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정말 오랜만에 글쓰네요. Wanderer입니다.
  
  사실 pgr들어오면서 당연히 관련 글이 있을 줄 알았는데 없네요.
  
  거의 전문가 뺨치는 수준인 pgr분들이라면 보셨을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솔직히 경기가 어제 있다는 것도 몰랐습니다. 그냥 심심해서 이리저리 채널을
  
  돌려보니 스포츠 채널에서 출전선수 명단을 보여주더라구요.

  참... 평소에도 워낙 축구광인지라 수많은 경기를 봐왔지만 어제 만한 경기는 흔치

  않았던 것 같습니다. 정말 어제는 제가 꿈을 꾸고 있는 듯한 기분마저 들었거든요.

  사실-결승 대진이 확정되었을때 '에이, 리버풀이 가볍게 이길 것 같은데?'라는 생각을

  하고 약간 실망했던 감이 없지 않아있었습니다. 하지만 어제 경기를 보고 나선 다시한번

  제 어리석음을 탓하지 않을 수 없었죠. 초반부터의 치열한 공방에 이은 캐러거 선수의
  
  자책골, 레이나 골키퍼의 실수로 인한 골로 웨스트햄이 2:0으로 앞서 나갈때, 저는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이거 웨스트햄이 일 낼 것 같은 분위기인데.'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리버풀 역시 만만한 팀이 아니죠. 시세의 그림같은 발리슛과 제라드의 강

력한 문전 슛으로 뒤따라 갑니다. 이때의 흥미진진함이란... 정말 안보신 분이라면

  상상도 못하실 것 같습니다. 그리고-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한 이때. 콘체스키 선수의

  멋지면서도 상당히 당황스러운(?)골이 터지고야 맙니다. 해설자 분께서 슈팅의 의도도

  엿보인다고 하셨지만 제가 볼땐 센터링이 약간 잘못맞은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희안한

슈팅이었습니다. 정말 흔하지 않은 장면이었죠. 이제 경기는 종료 직전으로 치닫습니다.

'결국 웨스트햄이 이기는구나.'싶어서 채널을 돌리려던 그때. 저는 믿을 수 없는 장면을

  보고야 말았습니다. 스티븐 제라드의 말그대로 '대포알 같은'슈팅이었죠.

  해설자 말씀대로 Magic. 그것이었습니다.
  
  결국 리버풀은 승부차기까지 간 끝에 역전 우승을 해내고야 말았습니다.

  솔직히 저는 골이 들어가기 전까지 아무리 제라드라도 안들어갈거라고 생각했습니다만-
  
  그의 슈팅은 항상 저를 비웃는 듯 합니다. 왜 사람들이 그를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중
  
  한명으로 올려놓는데에 주저하지 않는지, 왜 그 젊은나이에 '캡틴'이라는 칭호를 받았는

  지, 그리고 그가 왜 제라드인지 확실하게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에이스 다운 에이스.

  위기의 순간에 팀을 위해 마법을 부릴 줄 아는 선수.

  자신의 클럽팀에 혼과 마음을 거는 리버풀의 아이콘. 스티븐 제라드.

  어제 저의 심장을 미친듯이 뛰게 해준 리버풀과 웨스트햄 선수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앞으로도 계속 스티븐 제라드의 마법을 기대하겠습니다.

  Steven Gerrard. 당신은 나의 영원한 캡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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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쩌다 보니 제라드 선수 예찬글로 변해버린 것 같네요.(웃음)
  
  그래도 너무 좋은 걸 어찌합니까. 하하하.
  
  혹 어제 경기 못보신 분들은 어떤 방법으로든 꼭 보시길 바랄게요.
  
  정말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가끔 나타나서 글 한개씩 쓰고 사라지는 유령회원 Wanderer는 이만 사라지겠습니다.
  
  다음에 다시 만날때까지-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