 사람, 분명히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오늘내일하는 중환자였어요. 꾀병이야 뭐야

영포.jpg

영포:이럴리가 없어! 난 항우가 멀쩡할 때도 반년이나 버텼던 영포라고! 저런 병든 영감에게!

영포는 발악하듯이 강을 건너 도망친 뒤 다시 싸움을 벌여봤지만. 그러는 족족 참패해서 백여명만 데리고 도주하다가 처남인 오신에게 붙잡혀서 처형당합니다.

영포.jpg
영포:분명히 아파서 이불 밖으로 나오지도 못한다더니, 이 사기꾼!

유방.jpg
유방:아아, 이것은 '회광반조'라는 것이다. 어마어마한 힘을 선물해주지.


영포 토벌만 보면 이게 유방인지 항우인지(...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9/03/07 09:24
수정 아이콘
첫 추천!

영포는 잠시나마 자기가 주인공이 된 줄 알았겠네요...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미고띠
19/03/07 09:25
수정 아이콘
아래 영포 대사가 유방 : 으로 된거 같아요!
은장식
19/03/07 09:26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수정했습니다!
코우사카 호노카
19/03/07 09:34
수정 아이콘
유방이 나가서 이겼다 까지만 알고있었는데 어떻게 이겼나 했더니 크크크..
마음속의빛
19/03/07 09:36
수정 아이콘
회광반조!
독수리가아니라닭
19/03/07 10:02
수정 아이콘
몇년을 항우 상대로 굴렀는데 영포 정도는 만만해 보이지 않았을까요
19/03/07 10:06
수정 아이콘
항우 상대로 맨날 깨지는 이미지여서 유방이 약한 이미지지만...
항우를 상대로 전선 유지하면서 버틴것을 보면... 절대 만만한 지휘관은 아니었던거죠;
영포도 진것을 보면, 당대에 유방보다 확실히 위인 사람은 항우, 한신 정도였으려나요...???
19/03/07 10:07
수정 아이콘
이 시절에 유방의 군사적 재능은 탑 클래스죠. 한신 아니면 확실하게 유방보다 강하다고 할 사람도 없어보여요.
오우거
19/03/07 10:09
수정 아이콘
영포 토벌당시 입은 부상으로 결국 유방이 사망했다고 알고 있는데 뭐 나름대로 영포가 대단했다고 해야할지...
저항공성기
19/03/07 10:11
수정 아이콘
이미 팽성대전으로 대패한 병력으로, 그것도 한신의 북벌군으로 3만이나 되는 상당히 많은 병력을 뺀 상태에서 항우 상대로 전선유지하며 버틴 유방의 군사적 재능은 의심의 여지가 없죠.
19/03/07 10:15
수정 아이콘
시불해님도 그렇고 요새 이런 재미있는 역사 글이 많아 져서 좋습니다! 잘 봤습니다!
존코너
19/03/07 10:24
수정 아이콘
무.. 무슨해요?덜덜
19/03/07 13:47
수정 아이콘
시불헤,
Find your roads.
*alchemist*
19/03/07 10:28
수정 아이콘
크크크 상대의 역량을 너무 무시했군요 흫흐
미카엘
19/03/07 10:47
수정 아이콘
유씨 가문 창업 군주는 사실 다 무력 깡패?
19/03/07 11:31
수정 아이콘
유비 패왕설에 이은... 유방 패왕설인가요...
내가 아파서 골골 거려도 영포, 너 쯤이야 한주먹이지!!
고기반찬
19/03/07 13:05
수정 아이콘
유송의 유유도 만만찮은 깡패죠.
시메가네
19/03/07 16:50
수정 아이콘
광쿠제 유수도 엄청난 호걸 아닌가요...... 1만으로 42만을 꺠부셨죠. 군주가 좀만 약했으면 부하들이 빛을 봤을거라는 그분요.
19/03/07 11:11
수정 아이콘
꿀잼입니다.
계층방정
19/03/07 11:28
수정 아이콘
유방 서장자인 제도혜왕 유비와 당시 제나라 상국을 지내는 조참이 제나라에서 12만 군대를 이끌고 와서 경포의 난에서 공적을 세웠다 하니 이들의 도움도 조금 있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오신은 영포 사위가 아니라 처남이에요. 영포가 왠지 나이가 많았을 것 같아서 영포랑 같이 초한전쟁 시기에 활약한 오예의 아들인 오신이랑 처남-매부 관계인 게 좀 어색하긴 하지만요.
은장식
19/03/07 11:30
수정 아이콘
죄송합니다. 다른데서 지적받았는데 또 실수했네요
Steinman
19/03/07 11:36
수정 아이콘
묵돌선우 당신은 대체...
메르시
19/03/07 12:21
수정 아이콘
집 밖으로 나온 유부남의 힘..
19/03/07 14:33
수정 아이콘
패왕 유방 후덜덜
남광주보라
19/03/07 16:29
수정 아이콘
비록 반란은 실패했지만! 유막둥이, 네놈의 목숨도 가져가겠다!

저 반란으로 인한 부상으로 유방도 으앙쥬금
19/03/07 17:27
수정 아이콘
사나이 영포!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80357 [일반] 문재인 정부 들어 가장 큰 개각이 단행되었습니다. [52] 아유16627 19/03/08 16627 8
80356 [일반] 강성 페미니스트와 사귀면 겪게 되는 일 [179] 스토리북25543 19/03/08 25543 39
80355 [일반] 새 똥을 맞았습니다. [57] 2210630 19/03/08 10630 23
80354 [일반] 유튜브 뮤직을 쓰다가 다시 멜론으로 돌아온 이유 [19] 분당선21136 19/03/08 21136 1
80353 [일반] “함께 가요” 영정 품은 노부부는 마지막 잠에 들었다 [38] swear10491 19/03/08 10491 4
80351 [일반] 北, 동창리 미사일발사장 재건.. 트럼프, "실망스러워" [36] 낭천14212 19/03/08 14212 5
80350 [일반] 티비조선 이야기도중 친구가 한마디 했습니다. [82] 브론즈테란14283 19/03/08 14283 2
80349 [일반] 연애집착.. 이별위기.. [76] 곤두박질13827 19/03/08 13827 3
80348 [일반] 육아는 템빨 -7- [27] 비싼치킨9772 19/03/08 9772 12
80347 [일반] 반려식물을 키워봅시다. [37] 청자켓10773 19/03/07 10773 6
80346 [일반] 마스크를 왜 써요? [159] 삭제됨21715 19/03/07 21715 5
80345 [일반] 16개월 아기의 삼시덮밥 시리즈 [42] 비싼치킨13466 19/03/07 13466 30
80344 [일반] [초한지]아아, 이것은 「주인공 보정」이라는 것이다. [26] 은장식9104 19/03/07 9104 18
80343 [일반] 현대 미국외교정책에 대한 현실주의자의 비판 [26] aurelius11485 19/03/07 11485 6
80342 [일반] 현지인들을 만나는 여행, 어떻게 생각하세요? [62] 방주10620 19/03/06 10620 3
80341 [일반] [삼국지] 사람들 생각 이상으로 더 싸움 잘하고 더 무지막지했던 놈들 [57] 신불해25123 19/03/06 25123 28
80340 [일반] 호평 가득한 캡틴 마블 관람 후기 (스포 엄청 많음) [60] 심영13404 19/03/06 13404 6
80339 [일반] 연내 한미연합훈련이 모두 종료되고, UFG가 없어집니다. [57] Danial14737 19/03/06 14737 21
80338 [일반] 개봉당일 쓰는 캡틴마블 스포대잔치 리뷰! [46] 삭제됨11418 19/03/06 11418 3
80337 [일반] 시외 버스비가 올랐습니다. [14] 이쥴레이8840 19/03/06 8840 2
80336 [일반] 저가항공 3곳 신규허가 및 현재 국내항공사 규모. [36] 사업드래군11551 19/03/06 11551 1
80335 [일반] 클럽박스가 오늘부로 갑자기 망했네요 [62] LunaseA22567 19/03/06 22567 2
80333 [일반] 2015년 이후 연료원별 발전설비 대비 실제 발전량 비율 [9] 홍승식8974 19/03/06 8974 6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