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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5/12 18:18:17
Name 웃다.
Subject [일반] 노량진에 갔다.
날이 좋다. 일하기 싫어 퇴근했다. 학교 후배가 다섯 시 반에 수업이 끝난다고 말했던 것이 기억이 났다. 그래서 서울대 입구에 가기로 했다.
후배에게 문자를 보내고 효자동에서 시청까지 걸어가 1호선을 타고 노량진에서 내렸다.

5571번 버스를 타기 위해 정진 학원정진학원 앞 버스 정류장에서 기다렸다. 2분을 기다려 온 버스는 그냥 지나쳤다. 텅 빈 버스였기에 무슨 사정이 있겠거니…. 다시 기다렸다. 또 다른 5571번이 왔지만, 버스 기사님은 나를 살짝 쳐다보시곤 그냥 가셨다. 화가 났다.
내 뒤에 서 있던 아주머니가 알려주셨다.

"그 버스 요기서 안 서……. 저기 사육신묘 지나 노들역에서 타야 해"

역시 나의 화남의 대부분은 나의 무지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나의 넘치는 시간을 자랑하듯 노들역 정류장까지 걸어갔다.
그깟 한 정거장쯤이야........ 그 덕에 새롭게 이동한 노량진 길거리 음식을 파는 곳을 보았다.

매년 한국에 올 때마다 노량진을 방문하며 인터넷 커뮤니티에 노량진에 대해 나 좀 안다고 글쓴이들을 보면 사실 코웃음 쳤었다.
뭘 안다고안 다고.. 난 너희가 살고 있던 고시원 주인도 알고, 너희가 찾아갔던 부동산 아줌마, 아저씨도 안다. 이근갑이 중학생을 상대로 가르치던 보습학원의 모습을 기억한다. 그리고 이근갑이 한샘학원에서 막내 언어 연역언어연역 선생님이었던 모습도 기억한다. 서울대 국문과 출신 선생님들에 치여 힘들어하던 그 사투리 쓰던 선생님이 우리나라에서 제일 유명한 선생님 중 한 명이 되었다는 사실이 신기하다.

정진학원 앞 육교를 내려오면 팔던 천원에 815 콜라와 애국심버거를 내 기억 속의 노량진 최고의 길거리 음식으로 간직한다. 친구가 잠시 있던 회사에서 애국심 버거를 팔던 3명 중 한 명을 만났다고 한다. 노량진에서 제일 맛있던 버거를 팔던 사람도 결국 회사원이 되었다는 사실이 놀랍지도 않다.

사육신묘. 아무도 밤에 사육신묘를 찾지 않을 때 나는 사육신묘에 들어가 한강 야경을 즐기며 친구들과 거기서 술을 먹었다. 지금은 많은 사람이 찾는 공원이 되었다.

내가 노량진을 보는 시선이 바뀌었고 노량진 람보 분식의 주인이 바뀐 횟수만큼 노량진도 많이 변했다. 그냥 노량진에 좀 오래 사는 사람들을 몇 알고 있을 뿐, 이제 나는 노량진에 대해서 아는 게 없다.

노들역 정류장에 도착했다.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노선표를 봤다. 그리고 알았다. 서울역 입구 쪽으로 가기 위해서는 반대방향에서 버스를 타야 한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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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쥴레이
16/05/12 18:21
수정 아이콘
육교가 사라진게 참 허전해보입니다.
쿠로다 칸베에
16/05/12 18:23
수정 아이콘
예전에 컵밥팔던노점들이 죄다 노들쪽으로 옮겨가고 육교도 없어지고 수산시장 넘어가는 사람들도 없어져서 풍경이 많이 바뀌었죠 흐흐
람보떡볶이 람보세트가 진짜 맛있었는데 이젠 그냥 프렌차이즈 떡볶이로 대체해서 먹고 있습니다 흐흐
16/05/12 18:24
수정 아이콘
노량진 육교가 진짜 좀 컸는데 말이죠 여긴..
컵밥은 간간히 먹은적이 있습니다.
16/05/12 19:00
수정 아이콘
육교가 없어졌군요. 제 기억속에 노량진은 아직 육교가 있는데
잉요미
16/05/12 19:43
수정 아이콘
육교가 없어졌군요
루키즈
16/05/12 20:07
수정 아이콘
육교 작년 10월에 없어졌으니 1년이 채 안됐네요.
마지막에 가본 노량진에도 육교가 있었지만.. 이제 육교없는 노량진을 보려니 좀 신기할거같네요.
16/05/12 21:54
수정 아이콘
제가 언급한 육교는 노량진역에 붙어 있던 것이 아니라 지금 올리브영 그리고 그 건너편에 안경점, 다이소가 있는 삼거리 있던 곳에있던 육교예요
루키즈
16/05/12 22:36
수정 아이콘
아, 육교가 다른곳에 또 있었군요.
냠냠이
16/05/12 20:56
수정 아이콘
그래도 노량진은 여전히 학업의 땅인것 같습니다
언제가도 노량진에 있으면 기분이 다운되요..
16/05/12 22:03
수정 아이콘
노량진에서 군생활을 했었는데
밤중에 사육신공원에서 뽀뽀를 하는 커플이 어찌나 넘나 많은지
보초서면서 짜증나 죽을뻔햇습니다..ㅜㅜ
느린발걸음
16/05/12 23:04
수정 아이콘
엥 노량진에 무슨 군대가?? 하고 생각했다가 아마 경찰서 의경이셨을것 같네요. 크크
16/05/12 23:08
수정 아이콘
아니요 육군이었습니다 헌병이요
사육신공원밑에 헌병부대있어요
느린발걸음
16/05/12 23:11
수정 아이콘
아, 그래요? 처음알았네요. 거기에 부대가....
16/05/12 23:18
수정 아이콘
소방서옆에 고가도로 올라가는쪽으로 올라가다보면 부대있어용 사육신공원밑으루...
거기가 불꽃놀이 할때 참 좋습니다 잘보여서...외부인들도 없으니 자리 잡기도 편하고...
하지만 불꽃놀이할때 되면 스타들이 와서 보고가더라구요 ㅠㅠ
부대가 참 작아서 축구하려면 한강시민공원이나 옆에 동작구 씨름단? 뭐 거기 훈련하는곳 옆에 운동장에서 축구를햇네요..ㅠㅠ
16/05/12 23:18
수정 아이콘
사육신묘 공원에 가시면 한강 쪽 바라보시면 군부대 보이고.. 한강다리 건널 때도 사육신묘 공원 쪽 바라보시면 부대가 보여요
가브리엘
16/05/13 00:06
수정 아이콘
일생을 노량진에서 산 주민입니다. 육교 철거랑 길거리음식 이전은 너무나 좋아요 깨끗해서 행복합니다!!
16/05/13 08:46
수정 아이콘
저도 동의합니다!
행운유수
16/05/13 01:45
수정 아이콘
노량진이나 신림동이 인생의 한 조각을 차지하고 있는 사람들은....그냥 다들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기네스북
16/05/13 13:24
수정 아이콘
노량진에서 3년 가까이 공부하면서
몸도 마음도 많이 지치고 힘들었지만
결국엔 원하는 것을 이루었습니다.

기쁨과 슬픔이 녹아있는 장소로써
노량진은 제게 큰 의미가 있는 곳입니다.
18/02/19 18:19
수정 아이콘
노량진에서 공부한 건 아니지만, 저도 삼수를 했던 기억이 있어서 노량진을 갈 때마다 친근한 느낌을 받곤 합니다.
하지만 컵밥은 이제 너무 느끼해서 못먹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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