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어디까지나 제 생각이지만 현 한반도 상황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많은 전문가 의견도 참고하였습니다.

평창 올림픽과 대북특사, 그리고 남북회담과 북미회담의 폭풍같은 전개로 아니 이렇게 잘풀릴수 있는가 싶던 북핵문제였는데
이번 김정은의 깜짝 중국방문및 정상회담으로 과연 이것이 앞으로의 남북 북미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것인가 의견이 분분한데요
개인적인 생각은 역시 북핵문제 해결은 쉽잖구나 그리고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입니다.

- 비핵화에 대하여
북한이 이야기하는 비핵화는 무엇이고 한국 미국이 말히른 비핵화는 무엇일까요? 소위 리비아식 즉 현재 보유중인 핵의 완전폐기를 한국과 미국은 생각하고 있는데, 이런 커다란 리스크를 북한이 감수한다면 응당 무언가 북한도 받고싶은게 있겠죠.
그게 뭘까요? 대북제재 해제와 북한의 국제사회에서 하나의 외교대상 국가로서 합법적 지위보장? 어느정도 경제적 지원과 협력관계 보장? 김정은이 중국 방문하기 전까지는 저도 그정도로 일이 풀리는줄 알고 내심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김정은이 중국에 갔다는것은, 이번 북미회담을 앞두고 뒤에 든든한 중국이라는 백을 두고 보다 큰 요구사항을 들고 딜링을 하기 위해서라는 생각입니다. 핵무기는 김정은의 북한체제의 생존이 걸린 단 하나뿐인 수단인데요. 이미 만들어놓은 핵까지 알아서 폐기할 정도로 큰 도박을 하면서까지 맞교환 하고싶은것, 그것은 북한 체제의 완전한 안전의 보장이 이루어져야 하고, 중국도 동시에 북한의 편을 들으며 힘을 실어줄수 있는것. 그럼 결론이 하나로 모아지는것 같습니다.
아마도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를 전제로 주한미군의 철수와 한미 군사훈련의 영구중단을 가지고 딜을 걸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그럼 이를 우리나라는 받아들일수 있을까요? 제 생각에는 매우매우 어렵다고 봅니다. 한반도 비핵화의 댓가가 주한미군의 철수다? 이걸 받아들일수 있는 대한민국 국민이 어느정도나 될까요?
그러나 '미안하지만 주한미군과 한미군사훈련은 유지할게. 다만 너의 핵무기만은 일단 완전히 폐기하고 보자' 이건 북한입장에서 받아들이기 매우매우 어려운 조건이라고 봅니다. 만약 주한미군 감축과 훈련규모 축소 정도의 카드라면, 북한또한 핵무기의 완전폐기 비핵화가 아닌 어중간한 비핵화를 협상테이블에 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보유중인 핵무기 유지, 더이상의 핵 생산 중단. 뭐 이정도로 말이죠.
한반도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은 중국입장에서도 눈엣가시고 사드 사태만으로도 그 불편함은 두말할필요도 없습니다. 김정은은 중국의 불편함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있으며 한반도에 미군이 주둔해서는 안된다는 명분과 협상력을 중국을 등에 업고 진행할 공산이 큽니다. 그럼 이걸 결정할 최종권한은 미국에게 공이 넘어갑니다.

- 트럼프의 미국에 대하여
트럼프의 북한문제에 대한 생각은 놀라우리만치 단순합니다. 내가 북한문제를 해결해서 올해 선거에 승리하고 노벨상 타고 재선에 성공하겠어. 트럼프에게 북한은 말 잘듣고 자신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한에서 귀여워해줄만한 국가입니다. 그러나 김정은이 중국을 전격 방문한건 트럼프 입장에서 그다지 귀여워보이지 않은 행동입니다.
김정은이 중국을 등에업고 북미정상회담에서 상당히 크게 지르고 들어온다면 트럼프 입장에서는 매우 불쾌한 상황에 처할수밖에 없습니다. 주한미군 철수라는 건 동북아 방어선이 일본으로 후퇴한다는 의미이며, 주한미군 유지하는 대신 어중간한 비핵화카드는 용납할수 없으므로, 북미회담에서 예상되는 이러만 북한의 고자세와 이 협상을 지원하는 중국의 압박은 안팎으로 트럼프를 난처하게 만들 가능성이 많습니다. 결국 이제껏 내가 대북제재 잘해서 북한이 이렇게 말잘듣는 국가가 됐다는게 자랑거리였던 트럼프에게 본인의 재선에 도움이 안된다 여겨지면 북미회담은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파국은 여러 의미를 가지고있지만 가장 최악중의 최악의 시나리오는 북미 비핵화 협상의 결렬, 중국의 대북제재 불참, 미국의 북한 무력침공과 중국군의 한반도 개입으로 세계 3차대전의 무대가 한반도가 되는 세기말적 상황도 전혀 뜬구름잡는 소리는 아닐것입니다. 따스한 봄햇살처럼 보이는 현재의 한반도 및 동북아 상황은 여전히 냉혹한 현실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 종전선언에 대해서
우리나라 국민들이 기대하는것 중 하나가 바로 한국전쟁 완전한 종전의 선언입니다. 그러나 종전 선언또한 북한과 중국의 국익과 맞닿아있습니다. 일단 종전 선언이 되면 외교적으로 북한은 여러 연합국들과 정상적인 외교활동이 가능해지며 국제사회에 정식으로 일원이 될수 있습니다. 그러나 더 나아가, 완전한 종전이 선언되면 연합군의 대한민국 개입 이유, 즉 주한미군의 주둔 명분이 완전히 사라지게 됩니다. 이미 북한의 종전 및 평화협정 체결이 주한미군 주둔의 명분을 소멸시키고 한미동맹의 명분을 제거하려는 북한의 숙원사업이다 라는 해석은 많은 전문가가 언급하고 있습니다. 설령 주한미군 철수이후 북한이 이때다하고 대남도발을 한다는 원초적 전략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북한으로서는 체제안전을 보장받기 위해 종전을 통한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는것이 국제사회에서 보더라도 명분도 충분해보이고 중국과 더 나아가 러시아로부터도 지지를 받을수있는 수단임에 분명해보입니다.

- 그럼 어떡하라고
북미 정상회담을 가지기전 그냥 하하호호 통과하는 징검다리 정도로 생각되었던 남북 정상회담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해졌습니다. 판문점에서 열리는 이 회담이 한반도의 운명을 가르게 되었습니다.
이 회담에서 '더 네고시에이터' 는 한반도를 위기에서 구해내야 합니다. 이제까지 운전자로서 초강대국 사이에서 북한문제를 잘 돌파해온 문재인 대통령이지만 김정은의 중국방문카드로 그 부드러운 운행에 있어 매우 찝찝한 손님이 탑승했습니다. 중국의 개입으로 북한의 대미협상은 어디로 튈지모르는 고차방정식이 되었습니다.
아마 매우 높은확률로 비핵화와 맞바꾸는 주한미군 철수문제가 남북정상회담에 거론될 것입니다. 여러분은 문재인 대통령이 무엇을 얻어내야 한다고 보시나요? 주한미군을 유지하는 대신 어중간하게 핵보유를 하면서 앞으로 감시 잘받고 더이상 핵 안만들게요 하는 협상안 받아들일수 있습니까? 아니면 완전한 비핵화대신 주한미군 철수하고 한반도 일은 우리민족끼리 풀자는 허울좋은 논리를 받아들이실 겁니까? 현 안보상황은 유지한채 북핵만 완전폐기하라 하는게 이상적인 우리 요구인데 김정은이 아 그건 안돼요 하고 중국도 김정은을 거들 경우 문재인대통령이 이 협상안을 관철시킬 수단은 무엇이 있을까요?
분명한건 남북 정상회담에서 뜨뜻미지근한 결론으로 대충 북미정상회담으로 떠넘긴다면 대한민국 여론도 대체 대통령은 뭐하러 김정은 만났냐로 싸늘해질거고 북미정상회담은 파탄날 가능성이 큽니다. 더 네고시에이터는 확실한 결론을 김정은과 마무리짓고 이 결론은 북한도 중국도 미국도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들도 납득시켜야만 하는 매우 어려운 고차방정식 해답입니다.

그리하여 저는 한반도 비핵화의 길이 매우 어려운 가시밭길로 접어들었으며 상황을 냉정히 보고 침착하고 치밀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아무리 치밀하게 대응한다고 해도 지금 생각하는 장밋빛 결론으로는 나아가지 않을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쟁같은 극단적 파국은 아니더라도 문재인 정부에 매우 곤란한 상황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