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녀석...... 처음 태어났을때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엄청 착하게 크고, 무럭무럭 커갔습니다. 보는 저의 마음도 즐거웠습니다. 이 아이의 미래를 생각하면, 힘든 일이 있다가도 그저 웃음이 나고 그랬습니다..... 이 아이의 장밋빛 미래를 생각하며......
녀석이 한 번 죽을뻔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저는 어리석게도 이 녀석을 무조건 살려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어떻게 해야 하나....."하고 생각하기도 했고, 포기하려고도 그랬습니다. 하지만, 저는 생각했습니다. "이 아이를 살려야 한다. 그래야 나도 살 수 있다." 저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의 보살핌으로 아이는 기적적으로 살아났습니다. 정말 하나님께 고마웠습니다. 이 아이를 살려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앞으로 잘 키우겠다고.....
그런데, 이 녀석...... 언제부턴가 삐뚤어지기 시작하더니, 점점 이상해져갔습니다. 이 녀석을 보는 저의 마음도 삐뚤어지고, 급기야 이 녀석을 다른 분께 맡겨드리고, 녀석을 떠났습니다. 그런데 막상 떠나고 보니...... 너무나 너무나 보고 싶었습니다. 눈물이 났습니다. '이러면 안된다......'라고 수십, 수백, 수천번을 생각했습니다...... '아이는 잘 크고 있을거야.... 그 때 그랬던 건 나 때문이었을거야......'라고 생각하면서......
언젠가 한 번, 이 녀석이 있는 곳을 먼발치에서 바라본 적이 있습니다. 겉으론 잘 크고 있는 것 같지만, 속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아니, 겉만 번지르르하지 속은 비어있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이상하다.....' 예, 이상했습니다. 이 녀석을 키워주는 사람들이 제대로 키우지 않은 탓입니다. 주변에서는 '이 아이를 이따위로 키워서 되느냐'고 아이를 키우는 사람들을 나무랐다고 합니다. 저는 몰랐습니다. 그동안 멀리 떠나있었기에......
눈물이 났습니다. 미칠 것만 같았습니다. 관심을 가지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녀석의 아픈 곳을 고쳐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왜냐구요?
저는 이미 이 녀석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이 생겨났기 때문입니다.
이 녀석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이 녀석이 좀 더 건강해지길 바라고, 좀 더 잘 되길 바라고, 그리고 무럭무럭 커가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KeSPA 관계자 여러분,
e스포츠를 사랑하십니까? e스포츠에 애정이 있으십니까?
정말 약간의 애정과 관심이 있다면,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할 그런 행동을 하진 않으실겁니다.
e스포츠라는 이 녀석이, 당신들이 키우기 때문에 우리가 상관해선 안되는 녀석이라도...... 우리는 당신을 비난할 자격이 있습니다.
왜냐구요?
우리에게 이 녀석은..... 자식같은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사랑'이라는...... 신(神)이라도 어찌하지 못할 감정이 개입되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냥 지켜보기로만 하고, 당신들에게 이 녀석을 맡겼습니다. 하지만, 이게 무슨 짓인가요...... 당신들은 이 녀석을 제대로 키우기는 커녕, 이 녀석을 통해 당장의 밥벌이에 모든 것을 걸고, 정작 이 녀석의 건강은 생각지도 않고 있습니다. (제눈에는 그렇게 보입니다.)
부탁드립니다.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사랑과 애정이 있으시다면, 제대로 키워주십시요.
이 아이를 잃고 나서, 이 아이가 다른 곳으로 도망가 버려서,
땅을 치고 후회하지 마십시요.
이미, 그때는 늦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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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협회에는 할 말이 참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조용히 있고 싶었습니다.
"잘 키우겠지....... 아직은 처음이라 미숙해서 그렇겠지......."
하지만, 지금의 행동들은 미숙함을 넘어서 어리석음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협회 여러분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다른 분들에게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이 녀석.......
저에게는 '자식'입니다......
하지만, 당신들에게 이 녀석을 맡겼습니다. 녀석이 더 잘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부탁입니다. 제발 부탁입니다.
이 녀석에게 애정과 사랑을 가지시고, 잘 키워주십시요.....
아직 어린 녀석입니다......
아직 보살핌이 필요하고, 사랑과 애정이 필요합니다.......
* homy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5-08-10 18: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