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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5/17 23:40:31
Name 진리탐구자
Subject 나는 왜 싸우고 있는가.
얼마 전에 들은 이야기입니다. 겨울에는 많은 노숙자 분들이 일부러 죄를 지어서 유치장에 들어간다고 하더군요. 사실 처음 들은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듣는 순간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떻게 거리가 감옥보다 못할 수가 있을까.' 거리도 분명히 사회의 부분인데 어떻게 범죄자가 들어가는 감옥보다도 여건이 나쁠 수가 있을까요.



오늘 철거민 연합회 분들이 학교에서 여신 주점에 갔습니다. 별별 사연이 다 있더군요.



1. 용역 깡패들이 찾아와서 집들을 철거하려 하기에 주민 분들이 싸우고 있었는데, 나중에 경찰들이 왔습니다. 주민들은 경찰들이 깡패들을 잡아가려고 온 줄 알았죠. 그런데 그 경찰들이 깡패들에게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화이바(헬멧 비슷한 것)을 씌워주더랍니다.



2. 주택들이 철거 당하고 나서 남은 자재들로 '골리앗'이란 것을 쌓는다고 합니다. 그 것을 허물지 못하게 하려고 주민 한 분이 들어가 계셨는데, 깡패들이 거기다 불을 질렀습니다.



3. 철거민들이 농성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그 곳을 용역 깡패들이 포위하고 있었는데, 대학생 1명과 노인 한 분이 농성장으로 음식물을 전달하려고 했다가 용역 깡패들에게 붙잡혔습니다. 둘다 심하게 맞아서 노인 분은 넓적다리 뼈가 70조각이 났고, 대학생은 깡패들에게 석유에 적셔져서 분신당했습니다. 다행히 죽지는 않았다고 하더군요.



저는 주택 철거가 난쏘공에나 나오는, 1~20년 전의 과거의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난쏘공에 나오는 일들이 그대로, 아니 더욱 심하게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참기가 싫어지더군요.

물론 저 또한 실제로 철거 현장을 목격했다거나 맞부딪혀 본 것은 아닙니다. 기껏해야 하루 동안 철거민 분들과 그 곳에 계시던 선배님들께서 하신 말씀을 들은 것이 전부죠. 하지만 가만히 듣기만 해도 끔찍하더군요. '끔찍한 일'들을 모두 없애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듣기만 해도 끔찍한 일'들이 없어지기 위해서, 저는 싸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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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자뷰
06/05/17 23:53
수정 아이콘
정말 그런일들이 2006년 현재 발생한다는게.......
참 말로 설명하기 힘든 세상이군요....
06/05/17 23:54
수정 아이콘
대학생들은 깡패들에게 석유에 적셔져서 분신당했습니다......이거 살인미수 아닌가요.
My name is J
06/05/17 23:57
수정 아이콘
이글과 무관할수도 있는 이야기지만.

내일이 5.18입니다.
일년에 하루쯤은 기억하고 살아야 하지 않을까..합니다.
06/05/18 00:14
수정 아이콘
그만큼 무식하게 하는놈들도 있겠죠.
그 반면 그만큼 무식하게 대항하는 철거민도 있을테구요.

누가 옳고 그르다는 섣부른 판단은 하지 않겠습니다.
다 자기 먹고살려고 하는 일이니까요.

단지 진짜 해드리고 싶은말은 들은 말은 그대로 믿어서는 안된다는것 그것입니다.
06/05/18 00:22
수정 아이콘
?? 어느나라 이야기죠? 저런일이 벌어진다니 믿을수가 없습니다.
글루미선데이
06/05/18 00:54
수정 아이콘
그냥 그랬다더군요로 끝날 이야기는 아닌 것 같은데요
이거 신고해야하는 것 아닐까요?
지금이 무슨 무정부시대도 아니고 엄연히 법이 있는 국가에서 저런 일은 그랬데요로 끝날 게 아니죠
극악범죄입니다 저건 꼭 관련자 전원을 처벌해야합니다
06/05/18 01:07
수정 아이콘
전 의경생활을 하다 작년에 제대했습니다.
작년 4월쯤이었던가요. 오산 수청동 지역 철거현장의 빌라에 철거민연합회 사람들이 올라가 농성한 적이 있었습니다.
용역들이 진입을 시도했고. 옥상에서 뿌려진 신나를 뒤집어쓴 사람이 뒤이은 화염병에 맞아
분신되어 죽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약간 떨어진 곳을 지키고 있어서 몰랐는데, 어렴풋이 나던 연기가 사실은 사람이 타는 연기였던 거지요.
여기저기 전화해서 사람 다 데려오라며 화를 내던 용역아저씨들이 생각납니다. 타죽은 친구는 용역
아르바이트생이었는데, 군대 제대한지 얼마 안되고 일당 아르바이트로 온 사람이었다고 하더군요.

사람이 죽은 탓에 결국 저희 경찰이 그 빌라를 포위할 수밖에 없었고, 농성이 몇개월간 이어졌습니다.
그때 본 철거민연합회 분들의 농성장면은 정말 직업적인 분들 같았습니다.
(겉보기에 그랬다는 겁니다. 실제로 그렇다고 하면 싸움나겠죠? ^^)
망루를 설치하고, 사방에 새총을 설치하고 돌멩이를 쌓아놓고,
가까이 오면 화염병을 던지고 신나를 뿌리고,

저희가 보기엔, 악은 분명히 옥상에 올라가 있는 그들이었습니다.
경찰이 그들을 포위한 것도, 단지 사람이 죽었기 때문이었으니깐요
하지만, 뉴스나 인터넷에는 반대의 뉴스도 많이 나오고,
사람이 죽은 자체보다 생존권에 관한 얘기가 훨씬 많이 나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쪽으로 관련해 방문한 사람도 많았구요. 결국은 해산되었지만.

세상사를 받아들임에 있어 한쪽 말만 그대로 수용하는 것은 안되는 일입니다.
철거민 중에도 돈과 보상을 찾는 사람이 있고, 자신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투쟁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용역에도 직업적으로 하는 깡패들이 있는가 하면, 일당을 받기 위해 전쟁용병처럼 철거현장에 동원되는
불쌍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어느 한쪽의 이야기만 받아들이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언제나 그 이면에 숨겨진 무언가가 있게 마련입니다.
그리고, 철거현장은....이런말 하기 싫지만 거의 전쟁터입니다 ^^;
철거민들과 용역분들은....서로 죽고 죽이려고 한다는 표현이 어쩌면 맞을지도 모르겠네요. 가슴 아프지만
Nada-inPQ
06/05/18 01:14
수정 아이콘
pioren님// 언제나 한 면으로는 그것의 전부를 관통할 수는 없는 법이지요. 그러나 많은 경우 우리가 보고 듣는 오감이 가져다 주는 소식에 위와 같은 것은 없지 않던가요. 우리가 느끼는 오감은 저들의 입장과 대척점에 서 있는 그네들의 입장이 아니었던가요.

님에게 태클을 거는 것은 아닙니다만, 가끔씩 이런 글에 '한쪽의 이야기'라고 하는 이들에게 언제나 하는 말입니다. 그네들은 굳이 자기 입으로 얘기않아도 누군가가 말해주지만, 이네들은 굳이 자기 입이 아니면 누구도 말해주지 않으니까요.

아, 그리고 한 쪽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 다른 쪽에선 그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 됩니다. 우리는 두 쪽의 얘기를 모두 들을 수 있겠죠. 한 쪽의 이야기만 듣는 것은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다른 쪽의 이야기를 들을 귀를 남겨두었을 때 말입니다.

p.s 지난 일이지만, 의경을 무사히 제대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아마추어인생
06/05/18 01:38
수정 아이콘
pioren님이 말씀하신 일은 얼마전 추적60분에서 본것 같군요.
철거민, 경찰, 용역업체 사장 저마다 다 할말이 있던데.... 말 못하는 죽은 사람만 불쌍하더라구요.
진리탐구자님도 싸우면서 한가지는 꼭 생각하셨으면 좋겠어요.
그런 일 모두가 물고 물리는 악순환이라는 거요.
언젠가는 누군가가 끊어내야 할 고리입니다...
06/05/18 01:39
수정 아이콘
한쪽의 말만 가지고 세상사를 판단하는건 매우 좋지 않은 습관입니다..
김인태
06/05/18 02:29
수정 아이콘
둥이님, 듣고 믿는게 아니라, 겪어보고 믿는다고 그러면 믿어주실런지요? 딴지가 아니라. 제가 대학 새내기 시절에 봉천3동에서 실제로 그런 일이 비일비재했었죠. 저도 그 자리에 몇 번 있었었고. 가끔 봉천고개를 넘을 때 지어진 아파트를 보노라면 참 씁슬하기도 합니다.
그렇죠, 언젠가는 끊어야죠.
06/05/18 02:34
수정 아이콘
NaDa-inPQ님// 그런 측면도 있습니다. 그리고 저도 의경 생활을 해서 그런지, 저런 기사를 보거나 얘기를
들으면 반대쪽으로 생각하려는 경향이 더 강한 측면도 있구요.
반성해야겠네요. 하핫. 반대쪽 입장도 언제나 열심히 생각해보려 노력해야겠습니다. 제대 축하도 감사하구요 ^^

아마추어인생님// 진짜 그말이 딱인것 같네요. 악순환....ㅡ,.ㅡ
마술피리
06/05/18 05:26
수정 아이콘
철거민과 용역분들의 싸움, 혹은 철거민과 의경들의 싸움으로 시각을 좁히시면 안됩니다. 철거민이 싸우고자 하는 대상은 재개발업체, 재개발조합, 나아가 건설부, 복지부 정도이지 그들이 용역과 혹은 경찰과 싸우자는 게 아닙니다. 양쪽 시각에서 본다... 좋은 얘기지요. 그런데 지금 양쪽이라고 잡아놓은 구도가 틀렸다는 겁니다. 한쪽 끝이 철거민이라면, 다른 한쪽 끝은 재개발로 배를 불리는 건설업체와 집주인들인거죠. 용역은 그야말로 돈으로 고용된 부르조아들의 하수인들일 뿐이고, 경찰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당연히 가진자의 편이 되는거죠. 그래서 외관상 이상한 대결구도가 만들어지는 것일뿐, 정작 주목해야할 지주들은 한걸음 뒤에서 누가 죽든, 누가 분신하든 껄껄거리고 배를 불리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합니다.
after_shave
06/05/18 08:12
수정 아이콘
건설업자 측에서도 절실하죠.
계약된 날짜에서 공기 조금만 길어져도 손해는 천문학적입니다.
해결책을 찾기가 쉽지 않은 문제 같네요.
마술피리
06/05/18 12:28
수정 아이콘
aftershave님// 애초에 재개발로 막대한 이득이 환수되기때문에 재개발 사업에 뛰어든것이거든요. 뻔히 예상되는 철거민들의 반발로 그다지 큰 이득이 예상되지 않는다면 굳이 재개발에 공 들일이유가 없는 것이지요. 천문학적인 손해요? 이건 마치 노동조합의 파업으로 인한 천문학적인 손해를 따지는 보수 언론의 시각과 흡사해 보입니다만.. 손해 같은건 이미 주판 다 두드려보고도 엄청난 이윤이 존재하기때문에 애초에 사업에 뛰어드는 겁니다. 적당히 용역써서 해결하면 된다고 생각하니까요. 그러나 애초에 이윤이 크다 적다의 문제가 아닙니다. 업체나 조합에게는 이윤의 문제지만, 철거민들에게는 생존권의 문제거든요.
after_shave
06/05/18 12:57
수정 아이콘
마술피리 님//
제가 대학 때 배운바에 의하면 만약 오늘 공사을 끝마치기로 계약 했는데 공사가 지연되어서 일주일 후에 끝났다면, 시공자는 발주자에게 그 일주일 동안 발생할 수 있는 이익에 대해서 배상을 합니다.
큰 건물 같은 경우 하루의 이익이 얼마겠습니까...
공사 조금 늦춰지면 어떻냐는 정도의 일이 아닙니다.
시공자가 절실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두쪽 다 절실해서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것이죠...
06/05/18 13:39
수정 아이콘
마술피리// 문제는 그 손해를 애초에 재개발을 계획한 건설부나 개발권을 따낸 발주자가 떠안는게 아니라, 하청을 받은 시공자가 결국 내야 하는 것이라는 거죠. 어차피 발주자는 손해 안봅니다. 공사가 늦어져서 시공자에게 보상을 받던지, 빨리 지어져서 그만큼 이득을 보던지...
김테란
06/05/18 17:49
수정 아이콘
철거지연에 의한 공기연장도 시공자의 귀책사유가 될까요? 이런경우는 되려 시공자가 발주처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게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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