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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1/20 06:09
슬램덩크를 가장 재미있게 즐기셨을 지금의 30 40 세대보다는 조금은 어린, 하지만 곧 한판을 채워가는 정도의 나이입니다.
어린시절 가정사로 인해 자주 어머니가 일하시는 출판사에 따라가던 때가 있었습니다. 로비 벤치에 홀로 남겨졌던 저와 놀아줬던 친구들은 만화책과 게임북이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슬램덩크는 아직 농구 규칙도 제대로 모르는 아이였지만 몇번이고 다시 읽게 만드는 가슴뛰는 작품이었습니다. 20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영화관에서 마주한 기분은 오래된 친구를 만난듯한 반가운 마음이 가장 크네요 작품자체의 완성도에 이런저런 논란이 있지만 저는 '이렇게 멋진 모습으로 다시 만나러 와줘서 고마워' 라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유치하고 발칙한 상상을, 한편으론 수컷으로서의 자각과 사색을 할수 있게 해준 저의 유년시절을 함께 해준 모든 소년만화들에 경의를 표합니다.
23/01/20 07:39
10대 20대 슬램덩크 오리지널을 잘 모르는 팬들의 반응이 상당히 호의적이라는 것을 생각해볼 때 저는 오히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보러 갔거든요.
매우 좋았습니다. 나이든 팬들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를 바라는 것 같은데 그건 무립니다. 보통 집토끼들의 목소리가 센 건 산토끼를 잡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야. 이제와서 산토끼를 잡을 수 있을 거 같아? 그냥 명장면 완벽재현으로 집토끼들이나 만족시키라구."라는거죠. 그 쪽이 난이도가 낮습니다. 하지만 산토끼를 잡을 수 있다면? 당연히 산토끼를 택합니다. 그 부분에서 3,40대의 기대감을 동력으로 이용한 감이 있어 배신감을 느낄 수는 있는데, 전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저같은 사람은 몇몇 분들이 느낀 배신감도 별로 못느꼈고요. 그리고 저 역시 40대이면서 슬램덩크를 학창시절 라이브로 즐겼던 사람으로서, 원작대로 안하네 템포가 느리네... 그것보다는 비어있던 송태섭의 이야기가 채워진 점이 더 좋다고 느꼈습니다. 사실 서사는 채치수나 강백호 서태웅도 비어있기는 매한가지라 묘한 면이 있기는 합니다만 뭐 어떤가 싶고. 아 그리고 작가가 진짜 농구에 진심이구나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2회차 가고 싶은데 저희 지역은 이제 상영이 종료되서 더 못가는게 아쉽네요. 이게 스포츠 팬이다 아니다의 차이도 좀 갈라지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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