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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4/11 02:37:10
Name OrBef
Subject 제 외국인 친구들
어떤 일관된 주제를 가지고 쓰는 글은 아닙니다. 외국생활 2년째에 실험실에서 단체생활을 하다보니, 알게된 외국인(저도 여기선 외국인이지만요)이 꽤 많습니다. 제 성격이 술자리 같은데서 일 얘기보다는 세상사는 잡담을 좋아하는 편이고, 설령 기분에 거슬리는 이야기가 나와도(밑에 보시면 아시겠지만) 특이한 얘기 하나 건졌다는 식으로 넘어가는 편이라서, 외국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특이한 시각같은걸 많이 듣게 됩니다. 그중에 다른 분들도 재미있어 하실만한 '껀수' 몇개를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ㅇ 중국인 친구 - 한국이 중국인이 건국한거라니깐.
가장 거슬리는 얘기죠. 전 개인적으로 애국은 하려고 노력중이지만 애족은 안하는 사람입니다. 애초에 민족이라는게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하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놈 얘기는 좀 짜증나긴 했었죠.

수십만년 전 원인류는 아프리카나 북경에서 시작되었죠. (이건 뭐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고로 한반도에 정착한 인류는 당연히 중국인이다.
위만조선은 중국인이 지배계층이었다. 고로 2차 이주자도 중국인이다.
고구려는 중국한테 망했고, 신라는 조공을 바쳤다. 고로 정치적으로도 이후 중국의 일부였다.

이게 그놈 및 중국인이 내심 가지고 있는 시각이더군요. 중국에 사는 소수민족들은 다 중국인이고, 티벳도 중국인인데 중국인이 중국에서 독립하겠다는게 말이 안되고, 몽고도 중국인이므로 원나라나 청나라 건국은 중국의 내전이었다고 말하더군요. 중화사상의 본때를 보여줍니다.

ㅇ 독일인 친구 - 사실 유태인이 좀 나쁘긴 해.
독일에서는 이렇답니다 ->
사실 2차대전은 우리가 일으킨게 아니야 -> 벌금
유태인 학살은 과장되어있어 -> 벌금
히틀러가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니야 -> 벌금
이런 식으로 2차대전에 대한 미화를 공공장소에서 말할 경우, 벌금형을 받는다더군요. 그정도로 '공식적으로는 과거를 참회한' 독일인이지만.. 속내는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독일 친구를 두명 아는데, 한명은 공공연히 네오나치의 사상을 드러냅니다. 물론 유태인을 다 잡아죽여야 한다고 말하지는 않지만, '솔직히 각 민족은 자기 땅에서 사는게 맞아. 자기 땅에서 자기 선조가 이룩한 문명을 이용해야지, 남의 땅에 가서 '기생'하는 것은 좀 야비하잖아?' 라고 말한다던가 '독일은 사실 그때 이길 수 있었어. 이탈리아놈들이 약해 빠져서 남부 전선이 붕괴돼지만 않았으면 말이야.' 라던지 '근데 니가 생각해도 유태인들이 좀 나쁘지 않아?' 같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죠.

ㅇ 덴마크 - 우리가 복지국가라서 한국에서 부러워한다고? 뭘 알고 하는 소린가?
고소득층은 소득의 60%를 세금으로 내는 나라니만큼.. 덴마크는 'capitalism'이 아닌 'socialism' 이 지배하는 나라라고 단언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social security 는 실제로는 사회에 기여하지 않는 게으름뱅이에게 80% 가 돌아가고, 패자부활전에 쓰이는 것은 20% 밖에 돼지 않는다고.. 복지 혜택을 받는 사람들에 대한 반감이 아주 강하죠. 자기를 비롯해서 많은 수의 덴마크 인들은 미국에서 제대로 '공정하게' 대접받고 살고싶어한다고 말하면서, '덴마크나 스웨덴이 소위 다른 나라에서 부러워하는 사회 복지제도를 꾸민 다음에 얼마나 경제가 후퇴했는지 혹시 아나? 노르웨이야 요즘 석유가 나와서 예외고' 라고 마무리를 지어주는 센스.

ㅇ 캐나다 - 애기를 왜 여자가 키워?
캐나다는 아기를 낳을 경우 출산 휴가가 나오는데, 12개월을 '부부'에게 할당해 준다네요. 둘 중에 상황 허락하는 쪽이 더 길게 써도 되고 6개월식 나눠써도 된다고 합니다. 뒤통수를 빡 치는 아주 심플하면서도 강력한 해결책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외에도 중국인은 세계의 깡패라고 단언하는 인도친구, 불법이민자를 단속 못하는게 아니라 일부러 안하는거라고 말하는 미국친구, 일본이 야구를 잘한다는 소리를 처음 들어본다는 일본 친구등등.. 세상은 역시 다양한 사람들이 사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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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쏠
06/04/11 03:01
수정 아이콘
미국은 불법이민자를 좀 일부러 놔두는 그런것도 있지않았나요? 지금은 규제가 강화되고있지만 테러등등땜에..; 국가 건립자체가 이민자들이 모인 나라라서 이민자에게 엄청 관대하다 들었었는데.
초록추억
06/04/11 03:13
수정 아이콘
...중국친구가 그렇게 나온다면, 우리도 한단고기(헉-_-)로 맞서는 겁니다 푸하하;;

그럼, 같은 수준이 되어버리는 걸까요;(먼산)
06/04/11 03:17
수정 아이콘
저도 한번 외국인 친구를 사귀어보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일단 한국친
구부터 만드는게 시급한거 같네요.ㅠㅠ
딥퍼플
06/04/11 03:18
수정 아이콘
어학연수하면서 느꼈던 건데, 중국이나 러시아 사람 같이 거대한 대륙 국가의 사람들은 목소리가 굉장히 크게 느껴지지 않으시나요? 중국사람 목소리 큰 건 다들 아시는 얘길테고, 같은 반에 러시아 친구들이 있었는데 너무 시끄러워 수업을 제대로 진행할 수 없을 정도였죠. 거기에 비하면 일본 친구들은 조용하고 항상 있는 듯 없는 듯 다니는 것 같아요.
06/04/11 03:20
수정 아이콘
지니쏠님/
물론 미국만큼 신참자에 관대한 나라도 별로 없지만(여기에 이란같은 '악의 축'에서 유학온 사람들도 많아요 ^^), 그놈의 요지는 '불법이주자는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므로 어마어마하게 싼 노동력을 사회에 제공하게 된다. 고로 정부나 기업 입장에서는 상당한 이득이고, 합법화해주지 않도 내쫓지도 않음으로써 지속적인 이익을 추구한다' 라는 식의.. '우리나라 나빠' 류의 이야기였어요.

초록추억님/
낄낄 그동안은 몽고/한국/일본/인도 계열은 언어체계가 다르다 샒! 이런 논리로 맞서고 있었지만, 다음에 한번 고려해보죠. 어차피 그 친구도 '그러니까 한국은 중국에 항복하여라~'라는 투는 아니니까.. 반 재미삼아 나누는 이야기에요 ^^
06/04/11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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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퍼플님/
중국사람 목소리 정말 너무 커요 ㅠ.ㅠ 개념없는 것들 ㅠ.ㅠ
일본사람은.. 실제로 사귀어보면 참 괜찮은 놈들이죠. 나쁜건 정부지 국민이 아니다.. 라는 말이 그렇게 들어맞는 나라도 없을듯.
06/04/11 03:35
수정 아이콘
진짜 좋은 글이네요.
무조건 한국은 이래서 안돼 라고 하는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을 정도로요.
역시 직접 겪어봐야 안다니까요.
딥퍼플
06/04/11 03:37
수정 아이콘
일본 사람들은 자기네들 천황이 누군지도 모를 정도로 정치에 무관심한 사람들이 사실 대부분이죠. 많은 일본인들이 정치를 혐오하는 것 같지만 그렇다고 나서서 바꾸고자 하는 의지도 없구요. 매너도 깔끔하고, 문화도 우리와 비슷해서 대충 얘기해도 다 통하고, 외국에서 가장 사귀기 쉬운 외국인 친구들 같아요.

중국사람들은 무슨 영향 때문인지 공중도덕이랄까, 뭔가 다른 사람들 눈치 보는 문화랄까, 그런 게 부재한 것 같더라구요. 루브르에서 있었던 일인데, 여기저기 오래된 예술작품 앞에서 마구 플래쉬를 터뜨리며 단체사진 찍는 것은 기본이고(박물관에서 금지하고 있음), 고대 그리스 시대의 것으로 보이는 석상 위에 올라가 V자를 그리며 천연덕스레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고는 차마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_-;; 아마도 사회주의 국가로 오랫동안 세계 다른 나라와 교류없이 폐쇄되어 지내다 보니 국제적인 에티켓을 배울 기회가 없었던 것이 아닐까 짐작은 해봅니다,

스웨덴, 덴마크 같은 북유럽 사회민주주의에 대한 좋은 이미지는 언론이나 시민단체에서 유포한 일종의 환상 같은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노통이 세금 쪼끔 올리는 것에도 그 난리를 치던 대한민국 국민들한테 북유럽식 사회민주주의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딥퍼플
06/04/11 03:46
수정 아이콘
Orbef//
그런데 외국인 친구들이 한국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네요.
06/04/11 03:47
수정 아이콘
딥퍼플님/
그게 말이죠... ㅠ.ㅠ 외국인들은 한국에 대해서 그닥 궁금해하지 않더라구요. 물어보면 재미있게 말해줄 수 있는데 흑흑흑 우와아앙?
06/04/11 07:33
수정 아이콘
전 인도애들이 그다지 맘에 들지 않던데요.. 중국애들은 그래도 ㄱㅙㄶ잔ㅎ다고 생각해요.
06/04/11 07:52
수정 아이콘
중국사람 목소리 큰건 아마도(..;) 성조가 있어서 성조 구별하려고 크게 내지른다고 멋대로 편들어봅니다.. -_-;;
안 씻는 애들이 많은것만 좀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다는..
조폭블루
06/04/11 08:14
수정 아이콘
물이 아까워서 안씻...머리가 떡이 진... Orz 젠장 좀 씻으란 말이다...
김연우
06/04/11 08:17
수정 아이콘
외국가면 온갖 환상이 다 깨져서...

이래건 모래건 한국이 제일 편해요---
될대로되라
06/04/11 09:50
수정 아이콘
중국이 사회주의국가인건 관계가 없어보이네요. 한국도 10여년 전에는 악명을 떨쳤더랬죠. 심지어 유럽의 한 페리에서는 한국인 탑승금지까지 된 적도 있구요. (뷔페에서 음식 싸가고 술마시며 난동부렸다는...), 열대어가 관광자원인 곳에서 고기 잡아먹었다고 책에 자랑스레 올려놓은 것도 봤는데요. 걸리자 일본인 척 했다며 자기의 재치를 뽐냈죠. 일본 역시 그 전에는 매너없다고 욕 먹었다고 압니다. 다 국제사회에서 통하는 예의를 체득할 기회가 없었다는게 원인일 겁니다.
잠자는숲속의
06/04/11 10:07
수정 아이콘
전 타이완 친구들이 많은 편입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그네들의 정서와 우리 정서가 비슷하다고 이야기 하더군요. 확실히 타이완사람과 중국인들의 생각구조는 상당히 다르더라구요. 가장 놀랐던 것은 한국과 일본 타이완 세나라중 가장 성적으로 개방된 곳이 타이완이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타이완 친구들을 보면서, 아시아 국가들의 정서는 정말 각기 다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참고로, 베트남사람들을 보지는 못했지만, 캘리포니아에 있는 친구 말로는 싸움꾼이라고 그러더군요-_-. 세상에서 미국이긴 나라는 자기네들 밖에 없다는 자부심으로 똘똘 뭉쳐있다고...
글설리
06/04/11 10:40
수정 아이콘
외국나가면 어느라다른 다 똑같습니다.

예전에 홍콩갔을대 중국사람들 진짜 시끄럽다고 느꼈었죠..아주 단체로 몰려다니면서 쓸고다니는데 엄청 시끄러웠죠.
근데 또 필리핀에 보라카이가니 중국사람보다 한국사람이 더 시끄럽던데요..뭘.. 우리나라든 다른나라든,어떤 다른나라든 욕할 처지가 못되는것 같아요....-.- 소수의 사람들이 그 나라를 대표하는것도 아니니깐요 ㅠㅠ

그래도 중국사람 시끄럽다는(?) 응?
nostalgia
06/04/11 12:34
수정 아이콘
OrBef님 //중국이이 목소리가 큰 이유는 대륙기질이죠. 소리를 작게 내거나 자신없는 말투는 감추는게 있다. 이런식으로 생각 한다고 들었습니다.(중국인에게..) 저역시 비행기 탈때 주변에 중국인이 있으면 괴롭기는 합니다만.... 좀 불편하더라도 이해 해야죠.
06/04/11 13:20
수정 아이콘
독일인 입장은 이해가겠네요...
그때시절에 독일사람에서는 히틀러는 거의 뭐 신급이였고 전쟁나기전에도 미국보다 더 전세계에 더 큰소리치는 나라였으니까요
뭐 이런거 우리나라 사람도 이런거있지 않습니까.. 중국과싸운 고구려-고려 시절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라는거... 그래도 유태인 학살은 아니죠...
06/04/11 16:47
수정 아이콘
딥 퍼플 / 일본사람이 자기 천황이 누군지도 모를정도로 정치에 무관심은 아닙니다.
그리고 천황과 정치도 또 별다른 문제이고요.
그 외는 동의 합니다.
일본 사람들이 사귀기는 쉽죠..
06/04/12 07:45
수정 아이콘
딥퍼플님//zenith님 말씀 처럼 천황이 누군지 모를 정도는 아니랍니다;; 뉴스에서 엄청 자주 나오거든요;; 고이즈미수상 보다야 적게 나오지만요...일본에서 2,3년만 살면 유학생들도 일본 천황 정도는 알아 본답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일본인들이 정치에 무관심하다고 하는데 저는 통 이해를 못하겠습니다..일본 애들도 우리나라 사람들 만큼 자기 국가정치에 대해서 이해 하고 있는거 같은데요;; 다만 어제 제 일본 친구가 한국에도 봄,여름.가을.겨울이 있나고 물어봐서..약간 기가 막혔다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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