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05/08/09 09:16:25
Name BluSkai
Subject 이 녀석..... 저에게는 자식같은 존재입니다.
이 녀석...... 처음 태어났을때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엄청 착하게 크고, 무럭무럭 커갔습니다. 보는 저의 마음도 즐거웠습니다. 이 아이의 미래를 생각하면, 힘든 일이 있다가도 그저 웃음이 나고 그랬습니다..... 이 아이의 장밋빛 미래를 생각하며......



녀석이 한 번 죽을뻔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저는 어리석게도 이 녀석을 무조건 살려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어떻게 해야 하나....."하고 생각하기도 했고, 포기하려고도 그랬습니다. 하지만, 저는 생각했습니다. "이 아이를 살려야 한다. 그래야 나도 살 수 있다." 저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의 보살핌으로 아이는 기적적으로 살아났습니다. 정말 하나님께 고마웠습니다. 이 아이를 살려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앞으로 잘 키우겠다고.....



그런데, 이 녀석...... 언제부턴가 삐뚤어지기 시작하더니, 점점 이상해져갔습니다. 이 녀석을 보는 저의 마음도 삐뚤어지고, 급기야 이 녀석을 다른 분께 맡겨드리고, 녀석을 떠났습니다. 그런데 막상 떠나고 보니...... 너무나 너무나 보고 싶었습니다. 눈물이 났습니다. '이러면 안된다......'라고 수십, 수백, 수천번을 생각했습니다...... '아이는 잘 크고 있을거야.... 그 때 그랬던 건 나 때문이었을거야......'라고 생각하면서......



언젠가 한 번, 이 녀석이 있는 곳을 먼발치에서 바라본 적이 있습니다. 겉으론 잘 크고 있는 것 같지만, 속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아니, 겉만 번지르르하지 속은 비어있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이상하다.....' 예, 이상했습니다. 이 녀석을 키워주는 사람들이 제대로 키우지 않은 탓입니다. 주변에서는 '이 아이를 이따위로 키워서 되느냐'고 아이를 키우는 사람들을 나무랐다고 합니다. 저는 몰랐습니다. 그동안 멀리 떠나있었기에......



눈물이 났습니다. 미칠 것만 같았습니다. 관심을 가지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녀석의 아픈 곳을 고쳐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왜냐구요?























저는 이미 이 녀석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이 생겨났기 때문입니다.





이 녀석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이 녀석이 좀 더 건강해지길 바라고, 좀 더 잘 되길 바라고, 그리고 무럭무럭 커가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KeSPA 관계자 여러분,



e스포츠를 사랑하십니까? e스포츠에 애정이 있으십니까?



정말 약간의 애정과 관심이 있다면,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할 그런 행동을 하진 않으실겁니다.



e스포츠라는 이 녀석이, 당신들이 키우기 때문에 우리가 상관해선 안되는 녀석이라도...... 우리는 당신을 비난할 자격이 있습니다.



왜냐구요?



우리에게 이 녀석은..... 자식같은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사랑'이라는...... 신(神)이라도 어찌하지 못할 감정이 개입되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냥 지켜보기로만 하고, 당신들에게 이 녀석을 맡겼습니다. 하지만, 이게 무슨 짓인가요...... 당신들은 이 녀석을 제대로 키우기는 커녕, 이 녀석을 통해 당장의 밥벌이에 모든 것을 걸고, 정작 이 녀석의 건강은 생각지도 않고 있습니다. (제눈에는 그렇게 보입니다.)



부탁드립니다.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사랑과 애정이 있으시다면, 제대로 키워주십시요.



이 아이를 잃고 나서, 이 아이가 다른 곳으로 도망가 버려서,



땅을 치고 후회하지 마십시요.



이미, 그때는 늦었습니다.

==========================================================================

그동안 협회에는 할 말이 참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조용히 있고 싶었습니다.

"잘 키우겠지....... 아직은 처음이라 미숙해서 그렇겠지......."

하지만, 지금의 행동들은 미숙함을 넘어서 어리석음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협회 여러분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다른 분들에게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이 녀석.......

저에게는 '자식'입니다......

하지만, 당신들에게 이 녀석을 맡겼습니다. 녀석이 더 잘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부탁입니다. 제발 부탁입니다.

이 녀석에게 애정과 사랑을 가지시고, 잘 키워주십시요.....

아직 어린 녀석입니다......

아직 보살핌이 필요하고, 사랑과 애정이 필요합니다.......
* homy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5-08-10 18:47)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야한마음색구
05/08/09 09:20
수정 아이콘
추.게.로 ^^
EpikHigh
05/08/09 09:37
수정 아이콘
gogo
타조알
05/08/09 09:59
수정 아이콘
뒤늦게 후회하는 짓..세상에서 가장 미련하고 하기싫은 짓..
아침(?)부터 좋은 글 봅니다 ^^
온누리
05/08/09 10:19
수정 아이콘
글을 참 잘 쓰시네요.. 추게로에 한 표 더.
05/08/09 10:21
수정 아이콘
아침부터 멋진 글이 올라오네요 ^^;;

저도 조심스럽게.. 추게로에 한표 더

케스파 관계자분들이 꼭 읽어보셔야 될 글이네요.
아케미
05/08/09 10:24
수정 아이콘
추게로 갑시다……
잘난천재
05/08/09 11:01
수정 아이콘
꼭 추게 가야할만한 멋진 글이네요^^
그림같이
05/08/09 11:30
수정 아이콘
좋은 글이지만 추게 까지는...^^
퉤퉤우엑우엑
05/08/09 13:23
수정 아이콘
추게로.......
Peppermint
05/08/09 13:34
수정 아이콘
저도 이 친구를 생각하면 머리보다는 가슴이 먼저 반응을 하네요.
협회에서 그저 보통팬 정도의 관심과 애정, 전문성만이라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블랙홀*
05/08/09 14:00
수정 아이콘
추게로~gogogogo
05/08/09 20:02
수정 아이콘
추게 가야죠~
묵향지기
05/08/10 19:01
수정 아이콘
추게로 왔네요 자게에서는 대충봤는데 추게에서 다시보니 잘썻네요 좋은글읽고갑니다. ^^
아케미
05/08/10 20:56
수정 아이콘
추게 입성 축하드립니다~
05/08/10 22:05
수정 아이콘
추게 왔네요...... 안올 줄 알았는데^^ 감사합니다 (--)(__)(--)
05/08/10 22:09
수정 아이콘
^^
Milky_way[☆]
05/08/11 11:24
수정 아이콘
멋진 글이네요^^ 잘읽었습니다.
05/08/12 00:50
수정 아이콘
잘읽었습니다
클레오빡돌아
05/08/12 16:42
수정 아이콘
전 애완동물 말하는줄 알앗습니다;; ㅡ,.ㅡ;;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380 협회와 규정에 대해서 주저리 주저리... [36] SEIJI7592 05/08/13 7592
379 케스파씨, 몇 가지만 물을게요. [84] 토성13228 05/08/13 13228
378 인간임을 잊지 말자 [23] 포르티8741 05/08/10 8741
377 솔로들을 위한 치침서 - 나도 가끔은 여자의 속살이 그립다 [64] 호수청년22259 05/08/12 22259
376 이 녀석..... 저에게는 자식같은 존재입니다. [19] BluSkai10547 05/08/09 10547
375 고맙다는 말 해볼께요. [27] 호수청년15288 05/07/25 15288
374 스타 삼국지 #3. 군웅할거 <19>~<28> [13] SEIJI11302 05/07/11 11302
373 [집중분석] 발키리여 비상하라~! 네오 라이드 오브 발키리즈~!! [25] 탐정20357 05/06/21 20357
372 인간으로서의 임요환, 그의 리더쉽에 대한 연구 [107] SEIJI32018 05/05/29 32018
371 스타 삼국지 #2. 정수영의 야망 <7>~<18> [19] SEIJI13128 05/05/12 13128
370 스타 삼국지 #1. 황건적의 난 <1>~<6> [17] SEIJI15093 05/04/22 15093
369 MBC게임의 판소리꾼-김철민 이승원 김동준. [110] 토성21880 05/05/11 21880
368 최연성 선수에게 고합니다. [57] 청보랏빛 영혼29434 05/05/03 29434
367 4월 22일 금요일 워3리그 프리뷰 [26] The Siria8848 05/04/21 8848
366 협회가 칼을 뺀 까닭은. [20] jerrys15262 05/04/25 15262
365 내 삶의 게이머(2) - 슬픈 시지프스 [86] IntiFadA19417 05/04/06 19417
360 내 삶의 게이머(1) - 태양을 꿰뚫는 눈빛 [47] IntiFadA15502 05/03/30 15502
359 [Daydreamer의 自由短想] #4. 두견새가 울지 않으면... : 서지훈편 [24] Daydreamer12863 05/03/20 12863
358 Dayfly의 편지, 나의 영혼보다 나의 호드를 더 사랑합니다. [28] 토성14521 05/03/09 14521
357 WEG, "스포츠 건축의 걸작"이 되기를 바라며.... [23] 토성9496 05/03/13 9496
356 게임TV 여성부 게임리그 녹화장을 다녀왔습니다. [35] 공룡21422 05/02/20 21422
355 저주의 춤 Dance of Curse - 박태민 [51] edelweis_s28764 05/02/06 28764
354 2004년 스타리그 10대 명장면 동영상 [121] PlutO62093 05/01/20 62093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