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6/03/30 13:36:33
Name 포르티
Subject 「고마워요」라고 미처 말하지 못한 적 있나요?
흔히 있을만한 감동류(?)의 플래쉬지만, 왠지 보는 순간부터 미칠듯이 눈물이 나더군요.
이 느낌을 전하고 싶어서 올려봅니다. 직접 번역해봤습니다.
뭔가 느끼시는 게 있었으면 좋겠네요.


원본 플래시 파일의 주소 : http://pya.cc/pyaimg/pimg.php?imgid=6133


━1.
찌는 듯 더운 여름 어느 날

니챤네루(역주: 2ch.net, 국내의 DC인사이드와 자주 비교되는 거대 익명 게시판 사이트) 독신남 게시판에

이런 글이 생겼다.


━2.
미처 「고마워요」라고 말하지 못한 횽아 있어?

1. Mr. 무명씨 : 04/07/27 02:31
♪만약- 단 한번만 더 당신을 만날 수 있다면
이 말 한마디 전하고 싶네
「고마워요」
「고마워요」
때로는~ 상처를 주고 받더라도, 당신을 느끼고 싶~어~♪

나는 이 노래를 들으면 후회하는 심정에 눈물이 나.
누가 불렀지?
어떤 플래쉬의 BGM이었는데.

뭐 그니까 횽들.
「고마워요」라고 미처 말 못한 사람 있어?
살아서는 다시 만날 수 없을테니 여기서 말해봐.


━3.
>>1죽어라.

횽들, >>1 얘 까도 돼.

>>1
퍽퍽

>>1
빨리 안 자면 엄마한테 혼날걸?
그리고 IP 다 보인다?

>>all
얼른 식고 자라! 숙제는 내일 하고!


━4.
「솔직해질 수 없어」

그러던 중

어떤 사람이

주절 주절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5.
61. Mr. 무명씨 : 04/07/27 04:28
저도 말하고 싶어요.
고맙다고 말하고 싶네요.

매번 독신남 게시판에 와서 찌질대기만 하던 못된 성격을 반성하고 있습니다.
분명히 내게 천벌이 내린거야. 악성 임파종양이라니... 늦었다니...

엄마, 정말로 고마워요.
고마워요. 고마워요. 고마워요. 고마워요. 고마워요.
고마워요. 고마워요. 고마워요. 고마워요. 고마워요.
고마워요. 고마워요. 고마워요. 고마워요. 고마워요.
고마워요. 고마워요. 고마워요. 고마워요. 고마워요.


━6.
낳아주셔서 고마워요. 이런 나를 낳아주셔서 고마워요.
애정을 쏟아줘서 고마워요. 잔뜩 웃어줘서 고마워요.
함께 침울해 해줘서 고마워요. 함께 울어줘서 고마워요.
당신은 최고의 어머니예요. 아버지도 자랑하고 싶으실 거야.
많이 울고 싶어. 이제 한 달 뒤면 당신이 없는 생활.
내가 고구마 양갱 사온 것 정도로 병원 침대 위에서 촐랑대지 말아요.
얼굴이 엉망이 되도록 기뻐하지 말아요. 그리고 먹으면서 울지 말아요...

엄마가 기뻐한다면 고구마 양갱 계속 계속 사다줄게요.
엄마가 없더라도 계속 계속 엄마가 기뻐할 일을 할게요.
엄마, 고마워요. 고마워요. 고마워요. 고마워요.


━7.
눈물이 그치질 않네... 미안, 더는 못쓰겠다.


━8.
전하고 싶어요


━9.
고마워요


━10.
오늘은 집에 가지러 와야 할 물건이 있어서 왔어.
안그래도 바쁜데 정말 웃기지. 2ch에 글 쓸 시간 있으면 빨리 병원가라고 하고 싶겠지. 병원 가고 싶지 않아요.

엄마, 돌아가셨어.

아침에 죽을 건 또 뭐야... 정말 엄마답다.
정말, 사람 놀래키는 부모라니까.
저기, 엄마. 죽으면 고구마 양갱 못먹잖아요?
돌아가시면, 사다줄 수가 없잖아요?
돌아가시면 먹을 수 없잖아요?
정말 너무 급작스러워서 사람들이 거짓말같다고 할 거 아냐?
사람 놀래키지 마...


━11.
엄마, 화났죠?
의사는 이제 한달 남았다고 했었잖아요.
한달 내내 고구마 양갱 먹을 수 있을텐데 말예요. 나도 항상 사다줬을텐데 말예요.

왜 돌아가셨어요, 관에다 양갱 넣고 싶지 않아요.
사다 줄테니까 또 먹어요. 또 웃어줘요.


━12.
또 내 이름을 불러줘요.


━13.
142. 62 ◆1Z4mF1mWnQ 04/07/27 20:34
처음엔 눈물이 나지 않았다.
친구들과 친척들에게 연락하거나, 철야준비같은 건 사무적으로 해야만 했으니까. 눈물을 흘릴 여유가 없달까나. 아버지도, 누나도, 마찬가지로 바빠서 슬픔에 젖어있을 여유가 없었다. 난 너무 바빴던 덕에 오늘 하루를 냉정하게 보낸 걸지도 몰라.

잠깐 집에 들어왔을 때 셋이서 저녁을 먹었다. 햄버거를 먹었다.
아버지가 「맛없다, 여...」
라고, 말문을 멈추고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셨다. 어린이처럼.
나는 곧바로 알 수 있었다. 그, 「여...」뒤에 이어질 뻔한 말을 곧바로 알 수 있었다.
아버지랑 엄마는 길에서 먹는 걸 좋아해서, 맛있는 가게가 있으면 종종 데려가주곤 했었다, 나랑 누나를.
아버지는 「맛없다, 여보」라고
평소처럼 말할 뻔 했던 거지.
난 가만히 있었어. 누나도 아무 말 없었어.

난 울지 않았어. 울 수 없었어. 묵묵히 먹었어. 나도 말을 꺼냈다면 같이 무너졌을 거야.


━14.
152. 61 ◆1Z4mF1mWnQ 04/07/27 23:57
이제 오늘로 여기에 글을 쓰지 않겠습니다.
모두가 힘든 일을 극복하면서 지금을 살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니까 나만 나약하게 징징대서는 안돼. 모두가 가는 길이 있으니까.
하지만, 지금만큼은 나의 나약함을 부디 용서해주세요. 어제부터는 정말 강해질 수가 없었어요...

너무 슬퍼요.

아버지가 제게 봉투를 주셨습니다. 장례식 전까지 읽어두라고.
아버지는 내용물을 몰랐나 봅니다.
누나 것도 있다는 말에서 엄마가 남긴 것이란 걸 알았습니다.
난 정말로 나약해요. 좀 더 강할 줄 알았더니 전혀 그렇지 않았어. 너무 약했어.
그 봉투의 내용물을 읽고, 엉엉 울었다. 지금도 눈물이 멈추지 않아.
왜 이걸 2ch에 쓰고 있는지도 잘 모르겠어.


━15.
아츠시에게

엄마가 이런 편지를 쓴 적이 없으니 아마 깜짝 놀랐을 거야.
아츠시도 알고 있겠지만, 엄마는 이제 석달 밖에 못산대.
요즘 의사들은 대단하구나, 여생을 곧바로 말해주니까.
시대가 변했구나. 엄마는 할머니 돌아가셨을 때 사람들이 숨겼었거든.
이쪽이 훨씬 더 후련하고 좋은 걸지도 모르겠네.
엄마 있지, 좀 더 아츠시와 나미(역주: 누나)를 지켜보고 싶었는데.
미안해.
이제 석달 밖에 못보는 구나, 음... 아쉽다.
아츠시가 여행 보내준다고 했었는데.
엄마는 홋카이도로 가고 싶어.
온 가족이서 맛있는 거 먹고 싶잖아?
그리고 오타루에도 가보고 싶구나.
아츠시, 엄마 힘내서 건강해질테니까 그땐 꼭 홋카이도 여행 가야한다?


━16.
너는 가족을 배려할 줄 아는 착한 아이란다.
말투는 좀 거칠지만, 그것도 다 쑥스러워서 그런 거란 걸 엄마는 다 알고 있어.
괜히 너를 23년이나 길러온 줄 아니?
너와 나미는 내 자랑스러운 아이들이란다.
너도 언젠가 부모가 되면 알게 될거야.
자신의 자식이 얼마나 참을 수 없이 귀여운지, 꼭 알게되는 날이 올 거야.
아버지가 열심히 일하는 것도, 어머니가 밥을 맛있게 짓는 것도
너희들이 귀여우니까.
너희들을 사랑하니까.
너희들과 행복을 만들고 싶으니까. 그게 부모의 마음이야.
아츠시도 반드시 알게 될거야.
하지만 엄마는 자식들에게 불효로구나.
석달동안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봤지만, 엄마는 바보라서 잘 모르겠구나.

미안해.


━17.
그래서 너희들에게 사과하려고, 이 편지를 쓰고 있단다.
무책임하지? 무책임한 엄마지? 미안해, 엄마가 무책임해서.
아츠시, 이 엄마의 아이여서 행복했니?
엄마는 자신이 없구나. 엄마 나름대로 열심히 했지만, 자신이 없어.
그러니까 이 편지를 읽고 나면 솔직하게 엄마에게 말해주렴.
엄마의 아들로서 행복했는지, 솔직히 말해주렴.
만약 행복했다면, 엄마는 더 기운낼게.
만약 행복하지 않았다면, 엄마는 더더욱 기운 내볼게.
사랑하는 너희들을 위해, 엄마 힘낼거야. 영차 영차 힘낼거야.
너희들을 낳길 잘했구나. 정말로 잘했어.
엄마는 행복하단다. 너무나도 행복해.


━18.
아, 끈질기지만, 엄마는 여름 쯤에 홋카이도로 가고 싶어.
온 가족이서 가자, 홋카이도. 분명 좋은 곳일거야. 맛있는 거 많이 먹자.
아츠시가 차 운전하면서 넷이서 홋카이도를 빙글빙글 돌아보는 거야. 멋지지?
기대할게, 아츠시.
나미에겐 다른 걸 부탁해놨으니까 너 혼자 다했다고 뻐기지 마!
여름에 넷이서 홋카이도 가자, 엄마 힘낼게!!

글씨를 못써서 미안해.
아빠도, 나미도 아츠시도, 엄마는 모두 다 사랑한단다. 행복하단다.

아츠시의 어머니가.



어머니가 본문중에서 가고 싶었다고 했던 홋카이도 오타루의 운하.


모두들 고마워요.

어머니 고마워요.

===========================================
BGM 테마인 'KOKIA'의 'ありがとう(고마워요)' 가사

모두가 모르는 새에 뭔가를 잃어가고 있어
문득 돌아보면 당신은 없네, 추억만을 남기고서

바쁜 시간속에서 말을 잃어버린 인형들처럼
길거리에 넘쳐나는 길냥이들처럼
소리없는 비명이 들려오네

만약 단 한번만 더 당신을 만날 수 있다면
이 말 한마디 전하고 싶네 고마워요, 고마워요

때론 상처를 주고받더라도 당신을 느끼고 싶어
추억은 그저 위안일 뿐, 언제나 당신은 여기에 있어

만약 단 한번만 더 당신을 만날 수 있다면
이 말 한마디 전하고 싶네 고마워요, 고마워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최고급테란
06/03/30 13:47
수정 아이콘
슬프네요.
You.Sin.Young.
06/03/30 13:56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좋은 글 번역해주셨어요. 감사합니다.

- 그런 의미에서 퍼가고 싶지만.. 말씀하시면 바로 삭제하겠습니다.
XellOsisM
06/03/30 14:05
수정 아이콘
당연하듯이 잊고 있던걸 다시 생각나게 하네요.
오랜만에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renewall
06/03/30 14:29
수정 아이콘
감정도 안 잡혔는데, 눈물부터 흘리게 하시는 겁니까? 펑펑 울어버릴까봐 빠르게 넘겨보았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2142 2006 온게임넷 스타리그 1차시즌 스폰서 소식이 아직도 안들리네요 [23] T1팬_이상윤4592 06/03/31 4592 0
22141 피지알의 Write버튼은 무겁다(?) [7] 글설리3613 06/03/31 3613 0
22140 D-DAY 스타리거추가선발전 최고난장판조 B조(구룡쟁패듀얼1R F조 볼때의 긴장감) [46] 초보랜덤5205 06/03/31 5205 0
22139 난 근육맨이 아닌데.... [14] 하늘 사랑3539 06/03/31 3539 0
22138 올드 게이머들을 통한 팬서비스도 필요 하다고 봅니다. [12] 토스희망봉사3589 06/03/31 3589 0
22135 오해하지 말고 들어...프로리그 경기수 좀 줄이면 안되겠니??? [27] 다크고스트3548 06/03/31 3548 0
22134 부족한게 무엇인가.. (이윤열 선수 응원글) [4] Den_Zang3426 06/03/31 3426 0
22132 형.. 프로 리그잖아요... [65] 리부미4631 06/03/31 4631 0
22131 신의 한수보다는 토탈 사커를... [3] 풀업프로브@_@3612 06/03/31 3612 0
22128 보고싶다 천재여 [9] 난이겨낼수있3579 06/03/30 3579 0
22126 Plus는 화승을 잡았다. POS는 MBC를 잡았다. 넌 무엇을 잡을테냐? [22] Solo_me6157 06/03/30 6157 0
22125 온게임넷, 딜레마에 빠지다. [48] 달려라붸붸5515 06/03/30 5515 0
22123 영화처럼 살자??? [4] 도미닉화이팅3597 06/03/30 3597 0
22122 POS 창단 확정!! [58] XoltCounteR6997 06/03/30 6997 0
22119 엠겜 역습을 시도하나? [95] 산적5759 06/03/30 5759 0
22117 새로 나온 아이스크림 피지알 투웨니원 [11] Timeless4366 06/03/30 4366 0
22116 그릇에 비해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는 것이 아닐까? [35] 영쿠3513 06/03/30 3513 0
22114 pgr에게..... [9] 김인태3371 06/03/30 3371 0
22112 어이없게도 여자친구랑 헤어졌습니다 하하하 [29] 이게내인생이4404 06/03/30 4404 0
22111 신에 도전하는 자......... [5] 한인3802 06/03/30 3802 0
22110 아픔에 대한 정도 [7] 나르샤_스카이3318 06/03/30 3318 0
22109 꿈이있다는 것과..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 미련이 남아있다는 것.. [3] Take_Ever3941 06/03/30 3941 0
22108 「고마워요」라고 미처 말하지 못한 적 있나요? [4] 포르티3884 06/03/30 3884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