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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9/04/12 16:26:11
Name 존킴
Subject [일반] 좋은 글
좋은 글을 쓴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는 하루에 수많은 글들과 만난다. 그것은 뉴스일수고 있고, 소설이나 칼럼일수도 있으며, 일기나 여타 다양한 형식의 글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러한 수많은 글 중에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것은 많지 않다.

'죄송하지만 이 원고는 너무 재미가 없습니다'

어느 덧 스무번이 넘게, 재미가 없다는 말을 들은 원고를 나는 쓰레기통에 처박아 버렸다. 막연히 소설가가 되어야겠다는 꿈을 품은 중학교 이후로, 내가 썼던 글들은 단 한군데에서도 출판되지 못했다. 이유는 좋은 글이 아니란다. 결론적으로, 재미가 없다고 했다.

그래, 일개 고등학생이 쓴 글은 어딘가 엉성했고, 불안했고, 완벽하지 못했다. 그런데 재미가 없다는 것이 무슨 말일까? 또 좋은 글과 재미는 대체 어떤 관련이 있다는 것인가?

왜 재미가 없을까. 내가 읽은 내 소설은 기가막히게 재밌는데.

이에 대한 의문을 해결하지 못한 채 나는 꿈을 접었고, 어느덧 대학원생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문득 내가 썼던 글들이 보고싶어졌다.

오랜만에 다시 펼쳐본 내 글은 정말로 재미가 없었다.

글은 일종의 상호작용이다. 작가는 가상의 독자 혹은 실제의 독자와 소통하고, 독자는 작가 혹은 스스로와 소통하며 글을 읽는다. 소통은 항상 쌍방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며, 한 방향으로 흐르기도 한다.

과거에 사람들이 나에게 바랬던 글은 이런 상호작용의 여지가 많은 글이었고, 이를 통해 배워나갈 수 있는 것이 많은 재미있는 글이었다. 내가 썼던 글에는 결정적으로 소통의 여지가 결여되어있었다. 말하자면, 벽을 보고 대화하는 것이나 의식의 흐름대로 아무 말이나 써놓은 일기장과 가까웠던 것이다.

이제서야 나는 깨닫는다. 재미있는 글이 다 좋은 글은 아니지만, 좋은 글은 모두 재미있는 글이라는 것을.



좋은 글을 쓴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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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12 16:40
수정 아이콘
저는 반대더군요. 글을 막 써놓고 나면 너무 못썼다는, 부족하다는 생각뿐인데 한참 지나서 글 내용도 다 까먹은다음에 새로 읽어보면
어.. 재밌는데? 잘썼는데? 라는 느낌인 글이 대부분이더라고요.
나와 같다면
19/04/12 17:32
수정 아이콘
재능러시군요
19/04/12 17:56
수정 아이콘
어떤 기준과 목적으로 글을 썼는지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는것 같아요. 저도 취미로 썼던 글들은 와 완전 잘썼네 이랬는데 뭔가 상같은게 걸려있던 글을은 봐도 계속 아쉽더군요
19/04/12 16:57
수정 아이콘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글이라곤 일로 하는 보고문 계획서 정도만 쓰다보니 좋은 글이아닌 모양이 깔끔해 보이는 보여짐만 신경쓰네요. 이해하기 쉬운데 짧은 모양으로 신경써야겠습니다.
19/04/12 17:58
수정 아이콘
누군가 그러더군요. 작가는 독자가 자기에게 공감해주길 항상 바란다고. 그래서 객관적인 입장으로 글을 쓰는게 정말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객관적인 글이 항상 좋은 글은 또 아니지만요 크크크
19/04/12 17:14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19/04/12 18:03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19/04/12 17:25
수정 아이콘
팔리지는 않는데 글이 쓰고 싶다..할 때
재능을 낭비하기 좋은 곳이 있다고 합니다.

PGR이라고..
19/04/12 18:05
수정 아이콘
글은 쓰고싶은데..좋은 글, 훌륭한 글들 쓰시는 분들이 많아서 글쓰기가 참 어렵더군요. 글쓰기 버튼이 무겁다는 말을 새삼 실감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19/04/12 19:04
수정 아이콘
쉽게 읽히는 글 쓰시는 것만도 감히 재능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
요슈아
19/04/12 18:38
수정 아이콘
그리고 여기서 재능 낭비 하다가 직업이 되신 분들이 무려! 두 분!!! 있죠.
19/04/12 19:04
수정 아이콘
한 분은 알겠는데 다른 한 분은 누굴까...
요슈아
19/04/12 19:12
수정 아이콘
1. 영화
2. 기자

그러합니다.
아웅이
19/04/12 17:41
수정 아이콘
재미 없는 글은 좋지 않은 글일까요
19/04/12 18:03
수정 아이콘
재미라는건 다 상대적인거 아니겠습니까. 저는 소통의 여지가 많은 글, 다양한 각도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글이 재미 있는 글이라고 보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글들도 좋은 글이 많잖아요. 재미가 없다고해서 좋지 않은 글은 또 아닌것 같습니다.
나와 같다면
19/04/12 19:38
수정 아이콘
퀄리티로 봐선 좀 뭐 같다는 소리 들을만한 글들이 종종 소설 혹은 영화-드라마 시나리오로 시장에 나오기도 한다는 걸 생각한다면, 아마 그쪽에서 말하는 '재미'는 [세일즈 포인트]라는 단어로 치환 가능할 것 같네요.
19/04/12 19:43
수정 아이콘
가끔 이걸 내가 어떻게썼지 싶은 글이있는데
몰입이라는게 그런걸 쓰게 만들어 주는것 같더라고요.
재밌습니다 그 경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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