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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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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3/31 18:45
이런 맥락에서 전에 혼자 생각했던 것 한 가지 여쭙습니다.
'내가 너 따위한테 질쏘(소)냐!' 할 때의 '소'가 혹시 所(바 소)에서 온 것은 아닌가요?
13/03/31 19:01
다른 이야기긴 한데 부여,고구려 왕족의 성씨이자 태양을 뜻하는 해(解/풀 해)가
현재의 태양을 뜻하는 우리말 해로 바뀌었다는 이야기가 신선하더라구요.
13/03/31 19:16
한자 관련 제 경험으로, 흔히 쓰는 통신(通信, communication)이란 말을 보면서 도대체 무엇을 믿으란 말인가 고민했던 적이 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信에 믿다 뿐이 아니라 편지, 서신, 정보라는 뜻도 저 밑에 있더군요. 그제서야 국사 시간에서 들었던 통신사가 그런 의미였구나 싶었습니다. 곰곰이 돌이켜보면 요새 쓰는 통신과 묘하게 어울리니 이 또한 말의 묘미가 아닌가 합니다. 글과 말도 그 느낌이 조금 다른 것 같고요.
그리고 글을 읽자마자 PoeticWolf님 글이 떠올랐습니다. 한자는 내적입니다. https://cdn.pgr21.com./?b=1&n=1529
13/03/31 19:46
딴소리를 좀 하자면 저는 역전앞이라고 - 정말 많은 예시에 등장하지만 - 말하는 화자를 아직 만난 적이 없습니다. 역 앞, 역 안이라고는 많이 하지만..
그래서 순수하게 예시로만 접한 사례.
13/03/31 20:09
그러게요. 보통은 ~역 혹은 ~역 근처서 보자..라고 하지 ~역전에서 보자 고는 안하는 거 같네요. 역전 이라는 말도 사어가 되어가는 걸까요?
13/03/31 20:37
이게 왜인지 모르겠는데 코레일 역들앞에서 만날때만 그런 단어를 들었습니다. 서울역 대전역 등등에만 '역전'이란 말이 일종의 고유명사화 한것은 아닐까 생각도 드네요
13/05/07 14:51
저는 평생 살면서
한달 전 쯤에 나이 지긋하신 할아버지, 할머니가 '역전앞이 어디유 총각?' 하고 말씀하실 때 평생 살면서 역전 앞이라는 단어 처음 들어봤네요..
13/03/31 20:42
중국어를 전공하시거나 공부하시는 분들은 본문만큼 재미있는 한국어의 비밀을 알 수 있습니다!
한자를 알다보면 한국어 실력도 늘게되죠! 재미있는 사실은, 근대 이후에 생긴 단어들은 대부분 일본에서 빌려온 한자어들이고, 반대는 중국에서 들어온 한자들이지요. 그 중에 근대에 생긴 한자어 중에서는 일본식 한자를 중국에서도 사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서양에서 들어온 이론들을 일본에서 번역을 시작했거든요. 우리가 쉽게 말하는 '문화','사회' 이런 단어들은 일본어에서 왔죠. 아,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부동층' 뜻에 대해서 헷갈리는데 不動層이 아니라 浮動層입니다. 浮는 '뜰 부' 짜로 부유물(물위에 떠다니는 물건) 할 때 쓰는 단어죠. 그러니까 부동층이라는 한자어의 의미를 보면 '움직이지 않는 층' 이 아니라 '떠다니며 움직이는 층'이라는 거죠. 하지만 이 단어의 유래는 엉어 "floats"입니다. 따지고보면 영어단어를 그대로 한자어로 옮긴 것이죠~
13/03/31 23:36
죄송한데 한자 뒤에 괄호 안에 한글로 음을 달아주시면 안될까요? (2)
대충은 읽히는데... 글에다 미리 써주시면 검색해보는 수고를 덜 수 있을것 같아요. 요즘은 한자보다는 영어, 영어 하다보니 저같이 한자에 까막눈이신 분들이 많은것 같더군요.
13/03/31 21:28
전 여친이 한자 너무 모른다고 천자문 책 사줘도 결국 한자에 흥미는 못 붙였는데, 이 글은 되게 재미있게 봤습니다. 또 쓰신다면 다음 글도 기대하겠습니다 ^^
13/03/31 22:03
다들 아시는 내용이겠지만, 어렸을 적 한자를 배웟을 때 안녕하세요가 한자인걸 알고 놀랬었던 기억이 남아있네요.
안녕(安寧)하세요인 걸 알고 참 한자는 우리나라 말에서 정말 많이 쓰인다는 걸 느꼈었드래죠.
13/04/01 08:52
그런거 있죠, 중학교때 N..N.....여튼 신문을 활용해서 수업하는게 한창 유행이었는데,
그때 신문 칼럼하나를 잘라서 거기에 쓰인 한자어를 모두 조사하는 숙제를 하다가 멘붕당한 적이 있어서... 지금 제가 쓰고있는 이 문장에도 한자어가 얼마나 많은지.. 에효. 생각해보고 싶지 않습니다. 3번의 '의'와 '에'가 헷갈리는 것은.. 제 약하디 약한 지식으로는.. 아마도 발음의 영향도 상당하지 않을까 싶어요. 조사 '의'의 경우 원칙적으로는 이중발음인 [의]로 읽는 것이 맞는데, 표준 발음법에 의하면 조사 '의'는 [에]로 발음하는 것도 허용하고 있거든요. 또 단어의 첫 음절 이외의 '의'는 [이]로도 발음할 수 있구요. 그래서 '민주주의의 의의'와 같은 단어는 원칙적으로는 [민주주의의 의의]라고 발음하셔야 하지만, [민주주의에 의이]라고도 발음하실 수 있어요. 또 '주의'도 [주이]가 가능하고 '우리의'도 [우리에] 라고 발음하는게 허용되는 거죠. 그래서 혼동하시는 분들도 많으실 거라 생각해봅니다.^^ 좋은 글 감사드려요.
13/04/01 10:54
위에 일본식 조어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이야기 꺼내보는데, 사실 물리(物理), 화학(化學)과 같은 단어들을 일본인들이 당시 번역하면서, 어떤 정신구조로 번역했는지를 살펴보면 꽤 재미있습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한학을 공부하신 분이라면 이 단어들이 이렇게 번역된 이유를 쉽게 이해할 수 있죠. 당시 일본에서도 지배적인 사상은 성리학이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양명학의 영향도 있었겠습니다만, 도쿠가와 막부를 지탱한 관학은 성리학을 그 기조로 삼고 있었기 때문이었죠. 물리, 화학만 가지고 말하자면 물리는 쉽게 보입니다. 사물의 이치, 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 사물이 우리가 쓰는 사물이 아니라 성리학적 '물' 개념이고, 리 역시 성리학적 리에 가까운 것이죠. 그런데 화학은 왜 '화' 일까요? 우리가 쓰는 말 중에 '변화' 라는 말이 있습니다. 변화는 물상이 '변' 하고, '화' 하는 개념을 하나의 단어로 만든 것입니다. 주역사상을 통해 살펴보자면, 변은 말하자면 물체의 속성이 달라지지 않고 유지된 상태로 '변'한 것입니다. 너 변했다, 라고 하면 너라는 사람의 개념은 그대로인데 그 속에서 무언가 달라진 점이 있다는 뜻이겠지요. 예를 들어 나이를 먹는 것이 변하는 것입니다. 사람은 그대로 사람인데, 어린 사람이 늙은 사람이 된 것이 변입니다. 반대로 화는 속성 자체가 바뀔 때 화라고 합니다. 사람이 죽어 흙이 되면 그것은 '화' 입니다. 사람이라는 개념이 죽었기 때문이지요. 오늘날 개념에서 보자면 물이 끓어 수증기가 되면 그것은 물이라는 속성이 유지된 채임을 알 수 있지만, 고전적 개념에서라면 그것도 '화' 일 겁니다. (어찌보면 고전적 개념을 따오지 않아도 '화'일 수도 있죠. 액체와 기체라는 속성 자체가 변한 것일 수 있기 때문이죠.) 액체가 기체가 되는 것은 그래서 '기화'라고 합니다. 보자면, 당시 그들이 접했던 화학은, 이렇게 물성이 무엇이며, 그것이 어떻게 '화' 하는지를 탐구하는 학문이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화학은 변학도, 변화학도 아닌 화학이 되었습니다. 이 당시 일본인들은 당대 자신들이 이해할 수 있는 개념으로 서양의 학문을 번역했고, 그 결과가 우리가 쓰는 조어들인 것입니다. 굉장한 노력이 담긴 번역이었죠.
13/04/01 17:16
섭씨 화씨 할 때 씨가 Celsius씨와 Fahrenheit씨 에서 따온, 김씨 최씨 할 때 氏(씨)라는 걸 얼마전에 알았습니다.
13/05/07 20:57
와 이런 재밌는 글을..;; 왜 당시에는 못보고 추게에 오고 나서야 읽었는지.(2)
댓글에 나왔던 역전앞과 같은 중복된 표현 (한자 + 우리말)중 자주 들을 수 있는 사례 몇개 더 들어보면, o외가집-처가집-종가집-양옥집, 약수물, 라인선(요건 특이하게 영어+한자네요. 제가 다니던 고등학교 체육선생님이 자주 썼던 표현입니다.), 목숨을 건 죽음의 사투. o김장을 담근다, 빨래를 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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