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가 한 말입니다.

인간이 완벽한 존재가 아니기에, 누구나 잘못을 합니다. 누구나 잘못을 저지르지만, 그것을 시인하고 수정하는 것은 정말 어렵다는 것이 톨스토이의 생각이었나 봅니다.

첫째로, 잘못 했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어렵고, 둘째로, 여러 사람앞에 시인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마지막으로, 시인한 뒤 그것을 수정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오늘 MBC 서바이버리그를 보는데, 이승원 해설이 저번 서바이버리그 경기(박성준 선수vs김성제 선수)에서 해처리버그에 대한 추측성 멘트에 대해 시청자에게 사과를 하더라구요.
'추측해서 상황을 말씀을 드린다는 것 자체가 해설가로서 올바른 자세가 아니었는데 상황상 그런거 같아서 그런 말씀을 드렸는데 그것에 대해서 사과한다'

첫째. 누구나 저런 추측밖에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랬기에 많은 사람들이 이견없이 박성준 선수를 비판한 것이었겠죠. '누구나 이렇게 생각했을텐데, 뭐 내 잘못인가?' 많은 일반적인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했을 겁니다. 잘못에 대한 인식, 박수를 보냅니다.

둘째. 사람들의 비판과 비난, 그것은 참으로 견디기 힘든 것입니다. 특히 익명성이 보장되는 개방된 공간에서의 그것은 강도가 훨씬 더하지요. 그냥 묻어갔어도 크게 문제삼지도, 문제되지도 않을 수 있었던 일을, 비판과 비난을 무릅쓰고 여러 사람(보통 여러사람이 아니죠)앞에서 시인한 점. 박수를 보냅니다. 최대한의 성의를 담아 사과하는 그 모습이, 대형방송사에서 숱한 잘못을 저질러놓고, 피일차일 책임을 미루다가 게시판이 한번 마비되거나 하고나서야 허둥지둥 '시청자에 대한 사과' 짧은 글 딸랑 올리는 모습과 어찌나 대비 되던지요.

전 이승원 해설의 해설의 어조가 딱딱하다고 느껴서인지, 정확한 해설과 가끔 번뜩이는 위트에도 불구하고 정이 많이 가지 않았습니다. (온겜넷 해설위원분들이나 임성춘 해설위원을 좋아라 하죠) 하지만 이번 사과로 저는 그의 팬이 되어버렸습니다.

개방적 공간인데도 개방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이 많지 않다는 아이러니한 상황에서 개방적 사고를 몸소 실천해 주는 이승원 해설위원, 잘못을 자신만의 장점으로 수정하면서, 언제나 높은 곳을 향하는 당신의 모습을 기대하겠습니다. 언제든지 큰 박수를 보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