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02/05/15 17:37:03
Name addict.
Subject [발제1] 첫번째 글 리플에 관해.
<잡설>
하루가 일주일이 되었네요. ^^;
개인적으로 집이 이사를 했습니다.
바로 뒷동으로 이사했음에도, 포장이사를 했음에도.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포장이사에도 하수가 있었다는..--;).
하루정도면 얼추 정돈이 될 꺼라는 예상과 달리 며칠을 거의 밤새가며 정리했습니다.
쩝. 인터넷도 월요일날 겨우 재개가 되었고.

흠 그러나 집이 넓어져서 좋고(헤~),
무엇보다 이제 제 작업실(무슨 작업? --)도 번듯하게 생겨서 좀 행복합니다. ^^

약간은 두려움 속에 PGR을 들어와 보니, 역시 읽어야 할 글이 넘 많이 늘었더군요.
(제가 쓴 글이 페이지6에 가 있다는. -.-;;;)
적극적인 참여는 조금이라도 떨어져 있는 사람들에겐 엄청난 부담이. -.-;
며칠 사이에 좀 뜬금 없는 이야기가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지만,
어쨌든 쓰던 글은 마무리 하겠습니다.

<커맨트에 관하여>

먼저, 많은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제 글에 달린 최다의 커맨트. ^^v
제 의도 자체가 많은 분들이 다양한 의견과 아이디어를
제공하실 수 있는 실마리 제공에 있었음으로, 좀 더 많은 참여가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관심의 리플 적어주신 분수님, waterbrood님, Juliana Icy님, leiru님 감사드리고.
적어주신 의견에 대해 차례로 제 생각 적어 보겠습니다.

먼저 수피아님은 일단 정확히 어느 분야에 계신지 캡 궁금하구요
(^^; 혹시 그 6명의 KPGA직원중의? ^^;).
방송사 중심의 게임 마케팅 구조에 대한 말씀 감사하고,
저 또한 수피아님과 같은 이유에서 방송사쪽에 좀 더 많은 책임을 요구 하려고 합니다.

다만, 공중파로의 진출은 현실성 여부를 떠나 약간 논란이 있을 만한 부분인 듯 하네요.
일단 MBC는 geMBC를 세움으로써 공중파와 게임은 분리해 낸 상태이고,
KBS는 그 성격상 게임문화를 받아들이기에는 힘들다고 봅니다.
SBS가 그나마 가장 유력한 후보라고 할 수 있는데
(예전에 SBS에서도 게임중계가 있었던 거 같던 기억이….역시 사실확인 요망 사항.
또한 어디선가 ghemTV가 SBS와 관련이 있다는 걸 본 적이.),
분명히 수피아님이 지적하신 효과는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스타문화-프로게임은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물게
꽤나 건실한 하위문화(sub-culture)중의 하나인데,
오버로 올라가면서 어떻게 바뀌어 나갈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문제는 가능하냐는 것인데, 고정적인 시청률과 구매력을 보여 주는게 그 열쇠인 듯 합니다. 역시 또 구조적인 문제로 돌아 가네요.
이 부분에 대해선 오늘 좀 더 이야기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공중파로의 편입보다는
온게임넷, 겜비씨, 겜티비등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도전을 시작한 곳들이
그 영향력을 넓혀 가는 방향으로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MTV가 미국 하위문화의 하나를 정확히 포착, 확대시키면서 전 세계로 퍼져 나갔듯이
(물론 미국 문화제국주의의 힘을 받아 가능한 것이었지만),
현재의 겜방송국들이 작게는 한국의 문화 다양성에 이바지하고,
크게는 세계 게임계에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으면 합니다.
(제 이메일 주소는 [email protected]입니다. ^^;)

임태주 기자님의 사실 확인에 대해서 감사드립니다.
(개인적으로 얼마전 임기자님의 커맨트에 불만이 좀 있었지만,
이 부분은 많이 도와주실 꺼라 믿었습니다. ^^;)
대체적으로 저의 예상에 정확한 근거를 주시는 내용이었구요.
전문 테스터의 영역은 저 역시도 앞으로 개척해야 할 분야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느 게임잡지에선가 읽은 기억이 있어서 외국 게임제작사엔 정착된 분야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또 기억이 잘 안나는 게임 엔딩 크레딧에 테스팅 분야가 포함되어 있었던 기억까지),
좀 더 확실한 사실확인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이것 역시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하면, 개척해야 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게임을 보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밸런싱이기 때문에. --;)
문제는 제작비.인데요.

이래서 결국은 구조적인 문제 해결을 통한 국내 제작사들의 자본확충,
게임 제작 투자 여건의 확보가 너무도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국내 수요가 확실하다면, 테스팅에 (전)프로게이머 누가 참여했다는 것도
마케팅 포인트가 될 수 있을 텐데요. 암튼 너무나 아쉬운 부분입니다.

현재 KPGA운영을 한빛에서 담당하고 있다는 건 새로 알게 된 사실이네요
(아이러니하게 현재 KPGA TOUR는 IS가 온게임넷은 한빛이 선전하고 있는 ^^;)
역시 어떤 형태로든 자본의 축적은 필요하다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됩니다.
또한 지적하신 ‘임테란의 역설’은 (임테란 팬의 한명으로서)
‘임테란 부진론’, ‘임테란 거품론’ 등을 거품물고 이야기 하시는 분들에겐
(하긴 PGR회원분들중엔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지만) 꼭 보여주고 싶습니다.
앞으로 좀 더 많은 정보, 또 개인적인 의견까지도 임태주 기자님께 부탁드려도 될런지..

insomania님의 질문<?>은 이번 글을 보시면 어느 정도 설명될 듯 하고,
경규원님의 의견은 전제에서 밝혔던 것처럼
다른 차원의 논의가 필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준비하는 다음 글이 그 부분에 관한 것이므로,
그 때 좀 더 심도있는 이야기 나누었으면 좋겠네요.

목마른땅님의 지적 또한 매우 감사합니다.
저의 와레즈 철폐, 정품 권장의 주장이 이상론이라는 건 제 스스로도 인정하는 바입니다.
(ZWEI 한글판 판매에 있었던 우여곡절을 봐왔던 저는 굉장히 절망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나 절실한 문제이기 때문에 포기하지 말고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이 문제가 어떤 형태로든 해결이 안 된다면,
우리나라 전체 게임계의 미래가 암울하기 때문입니다.
온라인이 대안일 순 있겠지만, 온라인 게임이 줄 수 있는 게임성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온전한 대안이긴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론 프로게이머가 나올 수 있는 온라인 게임 컨셉에 대해서도 생각하는 바가
있지만, 현재의 프로게임과는 전혀 다른 형태가 될 것이기 때문에 논외로 삼겠습니다).

결론 부분에서 좀 더 논의를 전개하겠지만, 현실만 봐선 가능한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무언가 기적적인 일이 벌어져야 한다고 할까요?
이성적인 판단만으론 미래는 암울 그 자쳅니다. +알파가 필요한데…

구체적인 상황은 많이 다르지만,
다른 분야 예를 들어 영화나 음반산업의 경우
8~90년대 초반에선 상상도 할 수 없던 일들이 현실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한때 방화.라고 불렸던 한국영화의 현재 위상, 세계적인 보이(걸)밴드들은 안중에도 없이
오로지 H.O.T와 G.O.D가 양분하는(F.I.N.K.L. 과 S.E.S로 봐도. ^^;) 한국 음반시장,
이런 국내 기반을 바탕으로 아시아 지역에 한류(韓流)을 만들어 가는 지금의 모습.
분명 기적이라고 밖에는.
어떻게 보면, 영화, 음반산업도 어느 정도는 비슷한 문제를 지금 안고 있죠.
Divx와 MP3라는.

이건 좀 다른 문제이긴 한데, 이런 걸 가능하게 했던 +알파중에 큰 몫은.
분명 ‘빠x이 문화’에 있습니다.
빠x이들의 필통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스타들의 사진들.
그 열성과 (보다 중요하게는) 구매력이 내수 시장의 크기를 만들어 갔고,
거기서 축적된 역량과 자본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게 된 거죠.(매우 거친 요약이지만)

전 크게는 한국의 게임산업, 작게는 프로게임계의 생존은
이 ‘빠x이 문화’가 어떻게 만들어 지느냐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고 봅니다.
산업의 초기단계를 극복하기 위해선 워낙 불리한 조건들이 산재하기 때문에.
일정 정도 비이성적인 열정이 없이는 불가능 합니다.
이런 비이성적인 열정이 어떤 방식으로 조직화되어 ‘힘’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수명이 결정된다는 것이죠. 제대로 조직화되지 않는다면.

흠. 그냥 추억으로만 남겠죠. 그 땐 그런 거에 열광했었지. 피식. 하며.

그래서, 전 현 시점에선 냉철하고, 이성적인 비판자보단,
(남을 배제하지 않는 선에서의) 정신없는 빠x이가 훨씬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전제에서도 밝혔듯이, 스타크 문화의 소비자(넓게는 일반 게이머)가 지갑을 열지 않는 이상,
이 프로게임계(넓게는 게임산업)는 오래 존속하기 힘들고,
냉철한 비판자보단 정신없는 빠x이가 지갑에서 돈 꺼낼 확률은 훨씬 높을 테니까요.
사실, 모든 마케팅 활동의 핵심은 고객에게 일정정도의 정신 없음, 판단력 상실을
유도하기 위한 냉철한 노력이라고 생각하는 허접한 경영학과 입학생 addict.입니다.

커맨트에 대해선 이 정도 하고, 분리해서 본론을 진행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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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5/15 17:48
수정 아이콘
이 것도 장문의 의견글이신데..이제부터 본론을 진행하겠다는 마지막글에서 켁~ 했다는. ^^
02/05/15 18:02
수정 아이콘
죄송합니다. 제가 원래 이런 놈입니다. 흑. T.T
twilight
02/05/15 21:54
수정 아이콘
addict.님~ 글 잘 읽고 있습니다. 본론 올라올 날만 기다립니다. ^^
임태주
02/05/16 00:39
수정 아이콘
게임프로의 지상파 방송문제.
바로 얼마전까지 개인적으로 굉장히 공을 들여 추진하던 일입니다. 아무래도 케이블과 지상파는 위력면에서 차이가 나는 게 사실이니까요. 하지만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너무 떨어집니다. 과거 sbs가 새벽시간대에 게임대회를 한적이 있었습니다. 재미를 못봤죠. 결국 중단하고 말았습니다. 문제는 왜 하게 됐냐는 것입니다. 바로 돈 때문이었습니다. 스폰비용이 들어왔던 것입니다. 돈 때문에 억지로 만든 프로니 돈이 안들어오면 그만인 것이죠.
사실 얼마전 모 지상파 방송국과 스타리그를 운영하는 방안을 심도 있게 상의 한적이 있습니다. 시즌당 5억정도의 스폰비용을 지불하면 새벽시간대 리그 운영이 가능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웃기는 얘기죠. 잿밥에 관심이 더 많다는 것입니다. 애초에 게임프로는 관심이 없다는 의미입니다. 안하고 말죠.
그럼 왜 지상파만 게임을 거부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생길겁니다.
이유는 `무지'와 `대중성' 때문입니다. 우선 무지는 편성권과 제작권을 가진 상부층의 게임에 대한 몰이해가 가장 큰 원인입니다. 게임이 이사람들한테만 가면 애들 문화, 소수 문화, 특정인의 문화로 전락합니다. 당연히 편성에서 제외됩니다.
두번째는 억울하지만 첫번째 사유가 전혀 부당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리그를 운영하려면 1회당 2시간의 방송시간이 필요합니다. 2경기만 가져간다고 해도 1시간은 훌쩍입니다. 지상파가 스포츠중계에 할애하는 시간은 최장시간인 야구가 3시간 정도죠. 스타크가 야구와 축구의 대중성을 따라가지 못한는 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인기와 대중성은 비례하지만 이경우는 그렇지도 않다는 것이죠. 어쨌든 1시간라 할지라도 게임대회를 중요시간대에 넣지 못하는 것도 문제 입니다. 오후 6시 이전이나 오후 12시 이후로 밀리게 된다는 것이죠. 이 경우 당연히 시청률이 떨어지게 됩니다. 이유는 주시청자층이 10대가 절대 많다는 것이죠.(pgr은 다르지만 말입니다. -,.-) 방송국은 시청률만 나오면 뭔 짓(?)도 합니다. 하지만 모험은 절대 하지 않습니다. 입증되지 않은 콘텐츠를 당장 중요시간대에 배치하지는 않는다는 것이죠. 그런데 운이 없게도 몇번의 테스트 결과, 게임은 취약시간대에 약하다는 게 입증이 된 상태입니다. 지금까지의 게임프로그램들이 썩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악순환의 반복이죠. 윗분들은 다시 도입을 꺼려하게 된다는 것이죠.
덤으로 지상파에서 부담스러운 것은 학부모층이나 기타 보수 여론층의 부담스럼 시각입니다. 가득이나 게임때문에 속이 터진 학부모들이 방송을 보면 가만이 있지 않을 것이란 겁니다. 먼저 나가면 맞는다는 논리입니다. 답답한 현실이죠. 모두 취재를 통해 얻어낸 얘기들이니 추측이 아닌 `현실'을 말씀드리는 겁니다.
어쨌든 이 와중에도 mbc가 게임프로그램을 또 만드는 모양입니다.물론 심야 시간대지만 말입니다. 겜비씨쪽 조정현pd가 만들고 mbc에서 내보내는 모양인데. 도아줘야 겠죠? 아무래도 어렵습니다.
`엄정김 트리오를 데리고 지상파에서 스타리그를 한다'는 상상. 저는 한 100쯤은 해본것 같습니다. ^^
02/05/16 09:09
수정 아이콘
역시.. ^^ 지상파로 엄정김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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