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劉邦)의 병법

기원전 202년 초한전쟁의 승자 유방이 마침내 제위에 올라 한(漢)왕조를 세우니 그가 바로 한(漢) 고조이다. 한(漢) 고조는 말했다.

"나는 장량처럼 교묘한 책략을 쓸 줄 모른다. 소하처럼 행정을 잘 살피고 군량을 제때 보급할 줄도 모른다. 병사들을 이끌고 싸움에서 이기는

일은 한신을 따를 수 없다. 하지만 나는 이 세 사람을 제대로 쓸 줄 안다. 반면 항우는 범증 한 사람조차 제대로 쓰지 못했다. 이것이 내가

천하를 얻고 항우는 얻지 못한 이유이다."  앞의 글을 살펴보면 유방은 오로지 자신의 리더쉽만을 내세웠다고 보여질 수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유방은 병법의 전체적인 부분을 파악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첫째 장량의 교묘한 책략이다. 이것은 전략이라고 볼수 있다.

둘째 소하와 같은 행정과 군량보급이다. 이것은 보급이라고 볼수 있다. 셋째 한신과 같이 병사들을 이끌고 싸움에서 이기는 것이다. 이것은

전술이라고 볼수 있다. 넷째 유방 자신이 세 사람을 잘 썼다고 했는데 이것은 통솔이다. 유방은 4가지로 병법을 이해했던 것이다. 유방은

전문적으로 병법을 배우지 않았지만 너무 훌륭한 생각을 한 것같다. 유방이 전쟁을 전체적으로 잘 이해한 것이 오히려 전쟁에 능숙한 항우보다

더 나은 결과를 가져왔던 것이다. 이것은 유방의 병법강의라고 볼 수 있다. 유방의 말은 병법의 각 장이라고 볼수 있고 세부적인 병법의 내용은

초한지의 내용에서 메꾸어나가면 될 것이다.  유방의 장점은 전체적인 통찰력이었다. 항우는 수박겉핧기로 전쟁을 알았지만 유방은

수박의 속을 알았던 것이다. 항우는 보편적인 병법을 알았지만 유방은 자기만의 병법으로 그것을 승화시킨 것이었다. 이것은 삶의 지혜라고

볼수 있다. 남들이 가는 길을 열심히 따라가도 항우처럼 성공하겠지만 진정으로 성공을 하려면 유방과 같이 남들이 가는 길을 가지 않고

기존의 방식을 자신의 것으로 승화시킬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면이 유방을 진정한 영웅이라고 부르는 까닭일 것이다. 항우는 훌륭한

무장이었지만 유방은 학습의 달인이었던 것이다. 즉 뛰어난 재질을 가졌지만 구태의연한 자보다 평범하지만 공부하여 이해하는 자가 승자가

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한(漢) 고조 유방은 초한지의 주인공이 될 자격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