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 승자전 1경기 -815 Ⅲ- 조용호(Z) 대 임요환(T)

최근 대테란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조용호 선수, 그리고 저그전이라면 슬럼프에 빠졌을때도 강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임요환 선수. 승자전에서 만난 두 선수의 경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기대를 주기에 충분 했습니다.
게다가 최근 매직엔스는 T1과의 라이벌 분위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기에 조용호 선수는 그 기세를 이어가고 싶었고 임요환 선수는 빨리 자신들에게 기세의 흐름을 옮기고 싶었겠지요. 여러모로 중요한 대전이라 생각합니다.
경기가 시작되자 조용호 선수는 1시 임요환 선수는 7시에 위치합니다. 조용호 선수는 무난하게 앞마당을 먹고 임요환 선수는 배럭스보다 빠른 더블커맨드를 올리네요. 조용호 선수도 12시와 3시 가스 멀티 두개를 동시에 가져 갑니다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노배럭 더블의 순간 병력폭발력을 따라 가기는 힘들기에 일단 테란에게 무언가 흠집이라도 줄 수 있어야 했습니다. 그렇기에 조용호 선수는 뮤탈을 준비하여 견제를 하고 싶었습니다만 결국 임요환 선수가 적절하게 대비하기 전에 피해를 줄 타이밍은 나오지 못했지요. 어쨌든 임요환 선수는 배럭스를 6개까지 늘립니다. 초반부터 빠른 더블을 했기에 마린메딕 기본 유닛이 빨리 모이는 것은 물론이요. 설사 빠르게 럴커로 압박을 준다고 하더라도 두개의 커맨드에서 스캔에너지를 미리부터 모았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대비도 되었습니다.
조용호 선수는 초반에 임요환 선수가 바이오닉 위주로 병력이 모임을 주목 했습니다. 그리고 빠른 하이브로 전환하여 가디언을 준비 하지요. 하지만 임요환 선수, 투 스캔의 위력인가요? 상대의 의도를 알았다는 듯이 투 스타포트를 올리고 두개의 드랍쉽을 재빨리 뽑아냅니다. 그리고 이미 뽑은 대규모의 마메부대를 이동하여 조용호 선수의 앞마당을 압박합니다. 대규모의 바이오닉 병력을 보고 아직 가디언 변태 타이밍을 잡지 못한 조용호 선수는 앞마당 방어를 위해서 성큰을 7~8개 까지 늘립니다. 하지만 임요환 선수는 미리 뽑은 두개의 드랍쉽으로 본진에 병력을 노동드랍하여 조용호 선수를 무안하게 만들어 버리지요. 결국 본진은 초토화 되고 남은 드랍쉽으로 12시와 3시까지 함께 바이오닉 드랍으로 멀티를 밀어 버립니다. 저그 입장에서는 거의 핵을 3연속으로 맞은 정도의 충격을 주는 마른하늘의 날벼락!! 이후에는 변태한 가디언으로 테란의 추가 멀티를 견제하긴 합니다만 이미 그 긴 시간동안 스타포트가 두개나 있었던 임요환 선수가 레이스를 뽑지 않았을리가 없겠지요.
임요환 선수는 온게임넷이든 엠비씨게임이든 양 방송사에서 최상의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번에 과연 대형사고 한번 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조용호 선수는 운명의 장난인지 복수의 칼을 갈고 있는 박태민 선수와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맵도 아카디아...... 과연 박태민 선수가 설욕에 성공할지 아니면 조용호 선수가 지난대회 저저전 결승 우승자의 위력을 다시한번 보여 줄지 다음 경기도 많이 기대되네요.


16강 승자전 2경기 -Arcadia- 마재윤(Z) 대 박정석(P)

박정석 선수는 마재윤 선수에게 갚아야 할 것이 많습니다. 하지만 상대가 마재윤 선수이기에 갚을 수 있을지는 정말 미지수이지요. 마재윤 선수가 MSL에서 보여주는 포스는 그야말로 덜덜덜 이니까요.
박정석 선수는 5시,마재윤 선수는 11시에 위치합니다. 처음부터 박정석 선수가 더블넥을 준비 했기에 대각선이면 나쁜 위치는 아니겠지요. 하지만 그것을 본 마재윤 선수는 자신의 멀티를 두개로 만들어 버립니다. 그리고는 스파이어를 올려 박정석 선수가 커세어 리버 체제에서 커세어 수가 충분히 모이지 못한 타이밍을 잡아 그동안 모은 뮤탈을 이끌고 박정석 선수의 넥서스를 파괴합니다. 이후에 박정석 선수가 커세어를 더 모으고 리버를 뽑아 파괴된 넥서스를 다시 건설하고 상대의 히드라, 뮤탈 러쉬를 막아냅니다만 이미 그때 마재윤 선수의 멀티는 더욱 늘어난 완전부자대기업재벌 상태였지요. ㅡ.ㅡ;;
어쨌든 이번 경기에서 저는 마재윤 선수가 시간을 얼마나 자신의 것으로 잘 만드는지를 제대로 보았습니다.(물론 전에도 봤습니다만;;) 초반에 상대 병력이 모일 시간을 주지 않고 뮤탈을 이끌고 넥서스를 파괴한다던지, 상대가 기운을 되찾고 커세어 리버로 역습을 시도할 때 인스네어로 상대 공격의 발을 묶어 시간을 번다든지 하는 모습 말이지요. 결국 박정석 선수는 나름대로 근성을 보여주긴 했습니다만 최후에는 백화점에서 물건 고르듯이 거의 모든 종류의 저그 유닛을 아이쇼핑하기에 이릅니다.
마재윤 선수는 역시 MSL 최강자라는 그의 진가를 보여 줍니다. 하지만 박정석 선수는 또다시 마재윤 선수를 상대로 고배를 마시게 되네요. 개인적으로 프로토스가 이 악몽같은 선수를 이기는 모습을 보고 싶기에 박정석 선수가 다시 올라가서 마재윤 선수를 만나길 바랍니다.(이렇게 이야기하면 박정석 선수에게 실례가 될까요? ㅡ.ㅡ;;)


16강 승자전 3경기 -The Eye- 강민(P) 대 송병구(P)

강민 선수는 구3대 프로토스라는 명칭이 탐탁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아직 그들이 현역으로 팔팔하게 남아 있는데도 마치 역사의 뒤안길로 접어 든 양 '구'라는 글자가 앞을 가리고 있으니 말이지요. 하지만 그건 그만큼 신 3대 프로토스라고 불리우는 선수들의 활약이 좋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신인들 중에 한 축을 단단하게 잡고있는(선수나 게임 관계자들에겐 잠재력 만큼은 누구보다 크다고 평가받고 있는) 송병구 선수가 오늘의 상대이지요. 강민 선수는 선배의 노련함을 송병구 선수는 후배의 패기를 서로에게 보여주고 싶었을 겁니다.
강민 선수는 11시, 송병구 선수는 5시에 위치합니다. 강민 선수는 무난하게 옵저버와 리버를 준비 하지만 송병구 선수는 특이하게 빠른 다크를 준비 합니다. 그리고  디-아이 맵의 앞마당 입구 언덕에서 캐논을 짓고 멀티를 준비합니다. 사실 송병구 선수는 빠른 다크가 초반에 통하리란 생각을 하진 않았을 것입니다. 통하면 아주 좋고 아니라도 상관 없다는 생각이었겠지요. 그가 궁극적으로 목표로 잡은 것은 빠른 멀티였고 초반 멀티때문에 생기는 병력의 부족함은 앞마당의 캐논과 하이템플러의 범위공격으로 만회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을 것입니다. 저는 이 상황까지 사실 송병구 선수가 꽤 유리 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이전에 강민선수와 박용욱 선수의 경기가 생각 났거든요. 그 당시 박용욱 선수는 강민 선수보다 좀 더 많은 드라군 리버 병력을 보았으나 강민 선수의 하이템플러 범위공격에 속절없이 밀린 적이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초반의 병력 부족은 송병구 선수에게 전혀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 했지요. 게다가 최초의 셔틀리버 드랍까지 실패 했으니 말이지요.
하지만 그는 천하의 강민입니다. 저의 예상 같은 것은 가볍게 뛰어 넘어 주더군요. 강민 선수는 초반 공격의 어려움을 본진 셔틀 노동드랍으로 돌파 합니다. 물론 송병구 선수 역시 방어를 못한 것은 아닙니다만 그동안 주요 유닛인 하이템플러를 잃거나 혹은 스톰마나를 대부분 소모해 버렸지요. 강민선수는 그렇게 시간을 벌고 나서 멀티를 따라가고 정면에서 상대를 밀 수 있는 병력을 모으기 시작합니다. 그 뒤로 상대에게는 정면에서 들어 올 수 있다는 압박을 주면서 뒤로는 본진으로 리버와 4다크를 드랍 시킵니다. 송병구 선수 입장에서는 무척이나 정신없는 상태가 되어 버렸지요. 결국 화력에서 둘째라면 섭섭한 두 유닛의 조합으로 상대 본진 넥서스를 파괴하는 성과를 올리고 비록 송병구 선수는 초반에 모은 자원으로 다수의 병력을 생산해 최후의 러쉬를 시도합니다만 결국 상대의 충원되는 병력을 이기지 못하고 gg를 선언합니다.
정말 이런 선수가 어디 갔다가 이제 왔나 싶습니다. 그동안의 부진이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다시 돌아 와서는 예전보다 더 상대를 꿈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만들어 버리네요. 이 선수가 어디까지 올라갈지 이 또한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송병구 선수는 분명 잠재력이 많은 재능있는 선수입니다만 좀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는 기로에서 계속 주춤하는 듯한 인상을 보여주네요. 물론 그렇기에 한번 돌파하면 아주 끝가지 올라갈 것 같기는 합니다. 어쨌든 주위의 기대만큼, 또 자신의 잠재력만큼 좀 더 고 순위의 스타리거가 되기를 바랍니다.


16강 승자전 4경기 -Rush HourⅢ- 한승엽(T)7 대 전상욱(T)3

김남기 선수와 함께 한승엽 선수는 현재 본선급 리그에서 소울이라는 이름을 대표하는 선수입니다. 최근 몸 상태도 좋아졌고 팀도 스폰서를 체결 했기에 자신의 성적에 대한 목표의식이 뚜렷 할 것입니다. 전상욱 선수는 이번에 T1선수가 MSL에 다수 올라왔음에도 불구하고 초반에 좋지 못한 모습을 보였기에 오늘 경기에 승리하여 임요환 선수와 함께 8강을 선점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한승엽 선수는 7시, 전상욱 선수는 3시에 위치합니다. 그리고 빌드 역시 노배럭 더블을 같이 시도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기본기와 운영의 사움이 될 수 밖에 없겠지요.
전상욱 선수는 팩토리를 3개까지 늘리며 다수 벌쳐를 생산하여 상대진영을 먼저 빠르게 압박하고 마인을 매설합니다. 반면에 한승엽 선수는 아머리를 올려 골리앗 탱크로 천천히 매설 된 마인을 제거하며 전진을 시도하지요. 그 뒤로 전상욱 선수도 탱크를 생산하며 적절한 시점에서 대치상황을 만듭니다. 테테전은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땅따먹기 경향을 보이기 시작하면 누가 상대와 가까운 지역에 멀티를 접수하냐가 중요하게 됩니다. 라인을 조금이라도 상대와 가깝게 형성하여 상대  동선을 제한하고 그로 인해 땅따먹기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 할 수 있으니가요. 전상욱 선수는 역시 중간에 대치상황이 보이자 마자 11시 멀티지역에 병력을 보내어 또다른 전선을 구축하고 멀티를 순식간에 늘려 버립니다. 이렇게 상대에게 양 방향으로 목을 조르는 상황을 맞이하게 된 한승엽 선수는 몇번의 돌파시도와 빠른 벌쳐를 통한 흔들기를 시도하지만 단단하게 자리를 잡은 전상욱 선수의 다가오는 탱크라인을 견디지 못하고 gg를 선언하게 됩니다.
뭐 스타크래프트 자체가 그렇기는 합니다만 역시 동족전은 한 끗 차이의 판단력이 큰 결과를 가져 옵니다. 전상욱 선수가 좀 더 넓게 맵을 보고 최상의 판단을 한 것이 주요 했겠지요.




ps.어제 리뷰를 올렸지만 오늘 아침에 그 글을 지워 버렸습니다. 저는 그저 아쉬웠습니다. 어제 다른 멋진 경기들이 많았음에도 마지막 경기에 매몰되어 숨도 쉬지 못하는 그 모습이 말이지요. 물론 이런 것을 글쓴이의 단순한 욕심일 뿐이라고 말씀 하실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부른다면 그냥 인정 하겠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그런 욕심을 부릴 것 같습니다.

그로 인해 불쾌하셨던 분들에겐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