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은 정확히는 기억이 안 나지만 15번 정도 본 것 같다.

금융회사, 협동조합,  조선업, 중공업, 유통업, 협회,  공공기관 정도로 다양하게 본 것 같다.

여러 경험 중에서 안 좋은 기억을 적어보자면

1. 협동조합

고향에 있는 협동조합에 지원했었다. 나름 성실하게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써서 갔다.

면접관은 3명이었다.

시골에 있는 조그마한 조합이라 그런지 동네 아저씨, 할아버지들이 면접관이었다. (무시하는 것이 아니고 그냥 그랬다)

질문은 '부모님 직업이 무엇이냐'하고 '집에 재산이 얼마나 있냐' 였다.

목구멍에 '우리 부모님 대통령이면 합격시켜 줄 거냐'랑 우리 집재산 네가 알아서 뭐하게'라고 욕을 해주고 싶었다.

이 외에도 내가 일하는 것과는 아무런 상관없는 질문들 천박하기 그지없는 질문들의 연속이었다.

결과는 불합격이었다.

이때 생각했다. 면접관들의 질문수준을 보면 회사의 급이 보인다는 것을….

2
전국에 지사? 지점? 이 있는 협회에 면접을 보러 갔다.

면접관은 3명이었다.

가운데 할아버지는 대학 교수하다가 협회에서 한자리 해 먹고 있는 것으로 느껴졌다. 양쪽 두 명은 직원이었다.

면접자는 나와 다른 한 명 총 2명이었다.

문제가 되는 것은 가운데 할아버지랑 면접자랑 아는 사람이었다.

옆에 면접자가 자기 자신이 활발하다고 말하니까, 할아버지가 '내가 알기로는 자네…. 소심하다고 하던데!'라면서 서로 웃으면서 난리가 났다.

물증은 없다. 하지만 심증은 100%이다.

분명히 이놈은 낙하산이고 나는 혼자 들러리 서면서 쇼를 하는 것이다.

정말 기분이 더러웠다.

물증, 증거가 없으니까 확실하지 않은 것 아니냐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람이 촉이 있고, 눈치가 있다. 분명히 이놈은 아는 사람 아는 사람 통해서 들어온 것이다.

난 그 속에서 바보가 된 것이다.


나의 기분 더러웠던 면접경험을 통해 느낀 점을 정리해보자면

1. 최순실 같이 천박한 사람, 매국노, 이명박처럼 이기적이고 배려심 없는 인간들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항상 옆에 있다. 멀리 갈 필요 없다.

2. 미생에 장그래가 낙하산이라서 다른 인턴들에게 왕따 당하는 장면이 있다. 처음에는 인턴들이 나쁜 사람이고 속 좁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제는 바뀌었다. 낙하산은 까야 한다. 그냥 까야 한다.

3. 지방에 쪼그마한 회사 뚫는 것보다 그냥 공채 뚫는 것이 생각하기에 따라 훨씬 쉬울 수도 있다.


ps.쩝 울적해서 써봤습니다. 쿨럭 29살 백수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