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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3/07/17 22:34:39
Name 서창희
Subject 낯선사람과 눈 마주치기, 좋아하십니까?
오늘 축구를 하러 가며 있었던 일입니다.

약 5~6명의 친구들과.. 축구를 하려고, 학교 운동장으로 가고 있던 길이었습니다.
교문을 들어가자 마자, 고2~3 정도 되어보이는 형들이, 우루루 나오더군요.

교문 들어가기 전에 담 밖에서 봤을때 깡패같아 보였습니다.
조심하면서 들어갔고, 일부러 눈을 마주치려 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그 형들은 깡패가 아니었지요. '다행이다' 하고 운동장을 바라보며 걷고있는데,
딱 맞는 소리가 나더니, 퍽 소리가 나는 것입니다.

놀라서 뒤를 보았더니,
키 작은 제 친구가 한 대 맞았나본지 얼굴을 손으로 가리고 울먹이고 있었습니다.

그 형은,
"야, 야리냐? 이 xx놈아? 왜 꼬x봐?"
이러면서, 달려들 기세였습니다.
그 형의 동료들도 놀랐나본지,
"야 너 왜그래?"이러며 말리는 분위기였습니다.

....어이없어하던 제 친구는.. 친구인줄 알고 그냥 살짝 쳐다본 것인데 그 일 때문인지 자신을 친 것 같다고.. 하더군요.

정말 작은 에피소드입니다.
그러나, 이 에피소드로 인하여 저는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글을 읽는 여러분, 모르는 사람과 눈 마주치는 것, 좋아하십니까?
특히, 10대 여러분께 여쭙고 싶습니다. 눈 마주치기, 좋아하세요?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습니다.
자신보다 조금 더 나이가 많은 형과 덩치 큰 어른을 보면 눈이 내려가고,
또 평범한 사람에게도 눈을 마주치고 싶진 않고.. 언제부터인지..

우리나라는 왠지 모르게 낯선 사람과 눈 마주치기를 꺼려합니다.
그래서 외국 살다온 아이들을 보면 대화하기가 난감할때가 자주 있죠.
계속 상대방의 눈을 쳐다보고 말을 하니까요.

대한민국의 문화상 눈을 마주친다는게 상당히 낯선가 봅니다.
그러나, 잘못되었다고 하기도, 잘되었다고 하기도 난감한 이 눈을 마주친다는 것이, 왜 이렇게 무서워졌을까요?
무서워지지 않더라도, 너무 꺼려집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에선 다른사람을 쳐다보기만 하면 기분나쁘게 느껴지고.. '저 사람 재x없게 왜 날 쳐다보고 그러나.. 지 일이나 잘할 것이지..' 이런느낌을 갖게 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유없이 남을 빤히 쳐다보는 건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자연스레 쳐다봐지는 그런 시선조차 거부하는, 이런 개인주의적인 사고방식에서 탈피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눈을 마주치는 것 뿐만이 아닙니다.
조금만 더 우리 사회에 관심을 갖고 들여다 보면, 너무나도 이기주의적인 행동들이 많습니다.
너무 합리적이지 않은 행동들도 많습니다.
너무 나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8202번 글의 꼬리말을 읽고도, 상당한 동감을 했습니다.
누가 무슨 짓을 하든지 말든지, 어떤 사람이 난감한 상황에 처해 있든지 말든지,
넌 너대로, 난 나대로.

이제는 바꿔야할 것 같습니다.

당신의 시선. 이제 당신의 발 밑에서 당신 옆의 도움이 필요한 곳으로 바뀌어야 할 때가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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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7/17 22:36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눈마주치면 상당히 어색하죠..
마이질럿
03/07/17 22:45
수정 아이콘
군대있을때 카투사였는데.. 미국애들은 눈마주치면 웃으면서 그냥 '하이' 한마디하고 지나갑니다. 전혀 눈마주쳐서 문제될게 없죠.
기다림...그리
03/07/17 23:00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난히 자기방어적인 성격이 강하죠 서로의 영역에
침범하기를 꺼려하고 침범받는것을 싫어하죠 그래서 서로 눈 마주치는
것조차도 꺼려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위의 상황은 아마도 그 사람의
인격문제인것 같군요 아마 다른일로 기분이 언짢아 있다가 자기보다
약해보이는 사람에게 화풀이를 한것으로 보이네요 아주 비열한 행동
이지요 어린 학생들이 벌써부터 그렇게 행동을 한다는 것이 너무나
가슴이 아픕니다 하긴 나이든 사람들도 별 차이가 없기는 하지만요...
안전제일
03/07/17 23:10
수정 아이콘
전 좋아합니다.^^;;동네 꼬마들이 울기도 하더군요.
깊이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꼭 한번씩 묻지요..'뭐 할말있니?'
씨익웃어주고 맙니다.(당황하는 사람들이라니.^^우훗-)
10대들은 잘 시선을 피하지 않죠.저역시 지금은 좀 나아진편이라서 뚫어지게 보는건 삼가하고 있습니다만...
조금의 따뜻하고 웃음기 머금은 표정으로 상대방을 바라봐주세요.^^
바이폴..
03/07/17 23:11
수정 아이콘
저도 3년전쯤 지하철에서 양X치로 보이는 무리들이 타길래 한번 쳐다봤는데 그 중 한명이 막 욕을 하면서 계속 저를 쳐다보더라구요...
순진-_-했던 저는 괜히 다른곳을 바라보며 몇정거장을 그렇게 가다가
혹시나 집까지 쫒아오지는 않을까 해서 한정거장 미리 내린적도 있었다는....-_-
03/07/17 23:15
수정 아이콘
글쎄요. 유목형 문화와 농경정착형 문화 사이의 차이가 아닐런지... 돌아다니면서 어떤 사람을 만날지도 모르고, 만나면 서로 친하게 지내고 돕는 낯선이들을 반기고 환대하는 문화(그 소수로 돌아다니는 사람들끼리 서로 적대시 한다면 살아가기가 좀 힘들겠죠.)와 땅을 기반으로 정주해있는 나의 재산과 부동산에 접근하는 낯선이에 대해서 경계심을 갖는 문화의 차이가 아닐런지... 싶네요...
엄준식
03/07/17 23:22
수정 아이콘
원래 우리나라가 예부터 눈을 '마주친다'는 행위에 상당히 많은 뉘앙스를 내포시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가장 극단적이고 확실한 예를 들자면, 보통 나이 많으신 분들이 그럴 때 있죠.

'어린 것이 어딜 눈을 똑바로 뜨고 대들어!?'

그럴때면 요즘 흔히들 쓰는 유머처럼

'그럼 눈을 똑바로 뜨지, 네모낳게 떠요?'

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_-; 그냥 뭐, 우리나라 뿐만이 아니고 다른 여러 나라도 그런 시선에 대한 뉘앙스가 많다고 합디다.
카오스
03/07/17 23:30
수정 아이콘
저도 어렸을때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그랬던것 같습니다. 서로 눈 마주치고 째려 보다가 싸운적도 있고 서로 눈 마주치고 있다 피하면 왠지 제가 움추려든것 같은(쫄았다라고 하죠-_-;) 그랬던것 같습니다. 하지만 나이가들고 군대를 같다오니까 눈 마주치면 제가 먼저 피하게 되더군요. 눈마주치는게 나쁜것은 아니지만 왠지 게속 쳐다보면 상대편이 기분나빠 할것같아서 제가 먼저 피하게됩니다. 미니님이 언급하신대로 문화의 차이인것 같구요,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을 가진다면 조금씩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맞으신 친구분은 많이 억울하겠군요.
길버그
03/07/17 23:33
수정 아이콘
으흠-_-...전 지나치게 싫어합니다만... 얼굴이 얼굴인지라-_- 싸움도 많이 났었고..요즘엔 상대방을 생각하게되더군요+ㅁ+~
엄준식
03/07/17 23:37
수정 아이콘
혹시 길버그처럼 생기셨습니까?-_-;;;;;;;
러블리제로스
03/07/17 23:45
수정 아이콘
저도 혹시라도 눈 마주칠까 많이 조심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을 대체로 눈이 마주치면 공격적인 의사로 간주하더군요. 가끔씩 좋지 않은 표정으로 제 얼굴을 빤히 바라보는 여자분을 만나면(남자분들은 그러지 않으시더군요..다..당연한건가요..;;) 기분이 상합니다. 눈이 마주치면 이상한 오해없이 hi~하며 웃는 외국인의 문화가 많이 부럽네요~~
03/07/18 00:44
수정 아이콘
저 같은 경우도 누가 빤히 쳐다보면 그게 아는 사람일지라도.. 어디에 뭐가 묻었나? 내가 뭘 잘못했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하물며 모르는 사람이 쳐다보면.. --; 근데 어쩌다 눈 좀 마주쳤다고 때리는건 좀 심했네요. 저 같으면 죽도록 맞더라도 때린 사람한테 한마디는 했을텐데.. (싸움은 참 못하는 관계로..; 고등학교때 어깨 좀 부딪혔다고 시비 걸던 20대한테 일부러 그런게 아니라고 반항하다 반죽음 당한 적도 --;)
CounSelor
03/07/18 00:51
수정 아이콘
상대가 여자라면 좋습니다 그것도 엄청난 미인이라면요
근데 그런 험상궂게 생긴 사내는 정말 싫죠.. ^^
엉망진창
03/07/18 05:57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 문화가 그렇다면야... 뭐어쩔수 있겠습니까.. 그냥 안쳐다보는수밖에....
쳐다본다고 시비거는 사람들 일일이 붙잡고 이건 정말 나쁜짓이야...하면서 설교할수도 없는 노릇 아닙니까...
전 특별히 누굴 쳐다보거나 하지는 않지만... 그냥 이사람 저사람 훑어보면서 지나가는 편입니다... 그러다 누군가가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것을 발견하면...그냥..가만히..같이 쳐다봐줍니다..아무 표정없이..ㅡㅡ <== 요런 표정으로...
그럼 대부분 그냥 피하더군요... 제가 좀 인상이 안좋게 생겨서 그런건지 어떤건지...
사람끼리 눈이 서로 마주쳤을때는 기싸움이죠.... 눈을 다른데로 돌리고서는 나중에 기분이 나쁘다거나 할것같으면 그냥 쳐다보세요... 그러다 싸움나도 차라리 속시원합니다....^^;;
그러한 눈마주침의 외국문화가 조금 부럽기는 하지만... 장단점이 있는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전 여자랑 눈이 마주치면 잽싸게 피하게 되더군요...ㅡㅡ;; 아..이래서 여자친구가 없는걸까... 앞으론 같이 쳐다봐야겠습니다...^^;;
03/07/18 11:40
수정 아이콘
제가 우리나라사람들에게 짜증나는 이유중에 하납니다.
물빛노을
03/07/18 13:18
수정 아이콘
흐음...피차 먼 곳에서 다가올 때는 누군지 확인하는 의미에서 눈을 바라봐주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만...잘 아는 사람이 아니라고 확인되면 눈길을 역시 피차 살짝 비켜주는 게 기본적인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03/07/18 15:42
수정 아이콘
강도영님 만화가 생각나네요.
운전하다 신호에 걸려서 기다리는중, 옆차선의 운전자와 눈이 마주쳐서 윙크;를 날렸다는 이야기...
두분 모두 남성이였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강도영님이 오해받을수도 있었을 상황;;;
결국 신호 바뀐후 강도영님은 전속력으로 운전하셨지요-_-; 도망도망;;
보면서 한참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

저같은 경우엔 지하철탔을때 시선처리가 너무 힘들더라구요-_-;
책을 읽지않는이상... cdp를 가지고다니긴하지만, 눈은 어디둬야할찌 난감=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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